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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커피 가이드 : 교토 편

안녕, 나는 커피를 마시며 여행을 하는 심재범이다. 누군가 내게 노년을 보내고 싶은 도시를 하나만 물어보면 아마도 교토를 첫손으로 꼽지 않을까?...
안녕, 나는 커피를 마시며 여행을 하는 심재범이다. 누군가 내게 노년을 보내고 싶은…

2023. 02. 27

안녕, 나는 커피를 마시며 여행을 하는 심재범이다. 누군가 내게 노년을 보내고 싶은 도시를 하나만 물어보면 아마도 교토를 첫손으로 꼽지 않을까? 천년 고도의 도시 교토에는 멋진 풍경과 문화재, 평화로운 분위기 그리고 따듯한 사람들이 있다. 뿐만 아니라 내가 애정하는 세계적인 스페셜티 커피 매장이 곳곳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번 오사카 편에 이어, 오늘은 교토의 스페셜티커피 매장들을 꼼꼼하게 소개한다.


[1]
KURASU EBISUGAWA
구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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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내린 오사카와 교토의 강설로 한큐센이 중단되어 국철을 타고 교토에 도착했다. 교토역의 교토타워를 마주하고, 버스를 타고 구라수 카페로 이동했다. 교토는 남북으로 지하철이 있지만, 교토역과 번화가 시조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에서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편리하다.

구라수는 위크엔더스와 함께 교토의 스페셜티커피 첫손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일본어로 ‘살아가다’라는 의미의 구라수는 라이프스타일 멀티숍으로 시작해 스페셜티커피 브랜드로 확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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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문을 연 구라수 에비스가와 매장을 방문했다. 교토역 주변의 구라수 1호점이 스탠딩 위주의 작은 카페라면, 에비스가와 매장은 편안한 가정식 응접실, 따듯한 라운지 느낌이다. 매장 내부에 커피, 추출 도구와 다양한 용품들이 전시되었고, 커피바에는 북유럽에서 활동하는 패트릭 롤프의 커피 책이 있었다. 이외에도 일본 장인이 만든 커피 추출 도구들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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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수에서 오늘의 커피로 탄자니아 켄트 수세식 가공 커피를 마셨다. 가격은 4,500원. 헤밍웨이가 사랑한 탄자니아 커피는 대부분은 이웃 케냐에서 넘어온 켄트 품종이다. 켄트는 특유의 청량한 산미가 돋보인다. 최근 스페셜티 커피의 경향답게 구라수의 커피는 진득한 단맛이 아름답게 배어 있었다. 우지의 최고급 말차를 이용한 구라수의 말차라테도 인기가 많다. 구라수 에비스가와 매장은 교토의 교엔에서 멀지 않아, 바쁜 여행 중 잠시 쉬어가기에 좋다. 이외에도 매장 바로 옆에 일본 최고의 노포로 손꼽히는 철망과 석쇠를 제작하는 금망매장 츠지와 카나아미가 위치하고 있다. 구라수와 함께 세계 최고의 금망매장도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구라수

  • 주소 551 Yamanakacho, Nakagyo Ward, Kyoto
  • 영업시간 매일 10:00- 18:00
  • 추천 메뉴 탄자니아 켄트 수세식 가공 커피, 말차라떼

[2]
WEEKENDERS TOMINOKOJI
위크엔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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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더스 커피는 구라수와 함께 교토의 스페셜티커피를 상징하는 곳이다. 위크엔더스 토미노코지 매장은 니시키 시장 주변 주차장 안쪽에 있고, 일본식 가옥을 개조한 마이크로 매장이다. 매장의 크기와 분위기는 도쿄 나카메구로 역앞의 오니버스 커피와 비슷하다.

위크엔더스 커피 토미노코지 매장은 1층 테이크아웃 커피바, 2층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좁은 매장 안에 신기하게도 머신을 설치하고 원두와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들까지 방문해서 작은 매장이 항상 붐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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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의 추천커피는 푸어오버 커피. 현지가격 490엔, 한화로 4,000원이 조금 넘는 가격이다. 과테말라 게이샤 커피도 5,000원에 마실 수 있을 만큼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다. 매장이 협소하지만 커피 품질과 바리스타의 서비스가 저렴하지 않은 곳이다. 매장 앞에 앉으면, 폭 1미터가 되지 않은 일본식 정원이 눈에 들어온다. 유홍준 작가의 교토 답사기를 읽어보면, 의외로 교토의 정원이 포함하는 선(ZEN)의 세계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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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위크엔더스 주변에는 교토의 부엌으로 유명한 니시키 시장이 있다. 신선한 야채와 과일뿐만 아니라 노점에서 판매하는 어묵도 맛있다. 500엔짜리 어묵이지만, 좋은 생선살을 재료로 하는 깊은 맛이 인상적이었다.

위크엔더스

  • 주소  Kyoto, Nakagyo Ward, Honeyanocho, 560 離れ
  • 영업시간 7:30-18:00(수 휴무)
  • 추천 메뉴 푸어오버 커피

[3]
ARABICA HIGASHIYAMA
아라비카 히가시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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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삼성동에도 매장을 오픈한 아라비카 커피의 본점은 교토의 인기 관광지 기요미즈데라(청수사, 맑은 물이 나온다는 의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아라비카 커피는 전 세계 다양한 도시에 있지만 교토 본점에서 꼭 아라비카 커피를 경험해 보기를 추천한다. 아라비카 히가시야마 매장은 아라비카 커피 매장 중에서도 규모가 작은 편이라 대부분의 손님들이 커피를 테이크아웃으로 주문해서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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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커피는 카페라테다. 나는 싱글오리진 커피를 선택해서 작은 양의 우유를 추가한 마키아토를 마셨다. 아라비카 커피의 강배전 커피가 맹렬하게 중심에 위치하고 교토 지방의 맛있는 우유와의 궁합이 단단하고 치밀했다. 가격은 400엔, 한화로 3,500원.

아라비카 커피는 라마르조코, 시네소와 함께 세계적인 스페셜티 커피 머신 슬레이어 머신과 레버식 그라인더를 사용하고, 브루잉 커피는 케멕스를 이용한다. 매장 규모가 작고, 손님들이 많은 편이라 분주하지만, 커피를 기다리면서 다양한 MD 상품을 살펴보는 것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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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교토의 절경을 손꼽으면, 서쪽에서는 천룡사의 아라시야마, 동쪽에서는 청수사의 히가시야마가 있다. 청수사는 교토의 기원이자, 일본 최고의 사찰로 봄여름가을겨울, 사시사철이 아름답다. 최근에는 청수사 주변 네넨자카에 스타벅스에서 다다미 매장을 세계 최초로 문을 열어 화제가 되었다.

아라비카 히가시야마

  • 주소 87-5 Hoshinocho, Higashiyama Ward, Kyoto
  • 영업시간 매일 9:00-18:00
  • 추천 메뉴 카페라떼

[4]
BLUEBOTTLE COFFEE KYOTO
블루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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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토의 블루보틀 커피는 전 세계의 스페셜티커피 매장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매장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이 교토의 명승이고, 오래된 일본식 목재주택을 복원한 건물도 훌륭하다. 블루보틀 커피는 미국 서부 지역에서 시작해 뉴욕에서 성장했고, 일본과 한국의 대대적인 성공 이후 세계 최고의 스페셜티커피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미국의 블루보틀 커피가 자본의 수혜를 입었다면, 일본과 한국의 블루보틀 커피는 바리스타들이 커피를 대하는 자세가 진지해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일본 교토의 블루보틀 커피 매장은 에이칸도와 게아게인클라인이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에이칸도의 가을밤 단풍이 멋지다면, 블루보틀 커피 옆의 게아게 인클라인은 교토 최고의 벚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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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보틀 교토의 추천 커피는 지브롤터라테. 원래 지브롤터라테는 블루보틀 본점 바리스타들이 바쁜 업무 중에 지브롤터 글래스에 담아서 마시던 카페라테인데, 단골 손님들이 알음알음으로 주문해서 널리 알려졌다. 한국의 플랫화이트, 맨하탄의 코타도와 비슷하게 더블샷 에스프레소와 소량의 우유가 조합되어 스페셜티커피의 향미가 촘촘하고 밀크의 단맛과 궁합이 좋다. 기왕이면 추가 요금을 내더라도 싱글오리진 커피로 변경해서 마셔보자. 지브롤터 라테 480엔, 싱글오리진 추가 100엔. 한화로 5,500원이다.

블루보틀

  • 주소 Kyoto, Sakyo Ward, Nanzenji Kusakawacho, 6 4
  • 영업시간 매일 9:00-18:00
  • 추천 메뉴 지브롤터라떼

[5]
STUMPTOWN COFFEE KYOTO
스텀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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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에이스 호텔이 브랜드 전문가들 사이에서 크게 화제가 되었다. 에이스호텔은 전 세계의 젊은 힙스터들이 가장 좋아하는 호텔 브랜드다. 참고로, 미국 에이스호텔의 성장에는 스테셜티 커피 산업의 원조 스텀타운 커피의 역할이 크다. 인텔리젠시와 함께 미국 최고의 스페셜티커피로 손꼽히던 스텀타운 커피는 미국 이외의 지점으로 교토의 에이스 호텔 내부에 커피 매장을 오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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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텀타운 교토에 이른 아침 오픈런으로 방문했다. 전날밤 늦게까지 마신 커피의 각성으로 새벽 한 시에 잠이 깨어, 뜬눈으로 시간을 보내고 에이스호텔 교토 로비에 위치한 스텀타운 커피를 찾았다. 뉴욕 스텀타운 커피가 해리포터의 마법의 성과 같다면, 교토의 스텀타운 커피는 광활한 초원을 누리는 카우보이의 아지트와 같은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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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텀타운 교토의 추천커피는 헤어벤더 블렌딩 에스프레소와 코타도 라테이다. 헤어벤더라는 명칭은 스텀타운 커피 1호점이었던 미장원을 상징하면서, 커피를 마시는 순간 머리카락이 고부러질 만큼 맛있다는 의미가 있다. 에스프레소는 510엔, 코타도는 550엔, 두 잔 합해서 한화 1만 원이다. 헤어벤더 에스프레소는 강렬한 임팩트와 함께, 길고 여운있는 애프터를 가지고 있었고, 진득한 카페라테인 코타도는 커피와 우유의 궁합이 훌륭하다. 박력 있는 에스프레소와 맛있는 밀크커피 덕택에 하루를 지탱할 활력을 되찾았다.

스텀타운

  • 주소 Kyoto, Nakagyo Ward, Kurumayacho, 245-2 エースホテル京都 1階
  • 영업시간 매일 7:00-19:00
  • 추천 메뉴 헤어벤더 블렌딩 에스프레소, 코타도 라떼

[6]
STYLE, TASUKU COFFEE, GOODMAN
스타일, 타수쿠 커피, 굿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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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인디 스페셜티커피 매장으로 스타일, 타수쿠 커피, 굿맨을 추천한다. 스타일 커피는 구라수 에비스가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커피 로스터리의 작은 쇼룸이다. 매장의 로스팅 머신은 전자동으로 제어하는 로링 스마트 머신이고, 필터커피는 450엔, 에스프레소는 400엔이다. 스타일커피에서 에티오피아 싱글오리진 필터 커피를 마셨는데, 청량한 느낌의 로링의 특징이 잘 발현되었다. 잠시 앉아있는 동안에도 현지의 손님들이 꾸준히 밀려오는 실력 있는 매장이다.

스타일커피

  • 주소 360-1 Masuyacho, Kamigyo Ward, Kyoto
  • 영업시간 8:30-17:00(화 휴무)
  • 추천메뉴 에티오피아 싱글오리진 필터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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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외곽에 있는 타수쿠 커피는 구라수 바리스타의 추천으로 다녀왔다. 매장의 위치는 한국에서 유명한 와이프앤허즈번드 커피 매장 바로(정말 바로) 옆이다. 타수쿠 커피의 컨셉은 최근 한국에서도 화제가 되는 공사중 카페다. 최근 교토의 바리스타들 사이에서 뜨거운 매장이다. 커피를 대하는 자세와 추출 과정 디테일이 생각보다 진심이다. 동선이 외져서 고생했지만, 의외로 오래 기억이 남았다.

타수쿠 커피

  • 주소 114 Koyamashimouchikawaracho, Kita Ward, Kyoto
  • 영업시간 9:00-16:00(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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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맨 커피는 오사카의 아워로그 바리스타의 추천으로 방문했다. 마지막 날 오전, 무리해서 금각사를 방문한 후 어렵게 찾았는데, 현지인들뿐만 아니라, 소문을 듣고 찾아온 외국인들도 상당히 많았다. 굿맨의 추천 커피는 타이완에서 재배된 커피 세트다. 대만에서 재배한 커피를 매장에서 직접 제작한 파인애플 케익과 세트로 중국식 차를 내리는 자사호와 찻잔을 이용해서 제공한다. 대만에서 재배된 커피가 생각보다 맛있고, 선명한 테루아가 커피세트에 잘 발현되었다. 커피와 케익 세트 가격은 1100엔 한화로 1만 원이다.

굿맨커피

  • 주소 Kyoto, Shimogyo Ward, Yadacho, 115-2 ベアフルートイイノ 一階
  • 영업시간 매일 10:00-18:00
  • 추천 메뉴 타이완 커피 세트

마지막으로 교토의 음식은 두부요리와 가이세키가 유명하지만, 이번 일정 중 미슐렝 교토 편에 오른 이노이치 라멘과 현지인들이 찾는 전통의 교토식 스시 노포, 기쿄스시가 정말 좋았다. 이노이치 시즌 한정 특별라멘은 1,700엔, 기쿄스시 런치세트는 1,200엔이다.

About Author
심재범

커피 칼럼니스트. '카페마실', '동경커피', '교토커피'를 썼습니다. 생업은 직장인입니다. 싸모님을 제일 싸랑하고 다음으로 커피를 좋아합니다. 아 참, 딸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