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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재가 이름을 허락한 치킨, 푸라닭 마요피뇨

생존? 탈락? 보류?
생존? 탈락? 보류?

2026. 02. 10

안녕하세요, 에디터B입니다. “나는 이제 치킨계를 떠나겠다”고 선언한 지 일주일만에 새로운 치킨 리뷰를 들고 찾아왔습니다. 민망하네요. 하지만 ‘안성재가 이름을 허락한 치킨’이 출시됐다는데, 이걸 어떻게 참죠? 이건 진짜 못 참지.

일단 사사로운 잡설로 리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처음에 푸라닭이라는 브랜드를 알게 되었을 때는 솔직히 얼마 못 가 사라지겠구나 했습니다. 까만색 더스트백에 포장해서 주는 건 너무 컨셉추얼하고, 이름부터가 진지하게 느껴지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 치킨씬에서 푸라닭만큼 자기 색깔이 강한 브랜드는 없는 것 같습니다. 오븐과 프라이 두 가지 방식으로 치킨을 조리하고, 다른 브랜드에서 맛볼 수 없는 실험적인 맛을 주도하는 브랜드가 푸라닭입니다. 셰프 안성재가 허락한 이유도 이런 행보 때문이지 않을까요? 아, 그리고 적다 보니 되게 광고 같은데, 이거 광고 아닙니다. 저, 그냥 치킨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본격적으로 마요피뇨를 리뷰해 보겠습니다. (대충 박스 여는 장면) 마요피뇨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푸라닭은 지금껏 여러 셰프와 콜라보 메뉴를 선보였습니다. 나폴리맛피아(우승은 했지만 유일하게 닉네임으로 불리는 그 남자)의 나폴리 투움바, 정지선 세프의 일품깐풍, 파브리 셰프의 파불로 치킨 등 <흑백요리사>에 출연했던 셰프와 콜라보 메뉴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참가자도 아니고 심사위원 안성재 셰프라니, 기대가 안 될 수가 없는 거죠.

마요피뇨의 뿌리는 고추마요에서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푸라닭의 유명한 메뉴이기도 하고 이름에 ‘마요’가 들어가니까요. 하지만 먹어보면 전혀 다릅니다. 뿌리가 느껴지지 않는 새로운 메뉴입니다.

가까이에서 찍은 컷도 보여드릴게요. 푸라닭 공식 보도자료에서 조금의 설명도 없지만 바질이 들어갔습니다. 구성을 보면 마요와 바질을 섞은 소스에 할라피뇨와 크루통을 토핑으로 올렸습니다. 설명만 들어도 맛의 구조가 탄탄할 것 같죠? 먹어 보면 밸런스가 아주 좋습니다. 마요의 달고 기름진 맛, 크루통의 식감, 할라피뇨의 매콤한 맛에 바질이 풍미를 더해줍니다. 사실 치킨 중에 이렇게 여러가지 맛을 내려고 하는 치킨은 드뭅니다.

치킨 중에 이렇게 여러 층의 레이어를 지닌 메뉴는 쉽게 떠오르지 않습니다. 셰프가 서바이벌 요리 프로그램에서 닭이라는 주제를 받았을 때 이런 요리를 만들 것 같아요. 뻔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푸라닭은 치킨 옷이 두껍지 않고 기름지지 않아서 소스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편인데요. 그래서 이런 레시피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만약 바삭한 후라이프 치킨에 이런 소스라면 완전히 겉돌았을 테니까요. 결론적으로 저는 이 치킨이 마음에 듭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많이 팔릴지는 의문입니다.

안성재가 이름을 허락했다고 하니 분명히 큰 관심을 받게 될 겁니다. 출시 첫날부터 푸드 유튜브 채널 <육식맨>, <흑백리뷰>가 앞다퉈 리뷰 콘텐츠를 올렸으니까요. 분명히 먹어보면 맛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겁니다. 하지만 치킨에게 기대하는 ‘고자극의 나쁜 맛’은 없습니다. 처갓집의 단맛, 바른치킨의 매운맛, 교촌치킨의 짠맛을 기대한다면, 그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맵단짠의 강도나 방향성은 분명히 있지만, 치맥의 ‘치’와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맥주와는 한 팀이 될 수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이 치킨을 좋아하지만 그건 제가 치킨과 음식에 상당히 미쳐 있는 인간이기 때문이고, 대부분은 한 번의 이벤트로 ‘안성재 치킨’을 소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짜잔! 그래서 푸라닭은 이 메뉴에 히든 소스를 숨겨두었습니다. 이름부터 무서운 엄청 매운 악마소스인데요. 생각보다 잘 어울리긴 하지만 저는 이런 걸 보면 ‘이렇게 찍어 먹을 거면 다른 매운맛 치킨을 먹지’ 싶은 삐딱한 생각이 들고야 맙니다. 할 말을 다 써서 이제 슬슬 마무리해 봅니다. 오늘 리뷰를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잘 만든 요리. 한 번은 필수, 두 번은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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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준

에디터B. 쓸데없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