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안녕. 전 지금 혼자 제주도에 있어요. 어제는 맑았는데, 오늘은 비바람이 자꾸 제 뺨을 때리네요. 찰싹찰싹. 한참을 바람과 싸우다 지금은 겨우 카페에 들어와 한숨 돌리고 있어요. 제주 그리고 애월에서 이 시가를 띄워요.
디에디트를 하면서 가끔 받는 질문이 있다. “님, 카메라 뭐 쓰세요?” 말 안 해준다. 왜냐고? 영업기밀이니까. 절대 내가 카메라 모델명을 몰라서 그러는 게 아니다. 그런데 오늘은 그냥 말하고 싶은 기분이 들어서, 디에디트의 영업기밀을 공개하려고 한다. 일단 영상을 보자. 모든 비밀은 영상에 있다.
영상을 보셨다면 이제 아셨겠지. 맞다. 오늘은 VSCO 앱을 리뷰했다. 디에디트의 거의 모든 사진은 이걸로 보정한다고 보면 된다. 사진을 폰으로 옮기고 VSCO로 보정 후 이것을 다시 맥북으로 옮기는 과정이 너무 귀찮아서 잠시 라이트룸으로의 외도를 시도했지만, 라이트룸은 너무 어려운 것…
사실 너무 유명한 앱이지만 좋은 건 두번 세번 소개해도 모자른 법이니까. 영상에서 사진을 보정하는 법을 설명했다면, 지금은 개괄적인 VSCO에 대한 특징을 설명해보겠다.
1. 친절함은 개나줘
VSCO는 친절한 앱은 아니다. 앱의 UI가 지독한 미니멀리즘을 추구한다. VSCO에게 친절한 텍스트 설명따위는 바라지 말 것. 모든 것이 추상적인 아이콘으로 되어 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 미치도록 간결하고, 시크한 아이콘 때문에 VSCO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몇 번 쓰다보면 금방 익숙해진다. 어차피 사진을 보정하는 포인트는 딱 정해져있다. 몇몇 세부 기능들만 익혀도 충분하다.
2. 사진은 필터발이다
모든 사진은 필터발이다. 필터는 죽은사진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 VSCO에는 흔하지 않고, 세련된 느낌을 폴폴 풍기는 (유료) 필터가 참 많다. 돈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투자라고 생각하고 일단 필터를 사자. 난 닥치는대로 샀다. 세어보니 무려 81개의 필터를 구매했더라… 이게 다 얼마지. 물론 81개의 필터를 모두 쓰진 않는다. 하지만 총알은 많은 수록 든든한 법이다. 최근엔 한달에 2달러씩, 혹은 일년에 19.99달러로 1년 내내 모든 필터를 다 사용할 수 있는 VSCO X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다. 어쩔 수 없지 뭐, 더 아름다운 디에디트의 사진을 위해서는 구입하는 수 밖에.
3. 누운 건, 세워라
필터, 즉 사진의 분위기는 전적으로 개인의 취향이다. 그리고 사실 여기엔 유행도 있다. 작년 엄청나게 유행했던 아날로그 필름처럼 말이다. 사진이 개인의 취향의 영역이라고 해도 좋은 사진과 나쁜 사진의 마지노선은 분명히 존재한다. H는 얼마나 촛점이 잘 맞았나를, 난 수평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나간 촛점을 VSCO로 보정하긴 어렵지만, 비뚤어진 사진은 얼마든지 보정이 가능하다. 가로 세로 기준이 되어 줄 기준점만 잘 잡는다면 말이다.
4. 마지막, VSCO 꿀팁
마지막은 나도 얼마 전에 알게된 꿀팁이다. 여러 장의 사진을 한꺼번에 같은 느낌으로 보정하고 싶을 때 유용하다. 먼저 사진 1장을 원하는 톤으로 보정한 뒤, ‘…’을 눌러 메뉴에 ‘편집복사’를 눌러 준다. 그 후, 보정하고 싶은 사진을 선택한 후 ‘편집 붙여넣기’를 해주면 끝. 물론, 각각의 사진은 노출이나 색감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조금씩 만져주는 후보정이 필요하다. 아, 그리고 사진을 크롭하는 과정은 적용이 되지 않으니 참고하자.
불친절한 앱처럼 보이지만, 사실. VSCO는 굉장히 자유로운 앱이다. 제아무리 이상하게 나온 사진도 이거면 어느정도 살릴 수 있다. 정말이다. 나를 믿고 다들 VSCO와 함께 사진 장인으로 거듭나시길 빈다. 마지막으로 동생아, 보고있니? 네 허락없이 동생 사진을 가져다 쓴 이 못난 언니를 용서해줘, 미안해.
VSCO
Store – iOS / Android
Point – 죽은 사진도 살리는 고품격 필터
Price – 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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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Author
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