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국내 패션 브랜드를 소개하는 아워 페이스 매거진의 강현모입니다. 데이트하러 가는 주말의 지하철. 날이 풀려서인지 등산 가는 사람이 유독 많아 보이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런데 가만히 보면 등산복은 아닙니다. 나일론 자켓에 스트링 팬츠를 입고 소위 말하는 ‘인기 있는 신발’을 매치하는 분이 많습니다. 고프코어 룩이랄까요. 꼭 고프코어룩이 아니더라도 요즘에는 아웃도어 신발을 패션용으로 많이 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웃도어 슈즈 브랜드를 네 개 골라봤습니다.
오늘 소개할 브랜드의 신발은 하나쯤 구비해 두면 가벼운 트래킹용부터 일상용까지 범용성 있게 신을 수 있습니다. 가격은 10만 원 중후반부터 20만 원 후반 사이입니다.
* 고프코어 = 야외활동간 챙겨 먹는 견과류 믹스(Gorp)와 수수하고 자연스러운 멋을 추구하는 놈코어(Normcore)의 합성어입니다. 보통 ‘일상복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아웃도어 스타일’을 일컫습니다.
[1]
Salomon(살로몬)
첫 번째는 ‘살로몬’입니다. 이제는 다들 많이 아는 브랜드예요. 살로몬은 프랑스 브랜드로, 1947년 스키웨어 브랜드로 시작했습니다. 스키용품과 장비를 판매하면서 자연스레 등산/아웃도어 카테고리로 확장했고, 트레일 러닝을 비롯한 등산 목적의 제품들을 전개하기 시작했습니다(뉴진스 멤버들이 신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살로몬의 대표 모델은 고프코어룩이 아니어도 다양한 스타일에 잘 어울립니다. 데님이나 스커트, 스웻팬츠에도 잘 어울리는 게 살로몬의 매력이죠. 평소에 신는 운동화 말고 독특한 디자인을 찾는다면 추천 드립니다. 살로몬의 장점은 무엇보다 발이 정말 편하다는 겁니다. 운동화를 신을 땐 발이 신발 안에서 겉도는 느낌을 받는다면, 살로몬은 발 전체를 편안하게 감싸줍니다. 사이즈는 최소 5mm 크게 신으세요. 서양인 족형에 맞춰서 발볼이 아주 좁은 편입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신발 전문가 형님들의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살로몬에 대해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거예요. 참고로 사진 속 제품은 왼쪽부터 XT-6 익스펜스, XT 윙스. 가격은 각각 23만 원, 19만 5,000원이에요.
[2]
KEEN(킨)
작년 겨울, 인스타그램에서 힙한 언니오빠들이 많이 신었던 그 신발. 킨의 ‘재스퍼’라는 모델입니다. 신발 앞쪽까지 끈을 묶는 릿지화(흙보다는 바윗길에서 신는 신발) 스타일인데, 독특한 디자인 때문에 많은 관심을 끌었죠. 저도 작년에 재스퍼를 사기 위해 더현대 서울에 갔지만 원하는 사이즈가 품절되어 구매하지 못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킨 재스퍼의 가격은 약 15만 9,000원이에요.
킨은 2003년에 시작된 브랜드입니다. 생각보다 최근에 만들어진 브랜드죠? 디자인을 보자면,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창립자의 영향인지 독창적인 디자인을 많이 보여주는 편입니다.
[왼쪽부터 샨티 슬라이드 9만 9,000원 / 유니크 샌들 15만 9,000원]
트래킹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슬라이드, 여름용 제품들도 전개하고 있으니 다가오는 여름에 독특한 신발을 경험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3]
SCARPA(스카르파)
마찬가지로 어디선가 한 번쯤 본 듯한 브랜드, 스카르파입니다. 스카르파는 편집샵 ‘하이츠 스토어’에서 팝업을 진행하는 등 2030세대의 사랑을 받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스카르파는 이탈리아 브랜드로 산악 스포츠와 관련한 아웃도어 슈즈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를 수입하는 ‘넬슨 스포츠’에서 취급하고 있고, 덕분에 아크테릭스 일부 매장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스카르파의 대표 제폼은 모히또입니다. 스카르파 모히또 역시 킨 재스퍼처럼 릿지화 스타일이에요. 흙길뿐만 아니라, 단단한 돌길을 지날 때도 발이 뒤틀리지 않도록 잘 잡아주는 디자인이죠. 아웃솔은 접지력이 뛰어난 비브람사의 메가그립이 적용됐습니다. 모히또의 가격은 22만 원입니다.
모히또는 통이 좁은 바지, 넓은 바지 모두 안정적으로 밑단을 잡아줍니다. 날렵한 쉐입이지만, 통이 넓은 바지에 매치해도 바지 밑단이 땅에 잘 끌리지 않아요. 그래서 통이 조금 넓은 바지도, 스트링으로 밑단을 조인 바지도 모두 잘 커버해주는 편이에요. 안정적인 착화감과 독특한 디자인을 원하시는 분들께 적극 추천 드립니다. 아울러, 컬러가 정말 많으니 취향에 맞는 제품들로 골라 보시면 좋을 거예요.
[4]
NORDA(노르다)
노다? 노르다?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아직 한국에서 생소한 브랜드라 노다라고 표기하는 곳도 있고 노르다라고 하는 곳도 있더라구요. 저는 ‘노르다’라고 부를게요.
노르다는 2021년 캐나다에서 태어난 신생 브랜드입니다. 태생이 ‘트레일 러닝화 전문 브랜드’다 보니 신발 소재를 신중하게 선택한다고 합니다. ‘강철보다 15배 강한 소재’로 언급되는 다이니마(Dyneema) 원단으로 신발을 만듭니다. “The only trail shoe made with bio-based Dyneema.”라는 홍보 문구만 봐도 소재에 대한 자부심이 확 느껴집니다. 다이니마에 대해서 처음 들어보셨나요? 다이니마는 충격을 견디는 특성이 강해서 헬멧이나 방탄복에도 활용되는 소재입니다. 내구성이 강한데 무게는 가벼워서 패션에서는 활동성이 중요한 아웃도어 의류/용품에 자주 쓰입니다.
노르다의 대표 제품 001은 세계 최초로 “이음새 없이 가장 가벼운 트레일 러닝화” 라고 합니다. 기능성은 둘째 치고, 일단 다양한 착장에 잘 묻어나는 디자인이에요. 포멀한 착장부터 캐쥬얼까지 모두 잘 어울리고, 셋업 차림으로 출근했다가 퇴근길에 러닝하고 돌아오는 라이프스타일에 잘 묻을 듯합니다.
길거리에서 똑같은 신발을 만나기 힘들다는 것도 장점이에요. 그만큼 아직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이고, 국내에서도 일부 샵들을 통해서만 판매되고 있습니다. 가격은 한화 기준 20만 원대 후반에서 30만 원대 중반. 쉽게 접할 수 있는 가격대는 아닌 듯합니다. 오히려 해외 편집샵들에서 가끔 세일을 진행한다고 하니 세일 시즌 직구로 구매하시는 걸 추천 드려요. 찾아보니 일본에서는 발매가가 4만 엔이 훌쩍 넘네요.
노르다를 신는 지인에게 사용기를 들어보니 노르다 신발은 긁힘에 강한 편이라고 합니다. 많은 트레일 러닝화들이 산속을 걷다가 까지거나, 떨어지는 데 반해 노르다 제품은 험하게 신고 뛰어도 긁힘이 거의 남지 않는다고 하네요.
아웃도어 슈즈는 더 이상 아빠 신발, 등산화 이미지가 아닌 것 같습니다. 유행이랄 것 없이 정말 다양한 분들이 아웃도어 무드의 트레일 슈즈를 신고, 산에 가지 않더라도 일상용 패션 아이템으로 멋지게 소화하거든요. 아웃도어 신발을 좋아하는 지인에게 어떤 기준으로 제품을 고르는지 물었습니다. 네 가지 기준으로 정리가 되더라고요.
- 너무 등산화 같지 않은 디자인
- 아웃도어에 활용할 수 있는 기능성
- 가벼운 운동을 갈 때도, 출퇴근길에도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실용성.
- ‘나만 신고 싶은’ 희소성
예뻐서 사기도 하지만, 아웃도어 신발 본연의 기능을 중요하게 생각하더라고요. 오늘 소개한 브랜드는 이 부분을 모두 만족하는 제품으로 유명합니다. 좋은 신발이 여러분의 일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한적한 산속도 좋고, 사람들 북적이는 핫플도 좋습니다. 우리 등산화 말고, 패션 트레일화 신고 멋지게 만나요.
About Author
강현모
패션 관련 글을 씁니다. 출근 후 마케터, 퇴근 후 에디터. 회사 안에서는 브랜드 마케터로, 회사 밖에서는 '아워페이스' 매거진의 팀 리더로 활동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