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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잡채밥, 괜찮겠어?

안녕, 에디터B다. CGV가 잡채밥을 출시했다. 이름은 ‘떠먹는 잡채밥’. 만우절 이벤트나 농담이 아니다. 진짜다. 갑자기 잡채밥이라니. 잡채를 좋아하지만 극장에서 왜 잡채밥을...
안녕, 에디터B다. CGV가 잡채밥을 출시했다. 이름은 ‘떠먹는 잡채밥’. 만우절 이벤트나 농담이 아니다.…

2022. 10. 18

안녕, 에디터B다. CGV가 잡채밥을 출시했다. 이름은 ‘떠먹는 잡채밥’. 만우절 이벤트나 농담이 아니다.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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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잡채밥이라니. 잡채를 좋아하지만 극장에서 왜 잡채밥을 먹어야 할까 싶었다. 첫인상은 그랬다. 상상력이 풍부한 N답게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니 배가 엄청 고픈 상황에서 급하게 먹기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끝내 고개를 젓게 만든 건 옆 사람이 먹는 순간이다. 옆자리 관객이 후루룩후루룩 먹는다고 상상해보자. 나는 그 상황을 견딜 자신이 없다. 만약 <그래비티>를 보는데 옆자리에서 잡채밥 ASMR이 나고 잡채 향이 풍기면 어찌 우주를 유영하고 있다고 상상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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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 생각인데, 잡채밥은 극장 안이 아니라 밖에서 먹으라고 출시한 게 아닐까 싶다. 어둠 속에서는 도구를 사용해 음식을 먹는 행위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젓가락이든 숟가락이든 완벽한 컨트롤이 어려우니 옷에 흘릴 위험성이 높다. 게다가 극장이 먹는 음식을 한정하지 않았어도 냄새가 강한 음식은 아무래도 눈치가 보이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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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음식이 아주 맛있다면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먹어볼 수 있다. 한 입 먹어보니 일반적인 잡채밥은 아니다. 갈릭 버터 볶음밥을 사용한 덕분에 잡채밥에서 버터 향이 난다. 디에디트 내부 시식 결과, 절반 이상이 “버터 향 때문에 내 스타일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한두 숟가락 먹고 남은 잡채밥은 모두 내가 먹었다. 내 입맛에는 괜찮았다. 하지만 가격이 6,500원. 극장 로비에서 급하게 끼니를 때워야 할 게 아니라면 꼭 이 메뉴를 선택할 이유가 있을까 싶다. 당면을 짧게 잘라놓아서 먹기 편한 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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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먹는 잡채밥은 배달의민족에서 주문을 했다. 잡채밥 하나로는 최소 주문 금액을 채우지 못해서 신상 팝콘인 짜파게티 팝콘도 함께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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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파게티 팝콘은 언뜻 보기엔 기기묘묘한 조합이고, 기대도 1도 안 되지만 실제로 먹어보니 꽤 맛있다. 짜파게티를 부셔 먹어 본 적이 있다면 짜파게티 팝콘의 맛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혹은 쫄병스낵 짜파게티를 먹어봤거나). 분말 스프를 그대로 사용한 건 아니어서 시즈닝이 잔뜩 묻은 걸 먹어도 춘장의 짠맛이 강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좋다. 은은한 춘장의 맛과 팝콘의 고소한 맛의 조화가 이토록 괜찮을줄 몰랐다. 한 번쯤은 먹어봐도 좋겠다. 가격은 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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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준

에디터B. 기계식 키보드와 전통주를 사랑하며, 쓸데없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