안녕, 객원 에디터 차영우다. 오늘은 마라톤 대회에서 신기 좋은 러닝화를 소개하려고 한다. 풀 코스 마라톤 보다는 하프 마라톤에 출전하는 러너가 신고 즐겁게 뛸 수 있는 러닝화로만 골랐다.
러닝화를 고르는 팁이 있다. 첫째, 저녁에 사러 간다. 뛰다 보면 발이 붓기 때문에 발이 부은 저녁에 사러 간다. 둘째, 평소 러닝할 때 신는 양말을 신거나 챙겨간다. 스포츠 양말 중에는 쿠셔닝, 압박 기능을 가지고 있는 모델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하프 마라톤에 도전한다면 평소보다 반 사이즈 크게 산다. 10km 이상을 뛰면 발이 부어서 평소보다 러닝화가 발을 압박할 수 있다.
최근에는 여성용, 남성용 러닝화가 다른 디자인으로 나오기도 한다. 단순히 발 크기만 다른 게 아니라 발 모양도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성의 골반이 남성보다 넓어서 발이 안쪽으로 돌아가는 현상이 더 많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래서 안정화를 신었을 때 더 편할 수도 있다. 내 몸에 맞는 러닝화가 가장 좋은 러닝화다. 내 몸에 관심을 가질수록 좋은 러닝화를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진다.
입문용 러닝화는 15만 원을 기준으로 미만, 이상을 골랐다. 최대 25만 원 미만으로 구매할 수 있는 러닝화를 큐레이션 했고 20만 원 미만 제품을 하나 더 골랐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제로백이 10초 이내인 슈퍼카가 아니라, 다이내믹한 러닝부터 일상 속 러닝까지 소화할 수 있는 ‘조금 더 좋은’ 러닝화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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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높은 러닝의 파트너
언더아머 벨로시티3
언더아머 벨로시티3를 신으면 가젤처럼 통통 튀어 오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속도감을 즐기는 러너에게 추천한다. 언더아머의 플로우(FLOW) 폼은 신고 뛰었을 때 탄력이 잘 느껴진다. 게다가 미드솔과 아웃솔이 하나의 소재로 만들어진 덩어리라 발을 구를 때도 부드럽다.
보통 아웃솔(밑창)에 고무 소재를 덧대어 접지력을 보강하기 때문에 뻣뻣해질 수 있는데 벨로시티3는 유연하다. 발뒤꿈치 부분에 쿠셔닝을 보강해서 발뒤꿈치로 착지하는 러너에게도 부담이 덜하다. 구매는 [여기]
- 가격 : 15만 9,000원
- 추천 : 속도를 내서 10km를 뛰고 싶은 러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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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를 위한 완벽한 파트너
나이키 페가수스 터보
나는 첫 풀 코스 마라톤에 출전해 ‘나이키 에어 줌 페가수스 35 터보’를 신고 완주했다. 그래서 내게는 각별한 러닝화로 남았는데 단종되어 한동안 구하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최근 리사이클 소재를 사용해 재출시되어 냉큼 구매했다. 엘리트 마라토너들의 장거리 훈련화로 개발된 만큼 장거리를 뛰어도 발목이 편안하고, 줌X 폼의 반발력이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그리고 카본 플레이트가 삽입되지 않아서 따로 러닝화에 적응하지 않아도 된다. 모두의 러닝화인 셈이다. 게다가 넥스트 네이처 모델로 리사이클 소재로 환경을 고려했다. 구매는 [여기]
- 가격 : 17만 9,000원
- 추천 : 자신의 템포를 잃지 않고 21.095km를 완주하고 싶은 러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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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가르며 뛰기에 적당해
아디다스 아디제로 보스턴12
보스턴 마라톤은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에게 꿈의 무대*이다. 아디다스는 보스턴 마라톤을 기념하는 러닝화로 ‘보스턴’ 시리즈를 내놓는다. 이번에 출시된 보스턴 12는 아디제로 시리즈 중에서도 미드솔 두께가 두텁고, 두 가지 소재를 샌드위치처럼 쌓아 두었다. 반발력이 좋은 ‘라이트스트라이크 프로’는 발에 닿게 두어 뛰는 동안 탄성이 기분 좋게 느껴지고, 내구성이 좋은 ‘라이트스트라이크’는 지면과 닿는 아랫부분에 배치했다. 그리고 두 폼 사이에 반발력을 더하는 에너지로드를 삽입했다.
*참가 신청을 위해서는 남성은 풀 코스 마라톤 기록이 3시간 이내, 여성은 3시간 30분 이내에 완주한 기록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18~34세 기준)
또 두드러지는 특징은 메쉬 소재다. 양말이 비칠 정도로 얇아서 통기성이 좋다. 혹시 뛰고 나서 발에 열이 많이 나는 러너들과 궁합이 좋다. 구매는 [여기]
- 가격 : 17만 9,000원
- 추천 : 반발력을 느끼고 싶은 러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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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를 위한 러닝화
데상트 델타프로 템포
부산에는 데상트가 세운 신발 R&D 센터, DISC(Descente Innovation Studio Complex)가 있다. 데상트는 DISC에서 국내 러너들과 테스트를 진행하고 그 결과 데이터를 수집해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그만큼 한국 사람들의 발에 잘 맞는 러닝화를 만들고 있다. 그리고 이제 레이싱용 러닝화 라인으로 점차 넓혔는데 그중에서도 ‘델타프로 템포’는 안정성을 강화한 신발이다. 속도와 반발력에 집중한 러닝화는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데, 뛰고 난 뒤에 발목이 아프거나 불편하다면 안정성이 좋은 신발이 필요할 수도 있다. 다른 브랜드 러닝화를 신었을 때 발이 불편했다면 신고 뛰어볼 만하다. 구매는 [여기]
- 가격 : 18만 9,000원
- 추천 : 내 발에 맞는 러닝화를 찾고 있는 러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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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테스터들이 좋아했던 러닝화
푸마 포에버런 나이트로
한동안 조용했지만 푸마도 ‘나이트로 폼’을 사용한 러닝화를 출시하며 기지개를 켰다. 나이트로 폼은 반발력이 강한 폼을 내구성이 강한 폼으로 감싸는 방법을 선택했는데 부드럽고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특히, 아무리 좋은 소재를 사용하더라도 발과 밀착해야만 러너가 달리면서 성능을 잘 느낄 수 있다.
그래서 푸마는 발을 편안하게 잡아주는 디자인에 신경을 썼는데, 특히 깔창을 덴마크의 스포츠 클리닉 ‘카이저 스포츠 인 오토패디’와 협업해서 제작했다. 미국의 러닝 매거진 <러너스월드>의 테스터들 후기를 보면 특히 여성 테스터들에게 호평을 많이 받았다. 구매는 [여기]
- 가격 : 19만 9,000원
- 추천 : 안정적으로 발을 잡아주었으면 하는 여성 러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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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발력이 좋은데 내구성도 좋아
브룩스 하이페리온 맥스
데지레 린덴은 브룩스 하이페리온 시리즈의 첫 번째 모델을 신고서 출전한 2018년 보스턴 마라톤 여성부에서 우승했다. 린덴은 스폰서 브랜드였던 브룩스에 레이싱용 러닝화 개발을 요청했고, 그 결과가 하이페리온 시리즈였다. 하이페리온의 최신 모델 중 하이페리온 맥스에는 DNA 플래쉬(FLASH) 폼을 사용했는데, 기존의 소재에 질소를 주입하여 가볍게 만들면서 반발력과 내구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반발력이 좋은 폼일수록 ‘지우개’라고 부를 정도로 미드솔이 빠르게 닳는데, 하이페리오 맥스는 640km 정도까지 견딘다. 내구성 때문에 두 가지 소재로 미드솔을 설계하지 않았다. 브룩스의 슬로건 ‘RUN HAPPY’처럼 신고 뛰는 동안 행복해진다. 구매는 [여기]
- 가격 : 21만 9,000원
- 추천 : 미드풋 러닝에 익숙한 여성 러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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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예측을 웃돌아
호카 마하X
러닝화의 미드솔 사이에 얇은 판(Plate)을 샌드위치처럼 끼워 넣으려는 시도는 2000년대 초반에 시작되었다가 실패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제는 대부분의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에서 카본 플레이트가 삽입된 러닝화를 출시하고 있다.
호카 마하X는 한발 더 나아가 카본 대신 더 가볍고 탄성이 좋은 PEBAX 플레이트를 삽입했다. 게다가 플레이트가 삽입된 러닝화 중에서 마하X는 저렴한 편에 속한다. 호카의 러닝화 시리즈는 꼭 직접 신어보기를 추천하는데, 사진으로 볼 때 예상하는 무게보다 훨씬 가볍기 때문이다. 신으면 놀라게 된다. 물론 속도로도. 구매는 [여기]
- 가격 : 23만 9,000원
- 추천 : 가벼운 러닝화를 찾는 러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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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가 완벽해
아식스 슈퍼 블라스트
아식스 러닝화는 2020년 노바 블라스트 출시 이후로 캐릭터가 완전히 바뀌었다. 젤(GEL)로 대표되는 충격 흡수 쿠셔닝이나 미니멀리즘 러닝화가 아니라 반발력과 쿠셔닝을 모두 잡은 러닝화로 바뀌었다. 그때부터 사용되었던 블라스트 폼은 이제 한 번 더 진화했다.
아식스 슈퍼 블라스트는 25만 원이 넘지 않는 가격대에서 선택할 수 있는 러닝화 중 밸런스가 가장 좋다. 반발력도 좋고 안정적이다. 발로 농구공을 드리블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장거리를 뛸 수 있다. 기록을 목표로 하는 러너라면 우선 신어볼 것. 구매는 [여기]
- 가격 : 24만 9,000원
- 추천 : 스스로 기록을 세우기 위해 대회에 도전하는 러너
About Author
차영우
달리기에 대한 글을 쓰는 프리랜스 에디터. 습관처럼 보고 사고 뛰고 찍고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