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 아이폰 유저 이주형입니다. 올해 개인적으로 가장 큰 기대를 하고 있는 제품이 바로 폴더블 아이폰(가제 ‘아이폰 폴드’)입니다. 개인적으로 폴더블에 늘 관심이 있었지만, 애플이 쳐둔 울타리 밖을 나가는 걸 심히 귀찮아하는 저로서 200만 원 넘는 갤럭시 폴드를 구매해 잘 활용할 수 있다는 자신이 없었거든요.
그렇다면 이 아이폰 폴드는 어떻게 나오게 될까요? 지금까지의 루머를 토대로 3D 프린트한 목업도 만들어보면서 다양한 방면에서 예상해 보았습니다.
아이폰 폴드의 필수 조건
주름 없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많은 루머에 따르면, 아이폰 폴드가 여태껏 출시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주름입니다. 우리가 모두 폴더블폰의 주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와는 별개로, 애플은 아이폰 폴드가 출시되려면 이 주름이 없어져야만 한다는 입장을 내부적으로 고수했었다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들려왔거든요.
주름이 문제가 될 부분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바로 눈에 보이는 것과 화면을 만질 때 주름이 느껴진다는 것이죠. 작년에 출시한 갤럭시 Z 폴드 7도 첫 갤럭시 폴드와 비교하면 주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주름은 적게나마 있었습니다. 제가 갤럭시 Z 폴드 7이나 얼마 전 출시한 Z 트라이폴드를 만져봤을 때, 육안의 주름은 확실히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줄었지만 여전히 손으로 화면을 만졌을 때 느껴졌으니까요.
하지만 올해 CES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름이 없는 폴더블 OLED 시제품을 선보였죠. 기존의 폴더블 화면에서 주름이 발생한 것은 여러 번 접고 펼 때 특정 라인에만 압력이 가해지면서 주름이 깊어지는 것인데, 주름 없는 폴더블 OLED는 경첩 부분에 레이저로 조그마한 구멍을 여러 개 뚫어놨습니다. 이 구멍들이 OLED 패널이 받는 압력을 최대한 분산시켜서 장기적으로 주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주는 거죠. 삼성 측은 단순히 ‘미래 제품을 위한 것’이라는 입장만 내놓았지만, 무엇을 위하는지는 대충 알 법도 합니다.
아이폰 폴드는 어떻게 생겼을까?
3D 프린터로 만들어보자

최근, 웹상에서 케이스 업체에 미리 공유되었다는 아이폰 폴드의 CAD 파일이 유출되었습니다. CAD 파일은 기기의 정확한 수치를 포함한 전반적 디자인 요소가 담긴 외부 도면으로, 케이스 업체들은 CAD 파일을 이용해 케이스를 만들죠. 물론 이 CAD 파일이 진짜라는 보장은 없지만, 여태까지 이런 종류의 유출이 실제 기기에서 크게 벗어난 적은 거의 없기에 이 파일이 진짜라는 가정에 따라 이를 기반으로 아이폰 폴드의 모습을 3D 프린터를 이용해 제작해봤습니다.
일단 화면 비율이 매우 독특한 편입니다. 외부 화면은 2:3, 내부 화면은 4:3에 가까운 화면 비율을 가지고 있죠. 내부 화면의 대각선 기준 화면 크기는 5.5인치 정도이지만, 이 독특한 화면 비율 덕분에 화면 면적 자체는 생각보다 넓습니다. 비슷한 대각선 크기를 가진 아이폰 13 미니와 비교하면 약 26% 정도 더 넓은 크기예요. 접은 상태에서 83.8mm의 폭은 아이폰 17 프로 맥스(78mm)보다도 넓지만, 120.6mm의 높이는 아이폰 13 미니(131.5mm)보다도 낮습니다. 처음으로 이 유출된 도면을 보았을 때 여권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실제로 여권과 비교해 보니 화면 비율과 크기가 거의 비슷했어요.

사실 이렇게 접은 상태에서 가로 비율이 더 넓은 폴더블 스마트폰이 처음은 아닙니다. 당장 구글이 2023년에 내놓았던 첫 픽셀 폴드도 가로가 더 넓은 비율이었거든요. 하지만 아이폰 폴드는 이 가로 비율을 더 늘렸습니다.

이렇게 가로를 길게 만들면 휴대가 불편하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들기 마련인데요. 실제로 들고 다녀보니 제가 현재 개인용 폰으로 사용하는 아이폰 16 프로 맥스보다 폭이 더 넓음에도 한 손에 사용하기에는 더 편했습니다. 사실 큰 스마트폰을 한 손으로 사용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은 폭보다는 높이의 문제인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죠.

폴더블의 구조상 외부와 내부 디스플레이 모두에 페이스 ID를 넣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어서 측면 버튼에 아이패드 에어나 미니처럼 터치 ID가 탑재될 것이라고 하는데, 왼손으로 폰을 잡는 제 입장에서는 검지로 손쉽게 잠금 해제를 할 수 있었습니다. 오른손으로 폰을 잡았을 때는 엄지로 쉽게 닿는 위치입니다. 음량 버튼은 아이패드와 비슷하게 위로 자리를 옮겨서 폈을 때 조작이 쉽게 한 모양새입니다.
후면은 아이폰 에어와 아이폰 17 프로의 모습을 적당히 섞은 모습이에요. 카메라 플래토에는 두 개의 카메라가 있고, 반대편에는 LED 플래시가, 아래에는 맥세이프가 숨겨져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패널이 있습니다. 맥세이프 링의 위치는 애플 로고를 중심으로 살짝 위로 배치될 것으로 보입니다. 패널의 가운데에 링을 배치하면 부착하는 액세서리의 위치를 잡아주는 추가 자석의 공간을 확보하기가 어렵거든요.


맥세이프 액세서리와의 호환성에서 낮은 높이의 디자인은 단점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맥세이프 지갑이나 배터리 등 대부분의 맥세이프 액세서리가 붙기는 하나, 아래로 삐져나가게 되거든요. 지갑은 어쩔 수 없긴 하지만, 만약에 이 크기대로 나온다고 할 때 액세서리 업체들 역시 발 빠르게 이 크기에 맞는 맥세이프 배터리를 내놓을 겁니다.


화면을 펴 보면 역시 4:3 비율에 가까운 7.8인치의 크기입니다. 면적상으로 갤럭시 Z 폴드7보다는 11% 정도 더 작고, 5세대 이전의 구형 아이패드 미니보다도 5% 더 작습니다. 화면 비율이 3:2인 현행 아이패드 미니보다도 10% 더 작죠. 하지만 내부 화면에서 이 희한한 기기의 비율이 빛을 발합니다. 4:3의 화면 비율은 정방형에 가까운(1:1.1) 갤럭시 Z 폴드7보다 더 유용하거든요. 갤럭시 Z 폴드7의 경우 영상을 볼 때 비율 때문에 위아래로 꽤 두꺼운 레터박스가 씌워지면서 화면의 면적은 더 넓어도 실제로 영상이 표시되는 면적은 아이폰 폴드보다 조금 더 작아집니다.


실제로 2:1에 가까운 디에디트 메인 채널 영상이나, 16:9 비율인 어느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캡처해서 비교해 보면 갤럭시 Z 폴드 7보다 훨씬 주어진 화면을 잘 활용하는 모습입니다. 위아래의 레터박스가 훨씬 작죠. 갤럭시를 더 긴 축으로 회전해서 본다고 해도 아이폰보다 기기 자체 기준으로 9mm 더 짧아서 여전히 아이폰 쪽에서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웹페이지를 볼까요. 둘 다 기본 방향으로 두고 보면 살짝 세로인 갤럭시 Z 폴드 7이 더 많은 텍스트를 표시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가로가 더 긴 아이폰 폴드를 세로로 돌리면 역시 아이폰이 텍스트를 더 많이 표시하고 있죠. 세로로 돌릴 때 눈이 가로로 움직이는 거리가 더 적어지면서 텍스트를 읽는 것이 좀 더 편하다고 느끼기도 했고요.
아이폰 폴드의 화면 비율을 보면 이 기기가 어떤 생각으로 만들어졌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완전한 4:3 비율이었던 첫 아이패드도 그렇고, 지금 대부분의 아이패드 모델이 4:3 비율, 혹은 가로로 조금 더 넓은 3:2 비율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미 아이패드에서 증명된 화면 비율을 그대로 사용한 셈이죠. 이 아이폰 폴드의 설계 기조가 아이폰을 더 크게 펼치는 것보다는 아이패드를 아이폰 크기로 접는 쪽에 더 가까웠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직 궁금한 점이 있다

여기서 아이폰 폴드에 대해 가장 큰 의문점이 생깁니다. 바로 소프트웨어죠. 아이패드 미니 수준의 넓은 화면에는 앱 하나만 띄울 수 있는 iOS보다는 한 화면에 여러 개의 앱을 볼 수 있는 iPadOS의 방식이 더 어울립니다. 그렇기에 애플이 아이폰 폴드의 소프트웨어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iPadOS 26의 크기 조절이 가능한 창까지는 아니더라도, 내부 화면을 폈을 때 앱을 두 개만 띄울 수 있어도 그 넓은 화면을 잘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드네요.
저는 노트북처럼 사용하는 12.9인치 M1 아이패드 프로 외에도 아이패드 미니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이패드 프로까지는 들고 가고 싶지 않지만 갑자기 일을 할 상황을 대비해, 그리고 폰보다는 그래도 크게 미디어를 감상할 수 있다 보니 챙기기도 합니다. 아이폰 폴드는 이런 저에게 아이폰과 아이패드 미니를 합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이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 봅니다. 아이폰 폴드를 사게 되면 해 보고 싶은 것도 많습니다. 아이패드 프로로 하던 팟캐스트 편집도 해 보고, 키보드랑 (지원한다면) 마우스를 연결해서 기사 작성이나 라이트룸을 통한 사진 보정도 하면서, 실제로 아이폰 폴드으로 일을 할 수 있을지가 궁금하네요.

돌아다니면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 프리랜서 입장에서, 아이폰 폴드가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발표가 예정된 9월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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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테크에 대한 기사만 10년 넘게 쓴 글쟁이. 사실 그 외에도 관심있는 게 너무 많아서 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