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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25 시리즈 언팩 감상기

가격 동결이 혁신이다
가격 동결이 혁신이다

2025. 01. 23

안녕하세요, ‘갤럭시의 남자’라고도 불리우는 에디터B입니다. 사실 제가 ‘갤럭시의 남자’와 같은 과분한 닉네임으로 불리는 게 조금 부담스럽기는 합니다. 갤럭시를 특별히 애정하기보다는 애플에 대한 호감이 크지 않아서 갤럭시를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물론 갤럭시가 더 잘하길 응원하는 마음은 항상 있습니다). 갤럭시 S25 시리즈가 미국에서 새벽에 공개되고, 신제품을 구경하니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긍정과 부정, 여러가지가 섞인 생각인데요. 오늘은 갤럭시 S25 시리즈, 그 중에서도 울트라 위주로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이번 기사는 제 친구 중 가장 오랫동안 애플을 사랑하고, 애플만 사랑했고, 애플 없이 못살았던 친구 Y를 위해 글이기도 합니다. 그 친구가 최근 저에게 이런 말을 했거든요. “이번에 갤럭시 S25 울트라 사전 예약할거야.” 충격이었습니다. 그 녀석이 갤럭시로 갈아타다니…! 그 이유는 아이폰에 대한 실망과 지겨움, 서러움이었습니다. “같은 돈을 내고 아이폰을 샀는데, 한국에서는 너무 안 되는 게 많아. 근데 그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더라. 애플이 한국을 홀대한다고 느낀적도 있고, A/S도 안 좋고, 애플스토어는 서울밖에 없고. 아이폰이 특출나게 예쁠 때도 있었지만, 이젠 갤럭시가 더 예뻐 보여.”

과연 친구는 갤럭시 S25 언팩 행사를 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디자인과 하드웨어로 승부를 낼 수 있는 날은 이제 지났나 봅니다. 이번에도 갤럭시의 가장 큰 무기는 AI입니다. 삼성은 갤럭시 S25를 소개하며 “진정한 AI 스마트폰”이라고 말했는데요. 솔직히 말해서 언팩을 보는 제 생각은 조금 다르긴 했습니다. AI 활용을 보니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일단 음성 명령을 통해 앱과 앱을 오가며 정보를 수집하고 명령을 내리는 게 편리해보이기는 합니다. 삼성의 많은 AI 기능은 구글 제미나이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데요. 예를 들어 제미나이에게 이렇게 물어봅니다. “구글에서 가장 빠른 도쿄행 비행기 스케줄을 찾아서 친구에게 메시지로 전송해줘.” 이런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제미나이는 구글에서 정보를 찾고, 메시지 앱으로 가서 친구를 검색하고 메시지를 보냅니다. 만약 이걸 직접 검색한다고 하면 꽤 복잡할 수 있는데, 음성 명령만으로 가능하다면 편해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현재 지원 가능한 앱이 일부 삼성, 구글 앱이라는 점이 한계입니다. 실생활에 더 많이 쓰는 앱은 메세지 앱이 아니라 카카오톡이거나 인스타그램이고, 아니면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같은 써드파티 앱이니까요. 챗GPT가 우리 삶에 중요하게 자리잡게 된 이유는 활용도가 정말 크기 때문입니다. 검색을 도와주고, 글을 써주고, 자료를 정리해주는 능력은 기존의 방식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갤럭시의 AI는 아직은 ‘구경하기에 좋은 정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갤럭시 Z폴드5를 쓰고 있습니다. 갤럭시가 자랑하는 다양한 AI를 쓸 수 있는 스마트폰이지만 막상 활용하는 건 화면 속 이미지를 손쉽게 검색하는 ‘써클투써치’ 정도입니다.

저도 유튜브에서 지난 갤럭시 시리즈를 소개하며 실시간 AI 통역 같은 신기한 기능을 보여주긴 했지만, 실생활 활용도는 떨어졌습니다. 저는 삼성이 단순히 “우리 이렇게 많은 기능이 있어요,”를 넘어 실제 활용도가 높은 AI를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소개한 AI 기능도 결국에는 써드파티앱에서 얼마나 활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이번에 ‘오디오 지우개’라는 기능을 새롭게 선보였는데, 그 기능은 확실히 유용할 것 같습니다. 영상을 찍어서 스토리에 올리려다보면 특정 소리만 지울 수가 없어서 음소거를 적용하고 올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오디오 지우개는 AI가 목소리, 주변 소리, 소음, 바람 소리, 음악 등을 구분해 각각의 음량을 조절하거나 제거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이런 건 신기함을 넘어 자주 쓸 수 있는 기능이지 않을까요.

사진 애호가들을 위한 기능도 들어갔습니다. 가상 조리개라는 기능이 들어갔는데, 심도 표현을 촬영 단계에서 조정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얼마나 자연스러울지 사용해보고 싶네요. 자, 이제는 AI 외에 다른 것들을 살펴 보겠습니다.

갤럭시 S25 울트라에는 쿼드 카메라가 탑재되었습니다. 2억 화소 광각, 5000만 화소 초광각, 1000만 화소 망원(3배줌), 5000만 화소 망원(5배줌)입니다. 전면 카메라는 1200만 화소입니다. 카메라 퀄리티는 거의 비슷하지만 초광각 카메라의 화소가 1200만 화소에서 5000만 화소로 크게 업그레이드되었다는 점이 눈에 띄네요. 아래는 갤럭시 S25 울트라를 사용하는 영상 전문가의 모습과 결과물입니다.

좌우 베젤은 전작 대비 눈으로도 알 수 있을 만큼 줄어들었고, 전면 디스플레이에는 ‘코닝® 고릴라® 아머 2를 적용했습니다. 새로운 코닝 글라스는 빛 반사를 감소시켜 안정된 영상 감상을 도와준다고 합니다.

갤럭시 S25 전체 시리즈에 갤럭시 전용 ‘스냅드래곤 8 엘리트 for 갤럭시’가 들어갔으며, 전작인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8 3세대’와 비교해 NPU가 40%, CPU와 GPU 성능은 각각 37%, 30% 향상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발열 해소를 위해 전작 대비 커진 베이퍼 챔버가 탑재되었습니다. 갤럭시 S25 울트라에 들어간 베이퍼 챔버는 40% 더 커졌다고 하네요.

디자인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깔끔합니다. 울트라 시리즈는 Z폴드를 닮은 카메라 링 디자인과 모서리를 전작보다 살짝 둥글게 만들어 그립감을 좋아지게 만들었다는 차이 정도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각진 모서리를 더 좋아해서 전작의 모서리 스타일을 좋아하긴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이번 변화를 선호할 것 같긴 합니다. 갤럭시 패밀리룩은 이렇게 정착되는 것 같습니다.

컬러에 대해서는 크게 언급할 게 없습니다. 크게 튀는 컬러가 없다는 게 특징인데요. 차분하고 점잖은 느낌의 컬러가 대부분이라 호불호 갈릴 것 같지도 않습니다. 즉, ‘네가 이번에 주인공이구나?’ 싶은 컬러도 없어 보이긴 합니다. 좋게 말하면 안정적인 선택, 안 좋게 말하면 재미없는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삼성닷컴 컬러는 조금 다르긴 합니다). 컬러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실물로 봐야 확실히 아는 것이지만요.

컬러 라인업을 정리하자면, 갤럭시 S25 울트라는 티타늄 실버블루, 티타늄 블랙, 티타늄 화이트실버, 티타늄 그레이 4종의 색상으로 출시됩니다.

갤럭시 S25+와 갤럭시 S25는 실버 쉐도우, 네이비, 아이스블루, 민트 4종의 색상으로 나왔습니다. 좀 더 개성 있는 컬러를 찾는다면 삼성닷컴에서 구매하는 걸 추천합니다. 울트라 모델은 티타늄 제트블랙, 티타늄 제이드그린처럼 삼성닷컴 전용 컬러가 좀 더 특색 있고, 갤럭시 S25+와 갤럭시 S25는 코랄레드, 블루블랙, 핑크골드 등이 있습니다.

또, 갤럭시 S25 시리즈는 7회의 OS 업그레이드와 7년간 보안 업데이트가 보장됩니다.

마지막에는 역시 친환경을 언급해야죠. 갤럭시 S25+와 S25는 단말기 프레임에 최초로 재활용 아머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했고, 갤럭시 S25 시리즈에는 재활용 코발트를 50%이상 적용한 배터리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가장 놀라운 건 갤럭시 S25 시리즈 전 제품이 가격 동결이라는 점입니다. 갤럭시 S25 울트라는 169만 8,400원부터, 갤럭시 S25+는 135만 3,000원부터, 갤럭시 S25는 115만 5,000원부터입니다. 사전 판매는 내일부터 시작이고 오는 2월 7일 전 세계 순차 출시합니다.


오랫동안 갤럭시 시리즈를 쓴 저는 이번 신제품을 보며 ‘놀랄만한 건 없네’라고 생각했지만, 아이폰만 써온 친구 Y의 생각은 많이 달랐습니다. “난 관심 없다가 봐서 그런지 신세계야.” 그 말을 들으니 어쩌면 제가 그동안 너무 굉장한 혁신을 바란 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러분은 갤럭시 S25 시리즈에 만족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About Author
김석준

에디터B. 기계식 키보드와 전통주를 사랑하며, 쓸데없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