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난 디에디트의 신제품 코너 소개를 맡고 있는 객원 필자, 올드리뷰어 기즈모다.
지난 번 디에디트 3주년 파티에 참석했다가 깜짝 놀랐다. 거의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 분위기와 비슷했다(궁금하면 여기를 클릭). 젊고 힙하고 뜨거우며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기즈모를 알아보고 수줍게 말을 거는 분도 있었다. “기즈모님 맞으시죠? 그 글 보고 제품 괜히 샀다가…” 어쨌든 다음 디에디트 파티는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나 애플파크 <스티브잡스 시어터>에서 열리길 기원해 보며 뜨거운 8월의 태양처럼 뜨거운 신제품들을 소개한다.
빈둥거려도 어쨌든 라이카,
라이카 M-E
어느 날 눈을 떠보니 디카 브랜드를 언급하는 것이 금기가 된 세상이 왔다. 다른 카테고리 제품과는 달리 디카는 정말 일본 브랜드가 독점하다시피 했다. 일본이 특히 카메라에 강한 이유는 있다. 2차 세계 대전 덕분이다. 미사일, 총, 전차, 전투기 등에는 광학 기술이 중요하고 2차 세계 대전을 통해 일본은 광학 기술을 발전시켰다. 일본 이전에는 독일 역시 광학기술이 강했고 이들 역시 2차 대전의 주범이기도 하다. 사람을 공격하는 기술이 인간의 추억을 기록하는 기술의 시금석이 됐으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어쨌든 지금 시점에도 죄책감 없이 브랜드 언급이 가능한 ‘라이카’가 7월 25일 신제품을 출시했다. 신형 라이카 M-E(Typ 240)이라는 제품인데 2012년 출시했던 제품을 조금 개선해서 다시 내놓았다. 2400만 화소 풀프레임 센서에 풀 HD동영상 촬영을 제공하지만 다른 부분은 크게 발전하지 않았다. 그래도 장점은 있다. 680g의 비교적 가벼운 무게에 560만원의 가격도 라이카 치고는 착한 편이다. 다만 렌즈 가격이 엄청나니 대충 구색을 갖추려면 1,0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그래도 라이카로 바로 가면 더 이상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지 않아 오히려 경제적이라는 이론도 있다. 물론 라이카 유저들의 주장이다.
라이카보다 한 술 더 뜨는 브랜드,
핫셀블라드 907X 스페셜 에디션
라이카 외에도 죄책감 없이 언급할 수 있는 카메라 브랜드가 하나 더 있다. 핫셀블라드다. 핫셀블라드는 스웨덴에서 탄생한 브랜드다. 스웨덴 역시 2차 세계 대전때 전투기를 만들며 광학기술을 발달시켰다. 과거 유럽에서 가장 정밀한 전투기를 만들던 나라가 스웨덴이다. 스웨덴 전투기의 광학기술을 담당했던 ‘핫셀블라드’는 세계대전 이후에 ‘중형카메라’ 시장에서 큰 발자취를 남겼다. 특히 미국의 달착륙선 프로젝트인 ‘아폴로 11호’에 탑재되어 인류 최초의 달 착륙 사진을 기록한 카메라가 핫셀블라드다.
올해는 아폴로 11호의 달착륙 50주년이다. 핫셀블라드가 이를 기념해 50주년 기념작인 ‘907X 스페셀 에디션을 출시했다. 이 카메라는 일반 DSLR보다 센서 사이즈가 큰 중형센서가 탑재되며 화소수도 5천만 화소에 이른다. 달착륙 촬영을 담당했던 제품과 비슷한 디자인으로 중형카메라치고는 비교적 콤팩트한 크기가 특징이다.
또한 옆면에는 달착륙을 기념하여 ‘ON THE MOON SINCE -1969-‘라고 새겨져 있다. 가격은 $7,500지만 여기에 렌즈는 포함되지 않았으므로 렌즈까지 구색을 갖추려면 라이카보다 돈이 더 필요하다. 대안을 찾기란 참 힘든 길이다.
환경을 지키는 획기적인 아이디어
손니 휴대용 비데
나는 크라우드 펀딩 제품을 잘 소개하지 않는 편이다. 대부분의 크라우드 펀딩 제품은 프로필 사진 같기 때문이다. 터무니없이 과장돼 있고 실물과 차이가 크며 실물을 보면 실망한다. 그런데 이 제품은 친환경적이고 흥미로워서 특별히 소개해 볼까 한다. 우선 이름이 특이하다. 손니(Sonny)다. 요즘 한국에서 언급이 금기시된 브랜드와 비슷한 이름이다. ‘n’이 하나 더 있는 점이 다르다. 상표권 분쟁이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제품 콘셉트도 아주 재미있다. 휴대용 비데다.
일반 비데는 장단점이 있다. 용변후에 깨끗하게 처리를 할 수 있어 위생적으로 좋고 휴지를 아낄수 있어 환경에 도움이 된다. 반면 청소가 힘들어 위생적이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비데를 꺼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위생적인 부분을 지적한다. 공공장소에 설치된 비데가 제대로 관리됐을 가능성이 없다는 거다. 그런데 이 제품은 휴대용이라서 세척이 간편하고 노즐헤드를 교체할 수 있어 위생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손니 측에서는 1회 충전으로 약 3주간 사용이 가능하고 집은 물론 외부에서도 간편하게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데가 없는 곳을 방문하거나 여행하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한다. 제품 내부에는 100ml의 물통이 내장되어 약 40초간 물을 뿌려줄 수 있다고 한다. 물살이 얼마나 세고 효과적인지는 미지수다.
평소에 가방에 넣고 다닐 수 있기 때문에 비데 후에 남은 물은 가지고 다니다가 목이 마를 때 마신다면 환경을 두 배로 아낄 수 있을 것 같다. 기분은 좀 찝찝하겠지만 환경을 생각하자. 현재 인디고고를 통해 펀딩 중이고 12월 중에 배송된다고 한다.
우리가 사기 힘든 시계
로저드뷔 ‘원탁의 기사’ 에디션
오늘도 여러분들이 구입할 가능성은 없지만 멋진 제품을 하나 소개할까 한다. 구입하기 힘들 정도로 비싼 제품을 왜 소개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겠지만 구입할 수 없는 제품을 소개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우리가 우연히 돈벼락을 맞았을 경우에 돈을 쓸 방법이 도저히 생각나지 않을 때 여러분에게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또 하나는 인류가 효율과 비용을 생각하지 않고 탐미와 예술성에 올인했을 때 어떤 결과물이 나오는지를 알아보는 취지다. 다빈치의 ‘모나리자’나 ‘최후의 만찬’도 우리가 구입할 수 있어 배우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스위스의 시계 브랜드 ‘로저드뷔’는 영국의 아더왕 전설을 테마로 한 ‘엑스칼리버 원탁의 기사’에꽂힌 브랜드다. 이 테마를 주제로 벌써 네 번째 시계를 내놓았다. 원탁의 기사에 12명의 기사단이 앉아 있는 것에 착안하여 시간 표시 마커 자리에 원탁의 기사 12명을 정밀 조각해서 새겨 넣은 특징이 있다.
이번에 출시하는 모델은 45mm의 작은 다이얼 안에 18K 골드 블록으로 6.5mm 크기의 12명의 기사를 조각해 넣었다. 모든 조각과 조립, 에나멜 마무리가 스위스의 게으르고 몸값 비싼 장인들이 느릿느릿 수작업으로 조립한다. 로저드뷔 코리아를 통해 국내에서 정식으로 구매가 가능하며 28개 한정판으로 한국 판매가는 3억 3천만원이다.
시계에 새겨진 예술
스와치 L.E.P.
이번에는 여러분도 구입할 만한 가격대의 시계를 하나 소개할까 한다. 스와치가 프랑스 대혁명 230주년을 맞아 루브르 박물관과 함께 콜라보 에디션을 내놨다. 유명한 명화인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을 그대로 시계의 다이얼과 스트랩에 새겼다. 사실 이 그림은 가슴이 노출되어 있어 사람에 따라서는 부끄럽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케이스가 그림의 일부를 절묘하게 가로막아 자체 검열을 한 도덕적인 시계다.
모델명은 L.E.P.인데 프랑스 대혁명의 3대 정신인 자유(Liberty), 평등(Equality), 박애(Fraternity)에서 따왔다고 한다. 마지막 이니셜은 F인데 왜 P인지는 모르겠다. (편집자주: 마지막P는 Ponctualite, 시간엄수라는 뜻이다.)
스와치답게 저렴한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었고 스트랩은 실리콘 소재다. 스트랩의 윗 부분은 파란색, 케이스는 하얀색, 아래 스트랩은 붉은색으로 시계 전체가 프랑스 국기를 상징하기도 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명화 컬렉션이 나올 예정이다. 국내 출시가는 약 11만원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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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즈모
유튜브 '기즈모' 운영자. 오디오 애호가이자 테크 리뷰어. 15년간 리뷰를 하다보니 리뷰를 싫어하는 성격이 됐다. 빛, 물을 싫어하고 12시 이후에 음식을 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