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디에디트의 인턴 에디터다. 요즘 시대에 아직도 스마트 워치 하나 없는 사람이 있나? 여깄다. 그게 바로 나다. ‘스마트’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시계의 본분은 어디까지나 시간을 알려주는 일. 항상 내 손에 꼭 붙어있는 스마트폰만 봐도 시간을 알 수 있는데 그게 꼭 필요할까 싶었다. 그러다 작년 테니스를 시작하면서 운동량 측정 기능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애플 워치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가난한 대학생 신분이라 구매 버튼까지 누르진 못했지만. 지금 이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일 년 가까이 장바구니 신세였던 애플 워치에 대한 구매 욕구가 다시금 고개를 내밀었기 때문이다.
내 마음을 흔든 건 바로 새로 나온 애플 워치 프라이드 에디션 밴드. 이 에디션은 2016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LGBT 프라이드 퍼레이드에 참여한 직원들에게 애플이 무지개색 밴드를 선물하면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비매품이자 한정판이었던 셈.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후 프라이드 에디션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출시되었고, 이후 매년 6월 성소수자 인권의 달을 기념하기 위해 출시하고 있다. 올해는 스포츠 밴드와 함께 애플 워치 페이스, 아이폰 배경 화면을 선보인다.
이번 에디션 밴드 디자인에는 LGBTQ+를 상징하는 무지개색과 새로운 5가지 색상이 사용됐다. 검은색과 갈색은 흑인과 라틴계 커뮤니티, HIV/에이즈 감염자와 사망자를 상징하고 하늘색과 분홍색, 흰색은 트랜스젠더와 논바이너리를 의미한다. 불규칙하게 흩뿌려진 기하학적 패턴이 마치 디저트 위를 장식하는 스프링클 같지 않은가? 세상의 모든 다양성을 아우르면서도 벅찬 환희의 느낌을 준다. 처음 무지개 깃발을 만든 퀴어 인권 운동가 길버트 베이커가 표현하고자 했던 즐거움과 아름다움, 힘이 전해진다.
또 하나의 특징은 공정 과정에서 패턴의 위치가 조금씩 달라진다는 점. LGBTQ+ 커뮤니티에 속한 다양한 구성원의 개성을 반영하여 완벽하게 똑같은 무늬의 밴드가 하나도 없도록 디자인했다. 의미 부여를 좋아하는 나는 이런 섬세한 디테일에 심장이 벌렁거린다.
2017~2019년 디자인
두 종류씩 출시된 2020~2022년 디자인
이쯤에서 그간 애플이 선보인 프라이드 에디션 밴드를 보고 가자. 그동안은 주로 무지개 색상이 직관적으로 보이도록 일렬 배치했다. 올해 디자인은 비교적 추상적이면서도 담고 있는 메시지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이번 에디션이 유독 마음에 드는 이유다. 이 밴드를 사용하기 위해서라도 애플 워치를 장만할 때가 된 걸까?
밴드와 함께 공개된 애플 워치 페이스와 아이폰 배경 화면 역시 LGBTQ+ 커뮤니티의 결속력과 연대를 상징한다. 이번 에디션 밴드를 착용하고 페이스를 적용하면 기하학적 패턴들이 화면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으로 반응한다고.
새로운 프라이드 에디션 스포츠 밴드는 애플 워치 시리즈 3 이후 모델과 호환되며 사이즈는 41mm와 45mm. 가격은 6만 5,000원. 5월 23일부터 애플 온라인 스토어에서 주문할 수 있다. 24일부터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직접 만나볼 수 있다고 하니 한 번 가서 착용해 보시길. 아마 실제로 보면 더 사고 싶어질 확률이 높다. 애플 워치 페이스와 아이폰 배경 화면은 다음 주부터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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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유정
98년생 막내 에디터. 디에디트 다니고 하고 싶은 거 다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