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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커피 가이드 : 오사카 편

안녕, 나는 커피를 마시고, 글을 쓰는 심재범이다. 설 연휴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위해 오사카에 다녀왔다. 마음은 한가하게 도톤보리 거리를 걷고,...
안녕, 나는 커피를 마시고, 글을 쓰는 심재범이다. 설 연휴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2023. 02. 05

안녕, 나는 커피를 마시고, 글을 쓰는 심재범이다. 설 연휴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위해 오사카에 다녀왔다. 마음은 한가하게 도톤보리 거리를 걷고, 나마비루라도 한잔하고 싶었지만, 현실은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스페셜티 커피 매장을 살펴보고 돌아왔다. 코로나 기간 동안, 오사카에도 새로운 스페셜티 커피의 열풍이 불고 있었다. 오사카 최고의 스페셜티 커피 매장을 엄선에 엄선을 거쳐 치열하게 정리했다. 소중한 여행의 친구, 맛있는 커피와 멋진 카페에서 여러분의 평안한 휴식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1]
LILO COFFEE KIS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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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 공항에서 오사카 시내까지 난바익스프레스를 타고 이동했다. 철덕들이 설레는 일본은 수많은 종류의 국철과 사철이 있는데, 간사이 공항에서 오사카(난바)까지 여정은 난바익스프레스가 가장 편안하다. 이번에는 동선을 위해서 난바 주변의 카페들을 먼저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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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바의 첫 번째 추천 매장은 ‘릴로커피 깃사’다. 기사텐은 일본 커피를 상징하는 전통적인 다방, 끽다점을 의미한다. 멜커피와 함께 오사카의 스페셜티 커피를 대표하는 릴로커피는 최근, 전통 일본 다방 느낌의 릴로커피깃사 매장을 추가로 열었다. 스페셜티 커피 릴로커피 깃사는 파인다이닝 세프가 평양냉면 전문점을 오픈한 느낌에 가깝다. 매장의 위치는 난바의 금룡라멘에서 멀지 않은 건물의 2층이다. 조금 애매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만석일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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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커피 깃사는 세 종류의 스페셜티 커피를 준비해서 핸드드립, 사이폰, 에어로프레스, 에스프레소와 같은 다양한 추출을 제공하고 있다. 좁은 매장에, 디저트도 많다 보니, 모든 과정이 늦다. 좌석에 앉으면 따듯한 물을 먼저 한 잔 제공한다. 천천히 물 한 잔 마시면서 기다리면, 주문을 받고,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바쁘지만 시간을 두고 기다리면 천천히 응대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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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커피 깃사에서 중국 운남에서 재배된 스페셜티 커피를 마시고, 에티오피아 커피를 사용한 케익을 곁들였다. 과일 향과 꽃향이 복잡한 커피 향과 케익의 마리아주가 매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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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디저트 포함 가격이 1만 2,000원 정도다.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지 않지만, 현지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마지막으로, 해외의 경우 영업시간과 휴무에 따라서 동선의 변수가 많다. 이번에는 매장 영업시간과 휴무를 함께 표기했다. 일본의 교통편은 당연히, 구글지도를 참고하는 것이 가장 편하다.

  • 주소 〒542-0085 Osaka, Chuo Ward, Shinsaibashisuji, 2 Chome−7−25 金子ビル 2階
  • 영업시간 오후 1시부터 저녁 10시까지, 무휴.
  • 추천 메뉴 중국 운남 스페셜티커피

[2]
MILLPOUR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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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커피 깃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 밀푸어 커피가 있다. 릴로커피 깃사는 그래도 상업지구에 가깝고, 밀푸어는 난바의 핵심에서 조금 떨어진 조용한 로컬카페이다. 일본의 부동산 임대료가 비싸서인지, 밀푸어 커피를 포함한 오사카 난바의 커피 매장들은 스탠딩 커피바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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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밀푸어에 방문했는데 정다운 메뉴부터 좁지만 아늑한 분위기가 변함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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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푸어의 추천 커피는 밀크커피. 기왕이면 플랫화이트를 마셔보자. 한국에서 플랫화이트를 유리잔에 제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밀푸어는 정통호주식 와이드 잔의 플랫화이트 커피이다. 특이하게 밀푸어는 두 종류의 플랫화이트가 있다. 하나는 기본식 더블샷 에스프레소의 플랫화이트, 다른 종류는 더블더블샷(4샷) 에스프레소가 있는 플랫화이트커피이다. 한 잔에 5,000원 미만. 밀푸어 커피의 플랫화이트는 생각보다 더욱 맛있다. 일본의 우유 프로세싱 기술이 좋아 평균적으로 우유가 고소하고, 커피와의 궁합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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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추출 방식으로 밀푸어는 레이어드 도징 방식을 사용한다. 복잡한 설명을 최대한 간단히 하면, 브라질, 에티오피아 싱글오리진 커피를 개별적으로 분쇄해 정확한 분량을 계량해 포터필터에서 취합해 커피를 추출한다. 복잡하지만 정확한 비율의 커피를 내릴 수 있어 커피 맛이 안정적이다. 밀푸어커피의 매장이 작고 불편하지만, 직원이 항상 친절하고 오사카에서 밀크커피가 가장 맛있다.

  • 주소 3 Chome-6-1 Minamisenba, Chuo Ward, Osaka, 542-0081
  • 영업시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휴
  • 추천 메뉴 플랫화이트

[3]
H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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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쁘는 밀푸어와 멜커피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후쁘가 있는 지역부터 오사카의 오렌지 스트리트라고 한국 압구정과 비슷한 느낌이다. 오렌지 스트리트는 오사카의 대표적인 패션스트리트 였지만, 한동안 주춤하다가, 최근 다시 다양한 매장들이 늘고 있다. 후쁘커피의 위치는 오렌지 스트리트 주변 지역 패션 매장, 지하에 위치하고 있다. 전혀 커피매장이 있을 위치가 아니고, 입구가 작으며, 심지어 간판마저 눈에 띄지 않지만, 멜커피와 함께 오렌지 스트리트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는 곳이다. 작은 간판 옆, 좁은 문을 내려가면, 작은 커피바가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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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쁘커피는 셰어로스터, 커피로스팅 머신을 공유하는 공유 장소에서 시작했다. 스페셜티 커피 매장들이 독자적인 로스팅(자가배전)을 하지만, 다양한 생두에 비해 소비되는 양이 많지 않아 로스팅 머신을 공유한다. 마치 위워크에 유명한 스타트업이 입점했듯이, 후쁘를 이용하는 관서 지역 (오사카, 고베, 교토를 통칭하는 의미)의 유명한 스페셜티 커피 매장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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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쁘 매장 내부는 커다란 프로밧로스팅 머신 외에 임대공간(당일에는 패션 매장이 임대해서 한쪽 공간을 장터로 사용)이 있고, 매장 입구에는 가판대처럼 커피바가 있다. 후쁘의 추천커피는 에스프레소. 라마르조코 미니 1그룹 머신으로 최대한 성실하게 커피를 추출한다. 당일에는 온도와 습도가 수시로 바뀌어서인지, 세 번 정도 커피를 버리고, 에스프레소를 추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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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온도와 습도에 따라서 추출 환경이 급격하게 바뀌는데, 향미와 맛이 섬세한 스페셜티 커피 일수록 추출 세팅의 변수를 자주 확인해야한다. 후쁘는 세 종류의 싱글오리진 커피를 준비하는데, 당일은 콜롬비아 싱글오리진 에스프레소를 마셨다. 깔끔하고 정갈한 콜롬비아 커피를 공들여 로스팅하고 꼼꼼하게 세팅해서 찬란한 햇살처럼 선명한 과실 향이 돋보이는 에스프레소 커피를 선보였다. 오사카에서 에스프레소는 여기가 젤 맛있다. 가격은 4,000원.

  • 주소 1 Chome-2-30 Abenosuji, Abeno Ward, Osaka, 545-0052 일본
  •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휴
  • 추천 메뉴 싱글오리진 에스프레소

[4]
MEL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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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커피는 현지 커피인들이 가장 신뢰하는 스페셜티 커피 매장이다. 매장은 한 평 반 정도의 크기이고, 그나마 커다란 로스팅머신을 제외하면, 키가 큰 바리스타는 어깨를 펴기도 어려울 만큼 좁은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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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오전 매장 입구에는 노랑머리 외국인들이 옹기종기 앉아있는 경우가 많다. 멜버른에 커피 유학을 다녀온 멜커피 오너의 영향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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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도 오사카에서 멜커피를 가장 좋아한다. 이번에 사장님을 만나지 못하고, 싸모님과 우연히 인사를 나눴다. 지난번 교토커피 책을 준비할 때 처음 인사를 나누었는데, 햇수를 세어보니 그새 5년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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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커피의 추천커피는 푸어오버커피. 바리스타의 추천으로 인헤르토 농장의 부르봉 커피를 푸어오버커피로 주문했다. 인헤르토 농장은 과테말라 최고의 스페셜티 커피 농장으로 파나마의 엘리다, 에스메랄다와 함께 전 세계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생산하는 농장 중에 한곳이다. 부르봉 커피는 단맛이 진득하고 커피의 향미와 밸런스가 좋은 품종이다. 멜커피의 푸어오버(빠르게 내리는 서양식 핸드드립) 커피는 생기와 과테말라의 테루아, 농장의 실력과 로스터의 로스팅, 바리스타의 실력이 버물어져서 적절한 향미와 단맛이 진득한 커피였다. 가격은 5,000원에서 1만 5,000원까지. 커피에 따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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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커피에 방문한 날은 폭설이 내리고 갑작스러운 추위로 철도가 끊길 만큼 궂은 날씨였다. 하지만 호기롭게 매장 앞 벤치에서 커피를 원 샷으로 마시고 길을 나섰다. 부산과 비슷한 기후의 오사카에 눈이 이렇게 많이 내리고 영하의 강추위가 며칠씩 이어지는 것이 드문 일이지만, 맛있는 커피 덕택에 강추위를 아주 잠시동안이나마 잊을 수 있었다.

  • 주소 1 Chome-20-4 Shinmachi, Nishi Ward, Osaka, 550-0013
  • 영업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월요일 휴무
  • 추천 메뉴 푸어오버커피

[5]
GLITCH COFFEE OS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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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치 커피 오사카는 남바와 우메다의 중간지역에 대규모 기업들과 관공서가 몰려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도쿄에서 유명한. 글리치커피가 오사카에 진출한 것도 재밌었지만(일본은 도쿄의 간토와 오사카의 간사이 사람들의 분위기가 정말 다르다. 도쿄 사람들이 깔끔하다면, 오사카 사람들은 좀더 화끈하고 싸나이 같은 느낌이 있다), 위치가 애매했는데, 도착하고 보니, 힐튼호텔 최고급 레벨 오사카의 콘라드 호텔 내부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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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은 요츠바시센 히고바시역에서 가깝다. 남바역에서 지하철 두 정류장이다. 호텔 1층의 쇼핑몰들이 그렇듯이, 매장 위치가 헛갈리는데, 콘라드 호텔 로비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를 찾으면 편하다. 로비 올라가는 공간 옆 천장이 높은 공간을 활용해서 커피 매장을 열었는데, 묘하게 서울 펠트커피 광화문 매장이 연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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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매장을 찾아갔는데, 글리치커피의 바리스타가 반갑게 맞이해서 기분이 좋았다. 새삼스럽지만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반가운 미소의 힘이 있다. 글리치 커피는 전통적 커피인들과 약간(?)의 마찰이 있지만, 젊은 커피인들이 열광하고 소비자들에게 가장 친화적인 매장이다. 도쿄를 포함한 글리치의 신규매장은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매장 분위기를 지향한다. 개인적으로는 글리치 바리스타들의 환대가 참 인상적이었다. 소비자들을 접대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자연스럽게 지갑을 열게 하는 마법을 가지고 있다. 당일도 바리스타의 추천에 자연스럽게 6만 원을 결제해서 커피 세 잔을 마실 뻔한 걸 간신히 자제하고, 볼리비아 아그로 다케시 게이샤 커피를 2만 2,000원의 가격에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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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로 다케시(일본과 아무 상관 없이 그냥 이름이 그렇다)는 볼리비아에 위치한 커피 농장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도에 위치하고 있어, 게이샤 커피와 테루아가 조합이 되어 훌륭한 커피 맛으로 유명하다. 글리치 바리스타의 추출 능력이 좋아서 훌륭한 커피가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매장 분위기는 콘라드 호텔에 숙박하는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방문하는 느낌이었다. 글리치커피 오사카의 가격이 고가(호텔에 위치해서 어쩔 수 없지만)라는 점이 조금 아쉬웠지만, 좋은 커피와 멋진 환대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 주소 〒530-0005 Osaka, Nakanoshima, 3 Chome−2−4, Festival Tower West, 1階
  • 영업시간 오전8시부터 오후7시까지, 무휴.
  • 추천 메뉴 볼리비아 아그로 다케시 게이샤 커피

[6]
OURLOG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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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로그 커피는 젊은 한국인 청년들이 오사카에 창업한 스페셜티 커피 매장이다. 전 세계의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곳은 멜번의 에이커피, 시드니의 누크, 뉴욕의 페니레인커피, 뉴욕의 파베(뉴욕 정식당 출신 원종훈 세프가 창업한 스페셜티 커피와 샌드위치 매장. 맨해튼에서 정말 뜨겁다), 오사카의 아워로그 등이 있다. 아워로그 커피는 오사카 남쪽 한인타운 주변의 1호점에 이어, 최근 우메다 지역에 2호점을 오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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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로그커피는 오사카에서 제과와 제빵을 공부한 송호준과 멜번의 커피매장에서 근무하던 윤성환이 의기투합해서 함께 운영하는 매장이다. 저녁 늦은 시간 2호점에 도착했는데, 매장 내부에 까다로운 일본 손님들이 가득하고 스페셜티 커피 매장의 활기가 잘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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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의 분위기는 멜번의 호주식과 한국, 일본식의 커피문화가 미묘하게 혼합된 느낌이다. 머신은 일본에서 보기 힘든 시네소(라마르조코, 슬레이어와 함께 세계의 3대 스페셜티 커피 머신)이고, 원수를 정수하는 정수기가 잘 노출되었다. 참고로 한국은 커피 원수의 정수기를 노출한다면, 유럽과 미주는 케바케, 일본은 가급적 감추는 스타일이다. 커피를 맛있게 만드는 자세와 준비과정이 동일하지만, 미묘하게 문화권에 따라서 대응하는 방식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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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로그의 추천 커피는 싱글오리진 브루잉(푸어오버 스타일) 커피와 밀크커피이다. 아워로그는 총 7종류의 싱글오리진을 준비해서 브루잉과 밀크커피로 제공하고 있다. 일본에서 이렇게 많은 종류의 커피를 사용하는 곳을 처음 보았다. 현지에서도 다양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매장으로 소문이 나서, 일본인 바리스타들도 자주 찾고 있다. 아워로그에서는 파나마 카투아이 브루잉 커피와 아인슈패너(한국식 콜드브루와 생크림. 현지에서 인기가 많다), 플랫화이트를 마셨는데, 모든 커피들이 로스팅, 추출, 디자인까지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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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전문 파티세가 준비하는 파트스리도 훌륭하다, 옥수수 크림과 생크림 가니시까지 훌륭한 콘파이를 완전 추천한다. 커피 가격은 5,000원에서 6,000원 내외.

  • 주소 1-chome-24-7 Honjohigashi, Kita Ward, Osaka, 531-0074
  •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무휴
  • 추천 메뉴 싱글오리진 브루잉 커피, 밀크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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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의 일정 첫날, 총 10잔 정도의 커피를 마시고, 숙소로 돌아왔다. 서늘한 날씨와 과도한 카페인으로 체력이 방전 직전이었는데, 아워로그에서 추천해준 라면전쟁(RAMEN WAR UMEDA)에서 저녁을 먹었다. 커피를 마시다 보면, 일본 라멘을 자주 먹는 편인데, 오사카에서 먹은 음식 중에서 가장 맛있었다. 바리스타와 커피인들이 추천하는 음식점 중에 실패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About Author
심재범

커피 칼럼니스트. '카페마실', '동경커피', '교토커피'를 썼습니다. 생업은 직장인입니다. 싸모님을 제일 싸랑하고 다음으로 커피를 좋아합니다. 아 참, 딸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