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간밤에 갤럭시 S26 시리즈를 공개했습니다. 그 중 S26 울트라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S25 울트라와 비교하면서 조금의 씁쓸함이 느껴졌어요. 왜 이런 기분이 들었을까요? 같이 한 번 살펴보시죠.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이번 갤럭시 S26 울트라의 헤드라인 신기능은 바로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입니다. 많은 분이 지하철처럼 좁은 곳에서 옆 사람이 폰을 훔쳐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생활 보호 필름을 많이 사용하는데요. 이런 제품들은 보통 강화 유리 앞에 특정 각도에서 화면에서 나오는 빛을 막아주는 편광층을 씌우는 원리지만, 정면에서 볼 때도 빛을 일부 가려서 기존 화면보다 반사율과 밝기가 상당히 저하되는 단점을 가지고 있어요.


같은 각도에서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를 끈 상태(왼쪽)와 켠 상태.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는 사생활 보호 필름의 기능을 아예 화면 자체에 내장했습니다. 삼성에 따르면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기능을 개발하는 데만 5년을 썼다고 합니다. 갤럭시 S26 울트라의 OLED 화면에는 전방위로 빛을 내는 ‘와이드 픽셀’과 최대한 앞쪽으로만 발광을 집중하는 ‘내로우 픽셀’이 같이 들어가 있는데요.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기능이 꺼졌을 때는 두 픽셀이 같이 빛을 내면서 최대 밝기로 빛나다가, 기능이 켜졌을 때 사용자가 설정한 부분에 와이드 픽셀이 꺼지고 내로우 픽셀만 켜지는 원리입니다.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의 가장 큰 장점은 무조건 전방위로 적용되는 사생활 보호 필름과 다르게 화면의 일부만 가릴 수 있다는 점이에요. 인스타그램이나 카카오톡 같은 특정 앱을 켰을 때는 물론이고, 알림, 혹은 비밀번호나 패턴이 표시되는 부분만 가리는 등의 세부 조정이 가능해요. 물론 원하면 사생활 보호 필름처럼 상시 켜놓는 것도 가능합니다.

자세히 보면 S26 울트라 쪽의 조명이 더 강하게 반사되는 모습입니다.
단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를 켰을 때는 두 가지 픽셀 중에서 내로우 픽셀 하나만 켜다 보니 껐을 때보다 최대 밝기가 아무래도 낮아질 수밖에 없고, 이 기술을 적용하느라 반사율이 S25 울트라보다는 다소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요. 물론 사생활 보호 필름으로 전체를 덮는 것보다는 훨씬 낫긴 합니다.
사실 이번 갤럭시 S26 발표 때도 삼성은 AI 기능 소구에 시간을 상당히 할애했지만, 전 이런 게 진짜 사용자들에게 유용한 혁신적인 기능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 외의 것들

S26 울트라의 디자인은 작년 S25 울트라보다 전반적으로 조금씩 더 둥글어진 모습입니다. 카메라 디자인은 S25 엣지의 하나의 섬 위에 카메라 세 개가 올라가 있는 디자인을 채택했는데, 개인적으로는 S25 울트라의 디자인이 더 나았던 거 같습니다. 측면 프레임은 기존의 티타늄에서 알루미늄으로 회귀했습니다. 아이폰 17 프로가 그랬던 것처럼 무게나 열전도 측면에서 내린 결정으로 봐야 할 것 같네요.

카메라 하드웨어 자체는 크게 달라지진 않았습니다. 2억 화소 메인과 1,000만 화소 3배 망원, 그리고 5,000만 화소의 5배 망원과 광각으로 구성된 카메라 시스템의 센서 자체는 비슷하지만, 메인과 5배 망원 렌즈의 조리개 수치가 조금씩 더 낮아졌습니다. 비슷한 환경에서 S25 울트라보다 좀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이죠.
배터리 용량은 전작과 동일하지만, 충전 속도가 개선되었습니다. 유선으로는 이제 최대 60W까지, 무선 충전은 Qi2 25W 규격을 지원합니다. 다만 이번에도 내장 자석은 빠져서 케이스로 자석 기능을 추가해야 합니다.
이번에도 다양한 AI 기능들이 들어갔는데요. 이중 하이라이트는 ‘나우 넛지’ 기능입니다. 온보드 AI가 문자 등에서 대화의 맥락을 분석해 알맞은 액션을 키보드에서 제안하는 기능이에요. 그리고 제미나이와 빅스비에 이어 퍼플렉시티를 온보드 AI 에이전트로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메모리 공급난이 채팅에 들어왔습니다

삼성은 이번 발표에서 울트라에만 집중하고 있는 느낌이지만, S26 기본형과 S26+도 함께 발표되었습니다. 다만 S25에서 바뀐 건 많이 없어 보입니다. 디자인과 전반적인 크기, 화면, 카메라 등의 스펙이 모두 같고, 칩만 엑시노스 2600으로 바뀌었습니다. 작년 갤럭시 Z 플립 7에 이어서 다시 엑시노스가 갤럭시 플래그십으로 돌아오고 있는데, 과연 이번엔 정착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네요.
여기서 빠질 수 없는 게 가격 얘기겠죠. 이번 S26 라인업의 가격은 기본 S26이 125만 4,000원, S26+가 145만 2,000원, 그리고 S26 울트라가 179만 7,400원으로 세 모델 모두 기본 용량인 256GB만 보면 9만 9,000원씩 올랐습니다.

여기서 더 큰 용량을 원한다면 훨씬 비싸집니다. 삼성이 대부분의 소비자가 구매할 기본 용량 모델의 가격 상승을 최소화하는 대신 더 높은 용량 모델의 가격을 더 높였기 때문인데요. 특히 S26 울트라의 1TB 모델은 S25 울트라보다 무려 40만 원 넘게 올랐습니다. S25 때와 다르게 RAM을 16GB로 올려주긴 했지만요.

갤럭시 S26 시리즈를 보면서 뼈저리게 느끼는 것은 메모리 공급난의 영향입니다. S26 울트라의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는 확실히 간만에 나온 정말 유용한 혁신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 외의 전반적인 스펙이 크게 업데이트되지 않은 것을 보면 메모리 공급난 속에서 하드웨어의 신기능을 미루더라도 어떻게든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려고 애쓴 게 보인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가격 인상을 피할 수는 없었고, 특히 S26과 S26+의 경우 표면적으로 바뀐 게 거의 없는 상황에서 가격만 올렸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여요.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를 한 삼성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는 있겠지만요.
갤럭시 S26의 출시에서 메모리 공급난이 역시 올해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다양한 기기들에 미칠 영향이 보인다고 한다면 무리일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조금 씁쓸한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네요.
삼성 갤럭시 S26 시리즈는 2월 27일부터 사전 예약에 들어가며, 3월 11일에 정식 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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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테크에 대한 기사만 10년 넘게 쓴 글쟁이. 사실 그 외에도 관심있는 게 너무 많아서 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