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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ry Beermas!

지금 시각은 12월 24일 오전 12시 13분. 금요일 촬영을 끝내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눈을 감으면서 생각했지....
지금 시각은 12월 24일 오전 12시 13분. 금요일 촬영을 끝내고 컨디션이 좋지…

2016. 12. 24

지금 시각은 12월 24일 오전 12시 13분.

금요일 촬영을 끝내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눈을 감으면서 생각했지. ‘자고 일어나면 26일이 되었으면…’ 그런데 웬걸. 자는 동안 내게 크리스마스의 유령이라도 다녀간 건지, 얄궂게도 이브가 되는 순간 눈이 떠졌다.

크리스마스는 성가시다. 도로는 막히고, 어딜 가나 사람들로 북적이고(주로 팔짱낀 커플이다), 웨이팅 없이는 제대로 된 식사 한 끼 먹기 어렵다. 그렇다고 그냥 집에만 있자니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만 빼고 즐거운 것만 같은 이 서운하고 이상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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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2017년이 되는 순간 따려고 했던 맥주를 꺼내들었다. 오늘 좀 취해야겠어. 어차피 나의 밤은 이제 막 시작했는걸.

오늘 나와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할 친구는 충북 음성의 맥주,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가 2017년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한정판 허그 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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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 같았던 한 해는 저물고 꼬끼오하고 우는 닭의 해 정유년이 온다. 허그 미 2017 뉴 이어 에디션은 새해를 알리는 힘찬 수탉을 표현하기 위해 붉은빛이 도는 금박을 입혔다. 터프하고 멋진 라벨이다.

박력 넘치는 라벨과 달리 맛은 안아주고 싶은 포근한 맛이다. 보리와 밀의 구수한 맛이 목 끝을 타고 내려가면서 상큼한 오렌지와 생강, 코리엔더 등의 향이 몽글몽글 입안에서 피어오른다. 맛있다. 혼술하기 좋은 술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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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기가 오르니 기분이 좋아졌다. 드렁큰 크리스마스. 앞으로 남은 이틀은 딱 이만큼만 취해서 보내야지.

친애하는 디에디트 독자 여러분. 크리스마스라고 어디 나가봐야 길만 막히고 피곤해요. 우리 그냥 집에서 맥주나 한 잔 해요. 모두모두 비어 크리스마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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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