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께 최신 애플 소식을 전해드리느라 3일 동안 밤늦게까지 잠을 못 잔 객원 에디터 이주형입니다. 정말 정신이 없었던 지난 3일을 되돌아보면서 이번에 발표된 제품들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아래 리스트는 애플이 3일 동안 발표한 제품입니다.
Day 1: 아이폰 17e, M4 아이패드 에어
Day 2: M5 Pro와 맥스, 그리고 맥북 프로와 맥북 에어
Day 3: 맥북 네오
자 그럼 첫째날에 발표한 아이폰 17e와 M4 아이패드 에어부터 자세히 살펴볼까요.
Day 1
아이폰 17e, M4 아이패드 에어

딱 작년 이맘때쯤에 아이폰 16e가 나왔을 때는 꽤 혼란스러웠습니다. 일단 99만 원이라는 가격에서 1차 충격, 그리고 모든 아이폰에 들어가는 맥세이프가 빠졌다는 지점에서 2차 충격을 받았죠. (제가 그때 느꼈던 혼란은 공개 당시에 썼던 기사에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그로부터 1년이 흐른 지금, 애플은 아이폰 17e를 공개하며 99만 원으로 가격을 동결했습니다. 작년과 달리 지금의 99만 원은 감사(?)하게 느껴지는 가격입니다. 메모리 공급난 등의 이유로 경쟁사 스마트폰의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덕분에, 이 정도면 상대적으로 괜찮아 보이기 때문이죠. 게다가 16e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을 17e는 채워주고도 있으니까요.

맥세이프 얘기입니다. 16e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는데, 이걸 이제야 해주네요. 물론 다른 17 시리즈와 다르게 충전 속도가 15W로 더 느린 편이지만, 맥세이프 자석이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16e가 가지고 있던 가장 큰 문제가 해결되는 셈이 됩니다.
아이폰 17e에는 아이폰 17의 A19 칩이 탑재됩니다. 다만, GPU 코어 수가 아이폰 17의 것보다 하나 덜한 4개짜리예요. 아마 일상생활에서는 큰 차이를 못 느끼겠지만, 게임을 구동할 때는 조금 느리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아이폰 에어에도 썼던 C1X 모뎀이 조합됩니다. 용량은 두 배 늘어서 256GB와 512GB 구성이에요. 같은 가격에 용량이 두 배가 되었으니 가격 인하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디자인적으로는 노치가 달린 디스플레이와 싱글 카메라 등 16e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소프트 핑크가 추가되었습니다. 다른 아이폰 17 라인에는 핑크가 없어서 핑크가 있다는 것만으로 17e를 선택할 분들도 많을 거 같네요.

아이패드 에어는 M4 칩을 달았습니다. 메인 칩셋이 M3에서 M4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성능이 최대 30% 개선되었고, 이와 함께 통합 메모리(RAM)도 8GB에서 12GB로 증가했어요. 셀룰러 모델은 아이폰 에어와 17e에서 사용하는 C1X 칩을 사용하고, 아이폰 17 시리즈에서 선보인 바 있는 새로운 통합 네트워크 칩인 N1도 탑재하면서 Wi-Fi 7을 지원합니다. 메모리가 올라갔지만, 가격은 전반적으로 동결됐어요.
아이폰 17e의 가격은 99만 원(256GB), 129만 원(512GB)입니다. 아이패드 에어는 11인치가 94만 9,000원, 13인치가 124만 9,000원부터입니다.
Day 2
M5 Pro와 M5 Max, 그리고 맥북 프로와 맥북 에어
둘째 날에는 M5 칩을 사용한 맥북 라인업의 전반적 업데이트가 있었죠. 가장 흥미로운 것은 M5 프로와 맥스 칩일 겁니다.

M5 프로와 맥스 칩은 여태까지 애플 실리콘이 만들어진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방식으로 제작됩니다. 기존의 애플 실리콘 칩은 ‘시스템 온 칩(SoC)’이라고 해서, 칩의 기본 뼈대라 할 수 있는 하나의 다이 위에 시스템을 구성하는 CPU, GPU, 뉴럴 엔진, 미디어 엔진, 메모리 컨트롤러 등이 모두 올라가 있는 구조입니다. 핵심은 이 모든 부품을 어떠한 실수 없이 모두 올려야 한다는 점이에요. 이중 어디라도 실수해서 불량이 발생하면, 심한 경우 칩 전체를 버려야 합니다. 게다가 프로와 맥스 칩같이 더 많은 부품을 올릴수록 이런 불량이 발생할 가능성은 더 높아지고, 그래서 이 칩들이 훨씬 비쌀 수밖에 없는 겁니다.
M5 프로와 맥스에는 ‘퓨전 테크놀로지’가 적용됩니다. 맥 스튜디오와 맥 프로를 위해 만들어진 울트라 칩에 쓰이는 ‘울트라퓨전’과 원리는 비슷하지만, 좀 더 고도화된 기술이라 할 수 있어요. 울트라 칩이 두 개의 완전한 맥스 칩을 하나로 이어줬다면, 퓨전 테크놀로지는 다이 여러 개에 시스템의 구성 요소를 나눠 담은 다음, 이를 울트라퓨전보다 훨씬 빠른 방식으로 연결해서 하나의 시스템을 구성하는 구조가 됩니다. 즉, 하나의 다이에는 CPU, 다른 다이에는 GPU와 미디어 엔진 등의 요소를 따로 담아서 조합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방금 설명한 이 구조는 M5 프로와 맥스가 실제로 제작되는 방식입니다. M5 프로와 맥스 모두 CPU 코어 수가 같고, GPU 코어나 미디어 엔진만 두 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볼 때, M5 맥스는 M5 프로의 CPU 다이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두 개의 GPU 다이를 연결한 방식이라는 유추가 가능합니다.
퓨전 테크놀로지의 장점은 칩을 제작할 때 있어 수율 문제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진다는 점입니다. 불량이 발생했을 때 칩 전체를 버리는 것보다 문제가 되는 요소가 얹힌 다이만 버리면 되니 그만큼 비용을 아낄 수도 있고, 다양한 요소로 이루어진 다이들을 조합해서 칩을 만드는 방식이 되니 예전에는 비용 문제로 만들기 힘들었던 칩들의 제작도 가능해집니다. 예를 들면, 울트라 두 개를 합친 진정한 맥 프로를 위한 칩이라던가요. (물론 그 전에 맥 프로가 먼저 단종될 것 같지만요.)

CPU 코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애플은 이번 M5 프로와 맥스를 발표하면서 새로운 CPU 코어 종류를 소개했어요. 바로 새로운 성능 코어입니다. 기존의 애플 실리콘은 ‘효율 코어’와 ‘성능 코어’, 두 종류의 CPU 코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M5 프로와 맥스를 공개하면서 애플은 과거에 성능 코어라 불렸던 것을 ‘슈퍼 코어’로 바꾸고, 성능 코어는 효율 코어와 슈퍼 코어 사이에 있는 새로운 종류의 CPU 코어가 되었어요. 이 새로운 성능 코어는 M5 프로와 맥스에만 들어가고, 한편 효율 코어는 완전히 빠졌습니다. 맥북 에어의 M5에는 슈퍼 코어와 효율 코어만 들어가 있고요. 애플이 성능 코어라는 이름을 또 재활용하는 바람에 매우 헷갈리지만, 아래 표를 보면 좀 더 이해가 쉬울 겁니다.

이 M5 프로와 맥스를 사용한 새로운 맥북 프로는 12개의 성능 코어와 더불어 6개의 슈퍼 코어를 붙인 최대 18개 코어의 CPU와 최대 20개(프로) 혹은 40개(맥스)의 코어를 가진 GPU를 조합해요. M1 프로와 맥스 대비 CPU 성능이 약 2.5배 향상되고, 맥스 칩 기준으로 M1 대비 2.2배 향상되었다고 해요. M1 프로 맥북 프로를 5년 가까이 쓰는 입장에서 이러한 기술의 발전이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네요.
맥북 에어 역시 M5로 업그레이드됩니다. GPU에서 AI 작업을 가속해 주는 뉴럴 가속기의 탑재로 M4 칩을 탑재한 맥북 에어 대비 AI 작업 속도가 최대 4배 더 빨라졌어요.

전반적인 SSD 용량 업그레이드에 대한 얘기도 빠질 수 없겠죠. 맥북 에어는 기본 256GB에서 512GB로, M5와 M5 프로 맥북 프로는 512GB에서 1TB로 기본 용량이 변경됩니다. M5 맥스는 2TB까지 올라갔어요. 맥북 프로와 에어 모두 전반적으로 조금씩 가격이 올랐는데, SSD 용량을 더 주면서 이 상승분을 조금 상쇄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이 와중에 새로운 스튜디오 디스플레이도 발표되었습니다. 정확히는 2세대 스튜디오 디스플레이와 스튜디오 디스플레이, 두 가지의 스튜디오 디스플레이가 등장했습니다. 두 모델 모두 썬더볼트 5로 연결 방식이 업그레이드되었고, 1세대 출시 당시 비판을 받았던 카메라도 바뀌었다고 해요. 이번에 새로 선보이는 스튜디오 디스플레이 XDR은 27인치 애플 모니터 최초로 2,304개의 로컬 디밍 존을 가진 미니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최대 2,000니트의 부분 밝기를 자랑합니다. 스튜디오 디스플레이 XDR이 나오면서 프로 디스플레이 XDR은 단종되었습니다.

M5 맥북 에어는 179만 원부터, M5 프로/맥스 맥북 프로는 14인치 349만 원, 16인치 429만 원부터 시작합니다. 스튜디오 디스플레이는 249만 9,000원, 스튜디오 디스플레이 XDR은 519만 9,000원입니다.
Day 3: 맥북 네오
살다 살다 새 제품이 100만 원도 안 하는 맥북을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바로 이번 주 발표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맥북 네오 얘기입니다.

99만 원부터 시작하는 맥북 네오의 가격은 M5 맥북 에어보다 45%나 더 저렴합니다. 그렇다면 이 가격을 위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까요?
먼저, 칩입니다. 맥북 네오는 처음으로 아이폰 칩을 사용하는 맥입니다. 정확히는 아이폰 16 프로에 사용한 A18 프로죠. 물론 이렇게만 들으면 얼마나 느릴까 하는 생각부터 먼저 들 텐데요. 사실 A18 프로는 무려 4년 전에 첫선을 보인 M1보다 멀티코어 부분에서도 빠르고, 무엇보다 맥북 네오로 많이 하게 될 브라우징이나 간단한 문서 작업에서 더 중요한 성능 지표인 싱글 코어 속도는 50% 정도 더 빠릅니다. 생각보다 꽤 쾌적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유일하게 마음에 걸리는 건 통합 메모리가 8GB라는 지점이지만, 아마 맥북 네오의 주요 타깃층이 사용하는 데는 큰 지장은 없을 겁니다.

디스플레이는 500니트의 최대 밝기는 맥북 에어와 같지만, 대신 색 영역이 sRGB로 줄어들었고, 주변 색온도에 따라 화면의 색온도를 바꿔주는 트루 톤이 빠졌습니다. 2개의 USB-C 포트는 썬더볼트를 지원하지 않고, 맥북용 맥세이프 단자가 없어서 USB-C 케이블로만 충전할 수 있어요. 심지어 각각의 USB 포트다 지원하는 규격도 USB 3과 2로 다른데, 들리는 이야기로는 원래 포트가 하나밖에 없는 아이폰을 위해 만들어진 칩에서 포트를 늘리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고 하네요. 예전에 포트가 하나밖에 없었던 12인치 맥북에서 받았던 비판을 어떻게든 만회하려고 한 흔적입니다. 키보드에는 백라이트가 빠졌고, 트랙패드도 압력을 감지하는 포스 터치 트랙패드가 아닌 옛날 방식의 물리적인 버튼이 들어간 트랙패드입니다.
맥북 네오는 딱 두 가지만 바꿀 수 있습니다. 바로 SSD와 키보드예요. 20만 원만 더 지불하면 512GB SSD로의 업그레이드와 함께 터치 ID가 내장된 키보드로 바꿀 수 있습니다. 저라면 거의 무조건 이 고급형 모델을 구매할 것 같네요.

맥북 네오가 가진 또 다른 차별점은 바로 색입니다. 새로운 아이맥 이후로 오랜만에 재밌는 색으로 나옵니다. 특히 시트러스는 보기만 해도 상큼해 보이네요. 크기나 무게는 맥북 에어와 거의 비슷합니다. 맥북 에어보다 조금 더 두껍지만, 화면이 더 작은 덕에 전반적인 면적은 좀 더 작아요.
맥북 네오의 사양을 보면서 생각해 볼 지점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입니다. M 시리즈 맥북 에어를 얘기할 때 늘 하는 말이 ‘예상외로 빠르다’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 정도의 속도가 필요한 건 아닙니다. 특히 요즘은 많은 앱이나 서비스를 기기 자체에서 구동하는 것이 아닌, 웹 브라우저를 통해 접근하는 시대니까요.

맥북 네오는 macOS도 충분히 굴릴 수 있는 아이폰 칩을 탑재함으로써 이제 맥 성능의 기준선이 되어버린 M1보다 최소한의 우위에 있으면서 예전이라면 불가능했을 가격에 알루미늄의 만듦새나 쫀득한 키보드와 트랙패드, 그리고 (에어보다는 스펙 면에서 뒤처짐에도) 정확한 색을 보여주는 화면 등 맥북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감성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어요. 맥북을 경험해 보고 싶었지만 이제 200만 원에 가까워지고 있는 맥북 에어의 가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에게, 맥북 네오는 매력적인 선택지를 제공합니다. 맥북 에어와 비교해 보면 많은 부분에서 원가를 절감한 흔적이 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45% 더 저렴한 가격을 생각하면 납득이 가능한 트레이드오프인 거 같아요.
하나 아쉬운 게 있다면, 크기일 겁니다. 물론 이 가격대의 노트북을 찾는 소비자들의 선호에 따라 화면 크기를 13인치로 설정한 것이겠지만, 조금만 더 작고 가볍게 만들었다면 어떨까 싶기는 합니다. 물론 예전의 1kg 미만의 무게를 자랑했던 12인치 맥북까진 아니더라도, 맥북 에어보다 눈에 띄게 작은 크기로 차별화를 뒀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죠.

솔직히 말하면, 이 기사를 읽고 있는 대부분의 독자 여러분은 이 맥북 네오의 타깃층은 아닐 겁니다. 맥북 네오의 사양과, 에어와의 차이점을 열심히 따지고 계신다면 그냥 에어를 사시는 게 맞습니다. 맥북 네오는 스펙을 따지지 않고 저렴한 맥북을 신품으로 구매하고 싶은 소비자들에게 맞춰졌습니다. 저는 이제 막 입학하는 대학 새내기들의 첫 맥북으로 딱 적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플의 보도자료 사진도 대학생이나 고등학생들이 사용하는 모습을 많이 비추고 있죠. (심지어 교육 할인을 받으면 85만 원까지 떨어집니다.) 아니면 집이나 사무실에 강력한 데스크톱 맥을 굴리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휴대용 맥으로는 어떨까요? 아 이상하게 특정적이라고요? 밖에서 아이패드 프로를 들고 다니던 제 얘기일 수도 있거든요. 성능을 따지는 사람이 사면 안 된다고 얘기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영상까진 바라지도 않고 밖에서는 라이트룸으로 사진을 보정하는 게 가장 고사양의 작업인 제 사용 케이스에서 어느 정도까지 사용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긴 합니다.
맥북 네오의 등장은 노트북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가져올 겁니다. 여태까지 100만 원 미만의 저가 노트북 시장은 애플이 건드리고 있지 않았고, 다양한 업체들이 각자의 원가 절감을 하며 이 시장을 지켜내고 있었어요. 하지만 모두가 프리미엄급이라고 생각했던 맥북이 일반적인 소비자가 맥북에서 기대하는 감성을 지닌 채로 이 가격대로 내려온다면? 이 시장을 휘젓고 다닐 게 분명합니다. 아직 윈도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인 우리나라는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수도 있지만, 해외에서는 벌써 심상치 않다는 분위기가 전해집니다.
맥북 네오의 가격은 256GB SSD가 탑재된 기본형이 99만 원, 512GB SSD와 터치 ID가 탑재된 고급형이 119만 원입니다. 오늘 다룬 모든 제품은 3월 11일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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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테크에 대한 기사만 10년 넘게 쓴 글쟁이. 사실 그 외에도 관심있는 게 너무 많아서 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