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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nA] 갤럭시 신제품 5종에 대한 솔직한 의견

살까 말까 정해드립니다
살까 말까 정해드립니다

2024. 07. 11

안녕하세요, 갤럭시 언팩 행사가 열린 파리에서 인사드리는 에디터B입니다. 이번 삼성 갤럭시 언팩에서 공개된 신제품 5종을 하나씩 감상하니 또 심장이 두근거렸습니다. 부정맥은 아닙니다. 오랜만에 두근거렸어요. 테크 덕후가 아니어도 관심 있어 할 만한 제품과 기능이 꽤 많았거든요. 몇 시간 전에 업로드된 에디터H의 핸즈온 영상에 달린 댓글을 읽어봤습니다. 제품을 직접 써본 사람으로서, 갤럭시 유저로서 몇 가지는 제가 답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갤럭시 링, 실물로 보니 어떤가요?

가장 기대한 게 갤럭시 링입니다. 그럴 만하잖아요. 정말 오랜만에 보는 NEW 스마트 디바이스니까요. 갤럭시 링의 존재는 올해 초 슬쩍 공개되었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갤럭시 언팩에서 티저가 공개되며 청중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고, 저도 그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몇 개월이 흘러 실물로 보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정말 솔직한 사람입니다) 디자인만 봤을 때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컬러는 블랙, 골드, 실버 세 가지 종류인데 골드는 유광, 나머지 두 컬러는 무광 마감입니다. 골드와 실버는 생각보다 패셔너블해보이지 않았습니다. 갤럭시 링은 결국 ‘링’이기 때문에 패션의 하나로 소구가 되어야 될 텐데, 골드와 실버는 어떻게 매치해야 할지 약간 막막해지는 느낌이랄까요. 컬러도 컬러지만 실제 금이 아니기 때문에 금의 고급스러운 느낌을 연출하기 어렵고, 실버 역시 진짜 은이 아니기 때문에 실물을 보면 ‘흠…잘 모르겠네…’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블랙 컬러였는데, 이것과 비슷한 느낌의 반지는 몇 번 봤기 때문에 이질감 없이 스마트 링이 아닌 척, 멋있게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께가 있다 보니 주먹을 쥐는 등의 액션을 취하면 약지와 새끼손가락 사이가 불편한 느낌은 있지만 일상생활에서는 큰 불편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Q. 갤럭시 링의 가격이 399달러던데, 구매할 만할까요?

모든 제품의 가격은 상대적입니다. 특히 그 제품이 생필품이 아니라 취향의 영역에 있는 아이템이라면 더 그렇습니다. 저는 50만 원짜리 가방에는 돈을 쓴 적이 없지만 20만 원짜리 기계식 키보드는 산 적 있고, 30만 원짜리 코스 요리에도 쓸 수 있는 사람이거든요. 그러니까 갤럭시 링도 기능과 쓸모를 봐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면 구매할 만하지 않을까요? 다만, 삼성전자에서 출시하는 첫 스마트 링이다보니 필연적으로 베타테스터가 될 겁니다. 399달러는 선뜻 구매하기에 쉽지 않은 가격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디바이스에 열광하거나 스마트워치는 원치 않지만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건강관리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매력적인 기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판매율도 중요하겠지만, 얼마나 팔렸는지를 떠나 출시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패스트 팔로워가 아니라 퍼스트 무버라면 이 정도의 실험 정신은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갤럭시 링이라는 제품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Q. Z폴드6 vs Z플립6?

혹시 저만 그런가요? 이제 폴더블 스마트폰이 아니면 못 쓰겠는 거. 저는 이제 플립 아니면 폴드만 쓰는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접히지 않는 폰은 구시대의 유물처럼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갤럭시의 새로운 폴더블 폰이 출시되면 ‘이번에는 플립을 쓸까, 폴드를 쓸까’ 이런 고민을 매번 하게 됩니다. Z폴드5를 쓰고 있는 저의 선택은 이번에도 폴드입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폴드가 전작에 비해 ‘아주 많이’ 예뻐졌습니다. 개인적으로 모서리가 각진 디자인을 좋아하는데, Z폴드6가 모서리의 각을 살리면서 확실히 고급스러워졌다는 인상을 줍니다. 무게도 239g으로 전작 대비 14g 줄였습니다. Z폴드도 매년 무게를 줄여가는데, 매년 살이 찌는 건 저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쥐었을 때 무겁다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을 정도입니다.

컬러도 아주 마음에 듭니다. 컬러는 총 3가지 컬러가 있는데, 애매한 컬러가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 센터감입니다. 과거의 리뷰에서 “Z폴드에도 제발 세련된 컬러를 써주세요.”라고 바람을 밝힌 적이 있는데, 드디어 실현된 것 같습니다. 네이비, 실버 쉐도우, 핑크 등 모두 컬러가 잘 나왔습니다(삼성닷컴 전용 컬러는 화이트, 크래프티드 블랙이 있습니다). 실물로 봤을 때는 핑크가 압도적으로 예뻤습니다. 쨍한 느낌 없이 은은하고 부드러운 파스텔톤인데 Z폴드의 도시적인 이미지와 의외로 잘 어울리는 느낌이라 무조건 추천하고 싶은 컬러입니다. 톤 다운된 분홍소시지 같은 느낌이랄까요.

커버 디스플레이의 사이즈는 가로 길이를 늘리고, 세로 길이는 줄여서 펼쳤을 때 조금 더 정사각형에 가까워졌습니다(물론 진짜 정사각형은 아닙니다). 펼친 상태에서 영화를 감상하면 여전히 낭비되는 공간이 많은 비율이긴 하지만 커버 디스플레이에서 전작 대비 낭비되는 공간이 없어졌습니다. 커버 디스플레이의 가로가 길어진 덕분에 오타도 덜 날 것 같고요.


Q. Z플립6는 추천 안 하나요?

Z플립6 좋죠. 저는 Z플립, Z플립3 이렇게 두 개의 플립을 썼는데 그때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유일하게 아쉬운 게 카메라였는데, 이번 Z플립6은 카메라 해상도가 1200만 화소에서 무려 5000만 화소로 업그레이드됐기 때문에 이번에는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거예요(망원 카메라가 여전히 없는 건 아쉽습니다). 이외에도 배터리 용량이 4000mAh로 늘어나서 절전모드의 노예가 될 일이 없습니다. 디자인적으로는 전작 대비 큰 차이는 없습니다. 완성형에 가까워졌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커버 디스플레이도 커질 만큼 커졌으니까요. 카메라 렌즈 주변에 컬러 깔맞춤으로 포인트가 들어간 게 차이라면 차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디자인이 더 마음에 드네요.


Q. 갤럭시 워치 울트라는 직접 보니 어땠나요?

실물로 보고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제품군이 하나는 Z폴드, 하나는 갤럭시워치 울트라입니다. 애플워치 울트라가 나왔을 때 혹자는 “그게 왜 필요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솔직히 저는 갖고 싶었거든요. 저는 다이버가 아니지만 다이버 워치가 두 개나 있고, 파일럿이 아니지만 파일럿 워치가 있습니다. 그러니 애플워치 울트라도 못 살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갤럭시 유저이다보니 애플워치 울트라를 쓸 명분도 없고 이유도 없었는데, 갤럭시 워치 울트라가 출시된 거죠. 솔직히 유출 사진만 봤을 땐 긴가민가했습니다. 드디어 스퀘어 형태로 나온 건 오케이, 근데 그 안에 워치 페이스는 또 라운드…? 하지만 실물로 보니 납득이 됐습니다. “아, 예쁘구나. 그럼 된 거지.” 가격은 89만 9,800원이며 컬러는 티타늄 그레이, 티타늄 화이트, 티타늄 실버 3종으로 저는 화이트가 제일 예뻤습니다. 47mm LTE 모델 1종으로 출시됩니다. 사이즈도 크고 투박해 보이지만 실착을 해보면 그런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남자 손목에 그렇습니다.


Q. 갤럭시 버즈 3 프로 실물은 어땠나요?

갤럭시 버즈 3 프로에 대해서는 크게 할 말이 없습니다. 실물을 보고 엄청 예쁘다는 생각을 안 했고, 그렇다고 별로인 점도 찾기가 힘들었거든요. 갤럭시 버즈 시리즈 중 처음으로 블레이드 디자인을 채택했는데(콩나물 디자인), 실버와 화이트 2종으로 출시되었고, 실버 모델의 경우 각진 디자인과 컬러 때문인지 미래적인 느낌이 풍기는 디자인입니다. 블레이드에는 LED가 탑재되어서 특정 기능을 실행할 때 반짝거리는데, 이 방식이 약간 애매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이어폰을 착용하고 있을 때 작동을 하는 거면, 결국 남에게 보여주는 LED인데 이게 과연 좋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과거의 맥북에 사과 로고가 들어오는 게 멋이었던 걸 생각하면 내가 못보는 LED도 상관없을려나 싶긴 합니다. 어쨌든 이건 취향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노이즈 캔슬링은 정말 강했습니다.


Q. 갤럭시 언팩에서 느낀 점이 있다면?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AI를 강조하는 행사였습니다. 갤럭시의 미래는 AI에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꽤 좋은 전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수학 문제 풀기를 도와준다거나 통번역을 해주는 등의 AI를 활용한 기능은 확실히 실생활에 용이하거든요. UI나 하드웨어 디자인을 바꿔주는 것보다 새로운 AI 기능을 쓸 수 있게 해주는 게, 정말 효용감이 큰 업그레이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삼성은 이번에도 그랬고, 지난 번 언팩에서도 AI를 강조하고 있는 거겠죠. 그리고 혹시 아직도 폴더블폰은 무용하거나 시기상조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이번에는 갈아타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는 확실히 베타테스터가 아닙니다. 아, 갤럭시 링은 베타 테스터일 겁니다.

About Author
김석준

에디터B. 기계식 키보드와 전통주를 사랑하며, 쓸데없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