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디에디트 인턴 에디터 수은이다. 요즘은 퇴근하고 집에 가면 집밥을 먹으려고 노력한다. 밥을 짓고, 냉장고에 있는 밑반찬 몇 개를 꺼내 상을 차린다. 나름 단백질 보충을 위해 닭가슴살이나 달걀 프라이도 곁들인다. 배부르게 먹고 잘 준비를 마치고 나면 ‘아, 뭔가 아쉬운데?’ 하는 생각이 든다. 이미 양치질도 했고, 침대에 누웠으니 뭘 먹을 순 없고. 일어나서 냉장고를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다가 다시 눕는다. 그리고 유튜브를 켜서 ‘먹방’, ‘먹방 간식’, ‘먹방 ASMR’을 검색해 정독하는 게 루틴이 되어버렸다. 최근 내 알고리즘에 자주 뜨는 영상이 있는데 바로, ‘우유말먹’. 우유에 과자를 말아먹는 게 유행이라고 한다. 시리얼만 말아먹을 줄 알았지, 왜 과자를 넣어볼 생각은 못 했을까.
‘우유말먹’ 먹방에 자주 등장하는 과자 4가지를 먹어봤다. 그중 초콜릿 과자가 3개다. 왜냐하면, 초코와 우유의 조합은 항상 진리니까. 마지막 추천 과자는 꼭 한번 먹어보길 바란다. 일단 가장 기대했던 꼬북칩부터.
초코 수혈이 필요할 때.
꼬북칩 초코 츄러스맛
꼬북칩 초코츄러스맛을 처음 먹었을 때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겹겹이 코팅된 초콜릿과 바삭바삭 씹히는 설탕 알갱이 그리고, 은은하게 풍기는 시나몬 향까지. 초코 수혈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최애 과자 중 하나다.
과자가 담긴 그릇에 우유를 붓자마자 달콤한 향이 퍼지는데, 이건 먹어보지 않아도 맛있음을 직감했다. 역시나, 초콜릿과 우유의 조합은 보장된 맛이다. 꼬북칩 초코츄러스맛은 다른 과자보다 단맛이 강한 편인데, 흰 우유가 단맛을 적당히 중화해 준다. 시간이 지나면 초콜릿이 녹아 우유에 섞이면서 코코아처럼 변한다. 사실 이게 주인공. 남은 우유까지 싹 비웠다. 다만, 마지막쯤에는 과자가 녹아버려서 꼬북칩 특유의 와삭와삭한 식감이 사라져 아쉬웠다. 꼬북칩은 녹기 전에 최대한 빨리 먹을 것.
우유말먹계의 떠오르는 샛별.
빵부장 초코빵
이 과자가 요즘 우유말먹으로 핫한 과자라고 해서 가장 맛이 궁금했다. 바로 빵부장 초코빵. 사실 ‘빵부장은 소금빵이지.’라고 생각했는데, 우유에 말아 먹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다. 빵부장은 초코빵이다.
일단 우유와 잘 어우러지는 진한 초콜릿 맛 합격. 수분을 한껏 머금고 촉촉해진 식감 완전 합격. 절대 눅눅하지 않다. ‘촉촉’하다. 우유를 빨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기포 사이사이에 우유를 가둬둔 느낌. 마지막까지 바삭함이 유지된다. 게다가 씹을 때마다 올라오는 버터의 풍미가 일품이다. 만약, 누가 우유말먹 과자를 딱 한 가지만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망설임없이 이 과자를 추천할거다. 정말 맛있다.
바삭한 슈의 배신.
홈런볼 초코
클래식 중의 클래식. 홈런볼도 우유에 말아봤다. 모양과 크기를 보고 말아먹기 좋을 것 같아 선택했는데, 한 가지 놓친 것이 있었다. 홈런볼의 슈는 굉장히 얇다는 것. 우유를 붓고 바로 먹었는데도 바삭한 슈의 식감은 느낄 수 없었다. 한입 가득 우유와 함께 떠먹어 봤는데, 입에 남는 건 꾸덕한 초콜릿 필링 뿐. 차가운 우유와 이질감이 느껴져 개인적으로 별로였다.
고소함에 속아 식감을 잃지 말자.
버터링
오늘 소개한 과자 중 초콜릿이 들어가지 않은 유일한 과자, 버터링. 고소한 과자도 우유말먹에 어울릴 것 같아 골라봤다. 비스킷 형태이기 때문에 우유와 만났을 때 어떤 식감이 될 지 궁금하기도 했다.
한입에 들어갈 것 같지 않아 숟가락 끝으로 살살 부숴봤는데 첫 비주얼은 나쁘지 않다. 조각들을 모아 우유와 함께 입에 넣자마자 풍기는 텁텁한 밀가루 향. ‘아, 이거 내 취향 아니다.’ 버터 향은 거의 나지 않았고, 작게 부서진 가루가 목에 걸려 기침이 나왔다. 몇 분 지나지 않아 과자가 우유에 풀어지면서 걸쭉한 무언가(?)가 되었는데, 썩 기분 좋은 식감은 아니다. 소신 발언 하나 해도 될까. 버터링은 그냥 먹자.
4가지 과자를 모두 먹어본 결과, 우유말먹으로 추천하고 싶은 과자는 ‘빵부장 초코빵’. 우유말먹의 가장 큰 관건인 바삭함 유지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우유에 휩쓸려 녹아버리지 않고 오히려, 우유를 꽉 붙들고 자신의 바삭함을 지켜내는 우직함. 달콤한 초콜릿과 고소한 버터의 조화는 말할 필요도 없다. 빵부장 초코빵은 꼭 우유에 말아 먹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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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은
01년생 막내 에디터. 하고 싶은 게 많아서 일단 디에디트 입사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