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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갔으면 어쩔 수가 없다, 부산 대표 카페 4

부국제를 찾은 당신에게
부국제를 찾은 당신에게

2025. 09. 09

안녕, 나는 커피를 마시고 글을 쓰는 심재범이다. 올해로 30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고, 해운대와 영화의전당이 어느 해보다 뜨겁다. 이번에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 이들을 위해서 부산을 대표하는 챔피언 바리스타의 매장을 함께 소개할 예정이다. 영화의 감동이 우리의 감각을 흔들듯, 챔피언의 커피가 여러분 일상에 행복을 선사하기를 희망한다.


[1]
먼스커피

세계 커핑 챔피언 문헌관 바리스타의 무대

먼스커피

먼스커피의 문헌관 바리스타는 2020 한국 컵테이스터스 챔피언이자 2022  월드 컵테이스터스 챔피언이다. 모모스 전주연 바리스타가 에스프레소를 기반하는 WBC 챔피언이라면, 문헌관 바리스타는 커피 맛을 평가하는 커핑(Cupping) 챔피언이다. 커핑 챔피언을 쉽게 말하자면, 스페셜티커피 분야의 대장금이라고 할까?

먼스커피는 전포동에 새롭게 오픈한 문헌관 챔피언의 매장이다. 매장은 전포동 한복판, 바 전체가 무대처럼 펼쳐진 공간이다. 손님들은 바에 앉아 문헌관 바리스타가 직접 추출하는 과정을 지켜본다. “단순히 커피를 내어드리는 게 아니라, 더 나은 경험으로 스페셜티 커피의 즐거움을 전하고 싶다”는 문헌관 챔피언의 표현처럼, 먼스커피는 늘 새로운 시퀀스를 준비한다.

추천 메뉴는 다양한 산지와 가공 방식을 담은 필터커피다. 여기에 다양한 디저트를 곁들이면, 영화의 엔딩 크레딧 같은 완성도가 된다. 다른 스페셜티커피 매장들이 커피에 전념하는 경향이 있다면, 커핑 챔피언의 매장 먼스커피는 디저트를 포함한 제과 제빵 제품들도 훌륭하다. 마치 봉준호 감독의 영화처럼 섬세한 디테일이 차곡차곡 쌓여 하나의 완벽한 경험을 만들어낸다.

  • 주소: 부산 부산진구 동성로87번길 5 1층
  • 영업 시간: 11:00 – 19:00(주말은 20:00까지, 화요일 정기 휴무)
  • 추천 메뉴: 다양한 필터 커피

[2]
모모스 커피 도모헌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고성운 바리스타

모모스커피

고성운 바리스타는 WBC 챔피언 전주연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모모스 커피의 대표 바리스타이자, 국가대표 바리스타 챔피언 대회 파이널리스트이다. 온천점에서 시작한 모모스 커피는 전주연 바리스타의 우승 이후 영도점, 마린시티 매장을 오픈한 후 부산 시장 관사를 리모델링한 도모헌 매장을 새롭게 열었다. 

도모헌은 수영구 옛 부산 시장 관저를 개조한 복합 문화공간이다. 권위주의의 상징과 같은 부산 관사를 시민에게 되돌린다는 의미로 ‘부산의 미래를 함께 도모하는 공간’이 된 곳. 입구에서 관사를 향해 올라가는 산책길이 훌륭하고 도모헌 앞 정상에서 살펴보는 전망은 부산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진성준 회장 자택 장면을 도모헌에서 찍었을 정도로 조경과 전망이 멋지다. 

모모스 도모헌 매장은 핸드드립 커피만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공간 설계에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손님들의 휴식을 위해 바리스타 백룸에서 커피를 분쇄해 소음을 줄이고자 한 것. 드비알레 스피커를 이용한 음향과 루이스 폴센의 조명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다. 고성운 바리스타의 모모스 추천 커피는 도모헌 블렌드. 부담스러운 산미 없이 일상처럼 평온하고 따듯한 스페셜티커피 블렌딩이다. 이외에도 오트밀크와 디카페인 콜드브루, 코코넛, 엘더플라워가 들어간 창작 메뉴 쿨타임도 인기가 많다. 

고성운 바리스타는 국가대표 바리스타 대회 중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시연으로 커다란 화제가 되었다. 환경, 노동, 소비자와의 연대를 고민하는 고성운 바리스타의 커피와 아름다운 도모헌의 공간이 섬세하게 어울린다. 그래서 도모헌의 한 잔은 영화처럼 여운이 오래 남는다. 모모스커피 전주연의 든든한 백그라운드와 함께, 고성운만의 색깔이 더해진 공간이 매력적이다.

  • 주소: 부산 수영구 황령산로7번길 60 도모헌 본관 1층
  • 영업 시간: 10:00 – 18:00(토요일은 20:00까지, 월요일 정기 휴무)
  • 추천 메뉴: 도모헌 블렌드 커피, 쿨타임

[3]
코스피어 커피

브루잉 커피의 챔피언 정형용 바리스타 

코스피어 커피는 한국 바리스타 챔피언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브루잉(핸드드립) 커피 챔피언 정형용 바리스타의 매장이다. 정형용 바리스타는 2019년 브루어스컵 국가대표 챔피언으로 우승 후에도 여러차례 화제가 되었다. 2024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양손으로 핸드드립 커피를 선보여 한국의 대표적인 이도류 바리스타로도 유명해졌다. 

코스피어 커피는 서울 출신 정형용 바리스타가 부산대학교 앞에 오픈한 스페셜티커피 매장이다. ‘함께 호흡하다(Co Spir)’라는 의미처럼 정형용 바리스타는 손님과 호흡하며 특별한 스페셜티커피를 선보인다. 1층 공간은 커피 바, 2층은 편안하게 작업하기 좋은 넓은 실내 공간이 있다. 

코스피어 커피의 추천 메뉴는 하이엔드 브루잉 커피. 도예가가 만든 잔, 목공 작가가 만든 트레이에 담겨 나온다. 섬세하고 향미있는 커피의 임팩트와 최고의 기술을 가진 챔피언의 커피를 경험해보기를 추천한다. 클린컵의 명확한 캐릭터와 이국적이면서도 친근한 풍미는 마치 새로운 장르의 영화를 만나는 듯하다. 이 외에도 에티오피아 커피를 상온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추출 후 라임주스 베이스에 천연꿀과 엘더플라워 코디얼을 플로팅한 라커에이드도 추천한다.

  • 주소: 부산 금정구 장전온천천로79번길 4 1층
  • 영업 시간: 매일 11:00 – 19:00
  • 추천 메뉴: 하이엔드 브루잉 커피, 라커에이드

[4]
에어리 커피

공기처럼 섬세한 한 잔의 커피, 임정환 챔피언 

에어리 커피

에어리 커피는 2024년 부산에서 열린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 대회 한국 국가대표로 출전해 파이널리스트로 결선에 오른 임정환 바리스타 챔피언의 매장이다. 에어리 커피의 위치는 중앙동. 부산역 아래 중앙역 1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다. 

임정환 챔피언의 신생 로스터리 에어리(Aery) 커피는 ‘공기처럼 섬세한’ 감각을 지향한다. 2024 Korea National Barista Championship 1위, 같은 해 WBC 5위. 임정환 바리스타는 ‘희소성과 명확함’을 에어리 커피의 철학으로 말한다.

건물 전체를 사용하는 매장으로 1층 커피바, 2층 매장 및 라운지 좌석, 3층 로스팅 공간이다. 전체적인 커피 매장은 젠스타일이 연상되고, 한국 출신 세계적인 작가 이우환 화백의 그림이 매장에 전시되었다. 

에어리 커피의 추천 메뉴는 말 그대로 매달 달라지는 ‘추천 커피’. 국가대표 바리스타가 대회용으로 준비한 파나마 커피를 비롯한 세계 최고의 커피를 시즌에 맞게 바꿔서 선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세계 대회에서 화제가 된 감압 증류 우유를 사용한 카페라테를 강력히 추천한다. 회전력을 이용한 감압으로 농축한 우유를 사용한 카페라테는 진하게 응축된 우유 성분과 파나마 핀카데보라 게이샤 커피가 어울려, 마치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레이싱 영화 <F1 파이널>과 같은 화려함의 극치를 선보이고 있다. 

영화 속 공기가 장면과 장면을 이어 주듯, 에어리 커피의 한 잔은 눈에 보이지 않게 우리의 마음을 흔든다. 부산 커피의 새로운 세대를 이끌어갈 매장으로 커피인들의 기대가 크다.

  • 주소: 부산 중구 중앙대로 47
  • 영업 시간: 매일 10:00 – 19:00
  • 추천 메뉴: 매달 달라지는 추천 커피, 카페 라떼

최고의 동선을 찾아서

부산국제영화제의 주요 상영관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센텀시티, 영화의전당 일대 그리고 남포, 중앙동 도심권. 챔피언들의 매장이 이 동선 위에 자연스럽게 자리한다.

센텀시티·영화의전당에서 개막작을 본다면, 수영구의 모모스커피 도모헌이 적합하다. 핸드드립으로 하루를 여는 의식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모모스커피의 본격적인 스페셜티 커피와 영화제의 시작을 열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전포동과 서면에서 GV(관객과의 대화)를 즐길 예정이라면 도보로 갈 수 있는 먼스커피가 있다. 세계 챔피언의 필터 커피로 긴 대화의 숨을 고르기에 제격이다. 에프엠커피와 블랙업 커피까지 함께 둘러보면 부산 커피의 진짜 깊이를 느낄 수 있다.

부산대 인근 특별전이라면 코스피어에서 브루잉 커피 한 잔으로 호흡을 맞춰보자. 대학가의 젊은 에너지와 챔피언의 노하우가 절묘하게 어울린다. 남포, 중앙동 도심 상영관을 찾는다면 에어리 커피의 공기처럼 섬세한 에스프레소를 추천한다. 

영화제와 함께하는 이번 가을, 영화 한 편과 커피 한 잔으로 완성되는 부산의 리듬이 우리를 유혹한다. 마지막으로 혹시 영화제와 카페인 속에서 체력이 고갈된다면 에어리 커피 주변 범일동 할매국밥과 도모헌 주변의 안목 돼지국밥을 추천한다. 할매국밥이 원조 돼지국밥이라면, 안목은 부산 최초의 미슐랭 선정 돼지국밥이다. 

About Author
심재범

커피 칼럼니스트. '카페마실', '동경커피', '교토커피'를 썼습니다. 생업은 직장인입니다. 싸모님을 제일 싸랑하고 다음으로 커피를 좋아합니다. 아 참, 딸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