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에서 꼭 가야 할 카페 3

안녕, 나는 커피를 마시고, 글을 쓰는 심재범이다. 하와이는 태평양에 거주하는 폴리네시아인들의 언어로 ‘고향’이라는 뜻이다. 미국인들은 평화롭고 따뜻한 하와이를 알로하(하와이 사람들의 인사)의 섬이라는 애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하와이는 크게 하와이섬(빅아일랜드, 코나아일랜드), 마우이, 몰로카이, 카와이와 같은 섬으로 이뤄졌으며, 가장 유명한 곳은 오아후 섬의 호놀룰루와 세계적인 서핑의 명소 와이키키 해변이다. 오늘은 하와이 코나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와이키키 해변의 대표적인 스페셜티 커피 매장 세 군데를 소개할 예정이다.

[1]
카이커피
Kaicoffee

하와이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카이커피로 향했다. 숙소가 위치한 알라모아나 지역에서 카이커피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적절한 습도, 아름다운 햇살 덕택에 몸과 마음이 가볍게 이완이 되는 것 같았다. 카이커피는 와이키키 비치 입구 하이야트 리젠시 호텔 1층 인터내셔널 마켓에 위치하고 있다. 마침 당일은 일주일에 한 번 있는 하와이안 파머스 마켓이 진행 중이었다. 하와이의 특산물, 열대과일, 하와이 레인보우 꿀 등 과일과 특산물을 시식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흘렀다.

카이커피는 대로변에서 조금 떨어진, 1층 쇼핑몰 안쪽 보행로에 아늑하게 자리 잡고 있다. 카이커피는 전통의 호놀룰루커피와 최근 부상하는 코나 커피 퍼베이어스와 함께 하와이를 대표적인 코나 커피업체이다. 추천 커피는 코나엑스트라 팬시 프렌치프레스 추출. 코나 커피는 블렌딩, 셀렉트, 팬시, 엑스트라 팬시와 같은 등급으로 나뉘는데, 가급적이면, 엑스트라 팬시 등급을 마셔볼 것을 추천한다.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예멘커피와 함께 스페셜티 커피 산업 이전 세계 3대 커피로 손꼽히던 코나 커피는 하와이(빅아일랜드) 섬의 화산토와 독특한 기후의 영향으로 파인애플과 마카다미아와 같은 달콤하고 고소한 향미가 주도적이다. 특히 블랙커피로 마셨을 경우 진득한 질감과 입체적이고 폭발적인 단맛이 압도적이다. 하지만 전문적이지 않은 로스팅 때문에 커피의 특징이 무뎌지는 경우가 있다. 카이커피는 하와이에서 가장 신뢰하는 로스터리 중 한 곳으로, 카이커피에서는 코나 엑스트라 팬시 커피를 프렌치프레스나 핸드드립으로 마실 수 있다.

일반 블렌딩에 비해, 조금 비싼 가격(한 잔에 8달러 내외)이지만, 꼭 마셔볼 것을 추천한다. 아름답고 달콤하고 선명한 커피 향기가 여행객의 마음에 환영과 위로를 선사하는 기분이다. 카이에서 커피를 마시고 와이키키 해변의 햇살 아래에서 가볍게 태닝을 해도 좋고, 현지에서 서핑 교육을 받고 직접 서핑을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커피뿐만 아니라 위치도 참 매력적이다.

[2]
호놀룰루 커피
Honolulu coffee

호놀룰루 커피는 하와이에서 가장 오래된 코나 커피 전문업체이다. 미국 국가대표 출신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 피트리카타는 호놀룰루 커피 소속으로 코나 커피를 직접 재배하여 ‘씨앗에서 커피까지’라는 주제로 우승을 하기도 했다. 호놀룰루 커피는 하와이 곳곳에 매장이 있는데 와이키키 해변의 모아나 서프라이더 호텔 1층에 위치한 매장이 가장 유명하다. 참고로 모아나 서프라이더 호텔은 1901년 개장한 와이키키 해변 최초의 역사적인 호텔이다.

세계적인 명사들이 찾아오는 모아나 호텔 1층의 호놀룰루 커피는 의외로 조용하고 한적하다. 커피 매장 입구에는 다양한 코나 커피 원두들이 전시되었는데, 마침 당일에는 엑스트라 팬시 등급이 거의 판매가 되었고, 마우이섬에서 재배한 피베리(동그란 모양의 커피로 단맛과 바디가 매우 좋다)와 카와이커피 원두가 조금 있었다. 다행히 매장에서 마실 수 있는 엑스트라팬시 등급이 재고가 조금 있어 주문했다.

호놀룰루 커피에서 드립 커피를 마셨다. 미리 추출한 배치브루를 마셨지만, 달콤함과 고소함이 극강의 느낌이 여전하다. 카이커피는 열대과일의 느낌과 같은 다양한 향미가 주도적이었다면, 호놀룰루 커피는 향미보다 선명한 질감과 극단적인 단맛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커피아이스크림을 따듯하게 녹여 먹는 듯한 느낌이었다. 호놀룰루 커피 매장의 영업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4시까지이다. 이른 아침 와이키키 해변에서 운동을 마치고 호놀룰루커피에서 코나 커피를 한잔하면, 꿀맛처럼 달콤하다.

[3]
코나 커피 퍼베이어스
Kona Coffee Purveyors

마지막 일정은 최근 혜성처럼 등장한 코나 커피 퍼베이어스(퍼베이어스는 공급하는 사람들이라는 뜻)다. 코나 커피 퍼베이어스의 위치는 면세점과 노드스트롬 랙에서 멀지 않은 와이키키 인터내셔널 마켓 1층 쿠이오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하와이 여행객들에게 익숙한 마루까메 우동에서 멀지 않다. 참고로 마루까메 우동은 일본에서 대중적인 프랜차이즈 우동 매장인데, 이상하게 하와이에서 인기가 많다. 힘 좋은 현지 청년들이 열심히 면을 반죽해서인지, 탄력이 좋고, 냉우동, 온우동, 카레우동도 맛이 좋다.

코나 커피 퍼베이어스는 샌프란시스코의 대표적인 베이커리 비파티스리(B Patisserie)와 함께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비파티쓰리는 타르틴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의 양대 산맥으로 알려진 빵집이며, 프랑스식 패스트리인 꾸잉아망이 맛있는 곳. 꾸잉아망은 양질의 밀가루, 설탕의 단순한 재료를 사용해서 디저트 세프의 실력이 잘 표현되는 대표적인 프랑스의 로컬 디저트이다. 비파티스리의 디저트는 전국적으로 유명해 코나 커피 퍼베이어스를 맛있는 베이커리로 알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

커피 경력 30년의 레이몬드 슈터와 과학자이자 큐그레이더 재키슈터가 창업한 코나커 피퍼베이스는 다양한 종류의 코나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대부분의 지역 커피 업체들은 코나 100% 커피들을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제공하지 않는데 비해, 코나 커피 퍼베이스에서는 코나 100% 커피를 에스프레소와 밀크커피로 마실 수 있다. 코나 커피는 특유의 질감이 강렬해서 일반 커피 머신으로 추출할 경우에는 그라인더와 머신에 무리가 많이 간다는 이유로 일반 매장은 블렌딩 코나 커피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코나 커피 퍼베이어스에서는 밀크커피 코타도를 마셨다. 코타도는 더블샷 에스프레소에 소량의 우유가 들어간, 플랫화이트보다 조금 더 진한 커피다. 진득하고 달콤한 코나 커피가 과하지 않게 고소한 커피와 함께 달콤함이 극강이다. 원두 판매는 다른 매장들이 12oz 내외의 커피를 판매한다면, 코나커 피퍼베이스는 6oz(170g)의 커피 원두를 25달러 내외의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훌륭한 커피와 질 좋은 베이커리, 편리한 위치, 깨끗하고 정갈한 매장까지 좋은 커피와 분위기 모두 훌륭하다. 카이커피, 호놀룰루커피, 코나 커피 퍼베이어스는 하와이 최고의 스페셜티 커피로 부족함이 없다.

[마구로 스팟]

마지막으로, 하와이 토속음식으로 포케를 추천한다. 포케는 해산물 등을 깍둑모양으로 양념에 비벼 야채와 흰밥, 현미밥 등과 곁들여 먹는 현지 음식이다. 특이하게 아시아 음식과 어울려 다양하게 발전했는데, 지금은 뉴욕 맨하탄, 엘에이, 동경, 서울과 같은 세계적인 도시에서 이국적이고 건강 음식으로 크게 유행하고 있다.

[포케픽스]

와이키키의 대표적인 포케 전문점은 카이커피 매장에서 가까운 마구로 스팟(Maguro Spot), 코나 커피 퍼베이어스에서 가까운 포케픽스(Pokefix) 하와이 면세점에서 가까운 포케바(Poke Bar)이다.

하와이 포케의 특징은 기본 포케(생선 종류)를 결정하고 다양한 채소와 밥(흰밥, 현미밥, 샐러드) 등을 결정하는 과정인데, 매장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있다.

[포케 바]

마구로 스팟은 마구로(참치) 종류가 많아서 인기가 많고, 포케픽스는 기본 흰밥이 초밥을 연상시켜서 생선과의 조합이 좋다.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생선과 현지의 야채와 해초무침 등을 잘 조리해서 한국의 회덮밥을 연상시키는 포케바가 가장 인상 깊고 맛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세계적으로 맛있는 음식에 한국의 K-컬처가 자연스럽게 배어있다. 하와이의 코나 커피는 당연히 훌륭하지만, 현지의 다양한 포케도 꼭 즐겨보시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