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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짱 오이 라면으로 해장 끝, 끝!

화제의 '흑백요리사2' 임성근 셰프 레시피 따라해 봄
화제의 '흑백요리사2' 임성근 셰프 레시피 따라해 봄

2026. 01. 12

안녕, 자취 2년 차 에디터 수은이다. 본가에 살 때는 밥 먹을 시간이 되면 갓 지은 쌀밥과 반찬이 자동으로 땅에서 솟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줄 알았다. 자취를 시작하고 나서야 누군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준비하지 않으면 따끈한 밥은커녕, 찬밥도 없으며 냉장고에서 슥 꺼내 먹던 각종 밑반찬은 꿈도 꾸지 못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깨달았다.

새벽까지 술 마시고 들어온 날 아침, 엄마가 끓여 준 라면도 마찬가지다. 화장도 제대로 지우지 못하고 잠들어 눈가에 까만 마스카라가 범벅된 채로 일어난 딸내미를 보면서 엄마는 라면에 황태와 콩나물, 계란을 넣고 해장라면을 끓였다. 그리고 아직 정신 못 차린 딸내미가 소리친다. “아 엄마 나는 오리지널 라면이 좋다고!!”

물론 지금은 없어서 못 먹는다. 배달 음식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자취러의 냉장고에 황태와 콩나물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다 최근 <흑백요리사2>의 진정한 승자 임성근 셰프의 ‘들기름 오이 라면’ 레시피를 알게 되었다. 유튜브 <임성근 임짱TV>를 통해 공개한 레시피 중 하나인데, 라면에 오이와 들기름을 넣는 간단하지만 신선한 조합이다. 해장하려고 먹었다가 시원한 국물에 다시 소주가 당기는 맛이라는 임짱의 맛깔난 설명에 이거다! 하고 바로 끓여봤다. 결론은, 앞으로 해장은 임짱표 들기름 오이 라면이다.

재료는 간단하다. 라면, 오이, 들기름, 계란. 네 가지만 있으면 된다. 레시피 영상 속 임짱의 말에 따르면, 라면과 들기름의 종류는 중요하지 않다. 계란 역시 취향에 따라 넣어도 되고, 넣지 않아도 된다. 대파나 청양고추 등 추가 토핑도 만드는 사람의 자유다. 어떻게 하든지 맛있을 거라는 자신감… 왠지 이 레시피에 믿음이 간다. 나는 영상에서 사용한 신라면과 평소에 먹던 들기름을 준비했다.

먼저 물을 끓인다. 물이 끓기를 기다리는 동안 오이 한 개를 얇게 채 썰어주면 되는데, 이때 꿀팁이 하나 있다. 얇게 썬 오이 한 조각을 칼 옆면에 손으로 꾹 눌러 붙인 상태로 썰면, 잘린 오이 조각이 이리저리 튀지 않고 제자리에 가지런하게 떨어진다는 것. 영상을 보면서 열심히 따라 해봤다.(근데 이거 왜 안 되는 거죠? 임짱 헬프 미…)

면과 함께 후루룩 먹을 오이는 조화로운 식감을 위해 얇고 길게 썬다.

끓는 물에 면과 수프를 넣고 면이 절반 정도 익을 때까지 끓이다가 계란을 넣는다. 여기까지는 평소 라면 끓일 때와 동일하다. 참고로 물의 양은 줄이거나 더 넣지 않고 정량대로 하니 딱 맞았다.

자, 이제부터가 핵심이니 주목. 면이 거의 다 익으면 들기름을 한 큰술 넣는다.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임성근 셰프가 말로는 한 큰술이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총 네 바퀴를 둘렀다. 이것 또한 정확한 계량이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

면이 다 익으면 그릇에 면만 따로 건져낸다.

그리고 불을 끈 후, 아까 썰어두었던 오이채를 국물에 넣는다. 여기서 포인트는 불을 끈 상태로 오이를 넣는 것. 잔열에 의해 오이가 살짝 익으면서 아삭한 식감은 살고, 오이의 시원한 맛과 향은 국물에 스며든다.

건져 둔 면 위에 오이가 든 국물을 그대로 부어주면 임짱표 들기름 오이 라면 완성! 이게 뭐라고 다들 그렇게 난리인지… 드디어 직접 맛볼 차례다.

우선 국물부터 한 입 떠먹어봤다. “어, 되게 깊은 맛이 나는데?” 아무것도 넣지 않고 끓인 오리지널 라면과 국물 맛이 확실히 다르다. 들기름의 고소함과 오이에서 우러나온 시원함. 마치 콩나물국밥이 생각나는 맛이다. 라면 국물 한입에 이렇게 속이 확 풀린다니. 오이의 아삭한 식감도 그대로 살아있다.

먹으면서 가장 놀라웠던 건, 오이의 비린 향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이는 특유의 강한 향 때문에 호불호가 심하지 않은가. 그런데 이건 오이를 싫어하는 ‘오싫모’가 눈을 가린 채로(보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먹는다면 아마 눈치채지 못하고 맛있게 먹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바로 들기름. 고소한 들기름이 오이의 비린 향을 잡아주고, 풍미를 한층 업그레이드시킨다.

들기름 오이 라면을 한 마디로 평가해 보자면… 라면 토핑 계의 강력한 흑수저 등장. 대파, 청양고추, 콩나물, 치즈 등 믿고 넣는 백수저 토핑들 사이에서 갑자기 나타나 판을 뒤흔드는 흑수저 오이와 든든한 파트너 들기름! 아삭하고 시원한 오이에 고소한 들기름으로 비린 맛까지 잡으니 백수저 라면 토핑들과 충분히 견줄 만하다. 아래에 레시피를 정리해 놓았으니 술 마신 다음 날 뜨끈한 국물 수혈이 필요할 때 꼭 한번 먹어 보길 바란다.

임짱표 들기름 오이 라면 RECIPE
1. 물을 끓인다. 기다리는 동안 오이 한 개를 얇게 채 썰어 준다.
2. 끓는 물에 면과 수프를 넣고 끓이다가 계란 한 개를 넣는다.
3. 면이 거의 다 익으면 들기름을 한 큰술 넣는다.
4. 면이 다 익으면 면만 그릇에 따로 건져 낸다.
5. 불을 끈 후, 썰어두었던 오이채를 국물에 넣는다.
6. 잔열에 오이가 살짝 익도록 휘저어 준 뒤, 건져둔 면 위에 부으면 완성!

About Author
김수은

01년생 막내 에디터. 하고 싶은 게 많아서 일단 디에디트 입사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