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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키는 패셔니스타를 위한 앱 5

세제품 말고, 세컨핸드를 구입할 수 있는 곳
세제품 말고, 세컨핸드를 구입할 수 있는 곳

2023. 04. 17

새 서비스가 탄생하면 꼭 한 번은 써보는 에디터 기은이다. 시작은 이러했다. 쇼핑이 하고 싶어지면 인스타그램을 켠다. 광고를 기다린다. 키치한 컬러의 옷이 담긴 광고가 뜨면 꼭 한 번 클릭한 뒤 저장한다. “너 옷 좋아하는구나?”

알고리즘이 작동하며 수없이 많은 옷을 보여주기 시작, 그러면 나는 맘에 드는 것들을 클릭. 이렇게 클릭한 것들에는 최근 한 가지 특이사항이 있었는데, 바로 세컨핸드 의류를 보여주는 샵이 정말 많았다는 점이다. 확실히 패션계에 세컨핸드 거래가 많아졌다는 뜻이렸다.

세컨핸드는 직역하면 두 번째 손, 중고 물품을 말한다. 유니크해 보이는 세컨핸드 샵이 여러 번 뜨기 시작하자 나는 불가항력으로 클릭했고 이내 쇼핑도 하고 정보도 알려 널리 이롭게 하고자 마음먹어 이 글이 탄생했다. 소개한다, 알고리즘이 띄어준 세컨핸드 앱 서비스 5곳.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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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루츠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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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파이브루잉컴퍼니에서 나온 이들이 뭉쳐 만든 곳으로 구하기 힘든 하이엔드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이 즐비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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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핸드 플랫폼의 생명은 매물이다. 좋은 제품을 많이 선점하는 게 특히나 중요하다는 걸 잘 아는 후루츠패밀리는 샐러들에게 주목해 입점 시 셀러 키트를 선물하고 셀러 추천 콘텐츠를 제작한다. 키트에는 박스 커터, 박스 테이프, 셀러 닉네임 택 등 셀러에게 필요한 선물이 들어있다고. 덕분에 유니크한 셀러들이 많이 모인 걸까. 유독 깔롱진 아이템이 많다. 하나쯤 장착하면 어디에서든 패션 리더가 되는 그런 아이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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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하는 옷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세컨핸드 시장은 계속해서 이야기꾼이 되어간다. “이 브랜드 있잖아. 당시 이런 사연이 있었거든? 그래서 지금 이 옷은 이런 가치가 있어. 네가 이 가치를 알아봐 줬으면 좋겠네” 후르츠패밀리는 이런 이야기를 잘 꺼낸다. 큐레이션 하며 작성해 준 멘트들을 읽다 보면 공부도 되고 글맛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매력.

거래 플랫폼이 많아질수록 가품 논란, 거래 논란이 꼭 발생하는데 후루츠패밀리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안전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상대방이 물건을 받고 구매확정을 눌러야 입금이 완료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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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위시리스트는 두 개. ‘살로몬 알파인 꼼데가르송’ 그리고 ‘마린세르 나이키 원피스’. 콜라보를 사랑하지 않기란 힘드니까.

TIP. 세컨핸드 제품을 보다 보면 패션을 둘러싼 히스토리가 얼마나 많은지 새삼 놀라게 된다. 디테일한 히스토리를 알고 이야기해 주는 패션 스토리 텔러가 이렇게 많다는 것도. 이들의 글을 읽다 보면 비어 있는 내 패션 지식이 채워져 충만해진다. 나처럼 패션 브랜드 히스토리 공부하고 싶은 사람에게 채널 하나 추천. 오프라인 빈티지샵인데 주인분께서 아는 게 참 많으신 듯하다.


[2]
Collectiv
콜렉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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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렉티브는 한정판 신발 거래가 강점인 크림(Kream)에서 투자한 곳으로 빠른 성장세를 갖춘 플랫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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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_cl4 [이거 굉장히 주관적인 포인트인데 마음에 드는 매물이 많아 만족스럽다]

콜렉티브는 후루츠패밀리와 마찬가지로 안전거래를 지향해 상대방이 물건을 받아야 입금이 완료된다. 마찬가지로 셀러 영입을 위해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나 추가 정산 이벤트를 펼치는 노력을 하기도 한다. 키와 몸무게를 설정할 수 있어 맞춤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는 것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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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볼 게임에선 8볼을 마지막으로 넣는 자가 승리한다. 반대로 8볼을 실수로 마지막이 아닌 다른 타이밍에 넣으면 패배한다. 그만큼 8볼에는 승리를 좌지우지하는 상징성이 있다. “Behind the eightball”이라는 관용구도 있다. 내가 넣어야 할 볼 근처에 8볼이 있어 패배할 위험이 있는 경우를 빗대 난처한 사항, 불리한 입장이라는 뜻을 지녔다. 스투시는 이러한 상징을 잘 활용하는 브랜드로 곳곳에 8볼을 그려 넣고 소유욕을 부추긴다. 그래서 콜렉티브에서의 위시리스트에는 스투시 ‘8볼 메탈 키링’과 ‘아카이브 크롭 자켓’을 넣었다.


[3]
Vestiaire Collective
베스티에르 콜렉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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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stiaire Collective. 이름에서 느껴지다시피 베스티에르 콜렉티브는 프랑스 브랜드다. 취급하는 제품은 럭셔리 명품 브랜드의 세컨핸드 제품이 주를 이룬다. 홍콩, 이탈리아, 프랑스의 제품을 한 플랫폼에 모아두었다. 덕분에 한국의 빈티지뿐만 아니라 세계의 빈티지를 이토록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뉴욕, 런던, 홍콩, 프랑스의 투르쿠앵에 이어 서울에도 검수 센터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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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티에르 콜렉티브는 날마다 이벤트를 열고 할인 쿠폰을 자주 배포해 자본력을 과시한다. 작년 말 한국에 상륙해 대기업의 파워를 보여주는 중. 손정의 소프트 뱅크의 비전 펀드와 구찌, 생로랑의 회사에서 투자 받기도 했다. 직접 사용해보니 A급인지, B급인지 제품의 상태도 표기해주는 게 유용하다.

1400_1400_side [내 옷 사이즈, 신발 사이즈를 입력해두면 내게 맞는 제품만 띄워주니 호다닥 등록해놓자.]

베스티에르 콜렉티브는 리세일 패션 플랫폼 중 세계 최초로 비콥 인증을 받았다. 비콥 인증은 기업이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가치와 공익성을 측정 받아 받는 인증 마크다. 쇼핑하고 싶어 접속한 사람들에게 “저희 기업 사회적으로 좋다고 인증받았어요!”를 외치는 게 나랑 무슨 상관이랴 싶지만 세컨핸드 제품을 패스트패션의 대안으로 선택한 이도 많기에 똑똑한 시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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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패션 피플이 많은 곳에선 헤리티지 있는 해외 브랜드 쇼핑이 제격 아닐까.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의 위시리스트는 빛 바랜 플라스틱 덕분에 빈티지 느낌이 더욱 강조되는 오밀 조밀 귀여운 장난감 같은 ‘비비안 웨스트 우드 시계’ 그리고 아직 지를 엄두가 나지 않는 ‘몽클레어 지니어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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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얼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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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베스티에르 콜렉티브’가 있다면 미국엔 ‘더 리얼리얼’과 ‘스레드업’이 있다. 아쉽게도 스레드업은 한국 앱스토어에선 설치할 수 없어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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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얼리얼은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와 같은 럭셔리 명품 세컨핸드 플랫폼으로 제품의 품질 상태를 표기해 주어 유용하지만 할인이 야박한 편이다. 대신 불시에 할인 코드가 생길 수 있으니 원하는 제품을 장바구니에 넣어둔 채 잠시 시간을 들여 숙성시켜도 좋겠다. 한국 배송 시 추가 배송비 12.95달러, 1만 7천 원 가량 지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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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나 옥션처럼 희귀한 아이템이 많은 편인데 “그때그때 눈에 띄는 예쁜 거 있으면 사야지!”는 불가능하다. 물건이 너무 많아 원하는 브랜드나 제품을 기억해두고 자주 검색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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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의 위시리스트는 예쁘니까 그냥 갖고 싶은 ‘까르띠에 레더 백팩’과 대망의 ‘티파니앤코 나이키 펜던트’. 티파니앤코가 만든 것이 분명해 보이는 펜던트에 나이키 로고라니. 분명 재미난 역사가 있을 것이라 짐작돼 찾아봤다.

2004년부터 2016년까지 나이키와 티파니앤코가 파트너십을 맺어 ‘나이키 우먼 하프 마라톤’ 때 증정해온 비매품 펜던트였다. 위 펜던트는 2012년도에 나눠준 것. 재밌는 소식하나 더, 한국에선 ‘나이키 우먼스 레이스’라는 이름으로 2011년부터 15년도까지 티파니 대신 제이에스티나 펜던트를 증정했다고. 티파니앤코가 후원하는 나고야 우먼스 마라톤에선 2012년부터 아직까지 펜던트를 지급하고 있다. 나이키 스우시 로고는 없다. 사뭇 아쉬운 지점. 이래서 세컨핸즈 플랫폼이 필요한거겠지.


[5]
Depop
디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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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팝은 이탈리아에서 시작해 영국에서 자리 잡은 오래된 세컨핸드 플랫폼으로 새로 탄생하는 중고마켓 서비스들의 꾸준한 레퍼런스가 되어왔다. 여전히 유럽에서 핫 한 플랫폼이며 보다 보면 유럽 젊은이들의 인스타그램을 들여다 보는 기분도 느낄 수 있다. 인스타그래머블한 패션 사진이 올라오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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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바로 직배송되는 제품도 있으나 배송 대행 서비스를 이용해 구매해야 하는 제품도 있다. 대신 그만큼 한국 미발매 제품도 있으니 봐주자. 페이팔로 구매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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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이 워낙 많은 곳이라 마음에 드는 제품이 있으면 반드시 셀러를 팔로잉 해두고 일단 좋아하는 브랜드를 검색해 구경해두면 된다. 이후 디팝이 아름다운 매물을 추천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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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위시리스트는 마치 리본을 굳힌 듯 라인이 매력적인 선글라스, 누가 봐도 유행 중인 ‘‘더 노스 페이스 700’ 유럽 젊은이들 참 힙해.

웹 : www.depo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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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는 아이템이 있다면 골고루 다 들러보게 되는 점이 세컨핸즈 마켓을 더 크게 키우고 있다. 세컨핸즈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플랫폼을 한곳만 이용하기란 말이 안 되니까. 구하기 어려운 아이템은 어디든 가서 뒤적여 봐야 하거든. 쇼핑 정보 처리기사 뭐 이런 거 없을까? 있다면 정말 유용할 것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세컨핸드 마켓은 참 많지만 개중 세련되고 힙한 서비스 5종으로 골라봤다. 플랫폼도 취향을 타니까. 오늘 소개한 곳들은 더 리얼리얼을 제외하고 모두 셀러를 팔로잉 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파는 이가 있다면 아낌없이 팔로잉 해두자. 이곳은 물건이 귀하고 그걸 판매해 주는 사람은 더욱 귀한 세컨핸드 세상.

About Author
김기은

새로운 서비스와 플랫폼을 소개하는 프리랜스 에디터. 글과 영상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