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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

나의 교복 시절. 맨날 졸던 문학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그때 배웠던 시와 소설은 십 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머릿속에 남아있다. 시인...
나의 교복 시절. 맨날 졸던 문학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그때 배웠던 시와 소설은…

2016. 07. 13

나의 교복 시절. 맨날 졸던 문학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그때 배웠던 시와 소설은 십 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머릿속에 남아있다.

시인 이육사는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요즘 여기저기서 청포도 맛이 자주 눈에 띈다. 알알이 탐스러운 모습을 하고 우리 곁으로 온 푸른 청포도의 맛을 깨물어 보자.


청포도에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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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일 소주 중에서는 ‘자몽에이슬’을 가장 좋아한다. 적당한 산미와 쓴맛이 소주의 맛을 해치지 않고 잘 어우러진다고 생각해서다(솔직히 석류와 블루베리는 물약 맛이 나서 도저히 못 먹겠더라). 이미 세상의 모든 과일은 소주와 이미 한몸이 된 줄 알았는데 그건 나의 오산이었다. 청포도 맛 소주가 등장했다. 내가 벌써 곱창을 안주 삼아 먹어보고 왔다. 음, 그러니까 이건 소주잔에 청포도 사탕을 퐁 하고 떨군 뒤, 그대로 소주와 함께 입에 털어 넣고 양 볼에서 사탕을 살살 굴려 먹는 맛이다.


피크닉 청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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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어렸을 적에 피크닉 한 박스씩 쪽쪽 빨아본 기억은 있겠지. 네모난 박스에 빨대를 꽂아 쪽쪽 빨고 있으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했었다. 지난 33년간 우리는 피크닉하면 빨간 능금 맛을 떠올렸지만 이제 청포도에게 그 자리를 내어주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후기를 보니 알로에와 청포도 그 사이의 애매한 맛이라는데… 어렸을적 추억을 되새기며 마셔보자.


국순당 아이싱 청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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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모르겠다. 아이싱을 막걸리라고 불러도 되는 것인지. 어쨌든 쌀을 발효하고, 탄산을 더하고, 알코올 도수는 4% 정도 되던 아이싱이 청포도 맛으로 돌아왔다. 알코올 도수를 기존의 4%에서 3%로 낮췄다. 어째 우리나라의 모든 술은 0%로 무한 수렴 중인가 보다. 그래도 목넘김이 한결 좋아졌고 캔 형태라 갖고 다니기 좋다. 즉, 피크닉 술로 적당하다는 말이다.


미닛메이드 홈스타일 청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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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비싸서 그렇지 미닛메이드의 홈스타일 주스를 즐겨마신다. 과육이 씹히는 맛을 느낄 수 있어 진짜 생과일 주스를 마시고 있다는 기분을 낼 수 있어서다. 미닛메이드 청포도는 청포도 대신 알로에 속살을 넣었단다. 그러고 보니 둘의 식감이 조금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트로피카나 스파클링 청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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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크게 할 말은 없다. 이건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일 테니. 청포도 과즙을 10%나 함유해 청포도 본연의 진한 맛을 살렸다고 하니, 콜라나 사이다에 질렸을 때 마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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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