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도 새로운 아이폰 소식을 가지고 빠르게 온 이주형입니다. 애플의 새 CEO인 존 터너스는 오늘 이벤트를 열며 ‘지능형 개인 허브’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20여년 전 스티브 잡스의 ‘디지털 허브’를 오마주한 듯한 이 이야기는 시스템이 개인의 맥락을 이해하고 이에 지능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이었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사용자가 늘 가지고 다니면서 사용하는 기기가 있어야 한다고 말이죠.
당연히 뭔가가 떠오르죠. 바로 아이폰입니다. 20여년 전에 맥이 사용자의 디지털 라이프를 한데 묶는 기기였듯, 이제는 아이폰이 AI 시대에도 사용자의 라이프를 묶어주는 기기가 될 것이라는 선언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연 이번 이벤트에는 어떤 신제품이 나왔을까요?
아이폰 듀오
애플이 드디어 첫 폴더블 폰을 발표했습니다. 기본적인 스펙을 나열해 보자면 아이폰 듀오는 5.4인치의 외부 디스플레이와 7.6인치의 내부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고, 요즘 폴더블 스마트폰에서 새로운 트렌드가 되어 가는 가로로 넓은 화면 비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카메라는 4,800만 화소짜리 메인과 광각 카메라를 차용했고, 각각의 디스플레이에도 전면 카메라가 하나씩 들어가 있어요.

물론 애플이 원래 대화면 스마트폰과 같은 하드웨어 트렌드에 느리게 반응하는 회사로 유명하긴 하지만, 확실히 폴더블 스마트폰은 걸려도 너무 오래 걸리긴 했죠. 첫 갤럭시 폴드가 7년 전에 나왔으니까요. 하지만 아이폰 듀오의 면면을 뜯어보면 애플이 왜 이리 오래 걸렸나를 알 수 있는 대목이 몇 군데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내구성입니다. 열고 닫는게 일상인 폴더블 스마트폰의 아킬레스 건이기도 하죠. 아이폰 듀오의 방수 및 방진 등급은 IP68로, 기존의 바형 아이폰과 동일합니다. 폴더블로 가면서 방수와 특히 먼지와 같은 고운 입자들이 폰 내부로 침투하는 것을 막아주는 방진 성능을 희생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타파합니다. 이를 위해 프레임은 아이폰 에어와 비슷하게 5등급 티타늄으로 만들었고, 내부에 추가로 섀시에 강성을 높여주는 지지대와 함께 안테나선에는 티타늄보다 강성이 세 배 더 높은 세라믹 섬유를 사용했습니다. 힌지는 부드러운 조작감과 내구성을 모두 잡기 위해 100여 개의 부품으로 구성되었고, 디스플레이의 위아래에 고강도 글래스와 특수 접착제, 그리고 그 외의 총 10개의 층을 통해 보이는 주름을 최소화합니다.
여기서 재밌는 부분은 내부 디스플레이 그 자체 역시 보이는 주름을 최소화하는데 기여한다는 점입니다. 아이폰 듀오의 내부 디스플레이는 아이폰으로서는 최초로 나노 텍스처 처리가 적용되었습니다. 나노 텍스처 처리는 전반적인 반사광을 줄여주는데, 물론 바깥에서의 반사율을 줄여준다는 이점도 있지만 이 덕분에 주름이 반사되어 비치는 것 역시 줄어들어서 시각적으로 보이는 주름의 모습을 최소화합니다. 이 나노 텍스처 처리 역시 아이패드나 맥북에 쓰이는 것과 다른, 훨씬 더 내구성이 높은 폴리머 재질로 만들어졌습니다.
두 번째 차별점은 바로 소프트웨어입니다. 폴더블 폼 팩터를 위해 애플은 iOS 27의 UX를 전반적으로 다시 손봤어요. 먼저, 홈 화면의 독이나 다양한 앱에서의 내비게이션 버튼들을 모두 측면으로 밀었습니다. 콘텐츠를 위한 세로 공간을 더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애플은 설명합니다. 그리고 ‘듀오’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아이폰에서는 처음으로 두 개의 창을 동시에 띄울 수 있는 스플릿 방식의 멀티태스킹을 지원해요. 다른 앱이 될 수도 있고, 같은 앱의 다른 창을 띄울 수도 있습니다. 애플은 이미 내장 앱을 모두 아이폰 듀오에 최적화시켰고, 써드파티 앱도 최적화할 수 있도록 추가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페이스 ID를 넣기엔 제약이 많아 아이폰 듀오는 아이패드와 비슷하게 측면 버튼에 터치 ID를 탑재합니다. 여기에 추가로 애플 워치를 통해 아이폰 듀오의 잠금을 해제할 수도 있어요. 힌지는 접거나 펴는 중간에 세워도 고정되는 프리스타일 방식이고, 내장된 센서가 힌지의 각도를 인지해서 가로 키보드를 양쪽으로 나누는 것과 같이 이에 맞춘 UI를 띄워줄 수도 있어요.
거기에 아이폰 최초로 연내에 애플 펜슬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아이폰을 처음 발표했을 때 스티브 잡스가 스타일러스를 달가워하지 않았을 때가 생각나네요) 다만 애플 펜슬 프로는 아니고, USB-C 케이블로 충전과 페어링이 가능한 일반형 애플 펜슬만 지원할 예정입니다.
아이폰 듀오 카메라 샘플
카메라 시스템은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4,800만 화소의 메인 및 광각 듀얼 카메라 구성입니다. 여기에 폴더블이라는 폼 팩터가 더해지면서 몇 가지 흥미로운 기능들이 추가됐어요. 외부 디스플레이를 메인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이용할 수 있고, 어린 아이를 촬영할 때 폰을 바라볼 수 있도록 외부 디스플레이에 피너츠 애니메이션을 띄워주는 ‘아이 시선’ 기능, 그리고 아이폰 듀오를 세워 둔 상태로 단체 사진을 찍을 때 아이폰이 피사체를 인식해 최적의 포즈를 취했다고 판단할 때 사진을 알아서 찍는 ‘스마트 포착’까지 다양한 기능을 지원합니다. 그리고 페이스타임을 걸 때 전후면 카메라를 모두 사용하는 ‘듀얼 캡처’는 물론이고, 아이폰 듀오의 후면 카메라가 촬영하고 있는 사람이 외부 디스플레이를 통해 같이 페이스타임에 참여할 수 있는 ‘듀오 페이스타임’도 지원합니다.
내부 디스플레이의 전면 카메라는 재밌게도 언더 디스플레이 구성입니다. 평소에는 카메라 위에 콘텐츠가 표시되다가, 카메라가 켜질 때 디스플레이의 해당 부분만 꺼지는 구조예요. 삼성도 몇년 전에 시도했다가 결국 포기했는데, 아이폰 듀오에서는 이 부분이 눈에 많이 띌 지 궁금하네요.
지금까지 본 아이폰 듀오는 애플의 강점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조화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린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디스플레이를 열 때 뜨는 애니메이션을 처음 봤을 때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어요. 물론 이러한 차별점이 비슷한 폼 팩터를 가진 갤럭시 Z 폴드 8보다 100만 원 더 높은 가격을 정당화하느냐는 여러분의 판단이겠죠.
256GB부터 시작하는 아이폰 듀오의 가격은 329만 원부터이며, 10월 23일에 출시합니다.
아이폰 18 프로

비록 아이폰 18 프로는 올해의 주인공 자리에서는 밀려났지만, 여전히 훨씬 많은 사람들이 구매할 아이폰일 겁니다. 작년에 아이폰 17 프로에서 대대적인 디자인 개편을 한 상태라 밖에서 봤을 때는 크게 달라보이지는 않지만, 안은 꽤 많은 부분이 달라졌어요.
이번 아이폰 18 프로의 카메라에서 가장 큰 신기능은 바로 가변 조리개입니다. 지금까지의 스마트폰 카메라는 대부분 조리개가 최대 개방으로 고정되어 있었어요. (과거 갤럭시 S9이 가변 조리개를 채택했지만, 1년 만에 사라졌죠) 옛날에는 스마트폰에 쓰이는 카메라 센서 크기가 워낙 작아서 상관이 없었지만, 지금은 센서의 크기가 많이 커졌고, 이로 인해 일부 시스템에서는 의도치 않은 배경 흐림이나 조리개를 최대로 열었을 때 발생하는 주변부 화질 감소 등의 문제가 더 쉽게 눈에 띄게 되었어요.
가변 조리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입니다. 빛이 충분한 상황이라면 조리개를 조여서 화질을 확보할 수 있거든요. 빛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다시 조리개를 최대로 개방해 셔터 속도를 확보하는 방식입니다. 최대 F/1.48에서 F/4까지 4단계로 조절되는 가변 조리개는 카메라 앱이 주변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설정되기도 하고, 사용자가 직접 카메라 앱에서 변경할 수도 있어요.
아이폰 18 프로 카메라 샘플
카메라 앱에는 프로 제어 기능이 도입되는데요, 위에서 말한 조리개 수치뿐만 아니라 화이트 밸런스, 셔터 속도를 조정할 수 있고, 현재 카메라가 향하고 있는 화상의 전반적인 노출을 확인할 수 있는 히스토그램도 볼 수 있습니다. 아이폰 16 프로에서 새롭게 도입됐던 사진 스타일에는 이제 질감과 필름 그레인을 설정할 수 있게 됐습니다.

디자인 자체는 많이 바뀌진 않았지만, 기존의 실버에 버건디, 글레이셔, 그리고 블랙 컬러가 새롭게 추가되었고, 유리로 만든 뒷판과 알루미늄 프레임의 색을 17 프로 때보다 같은 색으로 맞춘 것이 눈에 띕니다. 전면의 다이내믹 아일랜드는 더 작아졌고, 이제 총 최대 세 개의 실시간 현황을 띄울 수 있게 되었어요.
아이폰 18 프로와 아이폰 듀오 모두 새로운 A20 프로 칩을 사용합니다. 이미 몇 주 전에 발표된 M6 칩처럼 2나노미터 공정으로 만들어졌어요. 2개의 슈퍼 코어와 4개의 효율 코어로 구성된 CPU와 최대 7코어 GPU, 그리고 코어 수를 두 배 늘린 듀얼 뉴럴 엔진이 탑재됐습니다. 그리고 기존에는 메모리를 칩 다이 위에 포개는 방식이었던 것과 다르게 양 옆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열 관리 성능을 개선했어요. 특히 아이폰 18 프로에는 17 프로 대비 3배 더 큰 새로운 베이퍼 챔버를 적용해 지속 성능을 더욱 개선했습니다.
배터리 및 충전 성능도 개선되었습니다. A20 프로의 전력효율 개선으로 작은 화면의 18 프로가 작년의 17 프로 맥스 수준의 배터리 시간을 보인다고 해요. 그리고 최대 60W까지 충전이 가능해져서 50% 충전 시간을 15분까지 단축시켰습니다.
아이폰 18 프로는 9월 18일에 출시하며, 256GB 기준 199만 원부터 시작합니다.
애플 워치

애플 워치 시리즈 12와 울트라 4는 새로운 S11 칩이 탑재됩니다. A20 프로의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는 S11에는 새로운 상시구동 프로세서가 탑재됩니다. 이름대로 상시구동을 해야하는 기능에 최적화된 전용 프로세서죠.
상시구동 프로세서는 새로운 건강 감지 시스템과 연동됩니다. 심박 측정의 전력 효율 개선을 통해 이제는 운동하고 있지 않을 때에도 5초마다 상시로 심박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더 촘촘해진 심박 측정을 통해 스트레스 회복의 주요 지표인 심박 변이를 측정하고, 수면과 활동량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아침에 몸의 상태를 판단해주는 준비 상태 기능이 도입됩니다.

상시구동 프로세서가 구동하는 또 다른 기능은 바로 ‘오디오 인텔리전스’입니다. 마이크가 주변 환경을 계속 인지하고 있고, 이를 이용해 청각 장애 또는 난청이 있는 사용자들에게 사이렌, 알람, 초인종과 같은 소리를 인식해 알려줍니다. 그리고 흘러나오는 음악을 감지해 스마트 스택에 재생하고 있는 음악이 어떤 곡인지 알려주기도 해요.

시리즈 12의 알루미늄 모델은 다크 브론즈, 라이트 골드, 블랙, 스페이스 그레이로 구성되고, 아이폰 17 라인업부터 사용되는 세라믹 쉴드 2를 탑재해 흠집 강성을 높였습니다. 티타늄은 내추럴과 새로운 래디언트 골드로 구성되고, 여기에 무려 7년만에 세라믹이 돌아옵니다.

울트라 4 역시 시리즈 12의 S11 칩과 새로운 건강 감지 시스템이 적용되며, 배터리 시간을 더욱 늘려 일반적인 사용에서 최대 2일 사용이 가능해졌습니다. 아이폰 18 프로와 같이 9월 18일에 출시되는 애플 워치 시리즈 12는 59만 9,000원부터, 울트라 4는 124만 9,000원부터 시작합니다.
에어팟 5

오픈형 무선 이어폰인 일반 에어팟의 5세대 역시 공개됐습니다. 에어팟 5의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어떤 버전을 사던 ANC 기능이 무조건 딸려온다는 점이에요. 즉, 에어팟 4 ANC 모델보다 7만 원 더 저렴한 19만 9,000원에 ANC가 되는 에어팟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여기에 새로운 하드웨어 구조와 향상된 알고리즘 덕분에 에어팟 4 ANC 모델과 비교해 소음 제거 성능이 최대 50% 증가했어요.
여기에 3만 원을 더 내면 케이스가 무선 충전을 지원하며, 이어버드에는 에어팟 프로와 비슷하게 기둥으로 볼륨 제어를 할 수 있습니다. 이어버드의 배터리도 좀 더 커서 ANC를 켠 상태에서의 재생 시간이 4시간에서 5시간으로 늘어납니다.
에어팟 5 역시 9월 18일에 출시합니다.
그 외 다른 소식
그 외에 단신을 묶어서 전해봅니다.
- 메모리 가격 상승의 여파로 이번 발표와 함께 신제품이 발표되지 않은 기존 아이폰 라인업도 전반적으로 가격이 조정됐습니다. 대표적으로 아이폰 17은 129만 원에서 145만 원으로 16만 원 정도 올랐습니다.
- iOS 27을 비롯한 27 버전 OS는 9월 15일 새벽에 정식 버전이 배포됩니다.
- 시리 AI의 한국어 지원은 10월에 추가됩니다. (iOS 27.1로 추정됩니다)
- 지난달 말에 발표된 M6/M5 프로 맥 미니와 M5 맥 스튜디오는 macOS 27 골든 게이트를 탑재해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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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테크에 대한 기사만 10년 넘게 쓴 글쟁이. 사실 그 외에도 관심있는 게 너무 많아서 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