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넷플릭스 앤 추석

연휴 이즈 커밍 내 평생에 가장 긴 연휴가 다가오고 있다 내 평생에 가장 긴 연휴가 다가오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 연휴를...
연휴 이즈 커밍 내 평생에 가장 긴 연휴가 다가오고 있다 내 평생에…

2017. 09. 28

연휴 이즈 커밍
내 평생에 가장 긴 연휴가 다가오고 있다

내 평생에 가장 긴 연휴가 다가오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 연휴를 잘 보냈다고 소문이 날까. 뭘 하지? 여러분 나 뭐해요?  열심히 작은 머리를 데굴데굴 굴려보지만, 뭐 별거 있나. 아무래도 연휴엔 맥주랑 넷플릭스가 최고인 것..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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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연휴의 팔할은 넷플릭스를 끼고 살 예정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바쁜 와중에도 야무지게 넷플릭스와 웹툰까지 부지런히 챙겨보는 에디터H에게 도움을 청했다. “요즘 뭐가 볼만해?”  이것은 H가 고르고 M이 쓴 넷플릭스 추천 리스트. 여러분, 저와 함께 한없이 게을러져 보아요. 여러분도 별 다른 계획 없는거 다 알고 있거든요.


아메리칸 반달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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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닝타임: 35분(1시즌 8에피소드 완결)
  • 에디터M의 기대지수: ★★★★☆(별 5개 만점)
  • 에디터H의 코멘트: “꼴통같은 매력의 신선한 블랙 코미디, 허투루 쓰는 장면이 1분도 없음”

연휴 동안 각잡고 보기 위해서는 ‘훅’이 필요하다. 정줄 놓고 보다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가 버리는 몰입력. 꼭 무언가를 때려 부수거나 사돈의 친척 닥치는 대로 사귀고 헤어지는 막장 전개가 필요하다는 소리는 아니다. 그저 눈을 뗄 수없는 빠른 전개! 뻔하지 않은 신선함! 정도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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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신선한 그림이다]

아메리칸 반달리즘은 어느 작은 미국의 고등학교에서 시작한다. 어느 평화로운 아침 학교 주차장에 주차되어있던 선생님들의 차량에 참으로 외설적인(?) 낙서가 등장하고 작은 마을은 술렁인다. 범인은 이 학교에 있다! 평소 품행이 방정맞기로 소문난 딜런은 이 모든 혐의를 뒤집어쓰고 퇴학을 당한다. 그리고 딜런은 무죄라고 믿는 두 친구가 진짜 범인을 밝히기 위해 다큐멘터리를 찍는데…!! 이것이 아메리칸 반달리즘의 내용이요, 형식은 다큐멘터리와 드라마가 합쳐진 모큐멘터리(Mockumentary)이다.

고등학교는 그 자체로도 온전한 사회다. 지나고 나서 생각하면 허허웃고 말 우스은 헤프닝이지만, 여기에 사회의 부조리까지 야무지게 담아낸 블랙 코미디다(라고 하더라). 아아 벌써부터 흥미진진 하다는 후기가 빗발치고 있다.  연휴 시작하는 그날 바로 요이땅이다. 넌 내 마음속에 1번.


어떤 고백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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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닝타임: 40분(1시즌 7에피소드 완결)
  • 에디터M의 기대지수: ★★★☆
  • 에디터H의 코멘트: “끔찍하지만 눈을 뗄 수 없다. 그것이 알고싶다보다 재밌는 게 있다니…”

모큐멘터리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이제 진짜 다큐멘터리를 골라봤다. 늘어지고, 나태한 나의 연휴에 잘 익은 염통처럼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할 작품. 아메리칸 반달리즘이 큰 줄기를 향해 쭉 나아간다면, 이건 한 편씩 끊어서 가는 옴니버스 형식이다. 이런건 잠시 숨돌릴 틈이 필요할 때 한 편식 보면 좋다. 아, 물론 러닝타임이 짧아서 그렇다는 거지, 긴장감이 없다는 건 절대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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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고백의 기록은 미국판 아니, 정확히는 넷플릭스판 ‘그것이 알고 싶다’라고 보면 되겠다. 8, 90년대에 미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끔찍한 사건들을 실제 증거 자료를 토대로 차근차근 되짚어간다. 놀라운 어색한 연기를 선보이는 재연 하나 없이, 오직 사건 관계자 인터뷰와 현장 사진만으로 놀랍도록 무섭고 흥미진진한 구성을 만들어 냈다는 거다. 넷플릭스가 특히 잘 하는 다큐멘터리의 정수를 볼 수 있는 작품.

이 사람이 범인인 것 같았는데 어느새 저 사람도 수상한 것 같고… 아직 1편의 중간 정도만 본 상태지만, 이걸 보다보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의심스러워 진다. 사랑도 드라마도 첫인상이 전부다. 내가 사랑에 빠질지 말지는 초반 3분 정도면 결판이 난다. 이건 트루 러브다. 헤 벌린입으로 하염없이 보다보면, 당신의 연휴는 뿅!


테라스 하우스: 도시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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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닝타임: 30분(1시즌 46에피소드 완결)
  • 에디터M의 기대지수: ★★☆
  • 에디터H의 코멘트: “남의 연애 훔쳐보는 거 꿀잼! 이걸 다 본 사람만이 나와 술을 마실 자격이 있다.”

이건 내가 아니라 에디터H의 추천 리스트. 너무 시리어스하지 않고 아무 생각없이 오징어와 출연자를 질겅질겅 씹으면서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한 것 같다). 쇼의 구성은 간단하고 뻔하다. 처음 만나는 여섯 명의 남녀가 한 지붕 아래에서 살면서 벌어지는 애정전선을 그린 일본 리얼리티 프로그램. 내가 여기서 리얼리티란 말을 굳이 쓴 이유는 막장 드라마 뺨치는 엄청난 치정극이 아니라 시종일관 잔잔하게 돌아가는(그렇다고 갈등 구조가 없는건 절대 아니라고 에디터H가 그랬다) 구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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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세 명만 모여도 다양한 역학관계가 생기고 그것만으로도 작은 우주가 만들어진다. 하물며 남녀 6명이 모였으니 오죽할까. 여우, 곰, 늑대, 토끼, 하이에나까지 흥미진진한 야생의 세계를 관음해 보자. 어흥. 아 참고로 현재 넷플릭스에 테라스 하우스로 검색하면, 도시남녀와 하와이편 두 개가 나온다. 내가 추천하는 것은 도시남녀다. 하와이편은 모두 중간에 보다 껐다고 하니, 착각하지 말고 도시남녀 편을 고르자.


지정 생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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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닝타임: 30분(1시즌 22에피소드 시즌2 1에피소드 방영중)
  • 에디터M의 기대지수: ★★★☆
  • 에디터H의 코멘트: “내 발언에 논란이 예상되지만, 솔직히 하오카보다 재밌게 봤음”

마지막은 진짜 미드다. 워낙 이름난 미드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봤을 거란 생각이 들지만 이번처럼 긴 연휴를 위해 아껴두었을 사람(이를테면 나)도 있을 테니 망설이지 않고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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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통령이라구요..o_o??]

미드의 아버지 키퍼 서덜랜드가 돌아왔다. 그런데 24시간 내에 세상에 못할일이란 없다는 걸 보여주던 그는 이제 없다. 초반 설정은 이렇다. 세계 초강대국 미국의 대통령이 죽었다. 그리고 야망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그가 얼떨결에 미국의 대통령이 된다! 이 상황을 빠른 전개로 다룬 이미드 초반부는 역대급으로 쫄깃하다.

이 드라마에서 우리가 견뎌내야 할 건, 당장 총을 쏘고, 나쁜놈들을 한 손에 해결할 것 같은 키퍼 서덜랜드가 세상 찌질하고 우유부단한 캐릭터라는 걸 받아들이는 거다.

About Author
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