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GUIDE] 신발 사이즈 제대로 고르기

아침과 저녁에 발 사이즈가 달라진다고?
아침과 저녁에 발 사이즈가 달라진다고?

2023. 10. 24

안녕하세요, 국내 브랜드를 소개하는 아워페이스 매거진의 강현모입니다. 항상 브랜드/제품 소개만 하다가 소비생활에 대한 이야기까지 하게 됐네요. 여러분께 도움을 드릴 수 있어 나름의 사명감도 느끼며 쓰고 있습니다.

① 구매 시간은 낮보다 ‘저녁’에
② 발 길이보다는 ‘발볼/발등’에 맞게
③ 미세한 사이즈 조정은 ‘신발끈 매듭’으로
④ 무리한 업사이징은 독
⑤ 브랜드마다 다른 사이즈, 첫 구매는 무조건 신어볼 것


자신의 신발 사이즈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사람이 은근히 많습니다. 신발은 상/하의처럼 매일 몸에 걸치는 필수품 중 하나인데, 제 주변에서는 패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정확한 신발 사이즈를 잘 모르기는 매 한가지더라고요. 물론 저도 그랬던 때가 있고요.

구매 시간은 낮보다 저녁에

DSC08591

우리의 발은 아침/저녁으로 사이즈가 달라집니다. 저녁에 발이 더 부어 있는 상태죠. 혈액이 발끝까지 돌고, 하루 종일 체중을 버티는 부위이다 보니 저녁의 발 사이즈를 기준으로 신발을 고르는 편이 조금 더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집에 도착한 새 신발을 퇴근 후에 신어 보니 묘하게 답답했던 경험, 있나요? 아주 작은 차이로 작게 느껴졌다면, 다음 날 아침에 다시 신어보세요. 신을 만할 거예요. 신발이 크면 끈으로 조절할 수 있지만 작으면 신지 못하기 때문에 신발 구매는 되도록 저녁의 발 상태로 신어보고 구매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더 자세한 설명은 아래 영상을 참고해 보세요.


발 길이보다는 발볼과 발등에 맞게

지금 말하는 두 가지를 기억하세요. 첫 번째, 발이 신발 안에서 말리거나 움츠러들지 않는 게 중요해요. 발볼이 조이지 않고 편안한 사이즈를 선택합니다. 두 번째, 너무 딱 맞는 길이 때문에 발볼이 조이고 발등이 말려 올라가지 않도록 길이는 앞에 살짝 남도록 선택하세요.

신발을 신고, 엄지발가락 앞을 꾹꾹 눌러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앞의 길이가 남는 신발을 ‘크다’라고 오해합니다. 그리고 한 치수 작은 것을 점원분께 부탁하죠. 그런데, 막상 택을 떼고 신으면 앞꿈치 양쪽이 묘하게 조이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을 겁니다. 길이는 적당히 딱 맞는데, 왜 신발이 불편하게 느껴졌을까요. 높은 확률로 발볼(앞꿈치의 가로 길이)을 고려하지 않아서일 거예요.

176-side

신발은 본인의 걸음걸이나 행동 패턴을 따라갑니다. 앞으로 걷다 보면 발이 신발 안에서 앞뒤로 아주 조금씩 밀리게 되고, 그렇기에 발이 상하좌우로 조이지 않고 편하게 놓일 수 있는 여분의 공간을 두는 것이 발 건강에 좋다고 하네요. 발끝 부분이 신발의 끝부분과 딱 맞게 맞물리면, 작은 충격이나 움직임에 발톱이 상할 수도 있습니다. 날렵하게 나온 신발이면 발의 옆부분이 더 큰 압박감을 느끼기도 하겠죠.

발볼이 편안하게 맞지 않으면, 신발 고유의 디자인도 무너지고 몸도 무너집니다. 발볼에 압박감이 느껴지면서 신발 안쪽으로 발이 말리게 되면, 발등까지 부풀어 오르며 높아지게 됩니다. 신발의 텅(신발끈이 교차되는 발등 부분)이 좌우로 벌어지면서 퍼지게 되죠. 고유의 디자인과는 다르게 양쪽으로 넓게 퍼진 형태의 뚱뚱하고 못생긴 쉐입이 나옵니다. 길이가 남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발에서 축 역할은 하는 발볼과 발등에 신발을 맞추고 발이 신발 안에서 말리지 않고 편안한 사이즈를 선택해 주세요. 길이가 살짝 남는 것은 맞춤화가 아니고서야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미세한 사이즈 조정은 신발끈과 매듭법으로 마무리해 줍니다. 신발끈 묶는 법만 바꿔도 발이 아주 편해지니까요. 용도에 따라 묶는 방법이 다르고, 요즘은 검색만 해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발볼과 발등이 편안하게 유지되는 매듭법을 찾아보는 걸 추천합니다.

저는 발볼과 발등 모두 표준형이고, 오른쪽 발등의 핏줄이 왼쪽에 비해 많이 튀어나온 편입니다. 그래서 오른쪽 신발끈을 왼쪽보다 살짝 느슨하게 묶는 편이고, 대신 발목이 잘 고정되는 매듭법을 활용합니다. 사이즈 선택과 매듭법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아래 영상을 참고하세요.

[참고 영상 : 발목 부분을 고정하는 매듭법]


무리한 업사이징은 금물

DSC08607

‘꽉끈’ 때문에 고통받지 마세요. 무리한 업사이징은 발 건강을 악화시킵니다. 5-10mm 정도 여유를 두고 발 건강을 챙기는 것은 합리적일 수 있으나, 정말 특이체형을 제외하고는 15-20mm까지 추천하지 않습니다.

신발은 처음 디자인 단계에서 용도와 족형에 맞게 설계됩니다. 안쪽 아치의 높이에 따라 아치에 쏙 들어가는 디자인이 되기도 하고, 발 앞-뒤 부분에 충격 흡수 부품을 넣어 발의 피로를 덜어주기도 하죠. 업사이징을 무리해서 하게 되면, 이러한 부품들의 위치와 발이 맞물리지 않아 신발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충격을 받아줘야 할 부분에 발이 놓이지 않게 되고, 상태가 지속되면 발목과 종아리, 허리와 골반까지 피로가 누적되어 신체 불균형이 올 수도 있습니다.

족형에 따른 업사이징은 권해 드리지만, 단순히 신발 디자인과 외관을 멋지게 하기 위한 용도라면 절대 권하지 않습니다. 신발 내부의 유닛들이 발의 위치에 정확히 맞물릴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래야만 신발이 제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무리한 업사이징은 발뿐만 아니라 허리와 자세까지 망칠 수 있습니다(모델 김원중이 족저근막염이 온 이후로 업사이징을 하지 않는다는 일화가 유명하죠). 끈이 길게 내려오는 걸 원한다면, 긴 끈을 사서 신발에 매치해 보세요. 건강 망치고 내는 병원비보다 끈 가격이 훨씬 저렴합니다.


사이즈 선택만 잘해도
하루를 버티는 힘이 달라진다

사실상 가장 좋은 방법은 매장에서 직접 신는 겁니다. 물론 그러기 어려운 상황도 생기겠죠. 인기가 많은 제품들은 신어보고 사는 것도 어렵고요. 다만, 브랜드별로 사이즈 표기나 디자인이 모두 다르니 처음 신는 브랜드만큼은 필히 매장에서 신어보세요. 신발의 앞뒤 길이보다는 좌우 길이가 잘 맞는 게 더 중요합니다. 약간의 길이가 남는 것을 어색해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신발 안에서 발이 말리는 느낌이 있으면 잘못된 겁니다. 발의 양옆이 압박감을 느낀다면 5mm만 큰 걸 한 번 신어보세요.

DSC08634

사람의 생김새만큼이나 족형도 모두 다릅니다. 맞춤화가 아닌 이상 기성품을 정확하게 내 발에 맞추기는 어려워요. 다만, 잘 맞는 브랜드를 찾아가는 여정은 즐거울 수 있어요. 사이즈 미스를 실패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셨으면 해요. 요정 신발처럼 과한 업사이징은 되려 독이 됩니다.

“꽉끈해야 하니 20mm는 크게 신으세요.”

이렇게 말하던 패션 유튜버의 멘트는 아직도 큰 충격입니다. 절대 따라 하지 마세요. 발부터 허리까지 다 망가집니다. 평소 신던 사이즈를 기준으로 ±5mm부터 시작해 보세요. 하루를 버티는 힘이 달라집니다. 제가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결론이 여러분의 소비생활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About Author
강현모

패션 관련 글을 씁니다. 출근 후 마케터, 퇴근 후 에디터. 회사 안에서는 브랜드 마케터로, 회사 밖에서는 '아워페이스' 매거진의 팀 리더로 활동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