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늘 애플 이벤트 소식을 빠르게 전해드리는 이주형입니다. 솔직히 이번 아이폰 이벤트를 둘러싼 분위기는 예전보다 훨씬 차가웠다는 생각입니다. 애플이 AI에 뒤처지고 있는 것도 문제였지만, 이번 이벤트의 주인공인 새로운 아이폰의 유출된 디자인에 대한 불호 반응이 상당히 많이 보이면서 기대가 안 된다는 의견도 많이 보였어요. 그렇다면 실제로 등장한 아이폰 라인업의 모습은 어떨까요? 직접 보고 판단해 볼까요?
아이폰 에어
이번 이벤트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아이폰 에어입니다. 대화면 일반 아이폰이었던 ‘아이폰 플러스’ 라인업을 대체하는 새로운 라인업인데, 갤럭시 S25 엣지와 비슷하게 초슬림을 내세웠어요. 두께는 5.6mm로, 역대 아이폰 중에서 가장 얇은 것은 물론이고, 5.8mm인 S25 엣지보다도 얇습니다. 무게는 165g으로, 화면이 더 작은 아이폰 17보다 12g 정도 더 가벼워요.
스마트폰이 얇으면 나오는 얘기가 바로 내구성에 대한 우려겠죠. 아이폰 에어는 이를 보강하기 위해 프레임을 티타늄으로 만들고, 앞뒤 모두 세라믹 쉴드를 사용했습니다. 120Hz 프로모션을 지원하는 6.5인치 OLED 화면이 있는 전면에는 새로운 세라믹 결정 구조로 기존 세라믹 쉴드보다 3배 더 견고하면서도 반사 방지 코팅이 추가된 세라믹 쉴드 2를 사용해요.
아이폰 에어의 두께를 위해 크게 희생한 두 가지 부분은 바로 카메라와 배터리일 겁니다. 카메라는 아이폰 16e와 비슷하게 4,800만 화소 싱글 카메라 셋업으로, 26mm(1x)와 52mm(2x) 크롭 줌을 지원합니다. 특이한 지점은 바로 카메라가 한 개 달린 아이폰 중에서는 최초로 사람 외의 피사체에 대해서도 인물 사진 모드와 포커스 컨트롤을 사용할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애플은 더 얇아진 아이폰 에어의 배터리 수명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분히 노력한 티가 보입니다. 우선 카메라는 물론이고, A19 프로 칩과 스피커 등 대부분의 부품을 상단 카메라 ‘플래토'(번역하면 ‘고원’이라는 뜻입니다.)에 몰아넣었고, 그 아래 공간의 대부분은 배터리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 초 아이폰 16e에서 선보였던 자체 셀룰러 모뎀인 C1보다 속도가 두 배 더 빠른 C1X를 탑재하고, 여기에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를 통합한 자체 칩인 N1을 탑재했습니다. C1이 아이폰 16e의 예상을 상회하는 배터리 수명에 상당히 기여를 했던 만큼 아이폰 에어에서도 새로운 N1 칩과 더불어 전력 효율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덕분인지 애플이 고시한 아이폰 에어의 스트리밍 비디오 재생 시 배터리 수명은 최대 22시간으로, 작년에 나온 아이폰 16(18시간)보다 높습니다. 하지만 27시간인 일반 아이폰 17보다는 떨어져요.
여기에 애플은 아이폰 에어 전용 맥세이프 배터리 팩도 별매합니다. 배터리 팩을 붙이면 스트리밍 비디오 배터리 수명이 35시간까지 늘어납니다. 다만, 최대한 두께를 얇게 하기 위해 아이폰 에어의 면적 전체를 덮는 디자인이어서 다른 아이폰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점, 참고하세요.
아이폰 에어는 256GB 기준 159만 원부터 시작합니다. 아이폰 에어는 eSIM만 지원하니 구매 전 자신이 사용하는 요금제가 eSIM을 지원하는지 확인해 보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아이폰 17 프로
아이폰 17 프로는 처음 보는 순간부터 확실히 다르게 느껴집니다. 기존의 아이폰 프로 모델이 가운데 금속 프레임(15/16 프로는 티타늄, 그 이전 모델들은 스테인리스 스틸)을 중심으로 유리로 감쌌다면, 아이폰 17 프로는 알루미늄을 깎은 유니바디 디자인을 선택했어요. 맥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법이죠. 그리고 아이폰 에어와 비슷하게 전후면 모두 세라믹 쉴드로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아이폰 17 프로에는 강렬한 원색이 추가됐습니다. 바로 코스믹 오렌지인데요. 지금까지 매우 진중하거나 연한 색을 띠었던 것과 상당히 달라 보입니다. 그 외의 마감은 실버와 딥 블루로, 프로 라인업에서 처음으로 블랙이나 스페이스 그레이와 같은 어두운 무채색 마감을 제공하지 않는 첫 프로 아이폰이기도 해요.
아이폰 17 프로의 새로운 디자인은 발열 관리 효율을 높이기 위한 변화입니다. 티타늄 대신 알루미늄을 택한 것도, 알루미늄의 열전도율이 티타늄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에요. 즉, 칩이 내는 열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바깥으로 배출할 수 있다는 뜻이죠. 여기에 애플은 아이폰 최초로 ‘베이퍼 챔버 냉각’ 기술도 도입했습니다. 진공으로 설계된 공간 안의 액체가 칩의 열에 닿아 기화되고, 이 기화된 물질이 더 차가운 쪽으로 이동하면서 열을 분산시키는 구조예요. 덕분에 열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퍼뜨리고, 칩의 성능도 더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된 거죠.
아이폰 17 프로에 탑재된 A19 프로의 가장 큰 개선점은 바로 GPU에 탑재되는 뉴럴 가속기입니다. 지금까지 아이폰 칩에는 로컬 AI 프로세싱을 가속하는 뉴럴 엔진이 탑재되어 있지만, 다양한 써드파티 앱들에서는 타 플랫폼과의 호환성 등 여러 이유로 여전히 GPU를 이용해 AI 프로세싱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어도비 라이트룸의 AI 기반 디노이즈나 물체 인식 마스킹 등이 GPU를 사용해요. A19 프로에 장착된 GPU 뉴럴 가속기는 이렇게 GPU를 활용하는 AI 프로세싱의 성능을 가속해 주는 하드웨어라 생각하면 됩니다. 실제로 A19 프로의 뉴럴 가속기 덕분에 GPU 기반 로컬 AI 프로세싱이 작년의 A18 프로 대비 3배 정도 더 빨라졌다고 해요.
아이폰 17 프로의 카메라 역시 개선점이 있습니다. 바로 망원 카메라인데요. 기존의 5x(120mm)에서 4x(100mm)로 줄어든 대신, 4,800만 화소 센서로 업그레이드됐어요. 즉, 메인 카메라처럼 가운데를 자르는 형태의 줌이 가능해서 최대 8x 줌(200mm)이 가능해졌습니다. 동영상에서는 ProRes RAW 촬영 지원과 함께 여러 대의 아이폰 17 프로를 동기화시켜서 불릿 타임과 같은 특수효과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젠록(GenLock)을 지원합니다.
아이폰 17 프로는 256GB부터 시작하며, 아이폰 17 프로 맥스는 2TB 옵션이 추가됩니다. 가격은 아이폰 17 프로가 179만 원, 아이폰 17 프로 맥스는 199만 원부터 시작합니다.
아이폰 17
물론 이번 아이폰 발표의 주목은 아이폰 에어와 아이폰 17 프로에 쏠려 있겠지만, 전 아이폰 17에 적잖이 놀랐습니다. 최근 프로 아이폰에만 넣어주던 기능들을 조금씩 일반 아이폰에도 넣어주고 있는 가운데, 이번 아이폰 17 역시 프로 아이폰의 많은 기능들을 물려받았거든요.
아마 가장 큰 변화점은 화면일 겁니다. 작년의 아이폰 16 프로처럼 6.1인치에서 6.3인치로 크기를 키웠고, 최대 3,000니트의 밝기와 더불어 120Hz 주사율과 상시 표시형 디스플레이, 즉 AOD를 탑재합니다. 일반 아이폰과 프로 아이폰의 가장 큰 차이점이었던 부분 중 하나가 이렇게 해결이 된 셈이죠. 또한, 아이폰 17 프로와 아이폰 에어에 탑재된 세라믹 쉴드 2를 아이폰 17 역시 탑재합니다. 즉, 일반 아이폰 17에도 반사방지 코팅이 들어간다는 뜻이기도 해요.
카메라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광각 카메라가 4,800만 화소로 바뀌면서 좀 더 깨끗한 근접 촬영이 가능해졌고, 전면 카메라는 2,400만 화소 사양의 정방형 센서를 탑재하여 폰을 돌릴 필요 없이 아이폰이 장면을 인식한 후, 적당한 화면 비율을 알아서 결정해서 최대 1,800만 화소의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아이폰 17 역시 기본 용량이 256GB로 올라갔으며, 가격은 아이폰 16의 기본 가격보다 4만 원 오른 129만 원입니다. 다만 기본 용량이 올라갔으니 140만 원이었던 256GB 아이폰 16과 비교하면 사실상 11만 원의 가격 인하를 한 셈이에요. 프로모션과 AOD 탑재, 그리고 가격 덕분에 이번 아이폰 라인업에서 가장 좋은 가성비를 자랑합니다.
이번 아이폰 라인업은 모두 12일부터 예약판매에 돌입하며, 19일에 발매합니다.
에어팟 프로 3
무려 3년 만에 등장한 에어팟 프로 3의 가장 큰 추가 기능은 바로 심박 센서입니다. 귀에 꽂는 것만으로 심박 측정을 할 수 있다는 뜻이죠. 이를 이용해 애플 워치가 없어도 에어팟 프로 3를 귀에 꽂고 있는 것만으로 아이폰의 피트니스 앱을 통해 일부 운동 추적이 가능하다고 해요. 운동할 때 에어팟 프로 3를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게끔 IP57 등급 수준의 방수도 지원해서 땀이나 비에 더욱 잘 버팁니다.
최대한 많은 사람의 귀에 맞도록 이어버드의 디자인을 소형화했다고 하며, 이어팁은 안에 폼을 넣어서 밀폐 능력을 향상했어요. 여기에 주변 소음을 감지하는 새로운 마이크를 더해서 에어팟 프로 2에 비해 무려 2배 개선된 ANC 성능을 보입니다.
배터리 역시 개선되어 에어팟 프로 2 대비 2시간 더 오래가는 8시간의 배터리 시간(ANC 사용 시)을 보이며, 케이스에는 새로운 초광대역 칩이 탑재되어 에어팟 프로 2 대비 정밀 탐색의 범위가 1.5배로 증가했어요.
이 외에도 iOS 26 업데이트를 통해 에어팟 프로 2와 에어팟 4 역시 실시간 통역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말을 애플 인텔리전스가 통역해 에어팟으로 흘려주며, 사용자가 말하면 아이폰을 통해 통역된 목소리를 내보냅니다. 상대방도 에어팟을 끼고 있다면 아이폰을 통하지 않고 에어팟의 마이크만으로 통역이 가능합니다. 다만, 실시간 통역은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에어팟 프로 3 역시 19일에 출시하며, 가격은 36만 9천 원입니다.
애플 워치
애플 워치는 이례적으로 일반 라인업과 울트라 그리고 SE까지 세 라인에 걸쳐 모두 신제품이 나왔습니다. 다만 실제 업데이트된 게 가장 많은 건 SE 3입니다. 최신 애플 워치용 칩인 S10을 탑재하며, 이 덕분에 AOD나 손 제스처, 체온 감지, 혈중 산소 측정, 생리 주기 추적 등 SE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능들이 대거 탑재됩니다. 가격은 36만 9천 원부터입니다.
애플 워치 시리즈 11은 더 얇아진 케이스와 세라믹을 혼합한 새로운 커버 유리 등이 특징이며, 배터리 시간이 애플 워치 최초로 18시간에서 24시간으로 늘어났습니다. 상대적 혈압 측정 기능이 추가되었지만, 식약처의 허가 후 기능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요. 가격은 기존과 동일하게 59만 9천 원부터입니다.
울트라 3 역시 배터리가 기존의 36시간에서 42시간으로 늘어났으며, 시야각이 개선되면서 베젤을 줄여 크기를 키운 와이드 OLED 화면, 그리고 3D 프린팅 방식으로 기존 울트라 대비 티타늄 재료를 반가량 줄인 새로운 케이스를 사용합니다. 해외에서는 시리즈 11과 동일한 혈압 측정 기능과 함께 위성 연결 기능을 지원해 아이폰이 없어도 조난 메시지를 보낼 수 있습니다. 가격은 124만 9천 원입니다.
새로운 애플 워치 라인업 모두 19일에 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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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테크에 대한 기사만 10년 넘게 쓴 글쟁이. 사실 그 외에도 관심있는 게 너무 많아서 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