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이번 주 내내 3대의 맥 업데이트를 발표했습니다. 한꺼번에도 아니고 무려 3일에 걸쳐서 말이죠. 바로 M4 프로세서를 탑재한 아이맥과 맥 미니, 그리고 맥북 프로입니다.
M4 라인업
먼저 이 새로운 맥들의 공통분모인 M4 프로세서 라인업부터 알아보겠습니다. M4는 사실 이미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를 통해 공개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발표와 함께 애플은 M4 프로와 M4 맥스를 통해 M4 라인업의 확장을 발표했습니다.
먼저 기본형 M4를 복습해 보죠. 2세대 3나노 공정에 기반한 M4는 먼저 M3보다 코어 수를 키웠습니다. 4개의 고성능 코어는 같은 숫자지만, 고효율 코어를 2개 추가해 총 6개, 즉 최대 10개 코어로 구성됩니다. GPU 코어는 최대 10개로 M3와 동일합니다. 이러한 성능 개선으로 CPU는 M3 대비 약 1.3배, GPU는 1.1배 정도의 성능 개선이 있었습니다. 구형 세대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데요, M1과 비교하면 CPU 1.7배, GPU 3.4배로 벌어지고, 과거 i7을 탑재했던 13인치 맥북 프로와 비교하면 CPU 4.3배, GPU는 무려 10.9배까지 벌어집니다. AI 연산을 담당하는 뉴럴 엔진은 코어 수 역시 그대로지만 코어의 성능을 개선하여 초당 최대 38조 회의 연산을 해냅니다.
이번 맥 출시에서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바로 통합 메모리입니다. M1, 아니 그 이전의 인텔 프로세서 시절부터 기본 메모리로 8GB를 고집스럽게 유지하던 애플이 이번에 드디어 16GB를 기본으로 넣어주고, 최대 32GB까지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건 아마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의 유연한 구동을 위해 억지로 해줬다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 이번 발표 직후 아직 M2와 M3를 탑재하는 맥북 에어의 기본 메모리도 16GB로 올라갔거든요. 어찌됐든 해줬다는 게 중요한 거 아니겠어요?
M4의 또 다른 변화는 바로 디스플레이 지원인데요. 최대 세 개의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며, 맥북 프로의 경우 내장 디스플레이에 두 대의 외장 모니터를 연결할 수 있습니다. M3 맥북에서 외장 모니터 두 개를 쓰려면 리드를 닫아야 했던 것과 비교하면 꽤 큰 변화죠.
M4 프로는 이 구성에서 고성능 코어의 수를 대폭 늘려 최대 10개까지 들어갑니다. 즉, 고효율 코어 4개까지 조합하면 최대 14개의 코어가 들어가는 셈이죠. 기본 통합 메모리는 24GB부터이며, 최대 64GB까지 넣을 수 있습니다. GPU 코어는 최대 20개로 기본형 M4보다 두 배 더 많습니다.
거기서 한 단계 더 올라가면 M4 맥스가 있습니다. CPU에서는 고성능 코어가 추가로 두 개 더 들어가면서 코어가 최대 16개까지 늘어나고, GPU 코어는 다시 두 배 늘어나 최대 40개가 들어갑니다. 단순 그래픽 성능만 봐도 기본 M4의 4배가 되는 셈이죠. 기본 통합 메모리는 32GB부터이고, 최대 128GB까지 선택 가능합니다. M4 프로와 맥스는 또한 최대 120 Gbps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지원하는 썬더볼트 5가 탑재됩니다.
맥북 프로
이제 이 새로운 M4 라인업을 탑재한 신제품들을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맥북 프로는 M4에서 M4 맥스까지 M4 라인업을 모두 사용합니다. M4를 탑재한 기본형 맥북 프로가 이번에 가장 많은 개선점을 얻었는데요. 상위 모델과 같이 오른쪽에 썬더볼트 포트가 하나 추가되어 총 세 개의 썬더볼트 4 포트를 갖췄습니다. 또한, M3 세대에서는 상위 모델에서만 선택할 수 있었던 스페이스 블랙을 기본형 M4 모델에서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내부 디스플레이를 연 채로 최대 두 대의 외장 모니터를 연결할 수 있습니다.
디스플레이도 소소하게 업데이트됐습니다. 기존에는 HDR 콘텐츠 기준에서만 전체 화면 밝기가 최대 1,000 니트까지 올라갔지만, 이제는 SDR 콘텐츠에서도 최대 1,000 니트까지 올라갑니다. 또한, 최소 밝기도 1니트까지 낮아져 주변이 어두운 상황에서 시력을 보호해줍니다. 애플의 난반사 표면 처리인 나노 텍스처 글라스 옵션을 맥북 프로에서 처음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눈에 띄네요.
전면 카메라는 1080p 사양에서 1,200만 화소 사양으로 올라갑니다. 아이패드 에어와 프로처럼 카메라 프레임 내의 사람을 인지해 자동으로 가운데로 오도록 맞춰주는 센터 스테이지와 책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스크 뷰 기능을 지원해요.
M4 시리즈의 향상된 전성비 덕분에 배터리 시간도 크게 개선되었는데요. 와이파이 브라우징 기준으로 최대 24시간의 배터리 사용 시간을 확보했습니다. 맥북 역사상 가장 긴 배터리 시간을 자랑해요.
맥북 프로는 M4 기본형 모델 기준 M3 세대와 동일한 가격인 239만 원부터 시작합니다. 같은 가격에 메모리를 두 배나 얹어주니 애플식 가성비….인가요?
맥 미니
애플의 미니 데스크톱인 맥 미니는 이번에 가장 많이 바뀐 제품입니다.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디자인이 완전히 바뀌었거든요. M1과 M2 모델은 기존 디자인을 그대로 써서 안을 뜯어보면 휑한 모습이었었지만, 이제 가로세로 12.7cm의 작은 직육면체 형태로 바뀌어서 책상에 배치할 때 공간을 훨씬 덜 차지하게 됩니다. 말 그대로 ‘손바닥만 한’ 사이즈입니다. 이를 위해 내부 냉각 구조도 앞쪽에서 공기를 빨아들여 뒤로 배출하는 구조로 바꾸었다고 해요.
포트도 일부 변경되었는데, USB-A 포트가 모두 삭제되고 처음으로 전면에 USB-C 포트 두 개와 헤드폰 포트, 그리고 뒤에는 썬더볼트 포트 세 개와 이더넷, HDMI 포트가 탑재됐어요. USB-A 포트를 삭제한 것보다도 더 논란인 부분이 전원 버튼이 아래로 이동한 것인데, 누르기가 어렵다는 것이 이유였죠. 하지만 저도 제 맥북에 전원 버튼을 누르는 일이 손에 꼽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문제가 될 부분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환경 보호에도 진일보한 모습을 보이는데요. 이번 M4 맥 미니는 외장에 100% 재활용 알루미늄, Apple이 설계한 모든 인쇄 회로 기판의 도금에 100% 재활용 금, 모든 자석에 100% 재활용 희토류 원소를 사용하는 등, 전체 소재 중 재활용 소재가 50% 이상을 차지하며, 물류 운송에서의 탄소 감소 노력 등을 통해 맥 중 최초로 생산에서 판매까지 모든 과정에서 탄소 중립을 실현했습니다.
맥 미니에는 M4와 M4 프로를 선택할 수 있고, 가격은 89만 9,000원부터입니다. 이번에 통합 메모리를 기본 16GB로 올려줬기 때문에 기본형 M4 맥 미니가 맥에 처음 입문하는 사용자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네요.
아이맥
이번에 새로 출시하는 신제품들 중 가장 변화점이 적은 것이 아이맥입니다. 외관은 그대로이지만, 7가지 색상의 색에 일부 변화를 주었다고 해요. 이번에 새로 출시하는 신제품들 중 가장 변화점이 적은 것이 아이맥입니다. 외관은 그대로이지만, 7가지 색상의 색에 일부 변화를 주었다고 해요. 애플의 제품 사진을 기존 모델 옆에 대 보면 조금씩 더 옅어진 느낌입니다.
왼쪽이 M4, 오른쪽이 M1/M3 아이맥
하지만 M4를 제외하더라도 아이맥 하드웨어의 변경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전의 고급형 모델에는 후면의 USB-C 포트 네 개 중 두 개만 썬더볼트를 지원했지만, M4 모델은 네 개 포트 모두 썬더볼트 4를 지원해요. 전면 카메라는 맥북 프로처럼 1,200만 화소 사양으로 교체되어 센터 스테이지와 데스크 뷰를 사용할 수 있고, 역시 나노 텍스처 글라스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M4만 탑재되는 아이맥은 기본형 모델 기준 199만 원부터로 책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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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테크에 대한 기사만 10년 넘게 쓴 글쟁이. 사실 그 외에도 관심있는 게 너무 많아서 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