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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그 카페에만 파는 시그니처 커피 4

안녕, 나는 커피를 마시고, 글을 쓰는 심재범이다. 설 연휴와 함께 신년 첫 달이 지나고, 어느새 2월이다. 이번에는 바리스타들이 추천하는 특별한...
안녕, 나는 커피를 마시고, 글을 쓰는 심재범이다. 설 연휴와 함께 신년 첫…

2022. 02. 18

안녕, 나는 커피를 마시고, 글을 쓰는 심재범이다. 설 연휴와 함께 신년 첫 달이 지나고, 어느새 2월이다. 이번에는 바리스타들이 추천하는 특별한 커피 메뉴를(바리스타 대회에서는 ‘창작 메뉴’, 커피업계에서는 ‘시그니처 커피’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소개할 예정이다.


[1]
밀로커피 로스터즈
몽블랑(비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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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행하는 비엔나 커피의 원조다. 커피 템플 탠저린 카푸치노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창작 메뉴로 해외에 널리 알려졌으며, 커피 산업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참고로 비엔나 커피와 얽힌 역사를 살펴보면, 1683년 오스만 투르크의 비엔나 침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압도적인 군사력의 이슬람 군대는 비엔나 전투에서 예상외로 크게 패했고, 당시 낙타, 총, 포와 함께 커피와 같은 물품들이 처음으로 유럽에 전해졌다. 비엔나 사람들은 꿀과 크림을 추가해서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고, 비엔나에서 시작한 ‘파란병의 커피하우스(Hof Zur Blauen Flasche)’가 유럽 최초의 커피전문점으로 기록이 되었다. 후일 샌프란시스코의 음악가 제임스 프리먼은 유럽 최초의 커피하우스에 영감을 받아 블루보틀 커피를 창업하였고, 1970년도 한국의 다방에서 인스턴트 커피와 아이스크림의 조합으로 비엔나 커피가 유행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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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잊혀지던 한국의 비엔나 커피는 2010년 이후, 홍대입구역에 위치한 밀로커피의 비엔나 커피(몽블랑)와 함께 새롭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밀로커피의 몽블랑은 과거와 달리, 밸런스 있는 스페셜티 커피와 매장에서 직접 제작한 신선한 생크림의 조합이다. 처음에는 촉촉하고 차가운 크림의 달콤함이 입안을 채우고, 강렬하고 선명한 커피의 향미들이 순차적으로 크림과 조합해서 새로운 질감과 향미가 오감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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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로 커피 이후 전국의 수많은 커피 매장들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비엔나 커피 혹은 아인슈패너 메뉴들을 선보였다. 각각의 매장들이 개성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이 멋지게 흐르고, 화려한 듯 차분한 커피잔에 소복하게 크림이 올려진 밀로커피의 몽블랑을 가장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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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로 커피의 또다른 추천 메뉴는 교토 우지에서 생산된 최고급 말차를 사용하여 색이 화려하고, 맛이 깔끔한 말차라떼이다. 밀로의 몽블랑, 말차라떼와 함께 핸드드립 커피 한잔까지 곁들이면, 정갈한 매장 분위기와 어울려 복잡한 마음까지 차분해진다. 가격은 몽블랑과 말차라떼 모두 6,500원이다. 새삼스럽지만, 한국 스페셜티 커피에서 비엔나 커피의 상징 같은, 한국 커피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최고로 손꼽는 창작메뉴이다.

밀로커피 로스터스

  • 서울 마포구 양화로18안길 36
  • 몽블랑(비엔나) 6,500원, 아이스몽블랑 7,000원, 말차라떼 6,500원

[2]
낙하산 커피
낙하산 라떼, 낙하산 블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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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커피의 낙하산 라떼는 쿼츠의 쿼츠라떼와 함께 용리단 카페의 대표적인 커피로 장안에 소문이 자자하다. BAOK(한국바리스타협회)를 비롯한 커피 업계 경험이 15년이 넘는 이훈 바리스타는 2020년 삼각지 주변에 낙하산 커피를 시작했다. 태평양 사옥 주변 김치찌개 골목이 전부이던 시기에 낙하산 커피는 코로나 시국에도 불구하고, 에스프레소와 섬세한 밀크 슬러쉬의 조합 낙하산 라떼가 크게 인기를 얻었다. 매장의 위치는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는 음식점, 꺼거, 효뜨, 남박, 앨리스샌드위치와 멀지 않은 곳이다. 자그마한 이면도로 옆 낙하산 커피는 규모가 크지 않지만, 따듯한 음악과 분위기, 커피, 심지어 디저트까지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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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커피의 추천 메뉴는 낙하산 라떼. 이탈리아 우글리니 슬러쉬 기계를 이용한 밀크 슬러쉬에 낙하산 블렌딩 에스프레소 더블샷을 추가한 창작메뉴이다. 굳이 설명하면 밀크쉐이크와 에스프레소 커피의 조합인데, 섬세하고 임팩트가 강렬한 에스프레소와 이탈리아 젤라토 매장들이 사용하는 슬러시 기계를 통해 만들어진 슬러쉬의 질감이 상당히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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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러시의 빙질 이외에도 백당의 단당, 다양한 미네랄이 포함된 흑당, 메이플 시럽, 꿀과 같은 다당류의 당분이 복합적으로 어울린다. 낙하산 커피의 원두는 당신의 두번째 커피라는 모토의 세컨드 커피에서 낙하산 전용 블렌딩으로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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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의 또다른 추천 메뉴는 용산 직장인들이 숙취해소 일 순위로 손꼽는 낙하산 블러드다. 숙취 해소 최고의 재료인 토마토 주스를 섬세한 빙질과 다당류 토마토 슬러쉬로 가공했다. 가격은 낙하산 라떼 6,500원 낙하산 블러드 55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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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직접 만든 휘핑크림과 딸기쨈이 올려진 스콘과 버터퍼지도 강력하게 추천한다.

낙하산 커피

  •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46길 25
  • 낙하산라떼 6,500원, 낙하산블러드 5,500원, 스콘 5,000원

[3]
영앤도터스
딥카라멜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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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말 커피인들을 통한 설문 조사를 통해 비엔나 커피는 밀로커피, 슬러쉬는 낙하산, 카랴멜라떼는 두말의 여지 없이 도화동 영앤도터스의 딥캬라멜 라떼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영앤도터스의 딥캬라멜 라떼는 실제로 마셔보고 더욱 궁금해서 여러 차례 방문을 했고, 지인 찬스를 통해서 매장을 운영하는 바리스타에게 어렵게 연락을 취했다. 일산에서 처음 매장을 시작했던 이기솔 씨는 성공한 카페를 정리하고 멜버른에서 잠시 지내고 돌아와, 2019년 로스팅 전문 매장 영앤도터스 커피를 새롭게 오픈했다. 영앤도터스는 커피매장에 원두를 납품하고, 코케와 같은 커피 정기구독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으로 커피 원두를 판매하는 실력 있는 매장으로 금세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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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앤도터스의 추천 커피는 딥캬라멜 라떼다. 영앤도터스의 블렌딩 에스프레소를 추출해 직접 제작한 캬라멜 시럽을 녹이고, 따듯하게 데워진 우유를 시럽과 견과류가 발라진 컵에 제공한다 기본 커피가 훌륭하고, 전문 수제 캬라멜 매장이 부럽지 않은 캬라멜 시럽과 견과류의 조합이 치트키이다. 마치 과거 홍대 수아브의 캬라멜이 떠오르는 우유맛이 풍부하고 단맛이 깊은 느낌이랄까? 영업 비밀 레시피를 공개할 수 없지만, 좋은 커피와 최선을 다한 재료의 조합이다. 여름철에는 아이스 슬러쉬로 제공이 되지만, 개인적인 취향은 따듯한 딥 캬라멜 라떼가 더욱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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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넓지 않고, 스탠딩 매장이지만, 분위기가 아늑하고, 친근한 바리스타의 환대가 따듯하다. 월컴 커피로 콜드브루 커피 한잔 마시고, 딥캬라멜 라떼 한잔 마시면, 마음이 뿌듯하다. 이어서, 배치브루 커피까지 마시면, 하루 커피 용량이 가득하지만 뭔가 호사스러운 느낌이다. 기본 필터 커피도 강력하게 추천한다. 커피전문가들도 앞다투어 찾는 좋은 재료의 필터 가격이 4,000원, 딥카라멜 라떼는 5,500원이다.

영앤도터스

  •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 156 푸르지오시티 1층 107호
  • 필터 4,000원, 딥카라멜라떼 5,500원

[4]
디폴트 밸류
커피 오마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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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폰 커피 챔피언, 커피인굿스피릿 챔피언, KNBC 파이널리스트와 같이 한국 커피 역사상 가장 화려한 수상을 자랑하는 신창호 바리스타와 전문 파티세가 선보이는 디폴트밸류 커피의 디저트 페어링 오마카세 메뉴가 크게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 시즌 디톨트 밸류 커피의 오마카세는 코스타리카 싱글오리진 콘파냐와 바나나푸딩, 콜롬비아 싱글오리진 라떼와 치즈타르트, 두가지 싱글오리진 커피를 조합한 블렌딩 커피와 고구마 케익의 세트로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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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개별 메뉴와 코스를 설명하면, 첫번째 메뉴 꼰파냐는 에스프레소에 소량의 우유를 추가한 밀크 커피이다. 코스타리카의 엘디아멘테 싱글오리진 커피는 무산소 가공 커피의 원조로 세계의 바리스타 챔피언들이 사용하는 커피로 유명하다. 적절한 산미의 커피와 밀크의 특징이 요거트와 같은 향미와 질감으로 맹렬하게 발산하고, 전문 파티셰의 바나나 푸딩과 조합되어 단맛과 향미가 더욱 복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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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코스의 콜롬비아 로코시리즈의 커피는 특별히 가공해 더욱 단맛이 깊어진 우유를 사용해서 화려한 향미의 커피와 우유가 섬세하게 조합되었다. 두번째 메뉴의 페어링 디저트는 치즈타르트, 마치 동색의 조합처럼 커피와 디저트가 서로 융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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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세트는 앞서 두가지 싱글오리진 커피로 블렌딩을 구성해서 신창호 바리스타의 사이폰 방식으로 추출했다. 블렌딩 커피를 통해서 개별 싱글오리진 커피의 장점이 빛이 나고, 서로의 개성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사이폰 커피 추출 방식은 진공 방식을 이용한 커피 추출방식으로 열원과 커피와 뜨거운 물이 조합하는 시간을 조절함으로서 커피의 감칠맛이 극대화 된다. 마지막 블렌딩 커피가 화려하게 개성을 표현한다면, 디저트는 포근하게 마무리하는 고구마 케익이다.

이전까지 다양한 커피 페어링 세트들이 커피와 디저트의 페어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면, 디폴트밸류의 커피와 디저트 페어링 오마카세는 싱글오리진과 블렌딩 커피라는 스토리가 씨줄이 되어 스토리에 녹아나고, 디저트는 개별 커피와 날줄로 어울려서 새로운 차원의 조합을 선보였다. 뛰어난 와인이 음식과의 마리아주에서 빛이 나듯 훌륭한 커피와 디저트의 조합이 코스에서 더욱 아름답다. 세가지 커피와 페어링 디저트 세트의 가격은 3만원. 한국 최고 바리스타의 시연을 곁들이는 황송한 경험이다. 다만 조기 품절 된다는 단점이 있어, 예약을 필수로 추천한다. 커피와 디저트 페어링에서 전무후무한 경험이라 자부한다.

디폴트밸류

  • 서울 서대문구 성산로 333 1층
  • 시그니처라떼 6,000원, 커피 오마카세 3만 원
About Author
심재범

커피 칼럼니스트. '카페마실', '동경커피', '교토커피'를 썼습니다. 생업은 직장인입니다. 싸모님을 제일 싸랑하고 다음으로 커피를 좋아합니다. 아 참, 딸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