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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소비생활, 친환경 제품 5

의미만 좋은 게 아니라 쓰기에도 편한 제품 리스트
의미만 좋은 게 아니라 쓰기에도 편한 제품 리스트

2023. 02. 20

안녕, 오랫동안 사는 재미를 즐기고 싶은 객원 에디터 차영우다. 나는 물건을 살 때 스스로 몇 가지 질문을 한다. 우선, 마음에 드는 디자인인가?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인가? 자고 일어났는데 여전히 갖고 싶은가? 단번에 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아니라면 이렇게 몇 가지 질문을 거쳐 물건을 사게 된다. 그러다 지난 연말부터 한 가지 질문을 더했다. 친환경적인가?

솔직히 친환경적인 제품만 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질문을 하나 더하는 것만으로도 소비생활이 조금 바뀌기 시작했다. 무의식적으로 샀던 물건들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덜 고려했다면, 지금은 바꿀 수 있는 물건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더 편리하고, 더 좋아진 친환경 제품 다섯 개를 골라봤다.


[1]
스타셔
스탠드업 투명파우치

1400_1400_store_food_in_Stasher_bags_bowls-side ©스타셔

비닐 봉지는 썩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비닐 봉지를 쓰지 않기 위해 장을 보러 갈 때면 장바구니를 챙겼다. 환경을 지킨 것 같아서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집에 돌아와 장을 본 음식을 소분해서 지퍼백에 나눠 담았다. 소분한 채소와 음식을 냉동실에 넣은 뒤에야 지퍼백도 비닐로 만들어졌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아차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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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발견한 게 스타셔 실리콘 백이다. 캐나다에서 잠시 인턴 생활을 했을 때, 직장 동료들이 샌드위치를 담아오던 파우치가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스타셔인 것 같다. 처음에는 실리콘이라 조금 의심이 갔는데 오히려 공장에서 만드는 플라스틱 백이 몸에 더 안 좋을 것 같았다. 푸드그레이드 실리콘을 사용해서 음식을 담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고, 설거지를 할 수 있어서 안심이 됐다.

스타셔 실리콘 백은 밀폐력이 강력하기도 하지만 휘뚜루마뚜루 쓸 수 있어서 좋다. 식기세척기에 넣어도 되고,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릴 수도 있다. 심지어 수비드 조리에도 쓸 수 있어서 주방에서는 만능에 가깝다. 스프를 소분해두고 바로 데워먹을 수도 있다. 스타셔 실리콘 백을 쓰면 몸과 환경, 모든 것이 좋다. 구매는 [여기].


[2]
언롤서피스
리트컵

1400_1a09db619b44a16ebb54af3184af37b8 ©언롤서피스

한때 텀블러를 열심히 모았다. 텀블러를 굿즈로 많이 받아서 집에는 어느새 10개가 넘는 텀블러가 쌓였다. 자연스레 처치 곤란한 텀블러가 많이 생겼는데, 나만의 문제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캐나다의 환경 단체 크레이그(CRAIG)에서 낸 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인리스 텀블러는 50회 이상 사용했을 때 일회용 컵 보다 생산 및 폐기 비용이 줄어든다. 무조건 텀블러 하나를 오랫동안 쓰는게 친환경적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오래 써도 질리지 않을 텀블러를 잘 골라야 하는데, 이것도 만만치 않다. 매번 사고 싶은 텀블러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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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쇼핑몰에서 마음에 드는 텀블러를 발견했다. 바로 언롤서피스의 리트컵이다. 무채색이라 오래 쓸 수 있을 것 같았고 펠트 슬리브와 주황색 태그가 마음에 들었다. 특이한 점은 금속이 아니라 버려지는 목재를 업사이클링해서 만든 텀블러라는 것. 텀블러를 나무로 만든다는 얘기가 생소했지만 펄펄 끓는 물을 담아도 괜찮다고 하니 안심이 됐다.

사용하기도 좋았다. 많은 브랜드의 텀블러가 식기세척기에 넣을 수 없는데, 리트컵은 가능하다. 찬물로 간편히 헹구고 식기세척기에 넣어 한꺼번에 세척할 수 있어서 손으로 일일이 설거지하는 것에 비해 물을 절약할 수도 있다. 계속 쓰는 텀블러가 있어서 구매하지는 않았지만, 텀블러를 사려고 고민하고 있다면 리트컵을 추천한다. 구매는 [여기].


[3]
커피 큐브
커피 클레이 & 커피 화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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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클레이

매일 아침마다 커피를 마신다. 하루에 적으면 한 잔, 많으면 서너잔 넘게 마신다. 기후 위기가 점점 가속화되면 커피 나무가 멸종한다는 사실이 무섭기까지 하다. 그래서 텀블러나 스테인리스 빨대를 쓰면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커피를 내리고 난 뒤 커피찌꺼기를 처리하는 데에도 많은 자원이 쓰인다. 내가 하루에 에스프레소 샷이 2개 들어간 아메리카노를 3잔 마신다고 하면, 120~180g 정도의 커피찌꺼기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일주일 동안 최소 840g의 커피찌꺼기를 버리고 있다. 커피클레이 업사이클링을 통해 약 3톤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할 수 있었다.

커피 큐브는 무의미하게 버려지는 커피찌꺼기를 재활용해서 점토로 만든다. 이 점토로 파벽돌도 만들고 화분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조소에 사용할 수 있는 점토로도 쓸 수 있다. 잘 생각해보면 점토도 자연에서 퍼온 흙으로 만든다. 자연 자원을 소비하는 것이다. 커피 점토는 무의미하게 버려지는 커피찌꺼기를 재활용해서 한정된 자원인 흙을 대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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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도 커피 화분은 1년 후, 분갈이를 하지 않고 큰 화분이나 땅 속에 심으면 자연히 퇴비가 된다. 땅 속에서 한 달이면 자연스럽게 분해된다. 오히려 분갈이를 하지 않아도 되서 더욱 편리하다. 구매는 [여기]


[4]
파운틴 오브 워터스
캑터스 호텔 바디 워시

1400_e1a557f559e7d72da2aac20f72ccadee-tile ©파운틴오브워터스

코로나19 유행 이후로 클렌징 제품에 관심이 부쩍 늘었다. 특히 핸드 워시와 바디 워시 제품을 여러 종류를 써보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바디 워시는 재택 근무로 집 안에서 나갈 일이 없을 때에도 기분 전환을 위해 다양한 제품을 써봤다. 바디 워시를 하나 다 써갈 무렵, 새로운 제품을 찾아보는데 업사이클링 제품이 눈에 띄었다.

많은 뷰티 브랜드가 리필스테이션, 종이 패키지 등 친환경 패키징에 신경을 쓴다. 그 중에서 캑터스 호텔 바디 워시는 내용물을 아몬드 부산물로 만들었다. 캘리포니아 아몬드 농장에서 버려지는 아몬드 껍질을 가공해 각질 제거제로 활용했다. 우선 아몬드 껍질도 업사이클링을 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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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이다 보니, 잔류 농약 테스트도 안정성 검사를 통과했다. 또한 제품 개발 과정에서 동물 실험을 하지 않아 PeTA 인증도 받았다. 업사이클링 뿐만 아니라 제품 개발 과정에서도 지속가능성을 챙겨 안심이 됐다. 용기가 유리라서 처음 들어봤을 때 놀랐는데, 오히려 계속 쓰기에는 유리 용기가 더욱 좋을 것 같았다. 구매는 [여기].


[5]
퍼스트 다이아몬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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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다이아몬드

몇 년간 차고 있던 실 팔찌가 끊어졌다. 그래서 스스로 선물을 하려고 팔찌를 찾아보던 중에 파인 주얼리까지 찾아보게 되었다. 액세서리를 찾아보다가 언감생심으로 다이아몬드 제품까지 찾아보게 되었다. 그러다 천연 다이아몬드와 동일한 성분으로 구성된 인조 다이아몬드를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다이아몬드가 지닌 문제도 새삼 알게 되었다.

천연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채굴을 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사람들은 자연 환경을 파괴한다. 그리고 채굴 과정에서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한다. 평균적으로 다이아몬드 1캐럿을 채굴하는데 약 548리터의 물을 쓴다. 탄소를 배출하고, 광물성 폐기물도 많이 나온다. 천연 다이아몬드는 희소한 만큼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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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고, 1캐럿을 합성하는데 480리터의 물을 천연 다이아몬드에 비해 덜 쓴다. 퍼스트 다이아몬드는 국내에서 생산된 첫번째 랩그로운 다이아몬든다. 다이아몬드 1캐럿을 세공한 반지가 320만 원부터 시작하고, 0.3캐럿 반지는 62만원으로도 살 수 있다. 스스로 질문을 해본다.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인가? YES. 친환경적인가? YES. 두 가지 질문을 통과한 파인 주얼리 액세서리다. 구매는 [여기].

About Author
차영우

달리기에 대한 글을 쓰는 프리랜스 에디터. 습관처럼 보고 사고 뛰고 찍고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