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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니까 차를 마셔야 해요, 여름 차 6

여름 보양으로 마시기 좋은 차가운 차
여름 보양으로 마시기 좋은 차가운 차

2025. 07. 01

안녕, 오랜만에 디에디트에 찾아온 박주연이다. 모처럼 만나는 반가운 사람과는 괜히 차가 한 잔 마시고 싶다. 우리는 왜 차를 마시게 되었을까? 여기엔 단순한 기호를 넘어선 무언가가 있었을 것이다.

차는 태초에 약이었다. 심장과 염증 완화에 쓰였고, 마실수록 맛있고 운치까지 있어버리니 조상님들이 차를 기호식품으로 삼지 않을 이유가 없다. 오래전 차는 양반들만의 여가생활이었겠지만 이제는 누구나 쉽게 즐기는 일상이 됐다.

일상이 된 차라 해도 여전히 그 기능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여름에는 차를 보약처럼 마실 필요가 있다. 이번 글에서는 여름에 마시면 약이 되는 백차부터 카페인 부담 없는 대용차까지 소개한다. 백차를 맛있게 마시는 방법은 덤이다.


백차는 수색이 하얗고, 찻잎에 하얀털이 붙어있어 영어로는 ‘white tea’라 하고 한자어로는 ‘백차’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여름에 백차를 약으로 마셨다. 찬 성질 덕분에 몸에 오른 열을 내려주기 때문이다. 산화가 거의 없어 위에 부담도 적다. 이렇게 달큰한 약이라면 몇 잔이고 마셔도 좋겠다.

백호은침

백차는 차의 한 종류이고, 그 안에서 다시 몇 가지로 나뉜다. 차나무의 싹만 딴 것은 백호은침, 어린 순과 잎 한두개를 딴 것은 백모단, 성숙한 잎과 줄기를 딴 것은 수미. 언급한 순서대로 흔히 말하는 등급이 매겨진다. 이중 백차를 마시며 자주 접하게 되는 것은 백호은침과 백모단인데 백호은침은 섬세한 꽃향이 나며 백모단은 은은한 단맛에 약간의 감칠맛이 느껴진다. 수미는 보다 구수하다.

백차는 온도에 따라 다른 맛을 느낄 수 있고, 단맛과 향의 밸런스가 가장 좋은 80도가 추천하는 온도다. 물론 차갑게 즐기기도 하는데 부드럽고 섬세한 맛이 나며 백호은침이 차갑게 마시기에 적절하다.

백호은침
복정 백호은침(21년산)

백호은침

백차를 처음 시작한 가장 전통적인 지역인 중국 복건성 복정지역의 백호은침. 맑고 깨끗한 향과 은은한 여운. 입문자에게는 다소 비싼 가격이라 백호은침부터 덜컥 구매하는 것을 추천하진 않는다.

백모단
대만백차 

백모단

뜨거운 물로 우리면 풍성한 맛, 온도를 낮추면 밝은 꽃향과 밀향, 차갑게 마시면 꿀물같은 단향을 느낄 수 있다. 백차에서 기대하는 프레시함이 잘 드러나 입문자에게 좋다.


백차진토닉

최근 카페나 바에 ‘백차하이볼’, ‘백차진토닉’이 메뉴로 오른 것이 보인다. 차와 술이라니, 액체류라면 뭐든 좋아하는 액체덕후의 심장이 빠르게 뛴다.

여름에 마시기 좋은 시원한 백차를 차가운 얼음과 함께 진토닉으로 만드는 레시피를 준비했다.

백차진토닉 레시피

– 백차 인퓨징 진 30ml
– 토닉워터 120ml
– 로즈마리 가니쉬


진에 백차를 하루 정도 담가 진하게 우려낸다. 얼음을 가득 채운 잔에 백차 인퓨징 진을 30ml 넣고 토닉워터로 잔을 가득 채운다. 로즈마리가 있다면 가니쉬로 곁들여도 좋다. 로즈마리를 손바닥으로 몇 번 비빈 후에 넣어주면 향이 깨어나 배가된다.


아이스아메리카노의 민족에게 뜨겁게 마시는 차는 영업하기 어려운 대상이다. 유러피안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도 결국엔 대아이스커피의 시대가 왔듯 차도 차갑게 즐기는 건 시대적 숙명이다. 더운 여름, 차가운 차를 마음껏 즐기자.

차를 차갑게 마시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먼저 급랭이다. 뜨거운 물로 빠르게 우려서 진하게 뽑은 후 바로 얼음이나 냉수에 섞는 것을 말한다. 뜨거운 물로 추출해 감칠맛이 있고 향이 진하고 풍부하게 뽑힌다. 백차, 홍차, 우롱차 등이 급랭 방법이 어울린다.

두번째 방법은 냉침이다. 찬물에 찻잎을 넣어 냉장고에 장시간 우린다. 8시간 이상 우리는 것이 좋다. 떫은맛이 없고 단맛과 은은한 향이 좋다. 카페인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다만 향이 약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백차, 녹차, 우롱차 등이 좋다.

커피에 대입하면 급랭은 아이스핸드드립, 냉침은 콜드브루이니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급랭으로 마시기 좋은 녹차

녹차

차갑게 마시면 상큼한 산미가 올라오고, 떫고 쓴 맛도 거의 느껴지지 않고 피니시가 달다.

냉침으로 마시기 좋은 우롱차

우롱차
  • 구매처: 왕덕전(대만 현지 구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왕덕전 우롱 냉침차’ 검색시 구매 가능)
  • 가격: 티백 10입에 3만 4,300원(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금훤우롱차 기준)

빨간 틴케이스로 유명한 대만의 대표 티브랜드 ‘왕덕전’에서 냉침 전용 우롱차 티백을 판매한다. 떫은 맛이 없고, 8시간 이상 숙성하면 깔끔하게 단맛만 추출된다. 여름에 시원하게 마시기 좋아 대만에 갈 때 자주 구매하는 단골템이다.


차에도 약간의 카페인이 있다. 갈증나고 더운 여름, 물처럼 마시기엔 살짝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대용차를 찾았다.

백차, 녹차, 홍차, 청차(우롱차), 흑차, 황차로 흔히 6대다류로 불리는 차는 모두 차나무라는 한 종의 나무에서 생산된다. 발효나 생산 공정, 수색 등으로 분류해 6가지로 나눈 것이다. 따라서 차나무에서 난 것을 차(tea)로 부르고, 그 외에는 사실 모두 차를 대신한다고 해서 ‘대용차’라고 부르는게 맞다. 옥수수차가 아니라 옥수수대용차, 보리차가 아니라 보리대용차인 것. 하지만 이론상일 뿐 현실에서 굳이 이런 언어의 낭비를 할 필요는 없다.

차나무는 카페인이 있지만 대용차로 음용되는 것들은 대부분 카페인이 없거나 적다. 여름에는 메밀차와 감잎차를 차갑게 해서 마시면 좋다. 메밀의 경우 몸의 열을 내려 주고 혈액순환을 도와 부종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카페인이 아예 없어 물 대신 메밀차를 차갑게 마시면 좋다. 고소한 맛이 좋아 자꾸만 들어간다. 감잎차 역시 열을 내려주는 성질이 있어 여름에 좋다. 약간의 풀내음과 단맛이 있어 차갑게 먹을 때 가볍고 깔끔한 맛이 좋다

메밀차

메밀차

구매처: 쌍계명차
가격: 티백 40입에 4,410원

메밀차는 익숙한 구수한 맛으로 물처럼 마시기 좋아 편리한 티백을 추천한다. 여름에 예쁜 유리병에 냉침해 차갑게 즐기자.

감잎차

감잎차

감잎에 풍부한 영양이 가득 들었다는 4월에 수확한 감잎을 모은 잎차. 급랭으로 마시거나 차우림망에 넣어 냉침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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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이롭게 쓰이길 바라며 오늘도 씁니다. 글로자 박주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