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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스트를 위한 흑백 폰, 라이트 폰 3

필수적인 것에만 집중하다
필수적인 것에만 집중하다

2024. 06. 16

스마트폰이 21세기 생활의 필수품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중독도 사회적 문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도리어 스마트폰의 기능을 빼버리는 이른바 ‘덤폰’이 다시 인기를 끌기도 합니다.

라이트 폰 1세대

라이트 폰은 이 분야에서 꽤 잔뼈가 굵은 브랜드입니다. 1세대는 2015년에 출시되었는데, 신용카드 정도 크기에 두 줄짜리 LCD와 정전식 번호 패드가 달린 형태였습니다. 2G 선불식 심카드가 동봉되어 독립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했으나, 연락처를 10개만 저장할 수 있는 등 기능이 워낙 제한적이어서 기존의 스마트폰에 앱으로 연결해서 전화와 문자를 미러링 하는 방식이 더 선호되기도 했다고 하네요.

라이트 폰 2세대

2세대인 라이트 폰 2는 좀 더 독립형 휴대전화로 쓸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두 줄짜리 LCD 대신 2.84인치짜리 전자잉크 디스플레이를 사용했고, 조작도 터치 스크린으로 바뀌었습니다. LTE망을 지원하는 것 또한 독립적으로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고요. 거기에 알람이나 연락처, 메모 및 음성 메모, 지도, 음악/팟캐스트 앱 등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필요할 만한 유틸리티 앱을 넣었습니다.

라이트 폰 2의 출시 5년 후에 선보이는 라이트 폰 3의 가장 큰 차이점은 디스플레이입니다. 기존에는 전자잉크 디스플레이를 사용했지만 3세대는 3.92인치 흑백 OLED 디스플레이로 바꿨습니다. 여기에는 전자잉크 디스플레이가 비록 전력 소모 면에서는 유리하지만 화면이 전환되는 속도, 즉 주사율이 너무 느려서 적응이 어려웠다는 고객들의 피드백이 반영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왼쪽에 달린 물리적인 스크롤 휠로 밝기를 수동으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5,000만 화소짜리 카메라도 추가했다고 하는데, 당연히 소셜 미디어 앱은 사용할 수 없어서 그때의 순간을 남기거나 QR 코드 스캐닝 등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카메라 역시 라이트 폰 2에서 카메라가 없는 것이 문제점이라는 것을 지적한 고객들의 피드백을 반영한 부분이라고 하네요. 사진을 찍을 때는 일반 카메라의 반셔터를 구현한 2단계 셔터 버튼을 사용하게 됩니다.

라이트 폰 3의 소프트웨어 내장된 앱도 정말 필수적인 것만 담았습니다. 전화와 문자, 연락처 등 휴대전화로 기능하는 데 필요한 기능은 당연히 포함되어 있고, 메모와 음성 메모, 지도, 핫스팟 그리고 간단한 음악과 팟캐스트 플레이어를 실행할 수 있습니다. 이런 앱들은 사용자가 원하면 지울 수 있다고 합니다. 라이트 폰 측에서는 소프트웨어에 기능을 조금씩 더할 예정이라고 하나, 이 기능들 모두 사용자가 원하면 설치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하네요.

라이트 폰 3는 후면의 나사만 제거하면 내장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기능적으로는 매우 간단한 구성이지만, 라이트 폰 3의 하드웨어 자체는 오래 쓸 수 있는 것을 방향으로 잡고 개발했다고 합니다. 어차피 소프트웨어가 워낙 간단하니 하드웨어만 잘 만들어두면 오래 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었겠죠? 먼저, 프로세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4 Gen 2 프로세서를 사용하며, 여기에 6GB RAM과 128GB 스토리지를 조합합니다. 5G 모뎀을 장착하여 5G 서비스를 종료하지 않는 한 휴대전화로서의 기본적인 기능을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고, 이후에 결제 기능을 지원하기 위한 NFC 칩도 내장되어 있죠. 또한, 스마트폰에서 가장 많은 수리가 이뤄지는 화면과 배터리, 그리고 USB-C 포트는 모두 자가 교체가 가능하도록 설계하였다네요. 기기의 전반적 재질은 알루미늄이며, 배터리 커버와 스피커 그릴은 소니가 개발한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인 SORPLAS를 사용합니다. 배터리 커버는 나사로 고정하는 방식이어서 IP54 수준의 방진방습도 가능합니다. 라이트 폰 측은 소프트웨어 지원도 하드웨어의 제한으로 인해 어려워질 때까지 계속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라이트 폰 3는 현재 라이트 폰 공식 홈페이지에서 $399(약 55만 원)에 예약을 받고 있으며, 내년 1월에 받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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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백수가 되었지만, 백수가 아닌 삶을 살아가고 있는 에디터이자 팟캐스터. IT가 메인이지만 관심가는 게 너무 많아서 탈이 나는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