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라면 전문 에디터로 거듭나고 있는 에디터 유정이다. 이번에는 농심이 출시한 화제의 신제품 리뷰를 들고 왔다. 바로 ‘신라면 툼바 큰사발면’. 신라면에 우유, 치즈, 마늘, 베이컨 등을 넣어 만드는 인터넷 유명 레시피 ‘신라면 투움바’를 컵라면으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제품화했다(농심 일 잘한다). 농심은 신라면에 생크림, 체다 치즈, 파마산 치즈를 넣어 매콤 꾸덕한 볶음면을 완성했다고 설명하는데… 과연 그 맛을 잘 흉내냈을까?
요즘 컵라면을 살 때 꼭 확인하는 게 있다. 바로 전자레인지 조리 가능 여부. 온수를 붓고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면발이 투명하게 익으면서 더 쫄깃해지기 때문이다. 뜨거운 물만 부어 서서히 익혔을 때와는 면발의 탱글함이 다르다. 소스도 훨씬 잘 배어든다.
‘신라면 툼바’도 전자레인지 조리가 가능하다. 전첨 분말 스프를 넣고 뜨거운 물을 선까지 부은 후 전자레인지에 2분 돌리면 된다.
전자레인지에서 꺼내면 ‘엥?’ 싶을 정도로 물기가 많은데, 후첨 스프까지 넣고 잘 섞으면 물기를 쫙 흡수하면서 제대로 꾸덕해진다. 이 후첨 스프에서 꼬릿한 치즈 향이 확 풍기면서 입맛을 당긴다.
맛은 신라면에 우유와 치즈를 넣은 것과 비슷하지만, 더 자극적이다. 인터넷 레시피가 유행하던 약 8년 전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그때 만들어 먹었던 것보단 조금 더 짜고 맵다. 다른 음식은 몰라도 라면은 무조건 짜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지만 이건 좀 많이 짭짤하다. 다음엔 물을 정량보다 아주 살짝 더 넣어야겠다. 조리 후에 너무 짜서 물을 급하게 추가하면 꾸덕한 맛이 사라질 수 있으니, 아예 처음부터 추가하는 걸 추천한다.
첫입부터 고소하고 부드러운 치즈의 풍미가 느껴지는데, 뒤에 따라오는 매운맛 덕분에 끝까지 먹어도 느끼하지 않다. 매운 정도는 신라면과 불닭볶음면의 사이쯤. 건더기 스프에 들어 있는 튀긴 마늘은 물에 불면서 마치 익힌 마늘처럼 부드럽게 씹히는데, 투움바 파스타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아쉬운 점은 면발이다. 면이 너무 가늘다. 일반 신라면보다도 가늘어서 다 먹기도 전에 면발이 팅팅 불어 버린다. 소스가 꾸덕한 데다가 빨리 불어버리기까지 하니, 젓가락보다는 포크로 먹는 게 낫다. 농심에서 포크로 먹는 신라면이라고 홍보하던데, 괜히 그런 게 아니었다. 젓가락으로 집다 보면 면발이 툭툭 끊어져 먹기 불편하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최근 먹은 라면 신제품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다. 추억의 레시피를 성공적으로 담아냈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거기에 크림이 들어간 라면은 쉽게 질리기 마련인데, 매운맛과의 밸런스를 잘 잡아서 별로 물리지 않는다. 불닭볶음면이나 짜파게티처럼 종종 생각날 맛이다.
가격은 하나에 1,800원. 마주치면 한 번쯤 사 먹어보길 추천한다.
그래서 제 점수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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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유정
98년생 막내 에디터. 디에디트 다니고 하고 싶은 거 다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