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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M어워즈] 사는 건 재밌어

올해도 어김없이 연말 정산 기사를 쓰기위해 노트북을 펴고 앉았다. 매일매일 다른 물건을 사고 써보는 우리에게도 맺고 끊음이 필요하다. 지난 한...
올해도 어김없이 연말 정산 기사를 쓰기위해 노트북을 펴고 앉았다. 매일매일 다른 물건을…

2017. 12. 20

올해도 어김없이 연말 정산 기사를 쓰기위해 노트북을 펴고 앉았다. 매일매일 다른 물건을 사고 써보는 우리에게도 맺고 끊음이 필요하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내 마음속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던 물건을 모아봤다. 이름하야 디에디트 2017 어워즈. 이제 막 우리를 알게 되서 지난 일 년의 기사를 쓱 훑어보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이라면, 이 기사만 읽어도 나쁘지 않겠다. 만약 일년 동안 꾸준한 사랑을 보냈던 독자라면, 복기하는 기분으로 읽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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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디터M의)의 아주 사적인 리스트. 곧 에디터H가 뽑은 어워즈도 공개될 예정이니 커밍쑨. 그녀의 리스트는 또 얼마나 앱등앱등한지 기대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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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디트 웹사이트에서 힙스터’란 단어를 검색해보자. 테크부터 라이프스타일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16개의 기사가 나온다. 힙스터의 형용사격인 ‘힙’이란 단어까지 포함하면 그 갯수는 배로 늘어난다. 이쯤 되고 보니 힙스터야말로 디에디트의 올해의 단어! 그래서 뽑아봤다. 힙스터 뿜뿜!

잠깐 여기서 질문. 그렇다면 디에디트는 과연 힙스터일까? 글쎄. 디에디트는 힙스터를 꿈꾸지만, 힙스터가 되기엔 너무 대중적인 ‘힙스터 꿈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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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맥주를 고르지 않고는 에디터M의 2017 어워즈라고 말할 수 없겠다. 술에 대한 나의 지론은 이거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술은 지금 마시고 있는 그 술이다. 쓰고, 달고, 새콤하고 깊고 넓고. 400년이 넘는 수도원에서 만든 트라피스트 로슈포르는 우리가 맥주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맛을 품고있다. 도수도 맛도 그리고 이야기도 꿀맛이었던 올해의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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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유튜브 레드를 모르던 시절. 유튜브를 보다 이 광고가 뜰 때마다 고개를 돌리고 손가락을 오므렸다. 나의 펴질 줄 모르는 손가락과는 별개로 카스의 고든램지 영입은 카스의 ‘신의 한 수’ 였다. 외국인의 국뽕이라니 많이 촌스러운 전개지만, 그래 이거면 충분하다. 난 이제 어딜 가서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카스는 맛있다. 이건 세계적인 스타 셰프 고든 램지가 인정한 맥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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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크림을 고르는 데는 여러가지 조건이 있을거다. 누구는 향이, 누구는 어떤 건조함도 견딜 수 있는 촉촉함이, 또 누군가는 끈적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지. 손을 자주 닦는 나는 핸드크림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까다롭게 구는 편인데, 오킵스의 워킹핸즈 핸드크림은 누구게도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다.

수많은 핸드크림을 써봤지만 이 녀석만큼 촉촉하면서도 안 끈적이는 걸 보지 못했다. 못생기긴 했지만, 제품력 만큼은 단연 최고. 벌써 두 통째 바닥을 비우고 있다. 게다가  아직 올영에서 9,900원에 팔고 있으니 아직 안 사셨다면 얼른 달려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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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에서도 맥에서도 띵스3를 쓰고 싶다면, 10만원에 가까운 돈을 지불해야한다. 이걸 샀을 때(물론 디에디트 법카로 샀다) 에디터H에게 엄청난 째림을 받긴 했지만, 결론적으로 아주 만족하면서 쓰고 있다. 작년 디에디트 파티 준비때도, 디에디트 사무실을 구하고 차곡차곡 물건을 채워나갈 때도 띵스 3가 없었다면 난 아마 난 바닥에 주저 앉아 엉엉 울었을거다. 문제가 있다면, 매일 같이 쓰면서도 복잡한 기능은 거의 쓰지 않고 아주 단순한 TODAY 리스트만 깨작대고 있다는 것. 하지만 내가 쓰지 않는다고, 다양한 기능이 있는 이 앱의 가치가 없는건 아니다. 뭐, 언젠가는 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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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디에디트 사무실은 전담 바리스타가 상주하고 있는 향기로운 공간이다. 하지만 2017년 디에디트의 카페인 공급은 베트남에서 온 G7 블랙이 80%를 도맡았다. 솔직히 말해 지금은 좀 질린 상태다. 그래도 가끔씩 카페인을 아주 씨게(?) 공급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이멀전시 상황엔 이 녀석을 찾는다.

소용돌이를 그리며 올라오는 황금빛 크레마, 공간을 가득 채우는 고소한 참기름 향기, 마시기 전부터 눈으로 카페인을 공급하는 듯한 칠흙처럼 검은 색. 아아 G7은 가장 완벽한 인스턴트 커피라 하겠다. 소셜커머스를 통하면 100봉지에 8,000원 정도의 착한 가격에 살 수 있는데 어찌 아니 뽑으리요. 거부할 수 없는 해의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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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릴을 피고 있긴 하지만, 누가 뭐래도 전자담배계의 올해 최고 핫템은 아이코스다. 난 인정할 건 인정하는 어른이니까. 누가뭐래도 아이코스는 전자담배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나와 아이코스와의 만남은 첫사랑처럼 서툴고 상처만 남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피우는 것을 보니 점점 더 좋아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이런 게 바로 미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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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부터 맥주의 기본적인 개념을 쉽게 설명해주는 영상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이 영상은 맥주를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영상이다. 아직도 에일과 라거의 차이 구분하지 못한다면 일단 맥알못 영상을 플레이 해보자. 게다가 1탄의 경우 위키트리에 소개되기도 했다. 유명 유튜버들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던가. 이렇게 디에디트가 벤쯔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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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은 양치성애자로서 참 의미있는 한 해였다. 왜냐면 인생칫솔을 찾았으니까. 0.1mm 두께의 미세한 5,460개의 칫솔모가 한치의 오타없이 나의 치아를 뽀득뽀득하게 만들어준다. 워낙 촘촘한 칫솔모 덕분에 혀를 닦을 때도 별도의 혀클리너가 필요 없을 정도. 하루 세 번 잘 닦인 치아를 혀로 더듬었을때의 느껴지는 쾌감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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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물건에 애착이 강한 나는 어떤 물건을 사던 별로 후회하는 일이 거의 없다. 모든 소비에는 그에 걸맞는 합당한 교훈이 있달까. 그런데 무려 디에디트 법카로 산 이 녀석은 예외였다. 일단 가글인 줄 알고 샀던 이 제품이 치약이었다는 것부터 잘못된 첫 단추였지. 이게 바로 일본 여행 필수 쇼핑리스트라며 떵떵거리며 와그작 한 알을 씹는 순간!  일그러진 얼굴을 숨길 수가 없었고, 나의 쓰라린 실패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두 계절이 바뀐 지금 러쉬 고체치약은 내 파우치 속에서 큐라덴 칫솔과 함께 필수템이 되었다. 알약 형태라 휴대성이 뛰어나고, 단 한 알로 구강 상피 세포를 벗겨내는 듯한 강력함은 장거리 비행에서 빛을 발하더라. 그래, 내가 리뷰에다가 잔뜩 욕을 하긴 했지만 내 판단이 성급했다. 올해의 손바닥 뒤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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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발견한 최고의 레시피를 소개하겠다. 소면을 삶고 얼음 물에 뽀득뽀득 씻어 준비한다. 설탕1, 간장2, 참기름1, 깨소금 조금을 넣은 양념장을 넣고 조물조물 하면 완성. 레시피는 소름끼치게 간단하지만, 맛에는 우주의 깊이가 있다. 눈이 소복히 내리던 겨울 밤에도 생각날 이 맛. 지금 올라온 내 살의 팔 할은 여름에 하루가 멀다하고 비벼댔던 팔도 비빔면과 이 간장비빔국수 때문이다.

About Author
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