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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유니클로 캐시미어 니트

내가 가을을 기다렸던 이유
내가 가을을 기다렸던 이유

2025. 10. 23

*이 글에는 유니클로의 유료 광고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녕, 성격도 예민하고 피부도 예민한 에디터 수은이다. 지독히도 길었던 여름이 지나갔다. 하루아침에 찬바람 쌩쌩 부는 날씨가 되다니, 빨리 여름이 끝나기를 바란 건 맞지만 이건 왠지 뒤통수 맞은 기분이다. 나 아직 가을옷 안 샀다고… 어릴 때부터 피부가 예민했던 나는 여름옷보다 가을, 겨울옷을 살 때 유독 까탈스러워진다. 팔을 감싸고 손등까지 내려오는 긴 소매가 땀으로 끈적한 여름을 보내면서 민감해진 피부를 건드리기 때문이다. 자칫 옷을 잘못 입었다간 종일 간지러움과 따가움에 몸만 벅벅 긁다 하루가 끝난다. 특히 니트는 나 같은 개복치 피부를 가진 사람은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소재이다. 하지만 내 추구미는 핏 좋은 니트 한 장 걸치고 한 손에 따뜻한 라떼를 든 핀터레스트st 멋쟁이 언니. 그 말인즉슨, 나는 절대 니트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예민한 피부에도 자극 없는 좋은 소재의 니트를 찾다가 유니클로 캐시미어 니트가 떠올랐다. 니트를 많이 안 입어 본 나도 캐시미어가 부드럽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고, 그중 유니클로 캐시미어 니트는 기본 중 기본으로 항상 거론되는 아이템이니까.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이 입 모아 말한다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직접 입어본 결과, 역시나 유니클로는 나를 실망하게 하지 않았다.

캐시미어는 여름과 겨울의 온도 차이가 극심한 환경에서 자라는 캐시미어 염소의 털로 만들어진다. 가을이 되어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체온 유지를 위해 캐시미어 염소의 거친 털 사이로 얇고 부드러운 솜털이 자라난다. 솜털은 겨울이 지나 봄이 되면 자연적으로 빠지는데, 이 솜털을 모아서 만든 섬유가 바로 캐시미어다. 털을 깎아서 만드는 양모와 달리 털갈이하는 짧은 시기에만 채취할 수 있고, 한 마리당 털의 양도 많지 않다. 1년 동안 염소 한 마리에게서 얻을 수 있는 캐시미어는 약 100g~150g. 캐시미어 니트 한 벌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 네 마리 이상의 염소 털이 필요하다.

그렇게 만들어진 캐시미어의 특징은 가벼움과 부드러움, 그리고 보온성이다. 주로 고급 코트나 니트 소재로 사용되는데, 옷감에 캐시미어가 많이 함유될수록 옷은 가볍고, 부드럽고, 따뜻해진다. 당연히 가격도 그와 비례한다.

유니클로 캐시미어 니트가 많은 사람의 옷장 한편을 차지하고 있을 만큼 대중화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합리적인 가격 덕택일 것이다. 유니클로는 천연 소재인 캐시미어 100% 니트를 누구나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도록 불필요한 모든 공정을 간소화했다. 그럼 그만큼 질이 낮아지는 것이 아니냐고? 그럴 리가. 소재와 제조 방식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엄격한 기준에 따라 세부 과정을 거친다. 최고 품질의 캐시미어를 생산하는 지역에서 현지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원자재를 수급하고, 직접 사람의 손과 눈을 거쳐 원모의 품질을 검사한다. 기준에 부합하는 원모만을 이용해 제조 후, 숙련된 장인이 제품을 하나하나 확인하는 마지막 단계까지 이 모든 과정을 통과한 제품만이 소비자와 만날 기회를 얻는다.

유니클로 캐시미어 니트는 여성은 크루넥과 터틀넥, V넥, 릴렉스V넥, 크루넥 쇼트 가디건, 크루넥 쇼트 베스트 총 6가지, 남성은 크루넥과 터틀넥 총 2가지 종류로 구성되어 있다. 기본적인 둥근 넥라인의 크루넥부터, 목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터틀넥, 입고 벗기 쉬운 가디건까지. 누가 그랬다. 하의는 몰라도 상의는 다다익선이라고. 종류별로 쟁여두고 상황에 따라 골라 입으면 옷장 앞에서 무슨 옷을 입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아낄 수 있을 것이다.

그중 가장 손이 많이 가는 건 단연 크루넥이다. “그냥 흔한 기본 디자인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무엇이든 기본이 가장 어려운 법이다. 넥라인의 깊이는 적당한지, 마감 처리는 깔끔한지, 소매 기장은 짧지 않은지 등 한 끗 차이로 옷의 완성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나는 넥라인의 둥근 정도까지 따져본다.

목을 조이지 않으면서도 너무 깊게 파이지 않은 적당한 넥라인, 늘어날 걱정 없는 짱짱한 마감 처리, 손등을 살짝 덮는 낙낙한 소매 기장, 자연스럽게 목둘레를 감싸는 곡선까지. 군더더기 없이 오직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이다. 얇고 가벼워서 가을에는 단독으로, 겨울에는 두꺼운 외투 안에 껴입기에도 좋다. 몸에 착 감기는 부드러움, 촤르르 흐르는 광택. 이게 바로 캐시미어 니트의 매력이지.

컬러는 무려 30가지가 넘는다. 화이트와 블랙, 그레이 등 기본 컬러와 레드, 오렌지, 블루 등 얼굴에 형광등을 켜 줄 선명한 컬러, 그리고 베이지와 올리브, 다크 브라운 등 피부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부드러운 컬러까지. 한 가지 컬러 안에서도 미묘한 톤 차이에 따라 여러 호수로 나누어질 정도니 이 중에 나에게 착붙인 컬러 한두 개쯤 없으려야 없을 수가 없다.

유니클로 캐시미어 니트

나의 원픽 컬러는 레드다. 평소에 화이트, 블랙만 질리도록 입는 나지만 실물을 보자마자 아묻따 레드를 외쳤다. 보기만 해도 왠지 설레는 맑고 산뜻한 레드. 유니클로 캐시미어는 솜털 상태에서 염색을 하기 때문에 진한 컬러도 얼룩 하나 없이 균일하다. 보송하고 실키한 캐시미어의 질감이 한층 더 극대화되면서 오히려 무채색보다 더 깔끔한 인상을 준달까? 올겨울 까만 코트 안에 포인트로 입으면 딱 좋을 컬러다. 갑자기 연말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두근두근.

두께가 얇고 컬러가 다양해 두 장을 겹쳐 입어 레이어드하기에도 좋다. 화이트 컬러를 이너로 매치하는 건 무난하지만 절대 실패 없는 방법. 기분에 따라 오렌지나 블루 같은 톡톡 튀는 컬러의 니트를 소매 끝이 살짝 보이게 연출할 수도 있다.

까슬거리지 않는 부드러운 소재 오케이, 취향 따라 기분 따라 골라 입을 수 있는 다양한 컬러 라인업 오케이. 근데 한 가지 더 따져봐야 할 게 있다. 바로 세탁 방법. 입고 난 후 케어가 까다로우면 아무리 매일 입기 좋은 기본템이라도 손이 안 가기 마련이다. 유니클로 캐시미어 니트는 보풀이 잘 생기지 않는 특수 가공 처리가 되어 있어 집에서 손세탁이 가능하다. 물론 세탁 후에도 옷의 변형 없이 기존의 핏과 부드러운 감촉은 그대로 유지된다.

유니클로 캐시미어 니트의 가장 큰 장점은 사람을 타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이와 성별, 키, 몸무게, 피부톤 그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는 간결한 디자인과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한다.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이 옷을 우리 엄마도 입을 수 있고, 아빠도 입을 수 있다. 심지어 미래의 내 자식도 입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을 타지 않는다는 건 시대를 아우른다는 것이고, 그건 유행을 타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하니까. 새로 사도 낯설지 않고, 매년 다시 꺼내 입어도 질리지 않는다. 나처럼 갑작스럽게 찾아온 가을에 미처 대비하지 못했거나 매일 아침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하며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면 유니클로 캐시미어 니트를 눈여겨봐도 좋을 것 같다. 매일 입어야 한다면 결국엔 가장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옷에 손이 가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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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은

01년생 막내 에디터. 하고 싶은 게 많아서 일단 디에디트 입사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