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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해지니 좋니

벌써 10월. 이제 2017년도 딱 두 달이 남았다. 몸도 마음도 버석거리는 때다. 이맘때가 되면, 거칠고 메마른 피부를 촉촉하게 만들어줄 새로운...
벌써 10월. 이제 2017년도 딱 두 달이 남았다. 몸도 마음도 버석거리는 때다.…

2017. 10. 13

벌써 10월. 이제 2017년도 딱 두 달이 남았다. 몸도 마음도 버석거리는 때다.

이맘때가 되면, 거칠고 메마른 피부를 촉촉하게 만들어줄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 떠난다. 참고로 난 찾은 것 같다. 힌트를 드리자면, 지금 사진에 보이는 이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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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디터M)은 비합리적이고 충동적인 소비 지향적인 사람이다. 문득 나의 인생이 무미건조하다고 느끼면 작고 쓸데없는 무언가를 산다. 사는 재미가 없을 땐 사는 재미를 찾는 게 최고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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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이지. 나의 방탕한 소비습관이 적용되지 않는 카테고리가 있다. 내가 유일하게 정색하고 사는 분야가 바로 얼굴에 바르는 스킨케어 쪽이다. 일단 ‘좋은 게 좋은 거. 많으면 많을수록 땡큐’를 추구하는 내 평소 소비패턴과 달리 내 화장대는 미니멀리즘 그 자체다. 몇 년 간 패션지에 몸담으면서 좋다는 화장품을 수없이 써본 나의 경험은 오히려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에 대해 차가운 태도를 견지하게 만들었다.

“잠깐만요. 이게 정말 합당한 가격인가요?
아무래도 너무 비싼 거 같은데. 잠깐 성분 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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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비싼 화장품이 곧 좋은 화장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 화장대는 의외로 소박하다. 스킨, 로션 그리고 건조한 계절에 바르는 크림 정도가 전부. 꼭 필요한 것만 과하지 않게 산다.

최근 내 화장대에 식구가 늘었다. 프리메라 알파인 베리 워터리 크림 대용량 리미티드 에디션. 이름 한 번 길다. 요즘 처럼 버석거리는 계절 넉넉한 용량으로 편하게 바르기 좋은 짐승용량의 착한 수분 크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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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별생각 없었다. 조금 심심해 보이는 디자인, 깜짝 놀랄 정도로 비싼 것도 그렇다고 로드숍 처럼 저렴한 것도 아닌 애매한 가격. 딱히 눈길을 잡아 끌만한 포인트가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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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점이 있다면 기존의 50ml 용량을 100ml로 늘렸다는 것 정도? 가격은 5만 7,000원. 확실히 넉넉한 양은 큰 장점이긴 하다. 불길한 건조함이 피부를 타고 올라올 때마다 푹푹 떠서 마음이 촉촉해질 때까지 바를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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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뭐가 그렇게 달라서 검소한 내 화장대에 자리를 잡았냐고? 지금부터 ‘착한 수분 크림’이란 별명을 가진 이 제품의 리뷰를 시작해보자. 프리메라 알파인 베리 워터리 크림 대용량 리미티드 에디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생태습지를 살리기 위한 캠페인 때문이다. 아니, 화장품 브랜드가 대체 습지랑 무슨 상관인 거지? 일단 시작은 삐딱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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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에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수많은 성분들이 들어간다. 프리메라는 식물의 이제 곧 싹을 틔우기 직전의 발아 에너지에 집중했다. 껍질을 뚫고 처음 세상에 얼굴을 내미는 순간. 생명의 에너지가 응축된 그때의 ‘폭발적인 힘’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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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생명이 시작되는 순간이 발아라면, 지구의 생명이 시작되는 건 생태습지다. 지구 위에 사는 모든 생물의 축소판.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미지의 공간. 매년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습지를 위해 프리메라는 알파인 베리 워터리 크림 대용량 에디션의 판매 수익금 일부를 습지보호 활동에 기부하기로 했다. 무려 6년 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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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이 살고 있는 내가 물건을 사면서 동시에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나처럼 게으른 사람이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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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프리메라는 생태습지 보호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을 일깨우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3년전부터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해 아트 프로젝트를 해오고 있다. 단순히 ‘습지를 보호해 주세요’ 라고 착하게 외치기 보다는 여기 이곳이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라고, 이정도면 사랑받을만 하지 않냐고 상냥하게 말을 거는 그런 전시. 꽤 세련된 방법 아닌가. 그리고 올해, 강남의 한 카페를 빌려 재미있는 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서울에서 가장 습지와 거리가 먼 공간을 고르다니 재미있는 포인트다. 이 전시는 10월 23일부터 11월 5일까지 강남의 카페 알베르에서 이루어진다. 단순히 보는 전시가 아니라, 다양한 습지를 체험하면서 다양한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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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리미티드 에디션은 이 캠페인의 중심이다. 제품의 뚜껑에는 이번 캠페인의 슬로건이 ‘Love the Earth’ 문구와 함께 습지에서 공존하고 있는 새와 물고기 그리고 초록색 식물들이 그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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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젤 타입이 아니라 생크림처럼 부드러운 제형이다. 피부 위에서 폭신거리며 스며든다. 순하고 촉촉하다. 슥슥 손가락만 몇 번 왔다 갔다 하면 쫀쫀하게 흡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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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번 덧발라도 밀리지 않고 촉촉하면서도 산뜻하다. 바르면 보들보들하고 촉촉하게 차오르는 피부를 확인할 수 있는데 그상태로 바로 메이크업을 해도 들뜨거나 밀리는 일이 없더라. 아침에도 저녁에도 큰 무리 없이 바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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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촉촉함을 어떻게 여러분께 전달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디에디트 책상에 굴러다니는(?) 수분측정기를 이용하기로 해봤다. 일단,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손등의 수분지수를 측정해보자. 14.3%. 이 정도면 거의 사막 수준이다. 버석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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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 크림을 한움쿰 떠서 손등에 바른후, 피부에 스며들 약간의 시간을 줬다. 빠르게 흡수되는 편이라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한 건 아니더라. 41.4%. 즉각적으로 수분도가 30%정도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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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설명에 따르면 24시간 정도 촉촉함을 유지한다 하더라. 발라보니 꽤 오랜 시간 촉촉함이 부담스럽지 않은 촉촉함이 유지된다. 지나치게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아 데일리 크림으로 딱이다. 기부도 하고 매일매일 좀 더 촉촉해 질 수 있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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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중에 가장 평화로운 순간은 샤워를 마치고 은은한 스탠드 불빛 아래서 피부에 촉촉한 수분을 끼얹는 일이다. 고된 어느 하루, 이 착한 수분 크림처럼 촉촉하고 생기있게 마무리 되길. 여러분 모두 촉촉한 계절 보내시길 빈다. 찹찹.

About Author
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