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PICK

[택배왔] 사무실에 쌓인 택배 9개

택배가 한가득, 언박싱은 나의 몫
택배가 한가득, 언박싱은 나의 몫

2023. 06. 21

안녕, 에디터B다. 사무실에 또 택배가 쌓였다. 누가 보냈는지 확인하고, 택배를 뜯고, 스튜디오로 옮겨 촬영을 한다. 찰칵 찰칵. 오늘 뜯는 제품만 거의 스무개다. 한꺼번에 스무개를 소개하기엔 읽는 사람이 부담스러우니 그중에 아홉 개만 소개하려고 한다.

아홉 개 제품 중에는 광고대행사에서 보낸 시딩 제품도 있고, 내가 직접 구매한 물건도 있다. 왠지 ‘돈 주고 안 살 것 같은’ 물건은 100% 내가 직접 구매한 것들이다. 오랜만에 돌아온 ‘택배왔’ 시작한다.


[1]
제주맥주 빅보틀

1400_unboxing_retouched_unboxing_-1

제주맥주에서 맥주 한 병을 보내줬다. 한정판으로 제작된 제주위트 빅보틀(750mL)이다. 가격은 1만 8,000원. 캔으로만 출시되었던 제주위트 에일을 큰 사이즈의 병으로 제작한 거다. 개인적으로 맥주 브랜드 중 팝업 스토어를 가장 잘 꾸미는 브랜드는 제주맥주라고 생각한다. 광장시장 안에 ‘제주맥주 시장바’라는 팝업스토어를 열고 박가네 빈대떡, 홍석천, 이원일 셰프 등과 협업해 지극히 한국적인 안주를 재해석하는 작업을 했고, 작년에는 비비고와 함께 ‘도깨비 만두바’를 열기도 했다. 잘하는 브랜드가 잘 살아남기를 바란다. 에디터에게도, 소비자에게는 그 결과가 가장 이롭다.


[2]
한정판 프렌즈 체크카드

1400_unboxing_retouched_unboxing_-42

어느날 카카오뱅크에 들어갔더니 이벤트를 열고 있었다. ‘단 10만 명의 오너가 되세요’. 한정판 프렌즈 체크카드 이벤트였다. 당장 신청했다. 방법은 이렇다. 이벤트 기간 내에 프렌즈 체크카드로 온/오프라인 결제 3회를 완료하면 자동 응모가 된다. 단 10만 명에게만 발급한다고 하는데, 몇 명이나 응모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럭키가이인 나는 당첨됐다. 플레이트에는 숫자와 기호를 덮어쓴 검은색 라이언이 그려져 있다. 렌티큘러 카드라 기울이면 숫자와 기호가 모습을 숨겼다가 드러낸다. 삼성페이를 쓰기 때문에 이 카드를 실물로 쓸 일은 없을 것 같지만, 한정판이니까 소장하고 싶었다.


[3]
미심

1400_unboxing_retouched_unboxing_-63

파라다이스 호텔 앤 리조트에서 막걸리 한 병을 보내줬다. 미심이라는 막걸리다. 팔팔 양조장과 협업해서 만든 막걸리라고 했다. 호텔에서 웬 막걸리인가 싶겠지만 파라다이스 호텔은 작년에 인천맥주와 협업해서 파라다이스 시그니처 에일이라는 맥주를 선보인 적이 있다. 벌써 두 번째다. 심심해서 한 번 만들어본 술이 아니라는 뜻이다. 팔팔 양조장은 훌륭한 실력을 갖춘 곳이다. 2023년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수상했고, 좀 더 널리 이름을 알린 건 블랑제리뵈르의 버터막걸리를 만들면서다. 하지만 전통주씬에서는 버터막걸리보다는 팔팔막걸리에 대한 평가가 더 좋으니 막걸리를 좋아한다면 한번 사먹어봐도 좋겠다. 미심은 얼그레이 막걸리다. 얼그레이의 쌉싸름하고 달콤한 향이 느껴지면서 끝맛에서는 견과류의 맛도 났다. 전체적으로 바디감이 느껴지는 묵직한 막걸리라 꿀떡꿀떡 삼킬 때 기분이 좋다. 탄산은 거의 없다. 도수는 6도. 구매는 [여기]에서만 할 수 있다. 참고로 라벨은 작가 갑빠오가 그렸다. 판매처가 좀 더 많아지면 좋다.


[4]
점보도시락

1400_unboxing_retouched_unboxing_-13

이걸 도대체 누가 먹나 싶지만, 많이들 찾는다. 덕분에 구글에 ‘점보도시락’까지만 쓰면 ‘점보도시락 파는 곳’이 자연스레 뜬다.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점보도시락 리셀러가 등장했다. 점보도시락은 GS25가 팔도의 IP을 활용해 출시한 제품이다. 기존 팔도 도시락 대비 용량은 약 8.5배, 가격은 8,500원이다. 너무 많은 양이라 먹을 자신이 없어서 뜯지 않았다. 대신 에디터M의 먹방 리뷰가 있으니 [여기]에서 보면 된다.


[5]
참깨라면 볶음면

1400_unboxing_retouched_unboxing_-15 1400_retouched_gu_-11

참깨라면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라면이다. 때는 2008년, 입대를 몇 개월 앞둔 내가 밤마다 소주와 함께 먹었던 라면이다. 벌크업에 큰 도움이 되었고, 친한 친구들은 둥글둥글해진 내 몸을 보고 그러다 굴러가겠다고 염려했다. 참깨라면 볶음면은 기존 제품과 동일하게 참기름향이 아주 고소하지만, 매운맛을 잔뜩 끌어올린 제품이다. 때문에 고소하고 얼큰한 국물이 매력적이었던 기존 제품과는 장르가 달라졌다. 결론만 말하면 아주 맛있다. 매운맛에 참기름을 곁들인 게 이렇게 중독성이 있다니. 글을 쓰는 지금도 침샘이 자극된다. 짜고 매운 거 좋아하면 한번쯤 먹어보는 걸 추천한다.


[6]
코카-콜라 제로 레전드

1400_unboxing_retouched_unboxing_-9

코카콜라에는 ‘코카-콜라 크리에이션'(이하 크리에이션)이라는 브랜드가 있다. 이름처럼 창의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집단이다. 코카-콜라 제로 레전드는 크리에이션에서 만든 네 번째 음료다. 지금까지 스타더스트, 마시멜로, 드림월드 등 세 가지 맛을 출시했는데, 모든 맛이 몽환적이었고 난해했다. 이번 제품도 마찬가지다. 대중성보다는 철저히 예술성을 택한 독립영화 한 편 같다. 웨스 앤더슨이 되고 싶은 이름 모를 젊은 감독이랄까. 왠지 그에게 당신 영화의 장르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이렇게 대답하겠지. “저는 장르로 내 영화를 규정하고 싶지 않아요.” 아무튼 코카-콜라 크리에이션은 네 번 정도 실험을 했으면 이제는 맛있는 것도 한 번쯤 나와야 하지 않을까. 코카-콜라 제로 레전드는 <리그 오브 레전드>와 협업한 제품으로 맛은 ‘경험치 맛’이다. 경험치 맛이 무슨 맛인지 모르겠지만, 이건 아닌 것 같다. 감기약 같달까.


[7]
메종 키츠네 x 라인 프렌즈 에어팟 케이스

1400_unboxing_retouched_-9

나는 아이폰을 쓰지 않고, 에어팟도 쓰지 않는다. 하지만 에어팟 케이스를 샀다. 이유는 여우가 귀여웠기 때문에. 메종 키츠네와 라인 프렌즈가 협업한 에어팟 케이스다. 에어팟 케이스 외에도 티셔츠, 머그컵, 인형, 폰케이스 등등 다양하게 출시했으나 내가 꽂힌 건 이목구비가 귀여운 여우였기 때문에 다른 건 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21년 7월에 출시된 제품으로 현재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나는 번개장터에서 4만 원에 구매했고, 크림에서는 약 10만 원이다(6월 기준).


[8]
신성한, 이혼

1400_unboxing_retouched_-37

출판사 미메시스에서 만화책을 보내줬다. 카카오웹툰에서 인기리에 연재된 <신성한, 이혼>이다. 신성한은 이혼 전문 변호사다. 그는 헤어지기로 결심한 사람들을 법적으로 돕는다. 좋아하는 마음이 식은 것을 넘어, 서로를 증오하는 사람이 된 부부 중 한 사람이 이기도록 돕는다. 그 과정에서 부부는 서로의 치부를 마주한다. 이겨도 마냥 기쁘지 않은 이 전쟁터에서도 변호사 신성한은 자신의 의뢰인이 승소하도록 돕는다. 이혼은 인생의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되어야 하니까. 구매는 [여기].


[9]
기네스 콜드브루 커피 비어

1400_retouched_gu_-7 1400_retouched_gu_-2 1400_retouched_gu_-8

흑맥주에 커피라니? 이게 무슨 짓이냐고 할 수 있지만, 이거 정말 맛있다. 한때 한국에서 유행한 괴상한 콜라보와는 다르다. 기네스하면 부드러운 거품과 흑맥주 특유의 초콜릿 향이 가장 특징인데, 기네스 콜드브루 역시 그런 특징은 온전히 가지고 있다. 그리고 커피 한 방울을 톡 떨어뜨렸다. 맥주와 커피는 안 어울릴 것 같지만, 초코와 커피의 조합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는 완벽한 한 쌍이다. 그러니 흑맥주와 커피도 환상적일 수밖에. 편의점에는 7월부터 판매를 시작하니 꼭 마셔보면 좋겠다.

About Author
김석준

에디터B. 기계식 키보드와 전통주를 사랑하며, 쓸데없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