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커피를 마시고, 글을 쓰는 심재범이다. 커피를 사랑하는 한국인에게 도쿄 최고의 인기 스팟 중 하나인 일본 스페셜티커피를 상징하는 푸글렌 커피가 한국 서울 상수동에 첫 번째 매장을 열었다. 오늘은 푸글렌 한국 1호점 방문기와 푸글렌 본사 대표 아이나르 휠테(Einar Holthe) 인터뷰를 한국 최초, 디에디트 단독으로 정리했다.
1963년 오슬로에서 시작한 푸글렌은 2002년 아이나르 휠테(Einar Holthe)에 의해서 스페셜티커피, 칵테일, 빈티지 디자인 가구 라이프 스타일 숍으로 자리를 잡고, 뉴욕 타임즈의 커피 칼럼니스트 올리버 스트랜드를 통해서 북유럽 최고의 스페셜티커피(The best café in the world and is flying for)매장으로 선정되었다.
2012년 일본에 요요기 공원 주변에 문을 연, 일본 푸글렌은 라이트 로스팅 커피와 자유스럽고 활기찬 분위기로 도쿄 방문 여행자들의 성지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푸글렌 일본은 코로나 기간 동안에도 후꾸오카를 포함해 7개의 지점으로 확대가 했다. 푸글렌 한국은 일본과 노르웨이의 오슬로의 커피를 재현하기 위해서 모든 바리스타들이 해외에서 트레이닝을 마쳤고, 노르웨이 아이콘에서 공급한 60년대에 생산된 스칸디나비아 빈티지 가구들을 항공편으로 직접 들여와서 생생한 바이브를 구현했다.
푸글렌 한국 매장에 두번째 날, 오전 10시경 방문을 했다. 첫번째 날 대기시간이 최대 2시간, 줄이 100미터였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다행히 두번째 날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전날 대기가 길다는 소문이 나고, 순차적으로 방문해서인지, 러쉬 타임이 조금 달랐다. 매장의 위치는 상수역 주변. 홍대 정문에서 상수역 방면이다. 통상적인 핫플에서 과감하게 벗어난 자리를 섭외했다. 푸글렌 일본 매장이 시부야역에서 외곽으로 벗어난 곳에 위치한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한국 매장은 1층 독채를 사용하고 자그마한 입구와 새를 상징하는 푸글렌이 로고가 눈에 띄였다. 푸글렌 코리아는 한국 매장의 바이브를 살리기 위해서 일본 푸글렌 내부를 디자인한 후쿠다 와키코가 직접 작업에 참여해서 매장의 리노베이션을 주도했다. 마침 한가한 ( 잠시 후에 또다시 손님들이 밀려왔지만 ) 시간이라 20분 미만의 시간을 기다리고 입장했다. 블루보틀 오픈 초기와 비교가 되는데, 상대적으로 오랜시간이 걸렸던 대기 시간이 하루동안의 시행착오를 거쳐, 신속하고 빠르게 줄어들었다. 블루보틀, 인텔리젠시아와 같은 매장들이 오픈 초기 대기가 오래되었다면, 푸글렌의 속도에 대해서는 나름 괜찮은 한국화(?)를 적용한 느낌이었다.
짧은(? ) 대기 시간후에 매장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커피 원두들이 눈에 들어왔다. 푸글렌은 과거,북유럽의 대표적인 로스터리, 팀윈들보, 솔베그한센, 드롭커피와 같은 커피 원두의 편집샵이었지만, 2014년 부터 순차적으로 일본과 노르웨이에서 독자적인 로스팅 작업을 시작했다. 이번 한국 오픈을 기념해서, 푸글렌 코리아는 오슬로에서 특별히 로스팅 작업한 에티오피아, 코스타리카, 케냐, 과테말라 싱글오리진 커피원두들을 선보였다. 스페셜티커피 로스터로서 소비자들에게 본인들이 커피를 먼저 선보이려는 노력이 좋게 느껴졌다.
이외에도 대기 시간 동안 미리 커피 메뉴를 살펴볼 수 있어, 동선과 대기 시간이 효율적으로 관리가 되었다. 매장의 커피는 오늘의 커피, 아이스커피,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밀크커피, 필터커피 종류들이다. 이외에 푸글렌은 칵테일이 매우 유명한데, 아쉽게도 칵테일은 저녁에만 주문이 가능하다.
이번 방문에서, 오늘의 커피와 푸글렌 아이스커피, 싱글 카푸치노, 필터 커피를 마셨다. 오늘의 커피는 푸글렌의 대표적인 커피들을 순차적으로 대용량 브루어로 브루잉하는 커피인데, 적절한 수율과 향미가 인상적이었다. 의외의 킥은 푸글렌 아이스 커피, 독자적인 레시피로 브루잉한 아이스커피가 라이트 로스팅 커피의 아름다운 과일향과 적절한 단맛과 밸런스가 상당히 맛있게 발현했다. 올해 마셨던 아이스커피중에서 가장 맛있었다. 이외에 에스프레소와 적절한 우유의 배합이 인상적인 카푸치노도 강력하게 추천한다. 한국에서 가장 맛있는 메쉬의 싱글 카푸치노와 아주 비슷한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일본 보다 한국 매장의 커피가 맛있어서 놀라웠다. 푸글렌은 북유럽의 라이트 로스팅 커피를 소개 하면서, 좋은 커피 생두와 로스팅, 추출의 삼박자를 균형 있게 조합했다. 푸글렌 코리아는 한국 매장 오픈의 위해서 한국 바리스타들을 일본의 지점에서 긴시간 트레이닝 했고, 오슬로와 도쿄의 헤드바리스타들이 한국 매장에 지원을 나와서 스페셜티커피를 일관성있게 제공하고 있다. 푸글렌 코리아의 에스프레소 머신은 스페셜티커피 산업의 상징 라마르조코의 리네아 모델이다. 가장 단순한 외관과 함께 핵심적인 추출 기술로 안정적인 추출을 선보이고 있다. 그라인더는 매저 콜드 계열 스페셜티커피 아름다운 과일, 꽃의 향미를 발현하는데 좋은 조합을 구성하고 있다.
매장의 내부는 노르웨이 아이콘에서 선별한 빈티지 가구와 현지에서 직접 조달한 벽지를 통해서, 오슬로의 자유스러운 분위기를 아름답게 발현한다. 특히 빈티지 가구들은 인간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는 북유럽 특유의 정서를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간단히 커피를 마시고, 한국에 방문한 푸글렌 노르웨이 창업자이자 노르웨이 바리스타 챔피언 아이나르 횔테와 함께 한국 디에디트 독자들을 위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Interview: 아이나르 휠테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히 본인을 소개해주시겠어요?
Einar: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푸글렌 노르웨이의 창립자(1963년 시작한 푸글렌은 2002년 Einar의 합류 이후 리브렌딩 세계적인 스페셜티커피업체로 성장했다) 아이나르 횔테입니다.
한국에 푸글렌이 진출한것을 축하합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가장 먼저 푸글렌을 소개했다고 생각하는데,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른 것 같습니다. 푸글렌을 소개해주시겠어요?
Einar : 푸글렌은 1963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시작한 커피 매장이었습니다만, 제가 참여한 2002년 이후부터 칵테일, 빈티지 가구를 포함한 라이프 스타일 매장으로 변화하면서, 크게 성장 했습니다. 2007년 노르웨이 국가대표 바리스타 챔피언으로 일본을 방문한 후 아시아적인 가치에 반하게 되었고, 일본과 한국에 순차적으로 매장을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푸글렌 커피의 지향점을 간단히 소개해 주시겠어요?
푸글렌은 라이트 로스팅, 즉 가볍게 익힌 커피를 통해서 과일과 같은 커피 본연의 향미와 아름다운 꽃을 연상시키는 커피맛을 표현하는 것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일본 진출 초기에 가볍게 볶은 라이트 로스팅 커피에 대해 불편한 시각이 있었지만, 이제는 일본 뿐만 아니라 한국과 중국의 소비자들도 적극적으로 방문하고 응원해 주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몇년간 한국의 소비자들이 정말 좋아해주었습니다. 미식을 중요시하고 스페셜티커피 문화를 존중하는 한국 소비자들이 저희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한국의 소비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푸글렌 한국 지점을 위해서 우리는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오슬로 로스터리에서 특별한 커피를 준비했고, 오슬로와 도쿄에서 파견한 숙련된 바리스타들과 빠르게 학습하는 한국의 바리스타들이 큰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소비자들이 참 무섭습니다. 외국의 스페셜티커피를 반갑게 환영해주지만, 냉정하고 차분하게 살피고 판단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첫날부터 너무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 우리는 첫발자욱으로 소박하게 시작했습니다. 매장 오픈 전 길 건너편의 ‘도덕과규범’이라는 매장에서 커피를 마셨습니다. 참 좋은 커피를 하는 사람들이에요. 푸글렌 역시 한국 스페셜티커피 산업의 일원으로 꾸준하게 활동하기를 희망합니다. 부족한 점들을 메꾸고 맛있는 커피와 지속 가능한 스페셜티커피 문화를 만들어가겠습니다.
푸글렌 서울이 문을 열기 전, 기대와 함께 우려도 많았다. 짧은 경험과 인터뷰를 통해서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한국 시장과 소비자들에 접근하는 푸글렌의 태도가 상당히 진지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단점이라면, 물류비의 영향으로 커피 가격(평균 6,000원 내외)과 원두 가격(3만 5,000원 내외)이 만만치 않은데, 장기적으로 수급이 안정된다면, 합리적인 가격으로 정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블루보틀, 인텔리젠시아를 제외하고 해외 스페셜티커피 업체들이 고전하는,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한국의 소비자들에게 푸글렌이 어떤 결과물을 선보일지 차분하게 살펴볼 예정이다.
- 위치: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43
- 추천 메뉴
-아이스 커피: 6,800원. 일본에서 못 마셔본 느낌. 대박 추천한다.
-오늘의 커피: 5,000원. 가격으로 맛보는 푸글렌 싱글오리진 커피
-핸드드립: 7,000원. 라이트 로스팅 푸글렌의 특징을 느낄수 있다.
-싱글 카푸치노: 커피와 우유, 온도까지 조합이 좋다.
About Author
심재범
커피 칼럼니스트. '카페마실', '동경커피', '교토커피'를 썼습니다. 생업은 직장인입니다. 싸모님을 제일 싸랑하고 다음으로 커피를 좋아합니다. 아 참, 딸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