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방송을 본떠 만든 MBC의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을 기억하시나요? 당시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었죠. 백종원, 침착맨 등이 화제의 인물로 떠오르던 때가 바로 이때입니다. 오히려 전문 예능인들은 처참한 성적을 보여줬어요. 박명수가 마리텔에서 ‘웃음사망꾼’이란 별명을 얻을 정도였죠. 그런데 이경규의 연륜은 무시할 수 없더군요. 바닥에 드러누워 눕방이라는 걸 하기 시작했는데 날로 먹는 것 같으면서도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더군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예능대부 이경규가 이번에 팟캐스트 채널을 개설했습니다. 그는 내가 원하는 어느 시간에든 들을 수 있는 점이 팟캐스트의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며 주저하지 않고 새롭게 도전하고자 발을 들였다고 합니다.
이경규의 <갓경규>는 쉽게 말해 오디오로 진행되는 이경규의 스탠드업 코미디인 셈이에요. 4가지 코너로 세분화해 순차적으로 하나씩 공개 중입니다. 지난 8월 30일 첫선을 보인 코너 ‘더 킹 오브 쇼’에서는 43년의 연예계 생활 중 죽을 뻔했던 재밌는 에피소드들을 풀어냈어요. 그다음으로는 감독의 시선으로 영화를 소개하고 리뷰하는 ‘킬링무비’를 통해 다양한 영화들을 소개해 줬습니다. 자칭 이소룡 키즈라는 그는 영화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호사가처럼 이소룡의 일대기를 풀어주어 흥미롭더라고요. 아, 참고로 이번 편에서 소개하는 영화는 이소룡의 영화가 아니라 톰 행크스가 출연한 <오토라는 남자>입니다.
추후로 공개될 나머지 두 개의 코너는 청취자들의 사연을 듣고 상담해 주는 ‘별들에게 물어봐’, 각 분야 스타들을 초대해 진행하는 토크쇼 ‘예능대부 갓경규’까지 준비돼 있습니다. 연예계에 몸담은 43년간 그가 쌓아온 연륜과 노하우, 삶의 지혜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요. 애플에서 Today at Apple 세션으로 쇼케이스까지 진행하는 등 이경규를 상당히 밀어주고 있기도 합니다. 코미디계 대부라고 불리는 그가 오디오계도 접수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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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아영
다양한 신제품을 소개하는 프리랜스 에디터. 살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말하는 것보다 글쓰는 걸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