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그림 초보가 아트페어에 가야 하는 이유

안녕, 객원필자 김은아 에디터다. 미술은 모르지만 그림은 사고 싶어! 그러나 이윽고 ‘어디서? 그리고 어떻게?’라는 질문이 뒤따른다. 그럴 때 그림 초보들이...
안녕, 객원필자 김은아 에디터다. 미술은 모르지만 그림은 사고 싶어! 그러나 이윽고 ‘어디서?…

2022. 04. 17

안녕, 객원필자 김은아 에디터다. 미술은 모르지만 그림은 사고 싶어! 그러나 이윽고 ‘어디서? 그리고 어떻게?’라는 질문이 뒤따른다. 그럴 때 그림 초보들이 향해야 할 곳이 바로 아트페어다. 아트페어의 풍경은 카페쇼, 인테리어 박람회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코엑스 같은 거대한 컨벤션 홀 안에 백여 개의 갤러리들이 심혈을 기울여 고른 작품으로 부스를 꾸민다.

일반 전시와 다른 점이 있다면 판매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이다. 그 말은 ‘잘 팔릴 것 같은’, ‘인기가 높은’ 작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의미. 덕분에 요즘 시장에서 ‘먹히는’ 작품이 무엇인지 힌트를 얻을 수도 있다. 행사장에서 자주 눈에 띄는 작가의 작품이나 스타일이 있다면 요즘 트렌드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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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페어는 백만 원대부터 억대까지, 구상부터 추상까지, 회화부터 설치까지 다양한 범주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갓 데뷔한 신인 작가부터, 옥션에서 역대 최고가에 낙찰되었다며 뉴스에 보도되는 거장 작가의 그림이 한 곳에 걸리는 드문 장소이기도 하다. 그림 초보가 수많은 작품을 접하기에 이만한 장소가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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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소셜믹스’는 작품뿐 아니라 사람 사이에서도 일어난다. 고상한 갤러리와는 달리 심리적인 문턱이 낮은 것도 추천하는 이유 중 하나다. 미술관에서 관람객으로서는 좀처럼 대화할 일이 없는 큐레이터와도 좀 더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갤러리는 ‘예비고객’이라는 신분을 가진 이들에게 언제나 친절하게 응대할 준비가 되어있다. 작품을 관람하다가 어색한 표정으로 한 곳을 서성이는 사람이 있다면 슬쩍 여쭤보시라. “… 혹시 작가님이세요?” 즉석 일대일 GV를 열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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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페어 방문의 목적이 실제로 작품을 구매하는 것에 있다면 가능한 빠르게 방문하는 것이 좋다. 보통 아트페어는 3~4일 동안 진행되는데, 첫날은 VIP만을 대상으로 비공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상당수의 작품이 판매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구매 의사가 있다면 발걸음을 서두르자.


[1]
화랑미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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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40주년을 맞은 화랑미술제는 한국의 대표적인 아트페어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매해 가장 처음 열리는 아트페어이기 때문에 즈음 열려서 그해 미술시장의 흥행도를 짐작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지난해 화랑미술제는 역대 최고 매출을 올리며 ‘올해 미술시장도 심상치 않겠다’는 예측을 이끌어냈고, 실제로 이후 열린 모든 아트페어가 새로운 기록을 쓰며 흥행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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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에 열린 화랑미술제는 또 한 번 놀라운 기록을 썼다. 5일 동안 5만 3,000명이 찾았고 177억 매출을 기록하며 작년보다 무려 2배 넘는 성적을 남겼다. 행사 첫날은 일부 고객에게만 공개한 VIP 프리뷰였음에도 오픈 전부터 입장을 위해 행사장을 둘러싼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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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점이 있다면 젊은 작가들의 부상. 20대, 30대 사이에서 그림 구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들의 취향과 통하는 동시대 작가들의 선호도가 높아졌다. 또 색채나 주제가 너무 심오하고 무거운 작품보다는 한눈에 들어오는 기분 좋은 톤의 작품이 인기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화랑미술제 측에서도 이러한 경향에 발맞춰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특별 코너를 만들기도 했다.


[2]
아트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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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페어에 참석하기 위해 꼭 서울로 향할 필요는 없다. 부산에도 어느덧 10주년을 넘긴 굴지의 아트페어 아트부산이 열리기 때문. 지난해 한국 미술 시장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과 판매액을 기록한 것도 바로 아트부산이다. 이러한 열기에 부응하듯 올해 아트페어에 참가하겠다고 신청서를 낸 갤러리만 270여 곳. 이중 심사를 통과한 134개 갤러리가 부산 시민들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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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행사에서 기대를 모으는 부분은 해외 갤러리들의 화려한 라인업. 세계적인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 알렉스 카츠, 하우메 플렌자 전속갤러리로 유명한 미국 그레이 갤러리는 아시아 미술시장으로는 처음 부산을 찾고, 타데우스 로팍은 게오르그 바젤리츠, 안토리 곰리 등 세계적인 거장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베를린의 페레스프로젝트, 홍콩의 탕 컨템포러리 아트, 뉴욕의 투팜스, 홍콩의 화이트스톤 갤러리, 베를린의 에프레미디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아트부산은 5월 13~15일에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3]
키아프 서울 & 프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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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프(Kiaf, 한국국제아트페어)는 한국에서 열리는 가장 큰 규모의 아트페어다. 올해 9월 2~5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키아프는 어느 때보다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국의 아트페어 프리즈(Frieze)와 공동으로 개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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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프리즈는 스위스의 아트바젤, 프랑스의 피아크와 함께 세계 3대 아트페어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세계 미술시장에서 그만큼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한다. 프리즈를 위해 해외의 굵직한 미술 관계자들이 한국을 찾을 예정으로,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이 홍콩에서 한국으로 옮겨지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회화 작품보다는 디지털 아트에 관심이 있다면 같은 기간 열리는 Kiaf PLUS를 주목해보자. 올해 처음 도입되는 아트페어로, 현대미술, NFT, 미디어아트에 초점을 맞추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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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아

전시, 공연, 와인에 대한 글을 씁니다. 뉴스레터 '뉴술레터' 운영자. 뭐든 잘 타요. 계절도, 분위기도, 쏘맥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