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 날이 왔다는 것이 아직도 얼떨떨한 이주형입니다. 2025년 7월 22일부터 한국에서도 아이폰으로 교통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급작스럽게 애플페이 티머니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어떤 게 되고 어떤 게 안 되는지 다양한 추측성 정보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여러분이 궁금해할 만한 부분을 모두 정리해 보았습니다.
티머니 카드는 어떻게 추가하나요?
아이폰에 티머니 카드를 추가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만약에 현대카드를 애플 페이로 설정해 뒀다면, 지갑 앱에서 바로 티머니 카드를 생성할 수 있어요. 지갑 앱에서 오른쪽 상단에 ‘+’ 버튼에서 교통카드 → Tmoney를 선택하면 됩니다.
다만 지갑 앱에서 티머니 카드를 생성할 때는 무조건 최초 충전을 하도록 되어 있어서 애플 페이에 등록된 현대카드가 없다면 이 방법으로 카드를 만들 수 없습니다. 이럴 때는 앱 스토어에서 모바일 티머니 앱을 내려받아서 앱을 통해서 티머니 카드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이 방식으로 생성할 때는 최초 충전을 요구하지 않아서 현대카드가 없더라도 카드를 만들 수 있어요.
애플 워치에는 어떻게 카드를 등록하나요?
먼저 지갑 앱을 통해 아이폰에 티머니 카드를 생성한 다음, 워치 앱에서 ‘지갑 및 Apple Pay’를 선택한 후, 티머니 카드를 추가하면 됩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이 동작은 카드를 애플 워치로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시킨다는 사실입니다. 워치로 이동이 완료되면 아이폰에는 해당 티머니 카드가 사라진다는 것이죠. 이는 서버를 거치지 않기 위해 기기마다 각자의 고유 카드 번호를 부여하는 애플 페이의 보안 체계 때문입니다. 애플 페이로 등록한 신용카드도 결제한 후 환불을 진행할 때 결제할 때 썼던 기기로만 환불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유예요. 일본의 스이카나 다른 국가의 교통카드 역시 기기마다 카드가 하나씩 부여됩니다. 아이폰과 애플 워치에 카드를 두 장 만들어서 운용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하차할 때 어느 기기로 승차했는지 기억해 두는 것이 좋아요.
기존 티머니 선불카드의 잔액을 애플 페이 티머니로 보낼 방법이 있나요?
모바일 티머니 계정에 선불카드가 연동돼 있다면 앱에서 카드 잔액을 T마일리지로 전환한 후, T마일리지를 카드 충전에 쓰는 방식으로 잔액을 보낼 수 있어요.
계정에 등록되지 않은 물리 카드는 지하철역의 역무실이나 GS25 편의점 등에 방문하여 잔액을 보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때 최대 2만 원의 한도 내에서만 보낼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자동 충전은 어떻게 하나요?
자동 충전은 애플 페이를 통하거나, 모바일 티머니 앱으로 하는 방법이 있어요. 특히 애플 페이를 통한 자동 충전은 익스프레스 교통 카드를 지원하는 국가 중에서는 최초로 지원하는 기능입니다. 최소 5천 원 아래로 잔액이 떨어졌을 때, 1/3/5만 원 단위로 자동 충전이 가능해요.
다만, 결제하려는 금액이 잔액보다 낮을 경우 자동 충전 후 결제가 되는 것이 아닌, 일단 잔액 부족 에러를 내뱉는 점은 주의하셔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대중교통을 탈 때는 크게 상관없지만, 택시나 편의점 등에서 티머니 카드로 결제하려 할 때 미리 잔액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죠.
저는 현대카드가 없는데, 어떻게 충전해야 할까요?
현대카드 없이 충전하는 방법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모바일 티머니 앱의 계좌이체 충전을 이용하는 것이에요. 현대카드 충전과 똑같이 자동 충전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원래는 2.1%의 충전수수료가 붙지만, 서비스 출시 기념으로 지금은 한시적으로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고 해요. 계좌이체 충전도 애플 페이를 이용한 충전과 똑같이 자동으로 충전하도록 설정할 수 있어요.
두 번째 방법은 바로 기존의 티머니 선불카드를 충전하던 방식 그대로 하면 됩니다. 지하철역에 설치된 교통카드 충전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거죠. 티머니 카드를 띄운 상태로 카드를 올려두던 곳에 아이폰을 올려두고 잔액을 충전할 수 있습니다. 일부 키오스크에서는 동작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때는 서비스 모드를 켜두면 좀 더 안정적으로 충전할 수 있습니다. (지갑 앱에서 티머니 카드 선택 – 서비스 모드 켜기) 신용카드로도 결제가 가능한 충전 키오스크도 있지만 카드 충전은 기후동행카드만 사용할 수 있어서 현금으로만 충전할 수 있습니다.
익스프레스 교통 카드가 뭔가요?
매번 애플 페이처럼 인증할 때마다 페이스 ID나 터치 ID를 인증하는 것은 빠르게 개찰구를 지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많이 불편하죠. 이때에는 익스프레스 교통 카드 기능을 사용하면 됩니다. 사실 처음에 카드를 생성할 때 이를 설정할지 물어보는 화면이 뜨는데요. 익스프레스 교통 카드는 교통카드 단말기에 댈 때 인증 절차를 건너뛰고 바로 결제 가능합니다. 일본 여행에서 스이카를 사용해 봤다면 같은 원리예요.
익스프레스 교통 카드 모드를 이용하면 아이폰의 배터리가 없는 상황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어요. 배터리가 없다고 하면서 아이폰이 꺼져도 최대 5시간 정도까지는 익스프레스 교통 카드 모드로 사용 가능해요.
그렇다면 익스프레스 교통 카드가 편의점에서도 될까요? 답은 ‘아니요’입니다. 실제로 편의점에서 결제를 시도하면 티머니 카드가 결제를 시도하지만 최종적으로는 결제하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었어요. 편의점에서 결제할 때는 인증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이죠.
외국인도 사용 가능한가요?
처음에 애플 페이 티머니 지원이 알려지면서 현대카드나 국내 휴대전화 번호가 없는 외국인이나 재외동포는 아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퍼졌어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록 제약 사항이 많긴 하지만 사용하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일단 왜 안 된다는 이야기가 퍼졌는가를 살펴보면, 그만큼 제약 사항이 많은 건 사실이기 때문이에요. 먼저, 애플 지갑 앱에서 카드를 생성하거나 신용카드로 충전하는 것은 무조건 현대카드로만 되고, 위에 언급한 계좌이체 충전은 미거주 외국인 입장에서는 할 수 없는 본인인증 후 티머니 계정을 만들어야 할 수 있어요. 그러니 폰을 이용해 충전하는 방법은 모두 막힙니다. 그리고 모바일 티머니 앱을 최초 구동할 때도 ‘시작하기’를 누르면 곧바로 계정을 만드는 화면으로 넘어가죠.
하지만, 이를 우회할 방법이 있습니다. 앱을 최초로 구동할 때, ‘시작하기’ 대신 ‘둘러보기’를 누르면 회원 가입 없이 카드를 생성할 수 있어요. 모바일 티머니 앱을 통해 카드를 추가하는 것은 언급한 대로 최초 충전을 건너뛰어서 현대카드 없이도 카드를 만들 수 있죠.
충전 역시 위에서 언급한 대로 지하철역의 교통카드 충전기를 이용하면 됩니다.
청소년 할인도 되나요?
청소년이라면 모바일 티머니 앱에 계정을 만들고 카드를 등록하면 청소년 할인을 받을 수 있어요. 다만 애플 페이의 티머니 카드 이용은 만 14세 이상만 가능합니다.
기후동행카드나 K-패스는 쓸 방법이 없나요?
현재로서는 티머니 애플 페이는 선불카드로만 사용할 수 있어서 기후동행카드나 K-패스와 같은 할인형 교통카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특히 K-패스는 카드사가 발행하기 때문에 관련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요. 비슷한 이유로 후불 교통카드도 아직은 되지 않습니다.
특히 대중교통을 주기적으로 활용하는 직장인이라면 월 5만 5,000원으로 서울시내 대중교통을 무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나 경기도민이라면 경기패스를 통해 무제한으로 교통비 공제를 받는 편이 더 나을 겁니다. 솔직히 지갑 없이도 교통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경제적인 이점은 별로 없거든요. 어쩌다 카드를 두고 왔을 때 비상용으로 하나 만들어두는 용도로는 좋겠지만요.
도리어 주로 차로 출퇴근하거나, 애초에 재택근무를 많이 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일이 적은 분들이라면 충분히 만들어볼 만합니다. 기후동행카드나 K-패스 모두 사용량이 적으면 메리트가 없는 시스템이니까요. 방법이 복잡하긴 하지만 한국에 단기 방문하는 동포나 외국인 관광객도 실물 카드를 구매할 필요 없이 아이폰만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장점이에요.
지원되는 기기는?
아이폰에서 티머니를 쓰기 위해서는 iOS 17.2 이후의 iOS 버전이 설치된 아이폰 Xs 및 Xr 이후의 아이폰과 watchOS 10.2 이후의 watchOS가 설치된 애플 워치 시리즈 6, SE 2세대 이후의 애플 워치가 필요합니다. 사실상 iOS 17.2와 18, watchOS 10.2와 11이 설치돼 있는 아이폰과 애플 워치에서는 모두 사용할 수 있고, OS 업데이트 지원 종료 등의 이유로 설치되지 않는 구형 기기들은 사용할 수 없으니 OS 버전을 꼭 확인해 주세요. 물론 지금 베타 테스트 중인 iOS 26이나 watchOS 26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정말 오래 걸렸지만, 이제라도 아이폰에서 교통카드가 된다는 것 자체만으로 감격스럽긴 합니다. 앞으로도 지금은 되지 않는 다른 종류의 교통카드들도 차차 지원을 추가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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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테크에 대한 기사만 10년 넘게 쓴 글쟁이. 사실 그 외에도 관심있는 게 너무 많아서 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