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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It’s 8

나와 에디터M은 모두 8월에 태어났다. 일 년 중 가장 뜨거운 계절에 태어나서 우리가 이렇게 핫한 모양이라고 생각해왔다지. 그리고 8월의 끝자락에...
나와 에디터M은 모두 8월에 태어났다. 일 년 중 가장 뜨거운 계절에 태어나서…

2017. 08. 24

나와 에디터M은 모두 8월에 태어났다. 일 년 중 가장 뜨거운 계절에 태어나서 우리가 이렇게 핫한 모양이라고 생각해왔다지. 그리고 8월의 끝자락에 선 오늘 밤. 꽤 뜨거운 제품 하나가 공개됐다. 여러 의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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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8을 공개했다. 지난해 출시됐던 갤럭시 노트7의 폭발 이슈는 뜨겁고도 서러웠다. 이미 구입했던 사용자들 사이에선 이렇게 좋은 걸 왜 못 쓰게 하냐는 원망의 목소리가 높았다. 놀랍게도 이 스캔들은 갤럭시 노트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 게 아니라, 갈증으로 이어졌다. 사람 마음처럼 얄궂은 게 있을까.

그리고 8이 등장한다. 노래를 읊조리며. Hello, it’s me. 안녕, 저에요. I was wondering if after all these years You’d like to meet, to go over everything. 전 궁금했어요. 시간이 지나고 당신이 다시 날 구입할 생각이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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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팩 무대 구조가 진짜 근사했다, 역시 글로벌 대기업]

그리스는 왜 축구를 새벽에 하고, 삼성은 왜 신제품을 뉴욕에서 공개하는 것인가. 자정에 열린 언팩 행사를 라이브로 보기 위해 밤잠을 설쳤다. 어차피 리뷰할 제품이니 가볍게 핥아만 보자.

전작인 갤럭시 노트7과 비교했을 때, 딱히 하드웨어가 변한 게 없는 것 같다는 볼멘소리도 나오더라. 글쎄. 트랜스포머도 아니고 지금 당장 큰 변화가 필요할까. 내 상상력이 빈곤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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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8 시리즈처럼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앞모습은 그저 끝없이 펼쳐진 디스플레이 그 자체. 아름답다. 실물로 보면 더 아름답겠지 AMOLED 화면은 확실히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함이 있다. 심지어 크다. 크기로 소문난 노트 시리즈 중에서도 역대급 크기인 6.3인치. 전작인 노트7의 화면이 5.7인치였던 것과 비교하면 꽤 큰 차이다. 하지만 실제 제품 사이즈는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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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은 조금 깬다. 너무나 많은 것을 담아야 했던 디자인의 고뇌가 느껴진다. 쌍라이트처럼 달린 것은 듀얼 카메라. 화각이 다른 두 개의 카메라를 넣었다. 나는 현재 듀얼 카메라가 달린 스마트폰을 두 개나 쓰고 있다. 아이폰7 플러스와 G6(듀얼이 듀얼이라니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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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 카메라의 문제는 항상 둘 중의 하나가 너무 쳐진다는 건데, 갤럭시 노트8에 들어간 카메라를 살펴보자. 하나는 77도 화각, F1.7 렌즈의 광각카메라. 다른 하나는 45도 화각, F2.8의 망원 카메라다. 둘다 1,200만 화소. 두 개의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 화면에서 광학 2배줌과 디지털 10배 줌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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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집 좋은 동네북, 아이폰]

줌 기능은 아이폰7 플러스와 동일하다. 다른 점은 듀얼 광학식 손떨림 보정 기능을 지원한다는 것. 현장에서 아이폰7 플러스 카메라로 촬영한 동영상과 비교 시연을 했는데 참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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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대되는 건 듀얼 카메라를 통해, 아웃포커싱 효과를 연출할 수 있는 ‘라이브 포커스’ 기능이다. 아이폰7 플러스의 인물사진 모드와 같은 맥락이다. 다만, 애플은 ‘인물 사진을 찍을 때 좋다’는 매력적인 사족으로 면피를 시도했지만 삼성은 전면승부다. 촬영 화면에서 실시간으로 배경 흐림 정도를 조정하고 미리보기로 확인하며 촬영할 수 있다. 심지어 촬영 후에 후보정으로 심도 표현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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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몇 장 첨부. 샘플샷만 보면 우주최강 폰카메라.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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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펜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졌다. 이제 너무 많아서 헷갈릴 지경. S펜으로 직접 움짤을 만들어서 공유할 수 있는 ‘라이브 메시지’ 기능을 지원한다. 이건 비밀인데 난 페이스북 댓글에 GIF 기능이 있는 걸 일주일 전에 알았다. 움짤 너무 재밌다. 근데 내가 꼭 직접 만들어야 하나.

S펜을 통해 문장 단위의 번역도 가능해졌다. 수치 정보에 S펜을 가까이 대면 환율이나 단위를 변환해서 보여준다. 이쯤되면 거의 마법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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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이상 S펜의 필기감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충전도 따로 필요 없는 깃털처럼 가벼운 펜으로 이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음이 놀랍다. 꺼진 화면에도 글씨가 써지고, 심지어 S펜 자체의 방수 기능도 추가됐다. 빗속에서도 화면 꺼진 스마트폰에 메모할 수 있는 세상이다. 아, 뭘 이런 걸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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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용량은 조금 줄었지만 배터리 사용 시간은 그대로라고. 덱스는 계속 밀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고맙게도(?) 3.5mm 이어폰 단자가 있다. 충전하면서 이어폰을 마구 마구 꽂을 수 있다니 이렇게 사치스러운 폰이 있나. 컬러는 미드나잇 블랙, 오키드 그레이, 메이플 골드, 딥씨 블루의 네 가지. 9월 15일부터 전 세계에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About Author
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