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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15년 차의 인스타그램 스레드 리뷰

스레드는 과연 치열한 SNS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스레드는 과연 치열한 SNS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2023. 07. 06

안녕하세요, 새로운 SNS가 나오면 아이디 선점하느라 바쁜 객원 필자이자 SNS 계정 콜렉터 ‘쿠도군’ 이주형입니다. 저는 트위터를 쓴 지 15년 차인 소위 ‘고인물’입니다. 제가 2009년에 트위터를 처음 쓰기 시작할 때는 트위터 코리아는 있지도 않았고, 동영상은 고사하고 트위터에 이미지도 직접 올릴 수 없어서 이미지를 링크해 주는 외부 서비스가 존재했을 정도였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 감독인 알렉스 퍼거슨 경은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라고 했지만, 전 트위터의 덕을 크게 봤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다니는 회사도 트위터에서 만난 지인의 소개로 들어갔고, 심지어 지금의 아내도 트위터에서 만났습니다. 이렇게 트위터는 어떻게 보면 제 인생을 거의 송두리째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트위터를 보거나 트윗을 올리는 정도가 매우 뜸해졌습니다. 시작은 작년 10월, 세계 최고의 부자라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서입니다. 머스크가 트위터에 가지고 온 다양한 변화들은 트위터 파워 유저 입장에서는 플랫폼 자체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트리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마스토돈’이라던가, ‘블루스카이’ 같은 소위 ‘트위터의 대체제’라고 불리는 서비스마다 계정을 하나씩 만들어 두기도 했고요.

그 와중에 오늘, 이 ‘트위터의 대체제’ 전쟁터에 마크 저커버그가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바로 인스타그램과 연동되는 텍스트 기반의 소설 미디어인 스레드(Thread)를 선보인 것인데, 과연 저커버그가 생각하는 트위터(?)는 어떨까요? 과연 트위터를 대체할 수 있을까요? 바로 받아서 써 보았습니다.

threads

저커버그가 생각하는 트위터

스레드를 소개하기 전에 간단히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바로 트위터는 인스타그램 같은 다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들과 결이 상당히 다르다는 점입니다. 사실 트위터가 처음 시작한 2006년에는 마이크로블로그의 개념이었습니다. 즉, 블로그에 쓰는 긴 글보다 훨씬 짧은, 순간 드는 자기 생각을 빠르게 써서 보낸다는 것이죠. 여기엔 당시에는 모바일 데이터 기술이 지금만큼 발전하지 않은 탓도 컸습니다. (첫 아이폰이 2007년에 등장한 것을 생각해보면…) 심지어 문자로 트윗을 보낼 수도 있었죠.

그러다 보니 트위터를 안 하던 사람들이 스레드를 처음 열면 인스타그램이나 틱톡과 같은 다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텍스트 기반의 인터페이스가 꽤 구식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스레드는 트위터의 느낌을 충실히 따랐습니다. 메인 화면에는 알고리즘으로 정렬되는 게시글(메타에서는 이를 스레드라고 부릅니다)이 나오며, 여기에 인스타그램 게시물처럼 좋아요나 답글을 달 수 있습니다. 또한 트위터처럼 스레드를 리포스트(원하는 스레드를 그대로 자신의 스레드 계정에 공유)하거나 인용(해당 스레드에 자신의 의견을 첨부해 공유)하는 기능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스레드를 직접 쓸 때는 어떨까요? 여러모로 트위터보다 덜 제한적입니다. 문자는 최대 500자, 이미지는 최대 10장을 올릴 수 있고, 비디오도 최대 5분까지 올릴 수 있습니다. 다만 GIF 파일로 구현되는 움짤은 아직 지원하지 않습니다. 트위터처럼 해당 스레드에 답글을 달 수 있는 사람에 제한을 거는 기능도 있습니다.

활동 메뉴도 트위터와 유사합니다. 자신을 팔로우했거나 스레드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리포스트를 한 경우, 그리고 멘션을 받으면 여기에 표시되며, 필터별로 걸러서 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프로필 메뉴 또한 트위터의 그것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프로필 정보와 함께 최근에 올린 스레드들이 아래에 표시됩니다.


트위터를 대체한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트위터를 오래 사용해 본 분들은 스레드를 쓰는 느낌 자체는 트위터와 비슷, 아니, 거의 똑같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저도 실제로도 그랬고요. 하지만, 트위터와 유사한 점은 여기까지입니다.

일단, 스레드는 인스타그램과의 연동성을 매우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연동성이 스레드에 얼마나 중요하냐면, 스레드 계정은 무조건 인스타그램 계정으로만 생성할 수 있습니다. 즉, 스레드 앱에서 자체적인 계정 생성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죠. 게다가, 스레드 계정을 지우려면 연동된 인스타그램 계정까지 같이 지워야 한다는 치명적인 문제 또한 있습니다. 다만 이 연동성에는 장점도 있는데, 스레드에 쓴 글을 인스타 게시물이나 스토리로 바로 공유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메인 피드는 인스타그램처럼 자체적인 추천 알고리즘에 기반해서 사용자가 관심있어할 만한 스레드를 표시해 주는 방식인데, 팔로우하는 사람들의 트윗을 시간순으로 보는 것에 익숙한 사람으로서는 꽤 불편합니다. 특히, 초반에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의 스레드로만 가득했던 때도 있었을 정도입니다. 좀 사용해 보니 정신을 차리고 있는 거 같지만, 여전히 팔로우하는 계정들의 스레드만 볼 수 있는 옵션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검색 기능도 계정 검색만 가능하고, 트위터에 있는 것과 비슷한 개별 스레드 검색을 하거나, 현재 인기가 많은 키워드를 확인하는 등의 기능이 없다는 점도 차이점입니다. 다만 이 부분은 이후에 개선될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부분이 다양한 부계정을 운영하는 데 익숙한 분들에겐 치명타일 수 있는데 바로 다중 계정 지원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다른 계정을 스레드 앱에서 사용하고 싶다면 로그아웃했다가 다시 로그인해야 합니다. 데스크톱 웹에서는 단일 스레드 내용이나 스레드 계정을 보는 기능만 있어서 데스크톱에서 스레드를 올리는 것 또한 불가능합니다. 이것과 위에서 언급한 스레드 계정 생성 자체의 제한까지 고려하면, 스레드에서는 트위터에서 누릴 수 있었던 익명성은 기대하는 게 매우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제한이 트위터가 익숙한 파워 유저들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제한일 수 있지만, 이는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혹은 페이스북이 지향하는 점이 다른 것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15년 동안 겪었던 트위터는 비슷한 취미나 관심사를 가진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 교류하는 문화였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각각의 관심사로 나누지만 않았다 뿐이지 네이버 카페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은 이미 실제 지인인 상태에서 교류하는 문화에 더 가깝습니다. 학교 친구들이나 친한 직장 동료들끼리 인스타그램 계정을 교환하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요. 극단적인 예시로 설명해 드리자면 인스타그램에서는 제가 미래의 아내가 될 사람을 아예 모르는 상태에서 만나는 게 불가능에 가깝겠지만, 그게 트위터에서는 가능했습니다.

트위터에서는 아예 몰랐던 사람들을 만나 교류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익명성이 생겼고, 이 익명성은 텍스트 기반이라는 것과 더불어 트위터가 가진 독특한 문화의 기반이 됐습니다. 이에 반해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만 계정을 만들 수 있는 스레드는 이 익명성을 아예 없애고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게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트위터의 익명성은 역으로 다양한 방식의 사이버 조리돌림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으니까요. 다만 이 차이점은 스레드가 트위터와는 상당히 다른 문화를 만들게 되는 특이점이 될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 한 가지 변수가 등장하게 되니, 바로 액티비티펍이라는 것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스레드는 액티비티펍이라는 텍스트 기반 소셜 네트워킹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는데, 대표적으로 마스토돈이 이 프로토콜을 사용합니다. 메타의 보도자료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습니다.

탈중앙형 소셜 네트워크를 위한 프로토콜 ‘액티비티펍(ActivityPub)’을 추후 적용해, 마스토돈이나 워드프레스 등 액티비티펍 프로토콜을 지원하는 다른 앱들과 상호운용이 가능하도록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상호 호환되는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람들과 서로 팔로우하고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소셜미디어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Tweet

쉽게 설명하면, 스레드를 통해 마스토돈 계정을 팔로우할 수 있게 되고, 역으로 마스토돈에서도 스레드 계정을 팔로우하면서 서로 교류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마스토돈은 트위터의 대체제로 태어났다 보니 트위터의 익명성을 그대로 이어받은 면이 있는데, 실명제를 지향하는 스레드가 마스토돈을 만나면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지 두렵기도 하지만 호기심도 생기네요.

그렇다면 맨 위에서 던졌던 질문에 대한 답을 할 차례입니다. 트위터 15년 차 고인물 입장에서 과연 스레드는 트위터를 대체할 수 있을까요? 정답은 ‘아니다’입니다. 트위터의 기능을 가져온다고 해도, 트위터에 있는 문화, 즉 사람들을 대체하기는 매우 어렵고, 스레드가 이걸 해낼 거 같지는 않습니다(솔직히, 저커버그도 그럴 생각은 없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스레드를 아예 안 쓰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텍스트 기반 소셜 네트워크를 처음으로 접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스레드를 활용할지, 그러면서 트위터와는 어떤 다른 문화를 만들어 내게 될지, 그게 궁금해서 스레드에서도 활동을 해볼 생각입니다. 아이디는 트위터와 같습니다. @kudokun_(갑자기 홍보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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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낮에는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밤에는 '쿠도캐스트'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IT가 메인이지만 관심가는 게 너무 많아서 탈이 나는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