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거리두기 조치에 따른 BPM 100-120의 음악들

안녕, 대중문화/음악 전문 저널리스트 박희아야. 오늘은 BPM 100에서 120 사이, 그 안에서 각자의 색을 뽐내는 음악들을 골라봤어. 어떤 곡은 다소...
안녕, 대중문화/음악 전문 저널리스트 박희아야. 오늘은 BPM 100에서 120 사이, 그 안에서…

2021. 07. 13

안녕, 대중문화/음악 전문 저널리스트 박희아야. 오늘은 BPM 100에서 120 사이, 그 안에서 각자의 색을 뽐내는 음악들을 골라봤어. 어떤 곡은 다소 느린 듯 느껴지고, 또 어떤 곡은 보컬이나 악기를 통해 리듬감을 최대로 끌어올리지. 물론, 비트 자체로 힘을 준 곡도 있고 말이야. 어느 쪽이든 간에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또다시 집에 박혀있어야 할 우리에게 살짝이나마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자, 나의 전문 분야 안에서 고르되, 취향을 교묘하게 뒤섞어 꾸린 플레이리스트야.


[1]
“BPM 100”
뮤지컬 <비틀쥬스> – Say My Name

시작은 가볍게, 즐거운 콩트 느낌을 주는 뮤지컬 넘버로 골라봤어. 팀 버튼의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비틀쥬스>의 넘버 ‘Say My Name’이야. 인간 세계와 저승 세계 중간에 끼어서 외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던 비틀쥬스가 유령을 볼 수 있는 소녀 리디아를 만나 자신의 이름을 불러 달라고 조르는 내용의 넘버지. 살아있는 사람이 비틀쥬스의 이름을 세 번 부르면, 사람들이 그를 볼 수 있게 되는데, 이 사실을 이용해 비틀쥬스를 약 올리는 리디아의 능청스러움과 거짓말로 리디아를 현혹하려는 비틀쥬스가 느끼는 초조함을 담은 챈트가 아주 재미있지. 참고로 뮤지컬 <비틀쥬스>는 세종문화회관에서 8월 7일까지 공연 중. 넷플릭스에서 영화 <유령수업>을 보고 가면 돼.


[2]
“BPM 115”
레드벨벳 – Cool World

레드벨벳의 ‘Cool World’는 처음 앨범이 발매됐을 때부터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나만의 메인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두었던 곡이야. “이 밤이 아름다워서 세상의 소음들 잠시 닫을게”라며 잠깐 불필요한 소리와 얼굴들을 단절했던 소녀가 “사람들 속에 겉도는 듯해도 날 사랑해서 내가 나다워서” 세계를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었던 순간. 그 순간은 얼마나 빛났을까? 이 곡이 실린 레드벨벳의 첫 번째 정규앨범 [The Red]에는 열 곡이 실려있는데, 모든 곡의 음악적 만듦새가 무척 뛰어나면서 트랙 배치도 매우 훌륭해. 사랑하는 사람에게나 나 자신에게나 점점 당당해지는 소녀의 모습을 점차적으로 명쾌하게 표현해나가고 있거든. ‘Cool World’를 마지막 트랙으로 넣은 이유가 있는 거지. 앨범 전체를 들어보는 것도 추천해.


[3]
“BPM 109”
트와이스 – CHILLAX

이 곡은 트와이스라는 팀이 지닌 밝고 명랑한 이미지 이상으로 건강한 에너지를 생생하게 전달해주는 트랙이야. 섬머 스페셜 앨범에 실린 곡답게 뜨겁지만 시원하다는 역설이 꼭 어울리지. 이전에 발표한 곡들처럼 목소리를 귀엽게 연출한 부분도 거의 없어서, 멤버의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것도 포인트. BPM이 109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로 힘찬 에너지를 품고 있는 곡이라 내가 참 좋아해.


[4, 5]
BPM 118, 120
뮤지컬 <킹키부츠>
– Land of Lola, 
Raise You Up / Just Be

잘 알려진 작품이지? 요즘 같은 시기에 이 작품이 주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무척 필요할 것 같아서 가지고 왔어. 주인공 롤라와 엔젤들이 뿜어내는 에너지를 비롯해서, 우리 안에 있던 편견을 깨부수며 자기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설정해 놓은 한계를 넘어서는 어떤 용감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너에게나 나에게나 지금 꼭 필요할 거야.


[6]
BPM 107
이진아 – 더 놀자(Let’s play more)

영화 <아이들은 즐겁다>는 이진아의 음악감독 데뷔작이야. 메인 타이틀인 ‘더 놀자’는 초등학교 아이들의 시점에서 바라본 풍경을 아주 소소하고 담백한 언어들로 그려낸 곡이지. 이 곡이 지닌 사랑스러움에 대해서는, 그동안 이진아가 발표했던 곡들을 떠올리면 어느 정도 비슷한 얘기를 꺼낼 수 있기는 해. 하지만 ‘더 놀자’라는 제목처럼, 어른 이진아가 아이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여실히 드러나는 가사가 참 재미있어.


[7]
“BPM 107”
2PM – Only You

위에서 추천한 이진아의 ‘더 놀자’와 2PM의 ‘Only One’이 같은 BPM이라니, 놀라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어. 물론 싱어송라이터 이진아의 캐릭터와 보이그룹 2PM의 캐릭터는 너무나 달라. 하지만 2PM에게는 2PM만의 서정을 표현하는 언어가 있거든. 그래서 이 곡은 활동 초기의 2PM이 근육질의 몸매를 뽐내면서 위험한 아크로바틱 퍼포먼스에 도전할 때, 조용히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곡이기도 해. 그리고 이 노래와 함께 2PM의 서정이 무엇인지 관찰할 수 있게 해주는 한 곡을 더 추천해. ‘이 노래를 듣고 돌아와’


[8]
BPM 120
Vanessa Hudgens – When There Was Me And You

한때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디즈니의 ‘High School Musical’을 기억해? 이 작품 속에서 때로는 사랑하고, 때로는 다투고 질투하던 소녀와 소년 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OST는 내가 아껴 듣는 앨범이야. Vanessa Hudgens의 발랄한 보이스 톤으로 부르는 발라드는 딱 그 나이 또래의 이야기를 전달해주고 있어. 그리고 10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여러 드라마 작품들이 있지만, 이 작품이 지니고 있던 발랄함은 디즈니 고유의 정서를 대변했지.


[9]
“BPM 118”
샤이니 – 재연(An Encore)

훌륭한 딥하우스 트랙 ‘View’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던 샤이니의 정규 4집의 마지막 곡이 바로 ‘재연’이었어. ‘재연’은 SM엔터테인먼트와 오랫동안 소품처럼 곱고 예쁜 발라드 트랙을 여럿 작업했던 작곡가 김진환의 작품이야. “되돌려보자 다 제자리로 / 우리 더는 정담 아닌 길로 가지 말자 / 다시 막이 오르는 무대처럼 / 눈물 났던 영화의 속편처럼” 이 다음에 오는 한 줄은 비밀에 부쳐둘게. 마지막 한 줄까지 노래로 들었을 때 느껴지는 감동이 너무나 크거든.


[10]
“BPM 110”
데이식스 – Deep in Love

조용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지만, 한 번 더 반전을 주고 싶었던 나의 선택은 데이식스의 ‘Deep in Love’야. 처음 들었을 때는 이 팀이 갑작스럽게 LA 메탈을 시도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는데, 이후에 레게, 디스코 등 여러 가지 장르를 통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면서 ‘사랑’이라는 빤한 서사를 자기들 식대로 이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 어쨌든 이 곡을 스피커를 통해 들으면 마치 공연장에서 함께 발을 구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거야. 그래서 마지막으로 가져왔지. 이 우울한 날들에, 모두가 일어날 힘을 잃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플레이리스트 + 10곡 더>

뮤지컬 <비틀쥬스> – Say My Name / BPM 100
레드벨벳 – Cool World / BPM 115
트와이스 – CHILLAX / BPM 109
뮤지컬 <킹키부츠> – Land of Lola BPM 118
뮤지컬 <킹키부츠> – Raise You Up / Just Be / BPM 120
이진아 – 더 놀자(Let’s play more) / BPM 107
2PM – Only You / BPM 107
Vanessa Hudgens – When There Was Me And You / BPM 120
샤이니 – 재연(An Encore) / BPM 118
정세운 – 오해는 마(Never Mind) / BPM 102
전소연 – Weather / BPM 118
이달의 소녀 – 위성(Satellite) / BPM 120
여자친구 – 바람에 날려(Gone with the wind) / BPM 105
샤이니 – Woof Woof / BPM 118
몬스타엑스 – If Only / BPM 105
Sarah Voughan – A Lover’s Concerto / BPM 113
뮤지컬 <렌트> – I’ll Cover You / BPM 112
ABBA – Knowing Me, Knowing You / BPM 107
김현철 – So Nice!! – BPM 100
데이식스 – Deep in Love / BPM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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