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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이슨 청소기를 좋아하는 이유

지난 5월 25일, 다이슨의 신제품 공개 행사가 있었다. 때마침 사무실에서 5분 거리가 아닌가. 궁금한 마음에 신나게 구경을 나섰다. 내가 행사장에...
지난 5월 25일, 다이슨의 신제품 공개 행사가 있었다. 때마침 사무실에서 5분 거리가…

2021. 06. 18

지난 5월 25일, 다이슨의 신제품 공개 행사가 있었다. 때마침 사무실에서 5분 거리가 아닌가. 궁금한 마음에 신나게 구경을 나섰다. 내가 행사장에 들어서기 전에 알고 있는 정보는 딱 하나였다. 오늘 공개할 제품이 ‘청소기’라는 것. 그런데 말이지… 다이슨 청소기가 특별히 더 좋아질 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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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둑한 행사장에 들어서니 영화관처럼 상영이 시작됐다. 창업자인 ‘제임스 다이슨’이 등장해 제조 라인 곳곳을 둘러보며, 신제품에 어떤 기술이 들어갔는지를 하나하나 설명하기 시작했다. 나는 어린아이처럼 입을 떡 벌리고, 청소기 헤드에서 초록빛 레이저가 발사되는 모습을 지켜봤다. 바닥에 있는 먼지 입자들이 별안간 환히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손가락 한 마디만 한 피조 센서에서 초 단위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설명을 들었다. 믿기 힘들 정도였다. “미래에서 온 청소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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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에서 한바탕 청소기를 붙잡고 체험을 해본 뒤, 사무실에 돌아왔다. 청소기 행사에 다녀왔다는 내 말에 직원들이 심드렁하게 반응했다. 내가 오늘 느낀 놀라움을 설명하고 싶어서 한 명 한 명 붙잡고 얼마나 호들갑을 떨었는지 모른다. “아니 이게, 그냥 청소기가 아니라니까? 진짜 장난 아니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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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도 내 말을 믿지 못할 까봐 신제품인 다이슨 V15 디텍트™의 2주 사용기를 준비했다.


#소파 밑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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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원래도 다이슨 V11 청소기를 써왔다. 흡입력이나 배터리 모두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었다. 주로 사용하는 환경은 사무실 스튜디오. 18평쯤 되는 공간이라 꽤 넓은데, 요즘은 너무 바빠서 자주 청소를 하진 못한다. 아무래도 업무 공간이다보니 집처럼 깨끗하게 유지하기는 쉽지 않고 말이다. 그래도 눈에 보이는 먼지가 있으면 그때그때 부지런히 빨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왜 이렇게 구구절절 설명을 늘어놓냐면, 그동안 우리는 사무실 바닥이 아주 깨끗하진 않아도, 나쁘지 않은 청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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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사용하기 시작한 다이슨 V15 디텍트™의 레이저 기능으로 바닥을 비춰보았다. “이게 뭐야?”하는 소리가 비명처럼 절로 나왔다. 먼지가 잔뜩 있었다. 특히 어둑한 소파 밑에 청소기 헤드를 밀어넣고 레이저를 쏘니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은 먼지가 굴러다니고 있더라. 결국 청소라는 게 사람이 하는 일이고, 눈에 보이는 것들만 청소하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던 미세한 입자의 먼지들은 충분히 청소가 됐는지 확인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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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이슨은 이번 신제품의 레이저 슬림 플러피™클리너 헤드에 레이저 디텍트 기술을 적용했다. 미세한 먼지 입자까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더 꼼꼼한 청소가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이슨 엔지니어가 집 안에 있을 때 공기 중의 먼지 입자가 햇볕에 반짝이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냈다고 하더라.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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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게 말처럼 쉬운 기술은 아니었다고 한다. 사실 바닥 청소를 했는데도 손이나 발에 닿는 느낌이 여전히 ‘서걱서걱’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큰 먼지만 빨아들이고, 작은 먼지들은 꼼꼼하게 청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작은 입자들은 LED 손전등 같은 걸 비쳐봐도 잘 보이지 않는다. 빛을 비출 때 그 조명이 먼지 입자만 비추는 게 아니라 바닥 표면을 포함해서 모든 부분에 빛을 비추기 때문에 먼지와 바닥이 정확히 구분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이슨은 최상의 대비 효과를 줄 수 있는 녹색 레이저를 지면에서 7.3mm 떨어진 1.5도 각도로 정확하게 설치했다. 아마 이 각도를 찾기 위해 어마어마한 테스트를 반복했을 것이다. 힘들게 찾아낸 거리와 각도는 정말 효과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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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가 시작되고 녹색 레이저가 바닥을 비추면, 신기하게도 보이지 않던 먼지가 스스로 빛을 발하는 것처럼 바닥과 분리되어 선명하게 빛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소파나 테이블 밑처럼 어둑해서 제대로 청소하지 못했던 곳까지 제대로 청소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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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도 한 번만 사용해보면 그동안 얼마나 청소를 대충 해왔는지 진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사실 나는 레이저 기술 자체도 신기하지만, 이 발상의 전환이 흥미로웠다. 더 강한 흡입력으로 청소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디에 어떤 먼지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게 아닌가. 정말 다이슨 엔지니어들은 청소에 진심이구나.


#우리집에 어떤 먼지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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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디텍트 기술이 ‘얼마나 많은 먼지가 있나’에 집중했다면, 그다음으로 몰두한 건 ‘어떤 먼지가 있나’라는 것이다. 신제품에는 ‘피조 센서’라는 게 들어갔는데 아주 흥미롭다. 청소기가 먼지를 빨아들이는 동안 이 피조 센서는 1초에 최대 15,000번에 걸쳐 먼지 입자를 측정한다. 그냥 단순하게 얼마나 많은 먼지가 들어오는지를 측정하는 게 아니라 먼지 입자 크기에 따른 음향 진동을 파악하는 원리. 그러니까 각각의 입자가 내는 고유의 ‘소리’를 파악한 뒤에 그걸 전기 신호로 변환해서 데이터화하는 과정이 1초에 15,000번 이루어진다고 이해하면 된다. 청소기에 이 정도 처리 속도를 감당할 수 있는 프로세서를 탑재한 것도 신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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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이 놀라운 청소기는 먼지가 들어올 때마다 피조 센서를 통해 “어, 이 소리면 크기가 대략 집먼지 진드기 정도겠는데? 꽃가루 크기 정도 되겠는데?”하고 분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정보는 실시간으로 청소기에 달린 LCD  화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제 다이슨의 신제품으로 청소하는 사람은 우리집에 어떤 먼지가 많은지, 지금 효과적으로 청소가 되고 있는지를 눈으로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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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생활 시간이 길어지며 위생과 청결에 대한 관심이 이례적으로 높아진 현재, 사용자가 청소기라는 익숙한 제품에 기대하는 건 이런 기능이 아닐까.


#아, 여기는 지금 카펫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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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피조 센서를 통해 단순히 먼지 입자의 정보만 파악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먼지양이 많은 곳을 청소할 때는 자동으로 흡입력을 조절해주는 기능까지 갖췄다. 바닥 유형이나 먼지양을 실시간으로 파악해서 흡입력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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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먼지가 많은 카펫 위를 청소하다 보면 순간적으로 청소기에서 나는 소리가 훨씬 커지는 걸 바로 느낄 수 있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카펫의 섬유 사이사이에 얼마나 많은 먼지가 숨어 있는지 알 수 있는 순간이다. 그러다 먼지가 적은 마룻바닥으로 이동하면 다시 모터 소리가 잦아든다. 마루바닥과 카펫 양쪽에서 사용이 가능한 하이 토크 클리너 헤드를 장착하면 바닥 종류에 따라 카펫에서 흡입력이 더 강해지며, 같은 유형의 바닥에서도 먼지가 많은 곳에서는 자동으로 흡입력이 올라간다. 이 기능은 자동모드로 청소하면 사용 가능하다. 물론 레이저 슬림 플러피™ 클리너 헤드를 장착해 마루바닥을 청소할 때도 먼지량에 따라 흡입력이 자동 조절된다.


#머리카락이 왜 엉키죠?

집에 반려 동물이 있거나 머리카락이 긴 분들은 공감할 거다. 청소기를 쓸 때 문제가 되는 건 흡입력이나 배터리 때문이 아니라, 헤드의 흡입구에 먼지와 머리카락이 뒤엉켜서 발생한다는 것을. 이렇게 흡입구가 막히면 청소기의 흡입력이 저하될 수 있고, 청소기 관리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다이슨이 이번에는 어떻게 하면 털이 엉키지 않을까, 하는 문제만 집요하게 탐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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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는 이 헤어 스크류 툴이다. 보시면 알겠지만 독특한 모양새다. 한쪽이 두껍고 다른 한쪽으로 갈수록 점점 얇아지는 원뿔형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여러 형태로 테스트해본 결과 이렇게 원뿔형 브러쉬에 머리카락이 감기면 점점 폭이 좁은 곳으로 돌돌 감겨 한 쪽에 머리카락이 모인다는 걸 발견했다고. 헤어 스크류 툴의 오른쪽에는 살짝 비어있는 공간이 있다. 이 부분이 흡입구와 연결되어 한쪽으로 돌돌 말려 모인 머리카락이 바로 먼지통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한 번에 빨아들이는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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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하면 복잡한 것 같지만 실제로 작동해보면 아주 단순하다. 긴 머리카락 여러 가닥을 빨아들이면 단숨에 폭이 좁은 오른쪽으로 감겨서, 슉하고 먼지통에 모이게 된다. 여러 번 테스트해보았는데 헤어 스크류 툴에 머리카락이 엉키는 일은 전혀 없었다. 정말 신기하다. 그만큼 스트레스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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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머리를 감고 말린 뒤에 주변을 청소할 때 쓰면 딱이겠다. 자고 일어나서 침구에 엉켜있는 머리카락을 정리하는 용도로도 딱이고 말이다. 아마 반려동물이 털갈이를 할 때마다 청소기 흡입구에 엉킨 털을 청소해본 사람이라면, 이 헤어 스크류 툴을 사랑하게 될 게 분명하다.


#골라 쓰는 툴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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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 V15 디텍트™의 또 다른 매력은 사양에 따라 다양하게 바꿔 사용할 수 있는 툴. 무려 7가지 툴이 들어있는데, 모든 툴을 매일 사용하는 건 아니지만 각각 상황에 맞게 사용하면 청소 과정이 훨씬 편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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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가장 기본 헤드인 레이저 슬림 플러피™ 클리너 헤드는  주로 마룻바닥이나 일반적인 딱딱한 바닥을 청소할 , 사용하면 된다. 브러쉬를 분리해 따로 세척할 수 있다는 것도 굉장히 마음에 드는 부분. 제일 먼저 설명했던 레이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툴이기도 한데, 버튼 식으로 ON/OFF 할 수 있어 직관적이다. 참고로 이 레이저 불빛은 사람에게나 동물에게나 안전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사용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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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토크 클리너 헤드는 마룻바닥이나 카펫 모두 효과적이다. 카펫에 깊숙이 침투해 이물질을 제거하는 부드러운 나일론 브러쉬와 마룻바닥에서 먼지를 제거하는 정전기 방지 카폰 파이버 필라멘트로 만들어져 있는데, 바닥 유형에 관계 없이 먼지를 효과적으로 청소할 수 있다. 재밌는 포인트 하나는 헤드 안쪽에 엉킴을 풀어주는 빗이 장착되어 있어, 머리카락 엉킴을 방지해 준다. 빗이란 원래 머리를 빗기 위해 쓰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청소기 흡입구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머리카락이 엉키지 않도록 빗어준다니 기발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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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비스 툴은 입구가 좁아 가구 틈이나, 책장의 책 위에 쌓인 먼지를 빨아들일 때 용이하다. 내 방은 물건이 많아 구석구석 청소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툴을 자주 사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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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사이사이의 먼지를 제거할 때는 미니 소프트 더스팅 브러쉬를 사용하면 블라인드를 망가트리지 않고 부드럽게 청소할 수 있다.


#청소가 즐거워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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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도구의 장점은 하기 싫은 일을 더 빠르고 쉽게 끝낼 수 있게 해준다는 것. 다이슨의 청소기가 그렇다.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모르지만 나는 청소를 즐기는 사람은 아니다. 되도록 빠르게 효과적으로 끝낼 수 있다면 기꺼이 값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다이슨 청소기의 무선 경험이 주는 깔끔함과 최대 240AW의 흡입력, 머리카락이 많은 실내에서도 엉킴 없이 쓸 수 있는 편리함이 참으로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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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신제품의 레이저 디텍트 기술로 안 보이던 먼지를 발견한 뒤에 신나게 빨아들이고, 다시 후진하면, 레이저 불빛 사이로 내가 청소한 길만 깨끗해진 게 보인다. 그 쾌감이란. 싫어하던 청소를 게임처럼 즐겁게 만들어주는걸. 마치 미래에서 온 물건 같았던 다이슨 V15 디텍트™ 사용기는 여기까지. 여러분도 꼭 경험해보셨으면.

*이 글에는 다이슨의 유료 광고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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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