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월간B추천] 호러 반 액션 반

안녕, 영화 애호가 에디터B다. 하지만 공포 영화는 애호하지 않는다. 공포 영화를 보면 몸살이 나고, 사지가 굳는 기분이 든다. 살면서 겨우 네...
안녕, 영화 애호가 에디터B다. 하지만 공포 영화는 애호하지 않는다. 공포 영화를 보면 몸살이…

2021. 06. 21

안녕, 영화 애호가 에디터B다. 하지만 공포 영화는 애호하지 않는다. 공포 영화를 보면 몸살이 나고, 사지가 굳는 기분이 든다. 살면서 겨우 네 편의 공포 영화를 봤다. <분홍신>, <파라노말 액티비티>, <검은 집>, <곡성>. < 두 사람이다>라는 영화도 본 적이 있는데 너무 무서워서 10분 만에 극장을 탈출했다. 오늘 소개할 여덟 편의 작품 중에는 공포 영화가 무려 3편이나 포함되어 있다. 나머지는 액션 비중이 높은 영화다. 공포 영화도 못 보는 사람이 공포 영화를 추천하는 게 웃기긴 하지만, 기대작이긴 하니까 넣었다. 어차피 나는 무서워서 못 볼 테니까 누군가 직접 보고 <곡성>보다 몇 배나 무서운지 ‘곡성 지수’로 환산해서 말해주면 좋겠다. ‘1goksung’ 정도면 도전할 수 있다.


 

[1]
TV show
<대탈출 시즌 4>

요즘 유튜브에 들어가면 tvN <대탈출> 전 시즌 정주행 영상이 계속 뜬다. 많은 이들이 기다렸던 <대탈출> 시즌 4가 7월 11일에 드디어 돌아오기 때문이다. 정종연 PD를 중심으로 한 대탈출 제작진은 이번 시즌부터 ‘DTCU(대탈출 유니버스)’라는 세계관을 공고히 만들고 조금씩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올해 초 티빙 오리지널로 제작되었던 예능 <여고추리반> 역시 <대탈출>의 에피소드 중 하나였던 태양여고를 배경으로 만들었고 이런 시도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한다. 시즌 4 첫 번째 에피소드는 시즌 3 마지막이었던 ‘백 투 더 경성’의 후속편이다.

  • 채널 | tvN
  • 첫 방송 | 2021.07.11
  • 출연 | 강호동, 김종민, 김동현, 신동, 유병재, 피오

[2]
Movie
<블랙 위도우>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연기되었던 <블랙 위도우>가 드디어 개봉한다. 2019년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이후 2년 만에 개봉하는 마블 시리즈다. 다들 알다시피 <블랙 위도우>는 어벤져스의 히어로 ‘블랙 위도우’의 첫 번째 솔로 무비인데, 왜 이제야 나오게 되었는지 반가우면서도 아쉽다. 블랙 위도우의 인기를 생각하면 5년 전에 나왔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는 호쾌한 액션이다. 예고편에 나오는 공중 낙하씬과 격투씬을 보면 역시 마블이라는 감탄이 나온다. 스칼렛 요한슨 그리고 이번 영화로 처음 MCU에 데뷔하게 된 플로렌스 퓨의 궁합 역시 기대해볼 만하다. 플로렌스 퓨는 박찬욱 감독의 드라마 연출작 <리틀 드리머걸> 그리고 <작은 아씨들>, <미드소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배우다. <작은 아씨들>은 넷플릭스, <리틀 드리머걸>은 왓챠에 있으니 개봉하기 전에 보는 걸 추천한다.

  • 개봉일 | 2021.07.07
  • 러닝타임 | 134분
  • 출연 | 스칼렛 요한슨, 플로렌스 퓨, 레이첼 와이즈 등
  • 감독 | 케이트 쇼트랜드

 

[3]
Movie
<트립 투 그리스>

‘트립 투’ 시리즈는 음식을 다룬 영화를 찾다가 보게 되었다. 두 남자의 미식 여행이라는 시놉시스를 보고 당연히 음식의 유래, 인문학적 식견을 들을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트립 투 시리즈는 그런 고상한 영화가 아니다. 미식 여행을 가장한 두 남자의 영양가 없는 수다 여행이다(구강 액션이랄까?). 큰 틀의 구조는 매 시리즈마다 같다. 스티브 쿠건이 절친 롭 브라이든에게 <옵서버>라는 매거진에서 미식 여행 기사를 쓸 건데 같이 가자고 제안을 하고 롭은 따라나선다. 둘은 정말로 맛있는 음식을 먹긴 하지만, 음식에 대한 평가는 금세 끝나고 성대모사 대결과 힐난, 비난, 조소로 가득 찬 대화로 마무리한다(절친이라 그렇다). 하지만 아주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로에 대한 믿음이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비포 선라이즈>를 매력적인 두 남녀가 함께 여행을 할 때 생기는 일로 요약할 수 있다면 트립 투 시리즈는 두 중년 남자가 함께 여행을 갈 때 생기는 일을 영화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실제 배우이면서 영화 속에서도 동명의 배우로 출연하기 때문에 진짜와 연출이 섞인 것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잉글랜드, 이탈리아, 스페인을 거쳐 이번엔 그리스를 여행하는데, 사실 여행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남극을 가든 쿠바를 가든 두 사람은 항상 시답지 않은 농담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테니까.

  • 개봉일 | 2021.07.08
  • 러닝타임 | 103분
  • 출연 | 스티브 쿠건, 롭 브라이든
  • 감독 | 마이클 윈터바텀

[4]
Movie
<방법: 재차의>

‘방법’은 how to가 아닌 curse다. 예문으로는 “제가 진종현 회장 방법 할게요. 그 사람 악귀예요”가 있겠다. 드라마 <방법>은 2020년 tvN에서 방영되었던 12부작 드라마로 <부산행>의 감독 연상호가 각본을 쓴 작품이다. 오컬트 장르를 감안해도 꽤 잔인했기 때문에 당시에 큰 화제가 되었다. 초특급 배우가 나오지 않아서 처음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기생충>의 정지소, 엄지원, 성동일, 조민수의 훌륭한 연기와 탄탄한 각본 덕분에 2.5%에서 출발해 6.7%의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둔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10대 청소년 여자와 여자 사회부 기자라는 캐릭터 조합 자체가 요즘 드라마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조합이라 꽤 흥미로웠다. <방법: 재차의>는 그 드라마의 세계관을 이은 확장판이다. 엄지원과 정지소는 그대로 출연하며, 연출은 <챔피언>의 감독 김용완이 맡았다. 예고편이 아직 나오지 않아서 드라마 <방법>의 영상으로 대체한다.

  • 개봉일 | 2021.07.28
  • 출연 | 엄지원, 정지소, 정문성, 김인권, 고규필, 권해효, 오윤아, 이설
  • 감독 | 김용완

[5]
Musical
<레드북>

보수적이었던 빅토리아 시대. 약혼자에게 첫 경험을 고백했다가 파혼당한 여인 안나가 주인공이다. 어느 날 브라운이라는 남자가 안나를 찾아오고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의도를 알 수 없는 브라운의 응원에 힘입어 안나는 여성들만의 고품격 문학회 ‘로렐라이 언덕’에 들어가 소설을 쓰게 되는데, 여성이 자신의 신체를 언급하는 것조차 금기시되던 시대 안나의 소설이 담긴 잡지 <레드북>은 거센 사회적 비난을 받는다. 뮤지컬 <레드북>은 2018년 초연을 올리고 그해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연출상, 안무상, 작품상, 여우조연상 등을 수상하며 말 그대로 그해 시상식을 휩쓴 작품이다. 이번에 개막하는 <레드북>에서는 차지연, 아이비, 김세정이 안나 역을 맡았는데, 김세정과 안나라…이렇게 찰떡일 수가 없다. 혹시 디에디트의 격식 없고 전통 있는 인터뷰 시리즈 [디에디톡]에서 인터뷰할 생각은 없는지 궁금해진다.

  • 기간 | 2021.06.04-8.22
  • 러닝타임 | 165분
  • 출연 | 차지연, 아이비, 김세정, 송원근, 서경수, 인성 등
  • 장소 | 홍익대학교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

[6]
Movie
<모가디슈>



류승완 감독이 <군함도> 이후 4년 만에 블록버스터 신작을 선보인다. 남북한 대사관의 탈출기를 그린 <모가디슈>다. 1991년 소말리아에서 내전이 발생하고 남북한의 대사관 사람들이 나흘 동안 목숨을 건 탈출을 하게 되는 줄거리인데, 놀랍게도 이 이야기는 실제 있었던 사건이다.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김소진 등 배우들의 캐스팅 라인업을 보니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오른다. <반도> 이후 오랜만에 상업 영화에서 모습을 비추는 구교환의 연기도 기대가 된다.

  • 개봉일 | 2021.07.28
  • 출연 |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구교환, 김소진, 정만식, 김재화, 박경혜
  • 감독 | 류승완

[7]
Movie
<랑종>

<랑종>의 주인공은 태국의 무당 ‘님’과 그의 조카 ‘밍’이다. 무당 ‘님’은 가문의 대를 이어 조상신 ‘바얀 신’을 모시는데 어느 날 조카 밍이 이상한 증세를 보인다.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것이다. 무당을 취재하기 위해 님과 동행했던 촬영팀은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그 모든 것을 카메라에 담는다. <랑종>은 나홍진이 <곡성>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라 큰 주목을 받았다. 직접 연출하지는 않았지만, 시나리오 원안부터 기획, 제작까지 맡아 나홍진의 냄새가 깊게 풍긴다. 연출은 태국 공포 영화를 상징하는 감독 반종 피산타나쿤이 맡았다. 한국에서 유명하진 않지만 <셔터>로 데뷔해 <샴>, <포비아>를 연출했으며 2013년에는 <피막>으로 태국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동원하기도 한 감독이다. 참고로 랑종은 태국의 무당을 뜻한다.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띄고 있기 때문에 무척 무서울 것으로 예상된다. <랑종>을 보면 태국 밤거리가 무섭게 느껴질 것 같다. 그래서 못 보겠다. 나에게 태국은 영원한 미식의 도시, 팟타이와 뿌팟퐁커리의 도시로 남겨두고 싶다.

  • 개봉일 | 2021.07
  • 출연 | 나릴야 군몽콘켓, 싸와니 우툼마
  • 감독 | 반종 피산다나쿤

 

[8]
Movie
<제8일의 밤>

2020년 개봉 예정이었다가 밀린 영화는 <블랙 위도우>뿐만이 아니다. <제8일의 밤> 역시 개봉이 밀렸고 결국 한 해가 지나 넷플릭스에서 선보이게 되었다. <사냥의 시간>, <승리호>, <콜> 등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를 선택한(선택받은) 영화에 대한 평가가 그렇게 좋은 않은데 <제8의 밤>이 그 전통을 떨쳐버릴 수 있을지 걱정과 함께 기대가 된다. 미스터리 스릴러인 만큼 줄거리도 미스터리에 감춰져 있는데,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은 이렇다. ‘어느 날 깨어나서는 안 될 것이 봉인에서 풀려나고 그것을 막기 위해 여러 사람이 사투를 벌인다’. 김유정은 비밀을 감춘 신비한 인물로 나오고 이성민, 박해준은 무언가를 막기 위한 인물처럼 보인다. 각본과 연출은 감독 김태형이 맡았다. 그의 장편 데뷔작이다. 예고편은 무서우니까 보지 말자. 클릭하라고 넣어둔 게 아니라 기사의 통일성을 추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넣은 거다.

  • 개봉일 | 2021.07.02
  • 러닝타임 | 115분
  • 출연 | 이성민, 박해준, 김유정, 남다름
  • 감독 | 김태형

[9]
Drama
<킹덤: 아신전>

<킹덤>말고 재미있는 드라마는 많지만 <킹덤> 같은 드라마는 없다. 한국 드라마 역사상 이렇게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적이 거의 없고, 잔인한 장면이 이토록 적나라하게 나오는 드라마도 없었다. 킹덤 시리즈를 시즌1부터 보면서 솔직히 재미있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봤던 것 같다. 이제는 조선 시대에 좀비를 등장시키는 게 조금 흔해졌지만, 예전에는 시각적인 임팩트가 워낙 강했으니까. 이번에 새롭게 오픈하는 <킹덤: 아신전>은 킹덤 시리즈의 스페셜 에피소드다. 주인공은 좀비와 싸우는 전사 아신, 탁월한 액션 연기를 보여주는 전지현이 아신을 연기한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죽은 사람을 살린다는 생사초의 비밀이 밝혀지지 않을까, 지난 시즌에 뿌린 떡밥을 이제는 회수할 때가 됐다. 배경은 시즌1의 부산 동래를 지나, 시즌2의 한양을 지나, 압록강이다. 킹덤을 볼 때마다 생각보다 재미있진 않았지만 그래도 매번 기대되는 건 왜인지 모르겠다.

  • 공개 2021.07.23
  • 감독 김성훈
  • 출연 전지현, 박병은, 김시아 등
About Author
김석준

에디터B. 기계식 키보드와 전통주를 사랑하며, 쓸데없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