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레고로 탄생한 무한도전 레전드?

뭐야 이거 팔아줘요...
뭐야 이거 팔아줘요...

2025. 05. 08

이건 혹시 <무한도전>의 명장면을 레고로 재현한 것? 레고가 정말 감다살이구나, 라고 생각했다면 죄송합니다. 이 이미지는 독특한 상상력으로 세상에 없는 물건을 창조하는 크리에이터 ‘아이디어보부상’이 만든 이미지입니다. 하나같이 모두 무한도전 명장면인데요. 레고를 보고 바로 대사가 재생된다면 당신은 진정한 무도 키즈. 


[1]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무한도전

<무한도전> 하면 역시 추격전. 이 장면은 예능 추격전의 시조새 격의 특집인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의 한 장면입니다. 구 악마와 신 악마의 대결로 화제를 모았죠. 냉면을 먹는 와중에도 바쁘게 움직이는 홍철의 눈과 왼손이 웃음 포인트입니다. 결국 냉면 먹는 틈을 타 가방을 들고 도망치는 홍철. 얼마나 잘 재현해냈는지 영상으로도 확인해봅시다. 피 흘리는 사투 끝에 박명수가 쟁취하긴 했지만, 홍철의 악마화는 어쩌면 이때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릅니다.


[2]
명수는 12살

꽁트 장인 무도 멤버들. 그중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특집이 ‘명수는 12살’편입니다. 오징어 게임을 하다가 지는 팀이 옷을 하나씩 벗기 시작하면서 내복 차림으로 놀이를 하는데요. 압도적인 피지컬로 친구들을 하나둘 패대기 치면서 점점 각성하는 준하. 길이 소림권법 만근추를 보여주겠다며 나서자 곧바로 길을 날려버립니다. 12세 치곤 심하게 당한 길이었습니다.


[3]
오호츠크 해

명수의 랩에 종종 등장했던 ‘오호츠크 해 연안 돌고래 떼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홋카이도로 떠난 멤버들. 어느 저녁 멤버들의 취침을 걸고 길과 하하의 지식배틀이 벌어집니다. 하하의 유일한 편은 준하 뿐. 도긴개긴한 퀴즈 대결이 마무리 되고 하하가 이기자 길 팀이었던 홍철, 명수에게 샴푸로 스타일링을 해주며 끝이 났습니다. 레고로 그 헤어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해냈어요. 참고로 콜롬비아의 수도는 집중타나 성형타가 아닙니다.


[4]
법정공방 죄와 길

‘길이 술에 취해 제작진과 함께 쓰는 방 침대 바로 옆에서 소변을 눴다’는 썰을 푼 재석. 이 사실이 공개되며 길이 자신의 명예가 훼손되었다며 재석에게 소송을 걸며 판이 커진 특집입니다. 멤버들의 입담과 쉴새없이 쏟아지는 티키타카가 환상적인데요. 이 특집에서는 멤버 외에 제작진과 매니저 등이 다수 출연해 씬스틸러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최고의 장면은 아무래도 ‘그래도 하시겠습니까?’


[5]
무한상사 

무도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꽁트가 ‘무한상사’입니다. 아무 내용 없는 꽁트에서 시작해서 나중에는 뮤지컬,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는데요. 위 장면은 수많은 명장면 중 신입사원 권지용이 등장했던 추석특집입니다. 등장하자마자 면접관인 유 부장, 박 차장, 정 과장에게 악수를 청하는 당돌한 지원자 권지용이 사실은 무한상사 회장의 아들이었다는 반전.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은 권지용의 패션을 레고로도 잘 살려냈습니다. 이 특집에서는 두발자유를 꿈꾸는 하이브리드, 결벽증 있는 태리 정,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노홍식 등 인기 캐릭터가 탄생했습니다.


[6]
나 잡아봐라

꼬리잡기를 이렇게 박진감 넘치게 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게 해준 에피소드입니다. 룰은 단순합니다. ‘꼬리가 잡히면 잡은 사람에게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 여의도공원에는 멤버들의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무한 콜센터를 찾은 형돈. 명수에게서 도망치는 중인 형돈이 전화를 걸어 명수의 위치를 묻자 “근처 5m 안에서 접근 중입니다.”라는 답변이 들리고 간발의 차이로 형돈은 명수에게서 벗어납니다. 어떻게 이렇게 드라마 같을 수 있을까요? 추격전 레전드 장면으로 꼽히는 명장면입니다.


[7]
짝꿍

SBS의 연애 프로그램 <짝>을 패러디한 에피소드. 레고가 재현한 장면은 자기소개 시간입니다. 남자 6호는 왠지 놀려주고 싶은 인상의 준하입니다. 혈액형을 말하자 명수가 “됐어요, 피 수혈 안 해줘요.”로 받아칩니다. 친구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제가 죽었을 때 무덤에서…”까지 말했는데 “죽어!!!”라고 외치는 명수. 결국 그 둘이 짝꿍이 되며 마무리됩니다. 과연 환장의 딜러와 탱커입니다.


[8]
인생극장 Yes or No 

인생은 B(Birth)와 D(Death)사이의 C(Choice). 순간의 선택으로 멤버들의 운명이 바뀝니다. 짜장면과 짬뽕 팀으로 나뉘어 누구는 호텔에서 최고급 짬뽕을 먹고 누구는 오징어짬뽕 컵라면을 먹게 되는데요. 짜장면을 골랐다가 졸지에 26시간 걸려 마라도에 도착한 홍철과 형돈. 여기서도 선택은 끝나지 않습니다. 홍철은 보통, 형돈은 곱빼기를 주문했는데 형돈의 짜장면이 호리병에 담겨 나나옵니다. 짜장면을 먹지 못하자 폭발해버린 형돈의 몸부림이 인생극장을 화려하게 마무리합니다. 형돈의 극적인 억울함을 표현하기에 레고의 울상은 조금 아쉬울 지경.


[9]
오마이텐트

김상덕 씨를 찾기 위해 알래스카로 떠난 멤버들. 앵커리지 한인회관을 찾아 교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무한도전>을 알고 있냐는 물음에 한 할아버지가 잘 안다고 반응합니다. 그 말에 홍철이 <무한도전>의 구호를 바라며 “무한~”을 외치자 머쓱하게 “무야~호~!”를 외치신 할아버지. 방송 때보다 나중에 더 화제가 되었던 밈입니다.

깨알 같은 이 레고가 실제로 판매되지 않는 게 참 안타깝습니다. 아이디어보부상은 슴슴한 맛을 자랑하는 ‘평양빙수’, 공차의 남은 펄을 긁어먹기 좋은 ‘갈퀴 빨대’, 오징어땅콩, 노가리, 먹태깡 등을 한 봉지에 담은 ‘모듬마른안주깡’ 등 기발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크리에이터입니다. 심지어 어떤 제품들은 업체와 함께 실제 개발되기도 할 정도입니다.

롯데웰푸드와 함께 만든 빼빼로 게임 전용 빼빼로, 두찜과 함께 만든 국물 튈 걱정 마라 티셔츠 등이 그것. 그러니까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무한도전> 레고도 실제로 만들어 주십사…

그도 그럴 것이 올해 <무한도전>이 무려 20주년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20주년을 맞아 2025년 일력도 만들었고 <무한도전> 마라톤 행사도 오는 25일 열립니다. 무도런은 티켓 오픈 2분만에 전석이 매진될 정도로 아직도 <무한도전>의 파워는 강력합니다. 이 기세를 몰아 아이디어보부상 X 무한도전의 레고도 태어나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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