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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Z 플립5 메종 마르지엘라

글로 읽는 언박싱, 259만 원의 한정판이다
글로 읽는 언박싱, 259만 원의 한정판이다

2023. 11. 24

안녕하세요. 디에디트 에디터H입니다. 글로 읽는 언박싱을 준비했어요. 오늘 주인공은 갤럭시 Z 플립5 메종 마르지엘라 에디션입니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와 메종 마르지엘라의 두 번째 협업입니다. 아직 정식 출시 전이지만, 실제로 출시된 후에도 구하기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작년에 출시되었던 갤럭시Z플립4 메종 마르지엘라 에디션이 크림(KREAM)에서 100대 한정으로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8초만에 품절되었던 사례가 유명하거든요. 출고가가 무려 222만 5,000원이었는데도 말이죠. 크림에서 판매한 물량을 제외하고는 추첨제 방식으로 판매했기 때문에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50만 원 이상 웃돈을 붙여서 판매하는 경우도 있었고요. 

개인적으로 삼성전자가 Z 플립 시리즈에 마르지엘라를 입힌 게 좋은 판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럭셔리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패셔너블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져가는 건 좋지만, 브랜드 선택에 따라 자칫 고루한 이미지를 줄 수 있거든요. 삼성전자의 제품 포트폴리오에서 Z 플립 시리즈가 맡고 있는 이미지 자체가 젊고 힙한 느낌이 때문에 그에 맞는 브랜드를 찾아야 하는 거죠. 그래서 흔히 패션업계에서 ‘신(新)명품’으로 불리는 톰브라운, 메종 키츠네, 메종 마르지엘라같은 브랜드를 선택하는 거고요. 

자, 두 브랜드의 로고가 나란히 새겨진 박스부터 자태가 남다릅니다. 이런 한정판 제품들은 패키지를 뜯을 때의 즐거움이 쏠쏠하죠. 일반 공산품에서는 볼 수 없는 디테일이 가득하니까요. “이렇게 단가가 높은 소재를 썼단 말이야?”하고 감탄하는 맛도 있고요. 그냥 흰 박스처럼 보이지만, 단단한 종이 박스 위에 얇은 패브릭을 한 겹 더 싼 형태입니다. 덕분에 손에 만져지는 질감부터 고급스럽습니다.

하단에 씰은 실로 박음질을 해두었는데, 마치 마감이 덜 된 것처럼 길게 늘어져있는 실밥이 눈에 띕니다. 이게 바로 메종 마르지엘라의 스타일인데요. 일반적인 럭셔리 브랜드처럼 고고하고, 우아한 디자인보다는 기존의 방식을 파괴하고 관습을 깨부수는 반항적인 이미지가 강한 해체주의 브랜드거든요. 말발굽처럼 신발 앞 코가 갈라지는 디자인의 타비 슈즈나, 옷 안 쪽에 있어야 할 박음질 선이나 택을 과감하게 바깥쪽에 배치해서 디자인 요소로 활용한 걸 봐도 그렇고요. 

박스를 한 겹 벗겨내면 동일한 소재의 박스가 다시 나옵니다. 쉽사리 몸을 드러내지 않겠다는 것 같죠. 마르지엘라의 시그니처인 4개의 스티치가 보입니다. 아까 설명드렸던 것처럼 목 뒷면 안쪽의 브랜드 택을 고정하는 4개의 스티치를 바깥쪽으로 드러낸 게 이 브랜드의 상징 중 하나입니다. 

여기서 또 다시 자석으로 고정된 패키지 박스를 열면 마르지엘라의 숫자 라벨이 나타납니다. 메종 마르지엘라가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였던 시절부터 꾸준히 사용하던 표기 방식입니다. 각각의 숫자는 컬렉션이제 제품군을 의미합니다. 1번은 여성 컬렉션, 3번은 향수, 8번은 아이웨어… 이런 식으로요. 이 제품은 11번에 체크가 되어 있죠. 액세서리 컬렉션이라는 뜻입니다. 

이번 패키지는 재미있게도 3단 서랍 형태로 제작됐습니다. 하나하나 설명을 하다보니 복잡해보이지만, 실제로 뜯어보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즐거운 과정입니다. 패키지 한 겹 한 겹, 이음새마다 붙여둔 라벨지나 스티커에도 브랜드 색이 드러나는 디테일이 아주 사치스럽거든요. 

첫번째 서랍을 꺼내면 바로 어떤 제품이 담겨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종이 패키지에 양각으로 형태가 그대로 드러나있기 때문이죠.

갤럭시Z 플립5 자체가 디자인을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적어서 뭐 다를 게 있을까 싶었는데 확실히 다릅니다. 무광으로 마감한 갤럭시 Z 플립5 후면에 과감한 프린트가 돋보입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본질을 보여주고자 하는 X-ray 패턴이라고 하네요. 그 위로 무심하게 겹쳐 올라간 마르지엘라 로고까지. 시크합니다. 측면 마감은 무광 마감이며, 삼성 로고가 인쇄된 힌지 바깥쪽은 유광 블랙 소재로 처리됐습니다. 

두번째 서랍에는 케이스가 들어있습니다.일단 하나는 부드러운 가죽 질감으로 마감한 케이스인데요. 프린트가 아니라 실제로 볼드한 아웃 스티치 기법이 적용되어 유니크한 느낌이예요. 블랙&화이트의 깔끔함이 매력적입니다. 힌지까지 가죽 커버로 감싸는 방식이라는 것도 마음에 들고요. 

케이스 내부 마감이 훌륭해서 감동했습니다. 안감도 부드러운 패브릭 소재로 처리했을 뿐만 아니라, 스티치로 마감한 숫자 라벨이 붙어 있어요. 이 디자인으로 케이스가 나왔어도 근사했을 것 같습니다. 

가장 재밌는 건 이번 에디션에 새롭게 적용된 플립수트 카드입니다. 동봉된 투명 케이스 형태의 플립수트 케이스에 디자인이 다른 플립수트 카드를 함께 장착하면, 바깥쪽 플렉스 윈도우의 배경 화면도 같은 테마로 자동 변경됩니다. 플립수트 케이스에 내장된 NFC를 인식하거든요. 

플립수트 카드만 갈아 끼우면 디자인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마르지엘라 에디션이 아니더라도 갤럭시Z 플립5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액세서리입니다. 

플립수트 카드를 장착한 모습
플립수트 카드를 장착했을 때의 배경 화면

첫번째 플립수트 카드는 컬러풀한 페인트 드롭 디자인이 시선을 끕니다. 실제로 마르지엘라 제품 중에도 이 페인트 드롭 효과를 사용한 스니커즈가 출시된 적이 있습니다. 마치 페인트 칠을 하다 신발에 떨어져서 아무렇게나 묻어있는 것처럼 독특하고 과감한 디자인이라 화제가 되기도 했고요. 플렉스 윈도우에도 동일한 UI가 적용되기 때문에 일체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심플한 디자인의 플립수트 카드
플립수트 카드를 장착했을 때의 배경 화면

다른 하나는 아주 심플한 버전입니다. 은은한 실버 무광 소재에 마르지엘라 숫자 로고를 프린트한 게 전부입니다. 오히려 디에디트 사무실에서는 이 심플한 디자인이 가장 반응이 좋기도 했습니다. 플립수트 카드를 장착했을 때 나오는 플렉스 윈도우의 배경화면 역시 로고 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입니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서랍을 열어보니 간단한 구성품이 들어있습니다. 갤럭시 Z 플립 4 메종 마르지엘라 에디션은 케이블과 어댑터도 화이트 컬러였는데, 이번엔 블랙 컬러네요. 어댑터에도 마르지엘라 로고가 각인되어 있습니다. 

작년엔 구성품 중 케이블에만 로고가 없어서 디테일이 아쉽다고 평했던 게 기억납니다. 올해는 케이블 마저도 끝에 ’11’이라고 액세서리 라인업을 뜻하는 숫자를 각인해두었습니다. 케이블 자체의 퀄리티도 훌륭해서 만족스럽네요. 

글과 사진으로 읽는 언박싱은 어떠셨나요. 두 브랜드의 매력을 잘 보여주는 완성도 높은 에디션이었습니다. 완성도가 높았던 만큼 내년에는 또 다른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도 생깁니다. 트렌드는 빠르게 변하고, 사람들은 계속 새로운 걸 기대하니까요. 

갤럭시 Z 플립5 메종 마르지엘라 에디션은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에서만 한정 판매됩니다. 11월 30일 오전 9시부터 삼성전자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추첨 방식으로 판매한다고 하니 시간 맞춰 도전해 보시길. 가격은 512GB 모델을 기준으로 249만 7,000원입니다. 

About Author
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