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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에서 눈길이 가는 신기한 제품 11선

신기한 제품들만 모았습니다
신기한 제품들만 모았습니다

2025. 01. 14

안녕하세요, 객원 에디터 이주형입니다. 먼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테크 업계는 연초부터 엄청나게 바쁘게 돌아갑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의 가전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열리기 때문이죠. 많은 제조사들이 그 해 출시할 제품들을 미리 선보이는 자리인 CES에는 매년 업데이트되는 신형 TV와 같은 지루한(?) 것들도 있지만 ‘이게 가능한가?’ 싶은 제품들도 등장합니다. 솔직히 매년 업데이트되는 TV는 지겹잖아요? 오늘은 후자에 집중해보겠습니다.


로봇청소기 4부작

올해 CES는 유독 신기한 로봇청소기가 많이 보였습니다. 특히 제가 정한 올해의 테마는 ‘팔다리가 자라기 시작했다’일 정도로 단순히 청소하는 것을 뛰어넘어서 청소 도중에 빈번하게 마주치는 전방의 장애물을 사람 도움 없이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기능들이 생겼죠.

먼저, 로보락에서 선보인 ‘팔 달린 청소기’를 살펴보겠습니다. 사로스 Z70이라는 이름의 이 청소기는 로봇 팔이 튀어나오는데요. 청소하다가 앞에 보이는 널브러진 물체, 주로 세탁물을 들어서 치우는 용도로 설계했어요. 먼저 첫 번째 청소를 할 때 바닥에 널브러진 물체들 중 자신이 들 수 있는 것을 미리 확인한 후, 돌아와서 해당 물체를 들어서 이미 청소한 지역으로 치워 놓고 그 물체가 놓여있던 지역을 청소하는 방식으로 동작합니다. 여기에 추가로 사용자가 몇몇 물체를 집 안의 특정 구역에 치워두라고 수동으로 입력해 둘 수도 있어요. 팔은 사용하지 않을 때는 청소기 안으로 완전히 수납돼요.

그 다음은 다리가 나온 청소기를 살펴볼까요. 드리미의 로봇 청소기 X50 울트라는 아래에서 바퀴가 달린 다리가 튀어나오는데요. 이렇게 다리가 튀어나오는 이유는 물론 집에 있을 수 있는 턱을 넘기 위해서입니다. 드리미에 따르면 최대 6cm 높이의 턱을 오를 수 있는 험로 주파력(?)을 가졌다고 해요. 통상 로봇 청소기들이 2-3cm 높이를 넘어간다고 하면 잘 넘어간다고 할 정도니 엄청난 높이입니다.

출처: The Verge

드리미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팔까지 나온 청소기의 시제품도 선보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위의 로보락 사로스 Z70과 드리미 X50 울트라를 하나로 합쳤다고 보면 될 것 같네요. 아쉽게도, 이 시제품 로봇 청소기의 팔은 로보락의 것과 달리 상당한 크기로 인해 수납은 되지 않는 건 아쉽습니다.

여기에 조금 다른 방향으로 접근한 로봇청소기도 있습니다. 스위치봇의 ‘멀티태스킹 하우스홀드 로봇 K20 플러스 프로’라는 긴 이름을 가진 이 청소기는 모듈형으로, 청소기 위에 퓨전플랫폼이라 불리는 추가 모듈을 장착할 수 있습니다. 이 위에 추가 기기를 장착해서 기능을 확장할 수 있는 구조인데요. CCTV를 달아서 청소와 동시에 집 내부를 녹화할 수도 있고, 선풍기 혹은 공기청정기 모듈을 장착할 수도 있죠. 퓨전플랫폼 자체에 USB-C 포트도 있어서 USB-C로 전원을 공급받을 수 있는 제품을 장착할 수도 있습니다. 스위치봇은 이후에 퓨전플랫폼에 장착할 수 있는 팔도 판매할 예정이라고 해요.


상소문 노트북

예전에 일명 ‘상소문 폰’을 개발했던 LG를 기억하실 겁니다. 그 기술의 핵심에는 돌돌 말 수 있는 초박형 OLED 패널이 있는데요. 이 기술을 활용한 노트북이 등장했습니다. 레노버의 씽크북 플러스 6세대 롤러블 AI PC(이름 무지하게 기네요)는 말려 있을 때는 평범한 14인치 노트북으로 보이지만, 위로 펼치면 화면 면적을 두 배 늘린 16.7인치까지 늘어나요. 화면을 펴고 접는 것은 손바닥 제스처로도 할 수 있습니다. 손바닥을 인식시킨 다음, 위나 아래로 움직여서 화면을 펼치거나 말 수 있는 것이죠.

구조적으로 내구성이 좀 우려될 수밖에 없긴 한데요. 레노버는 말고 펴는 동작을 3만 회 반복하는 내구성 테스트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어요. 다양한 시제품들이 공개되는 CES이지만, 이 노트북은 시제품이 아닌 실제 제품으로 판매될 예정입니다. 인텔 코어 울트라 7 시리즈 프로세서와 최대 32GB RAM, 1TB SSD까지 선택할 수 있으며, 가격은 3,499달러(약 510만 원)부터입니다. 올해 1분기에 판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전자종이로 만든 포스터 액자

전자 종이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E 잉크에서 전자책 단말기 제조사인 포켓북과 샤프와 협력해 포스터 액자인 ‘잉크포스터(InkPoster)’를 선보였습니다. E 잉크의 최신 컬러 전자종이 디스플레이인 스펙트라 6을 사용하는데요, 여섯 가지의 잉크 색을 활용해 지금까지의 전자종이 디스플레이 중 가장 화려하다고 해요. 크기는 총 세 가지로, 13인치와 28.5인치, 그리고 31.5인치입니다. 13인치 모델은 14,000mAh, 나머지 두 모델은 20,000mAh 배터리를 탑재했는데, 전자종이의 낮은 전력 소모 덕분에 1년에 한 번 정도만 충전하면 계속 사용이 가능해요. 와이파이와 블루투스가 탑재되어 스마트폰 앱과 연동할 수 있고, 앱을 통해 직접 큐레이션 한 아트워크를 자동으로 내려받거나, 사용자가 원하는 아트워크나 사진을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잉크포스터의 가격은 13인치 모델이 599달러(약 88만 원), 31.5인치 모델이 1,700달러(약 249만 원)이며, 빠른 화면 리프레시를 위해 샤프의 IGZO 기술을 사용하는 28.5인치 모델이 2,400달러(약 352만 원)입니다.


우리 사무실 의자는 엉뜨가 된다

양쪽에서 모니터가 하나씩 나오는 노트북과 같은 매번 CES에서 흥미로운 프로토타입을 선보이는 게임용 노트북 및 게임 관련 제품 제조사 레이저가 CES에서 새로운 의자 프로토타입을 선보였습니다.

‘프로젝트 아리엘’은 의자 기둥 쪽에 내장된 팬을 통해 공기를 의자 프레임의 빈 공간을 통해 사용자 쪽으로 밀어냅니다. 여기에 자동차의 열선 시트와 비슷한 열선 시스템까지 내장돼 최고 30도가량의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필요에 따라 열선 시스템은 끌 수도 있어서 시원한 바람이 공급되는 통풍 기능도 내장된 셈이죠. 통풍 기능을 활용하면 체감 온도를 주변 온도 대비 최대 5도까지 낮출 수 있다고 레이저는 밝히고 있습니다. 이 모든 기능의 조작은 옆면에 달린 정전식 패널로 간단하게 할 수 있어요. 다만 의자 자체에 배터리가 내장되진 않아서 이러한 기능들을 사용하려면 전선을 상시 연결해야 합니다.

레이저는 프로젝트 아리엘의 양산 계획이 아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공기청정기이자 캣타워

LG 공기청정기 유니버스(?)의 확장이 계속됩니다. 이번 제품은 ‘에어로 캣타워’인데요. 이름에서 대충 예상하셨겠지만 공기청정기와 캣타워를 합쳤습니다. 공기청정기 위에 고양이가 누워있을 수 있는 공간과 함께 고양이가 캣타워로 도약하는 것을 도와주는 도움닫기 패널을 추가로 설치할 수도 있어요.

단순히 캣타워의 기능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고양이가 누워있을 공간에는 열선을 내장하였고, 이 안에는 체중계도 내장돼 고양이의 몸무게와 캣타워에서 얼마나 잤는지 또한 LG ThinQ 앱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이 체중 센서는 고양이가 올라탄 것 자체를 감지할 수도 있어서 고양이가 쉬는데 방해되지 않도록 공기청정기의 팬 속도를 일시적으로 낮추게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아직 에어로 캣타워의 출시 시기 및 가격은 미정입니다.


BMW의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자동차의 존재감이 커진 CES이니만큼 자동차 제조사들도 많이 참여하는 편인데, 올해 CES에서는 BMW가 꽤 큰 존재감을 보였습니다. BMW가 자사 차종에 사용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iDrive의 다음 버전인 iDrive X을 여기서 공개했기 때문이죠.

이번 iDrive X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바로 운전석과 조수석을 감싸는 디스플레이입니다. BMW에서는 파노라마 비전 디스플레이라고 부르는데요, 사실은 화면이 있는 디스플레이가 아닌 HUD와 비슷한 원리로 앞유리에 화상을 프로젝션으로 뿌리는 구조입니다. 이 디스플레이는 이미 대부분 LCD 화면으로 대체된 계기판을 대신하게 됩니다. 앞에는 3D로 정보를 투영하는 새로운 HUD도 탑재됐습니다.

중앙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18인치 크기이며, 운전자가 조작하기 용이하도록 인터페이스를 설계했다고 합니다. 2001년 iDrive의 첫 버전부터 있었던 센터 콘솔 컨트롤러가 삭제되고, 대신 터치와 더불어 스티어링 휠에 생긴 정전식 버튼으로 대부분의 조작을 하게 돼요. 자동차 업계가 전반적으로 터치로만 인터페이스로 구성한 것에 대해 반성을 하는 분위기 가운데 터치 인터페이스에 올인한 셈입니다. 다만 BMW는 실제 출시 차량에는 일부 필수적인 동작을 위한 물리 버튼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iDrive X는 올해 말에 출시될 신형 iX3부터 적용되며, 현재 판매하고 있는 전 차종에 점진적으로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포르쉐보다 비싼 소니 전기차

소니가 전기차를 만든다는 사실, 아셨나요? 사실 지난 5년간 CES에서 계속 차를 만들겠다면서 관련 기술을 공개하고, 시제품도 공개하곤 했는데요. 이 과정의 결실인 아필라(Afeela) 1의 출시 계획을 드디어 공개했습니다. 아필라 1은 소니가 혼다와 함께 협력하여 개발했으며, 40여 개의 센서로 레벨 2 이상의 반자율주행 기능을 지원하고, 대시보드 전체를 화면으로 채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채용했습니다. 완충 시 약 480km의 주행 거리를 확보했다고 하며, 미국에 판매되는 차량에는 테슬라 차량의 충전 포트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표준인 NACS 포트를 사용하여 충전합니다.

아필라 1은 크게 두 가지 모델로 나뉘는데요, 기본형인 오리진과 고급형인 시그니처입니다. 시그니처는 2026년에 인도되고, 오리진은 2027년에 인도됩니다. 가격은 오리진이 8만 9,900달러(약 1억 3천만 원), 시그니처가 10만 2,900달러(약 1억 5천만 원)부터입니다. 여기에는 반자율 주행 기능과 AI 기반의 개인 비서 기능이 포함되는 소프트웨어 구독의 3년 치 비용 지원이 포함돼요.

비록 최신 기술로 무장한 전기차이지만, 오리진의 8만 9,900달러라는 가격은 미국에서 BMW i5의 고성능 트림인 M60과 맞먹고, 시그니처의 가격은 기본형 포르쉐 타이칸보다도 비싼 가격이에요. 이런 상황에서 아필라 1의 가격 경쟁력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의견도 많은 상황에서, 소니는 과연 이를 정면돌파할 수 있을까요?


스마트폰 배터리 재장전

여러분을 스마트폰 충전이라는 굴레에서 구해줄 제품이 있다고 합니다. 이 토스터 같이 생긴 기기의 이름은 ‘스윕잇(Swippitt)’으로, 스마트폰의 배터리를 자동으로 탈착시켜주는 시스템입니다. 전체 시스템은 메인 허브와 각각의 스마트폰에 맞는 배터리 케이스인 링크로 구성되는데요. 링크 케이스가 장착된 스마트폰을 허브에 꽂으면 허브 안에서 대기하고 있는 배터리가 링크의 배터리를 전동으로 교체해주는 것이죠. 각각의 배터리는 3,500mAh 크기로, 최대 5개의 배터리가 허브 안에서 동시에 충전됩니다. 혹여나 집에 허브를 두고 여행이나 출장을 와도 링크 케이스에 있는 USB-C 포트로 스마트폰 본체 배터리와 링크 안에 있는 배터리 모두를 충전할 수도 있어요.

다만 이러한 시스템을 구성하려면 꽤나 비싸다는 게 흠이라면 흠입니다. 먼저, 5개의 배터리가 포함된 스윕잇 허브가 450달러(약 66만 원)부터이며, 각각의 링크 케이스가 120달러(약 18만 원)입니다. 만약에 2인 가구에서 이 시스템을 갖춘다고 하면 허브 하나에 케이스 두 개로 총 690달러인데, 100만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충전 스트레스에서는 벗어나니 그 부분은 확실히 편할 거 같기도…? 링크 케이스는 현재 아이폰 14 라인부터 16 라인까지만 지원하며, 갤럭시와 구글 픽셀 스마트폰은 올해 중에 지원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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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테크에 대한 기사만 10년 넘게 쓴 글쟁이. 사실 그 외에도 관심있는 게 너무 많아서 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