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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M의 새로운 머리띠

에디터H는 말했다. “넌 머리에 쓰는 건 다 잘어울려.” 음, 내생각도 그렇다. 과하게 노란 머리색 때문인지 반다나, 스카프, 심지어 우스꽝스러운 머리띠까지....
에디터H는 말했다. “넌 머리에 쓰는 건 다 잘어울려.” 음, 내생각도 그렇다. 과하게…

2017. 08. 04

에디터H는 말했다. “넌 머리에 쓰는 건 다 잘어울려.” 음, 내생각도 그렇다. 과하게 노란 머리색 때문인지 반다나, 스카프, 심지어 우스꽝스러운 머리띠까지. 뭘 써도 그냥 그런대로 봐줄만 하다. 그래서 오늘은 ‘예쁜 머리띠’라는 별명을 가진 제품을 써볼거다.

그렇다. 오늘 리뷰할 제품은 비츠바이 닥터드레의 비츠 솔로3 와이어리스.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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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부피감이 느껴지는 박스. 새것을 뜯는 건 언제나 설레는 일이다. 묵직한 박스를 열고 오늘 리뷰할 제품을 꺼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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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츠바이 닥터드레의 상징인 레드 그리고 블랙의 조합이 근사하다. 구성품을 살펴보자. 딱딱할 줄 알았는데 흐물흐물해서 약간 실망했던 파우치, 충전케이블 그리고 배터리가 부족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유선 케이블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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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골드부터 바이올렛, 실버, 골드 등 꽤 다양한 컬러 라인업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내 선택은 언제나 블랙. 노란 머리엔 역시 블랙이지. 노랑과 블랙은 가장 명시성이 좋은 컬러 조합이니까. 난 오늘부터 비츠바이 닥터드레 헤드폰을 쓰고 다닐 건데, 티나 나면 날 수록 좋잖아?

그냥 블랙도 아니고 유광 블랙이다. 잘 먹고 잘 자는 나태한 검은 고양이의 털처럼 윤기가 흐르는 고급스러운 블랙이다. 손끝만 스쳐도 얼룩덜룩 지문이 묻지만, 그전까지는 아주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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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을 시작해보자. 헤드폰의 전원을 켜면 아이폰 화면에 짠 하고 팝업이 나타난다. 평소 에디터H가 물고 빠는 에어팟과 비슷한 사용환경이다.

비츠 솔로3 와이어리스는 아이클라우드 로그인된 모든 기기와 연동된다. 지금 이 기사를 쓰고있는 맥북 화면 상단, 블루투스 버튼을 누르면 ‘이혜민의 비츠 솔로3’가 보인다. 세상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을 땐, 헤드폰을 쓰고 음악을 듣는다. 버튼 하나로 내 주변이 모두 사라지는 기분. 아이폰부터 맥북 그리고 아이패드까지 주변이 온통 사과농장인 나같은 사람에겐 아주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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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은 간단하다. 왼손으로 b 버튼 상단을 누르면 볼륨이 올라가고 하단을 누르면 볼륨을 줄일 수 있다. b 로고를 두 번 누르면 다음곡, 세 번 누르면 이전곡이 재생된다. 버튼을 누를 때마다 딸깍 소리를 내며 볼륨이 조절된다. 딸까닥 거리며 버튼이 눌리는 느낌이 조금 아쉽다. 솔직히 말하면, 가격에 비해 그리 고급스러운 사용자 경험은 아니다.

하지만! 전화를 받는 건 아주 편리하다. 헤드폰을 낀 상태에서 전화가 오면 왼쪽의 b 버튼을 눌러 헤드폰으로 바로 전화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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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으로 음악을 감상해볼까. 요즘 내가 즐겨듣는 셀레나 고메즈의 ‘Bad Liar’를 재생했다. “난 닥터드레로 음악을 듣고 있다. 이것만이 세상에 나에게 허락한 유일한 마약…” 나를 쪼는 비트와 셀레나 고메즈가 조근조근 앙큼을 떠는 목소리를 듣고 있으려니 힙한 감성이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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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정말 더운 날씨였다. 하지만, 난 힙스터니까. 이효리 가운을 챙겨입고, 오직 멋을 위해 줄기차게 솔로3를 머리에 얹고 다녔다.

사실 블루투스 이어폰이나 헤드폰이 편한건 잘 알고 있다. 선이 없다는 건 얼마나 편리한 일인가. 하지만, 매일 밤 애플워치부터 맥북, 아이폰까지 충전해야할 것으로 넘쳐나는 나에게 충전할 기기가 하나더 늘어난다는 건 부담이었다. 귀찮고, 싫었다. 그런데 다행히 비츠 솔로3는 배터리 성능이 참 좋다. 단 5분 충전으로 3시간 재생이 가능하며, 완충 시에는 무려 40시간까지 무선 재생이 가능하다. 이 정도 시간이면 20분 남짓 짧은 출퇴근 시간 동안 음악을 듣는 나에겐 일주일에 한 번 충전하면 충분히 버틸만한 배터리 성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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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즈 캔슬링이 되는 건 아니지만, 적당한 압력으로 귀를 막아주는 이어 커브 덕분에 외부의 소리를 어느정도 차단해준다. 적당히 볼륨을 키우면 앞에 앉은 에디터H가 쫑알대는 소리를 안 들을 수 있어 참 좋더라.

내가 소리에 대해 엄청나게 잘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막귀인 내게는 꽤 괜찮은 소리였다. 베이스가 힘 있게 받쳐주는 덕에 듣는 맛이 있다. 이렇게 귀를 꽉 막는 헤드폰의 경우 지나치게 저음이 강조되면 귀가 쉽게 피로해지는데, 이건 의외로 밸런스가 좋은 편이라 그런 점에선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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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봐도 비츠 솔로3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SWAG. 머리에 쓰면 기분이 좋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자면, 귀에 차고 있을 때보다 목에 걸면 더 기분이 좋아지는 제품이었다. 오늘 리뷰는 여기까지.

About Author
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