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커피를 마시고, 글을 쓰는 심재범이다. 한바탕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후울쩍 더위가 찾아왔다. 더운 날씨에는 시원한 아이스커피가 제맛. 아이스커피는 아이스아메리카노, 아이스 핸드드립 등 다양한 방식이 있지만, 편리성을 고려했을 때 콜드브루 커피를 가장 선호한다. 이번에는 아이스커피 시즌에 맞춰, 콜드브루 커피의 특징과 한국의 대표적인 콜드브루 커피 제품들을 살펴봤다.
우선 콜드브루에 대해 기본적인 정보를 알고 시작하자. 찬물로 커피를 브루잉하는 방식을 콜드브루라고 한다. 특유의 독특한 질감과 향미 덕택에 여름철이면 콜드브루 커피가 더욱 인기가 많다. 콜드브루 커피는 몇 가지 특징이 있는데, 첫 번째는 위생이다. 아무래도 액상으로 유통되다 보니, 생산과 보관 과정의 위생이 가장 중요하다. 두 번째는 더치커피와의 차이. 과거에는 일본식 더치커피와 혼란이 있었지만, 24시간 가까이 점적하는 더치커피에 비해 6시간 내외면 끝나는 콜드브루 방식이 상대적으로 커피의 특징을 잘 발현한다. 마지막은 카페인. 과거에는 상온의 물을 사용해 저카페인이라는 표현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콜드브루 커피 역시 일반 커피와 카페인 함량의 차이가 크지 않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가장 맛있는 콜드브루 커피는 어떤 제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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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팩트
‘콜드브루 커피’ 하면 매뉴팩트다. 그정도로 한국 커피 업계에서는 콜드브루 커피로 상징적인 곳이다. 10년 전부터 콜드브루를 꾸준하게 선보였고 위생적인 생산 시설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풍미와 질감의 커피를 생산하고 있다. 매뉴팩트의 인기 상품은 샌프란시스코, 카멜리아, 폴고갱. 온라인에서도 구매할 수 있지만, 연희동 매장을 직접 방문해서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주말엔 오후 2시 정도면 벌써 매장 재고가 품절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소량 생산 신선 제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신뢰가 간다.
추천 커피는 카멜리아와 폴고갱. 카멜리아는 매뉴팩트의 미디엄 로스팅 베이스로 만든 콜드브루 커피다. 미디엄 로스팅 특유의 재료에서 오는 맛과 다양한 향미를 잘 표현했다. 폴고갱은 매뉴팩트의 강배전 원두를 기반으로 다크 초콜릿, 헤이즐넛의 달콤함, 진득한 설탕, 오크, 우디한 느낌을 표현했다. 스페셜티커피의 향미를 좋아하면 카멜리아, 진득한 커피를 좋아하면 폴고갱을 강력 추천한다.
추천 레시피는 1:4(콜드브루 커피와 물의 비율)로 희석해서 마시는 것. 얼음을 고려한다면, 얼음 사이즈가 작을 경우 1:2, 각얼음과 같은 칵테일 얼음일 경우 1:3도 좋다. 매뉴팩트 콜드브루 커피의 농도는 대부분 5% 내외이고, 희석했을 경우에는 1.2% 내외이다. 유리 패키징이라 조금 무겁지만, 보관이 편리하다. 구매 링크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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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DNA
압구정, 서초, 종로, 합정 등 다양한 지역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커피 DNA는 매뉴팩트와 함께 한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콜드브루 커피를 선보인 스페셜티커피 업체다. 일반적인 스페셜티커피 매장들은 콜드브루 경험이 짧고, 콜드브루 경험이 많은 매장들은 스페셜티커피 경험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커피 DNA는 양질의 커피와 콜드브루 노하우가 많아 커피인들의 추천이 많았다.
커피 DNA의 대표적인 상품은 향수병을 연상시키는 미려한 디자인의 유리병에 담긴 블렌딩 제품들이다. 추천 커피는 코스타리카 싱글오리진과 디카페인커피. 코스타리카 싱글오리진은 밀크커피와 절제된 산미의 커피 향미가 잘 배합되었고, 디카페인은 마운튼 워터 방식의 친환경 방식의 원두를 사용해서 고소함과 단맛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외관의 디자인이 미려하고, 산미가 낮은데다 원액 농도가 있어서, 어르신들에게 선물했을 때 반응이 좋았다.
커피 DNA의 특징은 가장 높은 농도와 톤 다운된 산미와 강렬한 단맛이다. 커피 질감이 좋아서 역시 1:4로 희석해서 마실 것을 권장한다. 이번에 소개한 콜드브루 중에 농도(전체적으로 5.5% 이상)가 가장 좋아서, 우유와 혼합한 아이스 콜드브루 라테로 마셔도 훌륭하다. 구매 링크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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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디엄
핸디엄 커피는 한국에서 가장 많은 콜드브루 커피를 생산하는 콜드브루 전문 생산업체다. 핸디엄은 국내 다양한 스페셜티커피 업체들의 콜드브루 커피를 위탁 생산할 뿐만 아니라 직접 생산하기도 하는데, 콜드브루 커피는 한국 에어로프레스 챔피언인 천명준 로스터가 관리하고 로스팅한 커피 원두를 사용해서 안정적인 품질을 자랑한다.
추천하는 제품은 케냐 싱글오리진과 디카페인. 케냐 커피는 테루아 특징상 선명한 산미가 표현됐다. 케냐 아이스커피는 입체적인 청량감이 도드라져서 산미를 부담스러워하는 한국의 소비자들에게도 긍정적인 느낌이다. 그리고 국가대표급 로스터 천명준 씨의 품질관리 덕택에 샴페인과 같은 스파클링, 자몽, 흑설탕과 같은 단맛, 다크초콜릿과 같은 질감이 잘 표현되었다. 디카페인은 브라질과 멕시코 커피를 친환경 방식으로 안전하게 디카페인 처리해서 환경과 건강을 만족시키고 고소한 땅콩, 초콜릿, 청량한 후미를 잘 표현했다.
핸디엄의 블렌딩과 디카페인은 농도(5% 내외)가 높은 편이지만, 싱글오리진은 향미 표현을 위해서 농도(3% 내외)가 낮은 편이다. 케냐 싱글오리진은 커피와 물의 비율이 1:3, 얼음을 첨가했을 때 1:2의 비율이 좋다. 디카페인과 블렌딩은 커피와 물의 비율을 1:5까지 늘려도 훌륭하다. 3시간 내외의 짧은 추출이라, 전체적인 카페인이 과하지 않으면서 전문가와 애호가 모두 만족하는 깔끔하고 우아한 맛을 잘 표현했다. 플라스틱 패키징 제품이라 무게가 무겁지 않다. 구매 링크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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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앤도터스
영앤도터스는 최근 스페셜티커피 업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업체다. 마포에 있는 작은 매장이 인기를 얻었고, 카라멜 라떼는 한국에서 가장 맛있다고 평가를 받는다. 다양한 창작메뉴로 유명하지만, 기본 커피들이 훌륭하고 커피의 다양성을 꾸준하게 확대하고 있다. 영앤도터스의 콜드브루 커피는 화려하고 상큼한 패키지와 함께 스페셜티커피의 향미를 잘 표현해 커피인들의 추천이 많았다.
추천 콜드브루 커피는 나탈리와 룰라비. 가장 인기 있는 블렌딩을 기반으로 생산한 콜드브루 커피이다. 나탈리는 와인의 풍미, 초콜릿의 뉘앙스를 콜드브루 커피를 통해 선명하고 과일주스와 같은 청명함과 부드러운 단맛으로 표현했다. 룰라비는 꿀차를 마시는 듯한 달콤함이 주도적이고, 후미에서 은은한 시나몬과 감귤류의 산뜻함을 표현했다. 로우 카페인 원두를 사용해서 야간에 마시기에도 좋다.
영앤 도터스의 가장 커다란 특징은 스페셜티커피의 개성과 함께 러블리한 패키징이다. 추천 레시피는 물과 커피의 비율 1:2.5. 얼음을 추가했을 때는 1:2까지 가능하다. 원액의 비율이 낮은 편이지만, 전체적으로 향미와 산미의 밸런스가 좋아서 취향에 맞게 조금 더 희석해서 마셔도 좋다. 영앤도터스는 창작메뉴 레시피도 공개했는데 나탈리 콜드브루와 물의 비율 4:6, 설탕과 시럽을 첨가해서 얼리는 콜드브루 그라니따, 룰라비 콜드브루에 메이플시럽과 우유를 첨가한 저카페인 아이스메이플 라테도 훌륭하다. 구매 링크는 [여기].
이상 한국의 대표적인 콜드브루 커피를 살펴보았다. 다양한 추천과 꼼꼼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모든 제품이 골고루 좋은 결과물을 선보였다. 굳이 특징을 추가하면, 인지도 측면과 안정성에서 매뉴팩트, 농도와 다양한 계층(특히 어르신들)을 고려했을 경우 커피 DNA, 편리함과 확장성, 대중성의 핸디엄, 활발한 이미지와 스페셜티커피의 개성의 영앤도터스 콜드브루 제품들이 인상적이었다.
올 여름도 어마어마한 무더위가 찾아올 것 같지만, 시원한 콜드브루 커피와 함께 잠시나마 찜통 같은 세상을 이겨낼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에게 아이스커피 카페인의 축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
About Author
심재범
커피 칼럼니스트. '카페마실', '동경커피', '교토커피'를 썼습니다. 생업은 직장인입니다. 싸모님을 제일 싸랑하고 다음으로 커피를 좋아합니다. 아 참, 딸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