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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전부였던 소년에게, HP OMEN 16

안녕, 에디터B다. 덕질을 하냐고 묻는다면 글쎄… 영화, 맛집 투어 등 웬만한 활동은 어느 정도는 좋아하는 것 같다. 하지만 생각만 해도...
안녕, 에디터B다. 덕질을 하냐고 묻는다면 글쎄… 영화, 맛집 투어 등 웬만한 활동은…

2021. 11. 24

안녕, 에디터B다. 덕질을 하냐고 묻는다면 글쎄… 영화, 맛집 투어 등 웬만한 활동은 어느 정도는 좋아하는 것 같다. 하지만 생각만 해도 설레는 것이 아니라 ‘하면 재미있는 것’ 정도랄까? 가끔은 언제 가장 행복했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이런 질문은 보통 술자리 러닝타임의 4/5 정도 지난 시점, 축구로 치자면 후반전이 거의 끝나가는 무렵에 툭 튀어나오곤 한다. 내 답변은 정해져 있다. 중1 여름방학, 엄마 아빠는 출근하고, 형은 학교에 갔을 때 늦은 오전에 일어나 발로 컴퓨터 전원을 켜고 게임을 하던 날들. 그 당시의 나는 아무 걱정 없이, 그저 하루 재미있게 놀면 그만이었다. 다음 주에 해야 할 업무를 떠올리며 우울할 일이 없었다. 그러니까 10대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었던 건, 다 게임 덕분이다. 나는 게임을 하며 컸고, 게임에서 인생을 배웠다.

빼도 박도 못하는 어른이 된 30대 중반의 지금, 나는 가끔 하루종일 게임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게임을 위해 데스크톱을 하나 더 사는 건 부담스러웠고(내겐 iMac이 있다), 조립PC를 맞추는 건 귀찮으며, 커다란 데스크톱이 거실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은 인테리어에 많이 영향을 끼칠 것 같았다. 그래서 게이밍 노트북으로 관심을 돌렸다. 그제야 알았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게이밍 노트북을 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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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HP 게이밍 브랜드 OMEN에서 만든 최신 게이밍 노트북 HP OMEN 16과 OMEN이라는 브랜드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려고 한다. 스펙에 대한 리뷰라기보다는 처음으로 게이밍 노트북의 괴물 같은 파워를 실감한 사용기 정도가 되겠다. 그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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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게이밍 브랜드 OMEN에 대한 소개부터 시작하자. 현재 OMEN 시리즈를 제작하는 HP는 대표적인 1세대 실리콘밸리 기업이지만, 사실 게이밍 전문 회사는 아니었다. 본격적으로 게이밍 업계로 진출한 건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캐나다의 하이엔드 PC 전문 회사 ‘부두 컴퓨터’를 인수하면서 게이밍 PC 분야에 진출했다.

HP 노트북 시리즈 하면 떠오르는 OMEN, ENVY는 사실 부두 컴퓨터에서 사용한 모델명이다. HP는 부두 컴퓨터를 인수하며 역사를 계승해서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다. 흔히 게이밍 PC 분야에 진출했다고 하면 노트북, PC 정도만 떠올리기 쉬운데, 그 외에 모니터, 마우스, 키보드 등 다양한 액세서리까지 만든다. 그리고 HP의 다양한 게이밍 제품군을 하나로 묶어주는 키워드가 바로 OME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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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굉장한 게임 덕후도 아니고, 컴퓨터에 대해 깊게 파고드는 사람도 아니라 게이밍 브랜드에 대해서는 많이 알지 못했다. 그럼에도 OMEN이라는 브랜드는 자주 들었다. 하지만 머릿속에서 HP와 OMEN의 이미지가 섞이지 않고 분류되어 있었는데 그런걸 보면 꽤 성공적인 마케팅을 해온 게 아닌가 싶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HP라고 하면 깔끔한 워크스테이션을 만드는 사무적인 이미지가 연상되었는데, OMEN, ENVY, 스펙터 같은 제품군을 보면 다 옛날 얘기구나 싶다. 특히 ENVY 시리즈는 가장 아름다운 노트북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으니까.

당연히 이런 세련된 이미지는 저절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 HP는 OMEN 같은 게이밍 브랜드를 키워내기 위해서 여러 활동을 해오고 있는데, 첫 번째는 ‘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LCK) 코리아’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 것이다. 경기 내내 한국을 대표하는 게이머들이 HP가 아닌, OMEN이라는 브랜드가 쓰인 게이밍 PC를 쓰며 소환사의 협곡을 누렸다.

HP는 글로벌 게이밍 PC 시장 중에서도 한국 시장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하긴 그럴 만한 것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은 다섯 번째로 큰 규모의 게임시장이고, 양적으로 보나 질적으로 보나 한국의 게임 문화는 수준이 높은 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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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가 한국 게이머들을 위해 정성을 다하고 있다는 근거 중에 하나가 바로 HP 게이밍센터다. 이건 확실히 특별한 케이스다. 오직 게이머들을 위해 게이밍 특화 서비스센터를 연 건 HP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밤낮 구분 없이 전문 엔지니어가 24시간 온라인 상담을 해준다. 새벽 3시에 연락을 해도 문의사항에 요청해준다고 한다. 현재 HP 게이밍센터는 용산과 송파에 있으며 상담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게이밍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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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및 사무용 노트북 강자인 HP는 왜 게이밍 시장을 중요하게 보고 있을까. ‘미래엔 사람들이 게임을 더 많이 하게 될 테니까?’ 그것도 틀린 생각은 아니다. HP는 게임이 소셜 네트워킹 툴로서 역할을 크게 하게 될 거라고 봤다. 소셜 네트워킹 툴이라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말하는 건데, 게임과 SNS를 비교해보면 기능적으로는 비슷하긴 하다. 온라인 게임과 SNS 모두 네트워킹에 기반한 놀이터이기 때문이다.

10년 전에는 동네 친구들과 게임을 했다면 이제는 나라도 국경도 없다. 최근에 런칭한 <리니지W>만 보더라도 한국, 대만, 일본의 유저들이 함께 전장을 누비고, 채팅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그 나라 언어로 바꿔주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게임은 소셜 네트워킹 툴이라는 인식이 흥미로운 접근이면서도 올바른 인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HP와 OMEN에 대한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본격적으로 HP OMEN 16에 대한 리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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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는 AMD Ryzen 7 5800H, 그래픽카드는 NVIDIA GeForce RTX 3070 8GB. 무릇 게이밍 노트북 리뷰라면 프로세서, 그래픽 카드 같은 것에 대해 상세하게 리뷰를 해야 할 것 같지만, 사실 나는 스펙에는 큰 관심이 없다. 특히 HP처럼 세계적인 제조사가 내놓은 고사양의 노트북을 보면 더 그렇다. 이런 제품에서는 숫자를 들여다보는 것보다 실제로 경험했을 때 어땠는지말해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HP OMEN 16은 나처럼 ‘오랜만에 게임을 취미로 즐기고 싶은 사람’, ‘데스크탑을 사는 건 부담스러운 사람’, ‘조립PC를 사는 건 머리 아픈 사람’ 등이 접근하기에 좋은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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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디자인부터 보자. 미카 실버라는 색상으로 이름에는 ‘실버’가 들어가지만 차콜에 가깝다. 무광의 마그네슘 바디로 마감이 깔끔하고 중앙에 위치한 다이아몬드를 닮은 OMEN 로고가 오묘하다. 무광 마감이기 때문에 지문이 잘 묻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 디스플레이는 16.1인치, 제품 사이즈는 가로 245mm, 세로 369mm, 두께 22.5mm, 무게는 2.3k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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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밍 PC 중에는 화려하게 디자인된 제품이 많은데, HP OMEN 16은 상대적으로 점잖아 보인다. 언뜻 보면 게이밍 노트북처럼 보이지도 않아서, 사무용 노트북으로 써도 상관없을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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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는 좌우측에 하나씩 있고, 뱅앤올룹슨이 사운드 튜닝을 해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느낌이다. 게이밍 노트북으로 쓰기엔 충분히 좋고, 영화 감상용으로 쓰기에도 만족스러운 음향을 가지고 있다. 열배출구로도 소리가 나오는지 노트북 전방향에서 소리가 고루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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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 구성을 보면 왼쪽에는 전원 포트, RJ-45 포트, USB-A 포트, 미니 디스플레이 포트, HDMI 포트, USB-C 포트, 3.5파이 포트,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이 있다. 오른쪽에는 열배출구와 USB-A 포트 2개가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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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밍 노트북답게 쿨링시스템에 많은 신경을 썼다. 위 사진으로 볼 수 있듯이 제품 아랫면에는 열배출구가 아주 크게 자리를 잡고 있다. 거의 하판 절반에 가까운 사이즈다. 하판의 아랫면 뿐만 아니라 키패드 윗부분과 제품 후면, 오른쪽면까지 열배출구가 있다.

내가 해본 게임은 <리그 오브 레전드>, <패스 오브 엑자일>, <피파 온라인4>였는데, 최고사양으로 높인 상태에서 플레이를 해도 팬소음이 심해지지 않았다. 제품에서 열이 느껴지긴 했지만 열이 키패드 쪽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불쾌함, 불편함도 없었다. 생각보다 너무 쾌적해서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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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OMEN 16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경험은 키보드다. 노트북 키보드 중에 이렇게 타건감이 좋은 제품은 보지 못했다. 이 정도면 상위 2% 정도 되는 타건감이 아닐까 싶다. 나는 일반 노트북의 가벼운 타건감을 견딜 수 없어서 보통 기계식 키보드를 연결해서 사용하는데, HP OMEN 16에는 광학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해서 노트북 자체 키보드를 사용할 때도 부족함이 없었다.

방향키도 칭찬할 만하다. 일반적인 노트북은 방향키를 소홀히 배치하곤 한다. 중요한 키가 아니니 사이즈를 작게 넣는 경우가 많은데, HP OMEN 16의 방향키는 쾌적한 곳에 당당히 자리를 잡고 있다. <피파 온라인4>를 할 때 아주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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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디스플레이로 넘어가자. Full HD 해상도, 144Hz를 지원하는 IPS 디스플레이다. 화면 주사율이 144Hz이기 때문에 화면 전환이 빠른 FPS 게임을 할 때 큰 도움이 되고, 밝기가 300니트라 햇빛이 밝은 환경에서도 시인성이 좋다. 해가 쨍한 환경에서 게임을 하고 있을 일이 뭐가 있겠냐만은 사람 일이라는 게 알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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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좋았던 부분은 ‘OMEN 게이밍 허브’다. OMEN 시리즈에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는 프로그램인데, 쉽게 말해서 게임을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게 서포트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끊김없이 게임을 하기 위해 네트워크 부스터를 쓸 수 있고, 시스템 온도를 제어하거나, 키보드 LED 컬러를 변경할 수도 있다. 현재 네트워크 환경이나, 배터리 상태에 따라 원하는대로 조절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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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OMEN 16을 리뷰하는 시간은 즐거웠다. 제품을 쓰고 리뷰를 하는 건 나의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제품의 모든 순간을 즐기면서 체험하기란 힘들다. 첫 인상은 좋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흥미가 떨어지는 아이템도 당연히 있다. 하지만 HP OMEN 16은 플레이하는 내내 만족스러웠고, 더군다나 게임에 대한 향수를 강하게 불러 일으켜줬다.

*이 글에는 HP코리아의 유료광고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About Author
김석준

에디터B. 기계식 키보드와 전통주를 사랑하며, 쓸데없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